위드 카일러 1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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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44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12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5권 - 12화
소드 마스터인 알레이스 후작의 검에 인간형 몬스터는 연신 밀리고 있었다. 하지만, 히드라와 바질리스크를 상대한다고 이미 많은 체력을 소모한 알레이스 후작이었기 때문에 인간형 몬스터 한 마리를 상대로 상당한 시간을 소모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알레이스 후작의 체력적인 문제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인간형 몬스터의 놀라운 회복능력이었다. 팔을 가르고 지나갔다 싶으면 곧바로 원상태로 돌아가는 회복능력은 콜러 백작을 비롯한 마법사들을 정신적인 공황 상태로 몰아넣기 충분했다.
콰앙!
“으아아악!”
“크아아아악-!!”
바로 곁에서 시커먼 독물 덩어리에 맞아 궁병 셋이 죽지 않았다면 콜러 백작과 그 일행 등은 전장임에도 불구하고 넋을 잃고 알레이스 후작과 인간형 몬스터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우선은 자리부터 피합시다!”
콜러 백작의 외침에 일행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금 서둘러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후우우우우웅-!
엄청난 풍압이 하늘에서 짓눌려왔다.
“으윽!”
드래곤 기사단을 전멸시킨 괴 몬스터를 탄 기사가 마법사들을 노리고 급하강을 시도한 것이다.
“어, 엎드리십시오-!!”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남아 있던 한 기사가 급하게 소리치며 엄청난 속도로 떨어져 내리는 괴 몬스터와 그 기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푸아악-!
“크악!”
괴 몬스터의 기사는 가소롭다는 듯 글레이브를 휘둘렀고, 그대로 기사가 휘두른 검과 함께 목까지 베어버렸다. 설령, 트랜트 아머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하더라고 무사할 수 있었을지 모를 정도의 위력적인 베기였다.
“허억!”
“으아아악!”
“놀라고 있을 시간이 없소! 최대한 병사들 사이에 숨어 이동하도록 합시다!!”
냉정하게 상황을 직시하고 행동 방침을 내리는 콜러 백작. 기사의 죽음에 두 눈을 부릅뜨고 한없이 놀라 있던 마법사들은 부랴부랴 그의 뒤를 따라 움직였다.
“가르시아 님!”
슈비치 그린의 말에 히덴 가르시아는 괴 몬스터와 그것을 부리는 기사를 유심히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이고는 발걸음을 떼었다.
후우우웅-!
서- 걱!
“으아아악-!!”
괴 몬스터와 기사들은 하늘을 빙글빙글 돌다가 마법사를 노리고 질풍처럼 낙하해 10미르(m)의 글레이브를 휘두르거나, 히드라의 머리를 이용해서 시커먼 독물을 토해냈다.
그들은 마법사들만을 집중적으로 노렸지만 워낙에 다른 병사들과 뒤섞여 있고, 갑작스럽게 낙하해 공격을 펼치는 것이라서 정확하게 마법사를 죽이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 마법사들은 자신을 노리고 낙하하면 바짝 엎드려 몸을 숙였기에 애꿎은 병사들만이 희생양이 되었다.
“으아아악! 도, 도망가!!”
“우와아아악-!!”
“주, 죽기 싫어!!”
몇몇 병사들은 겁에 잔뜩 질린 얼굴로 손에 들고 있던 활, 크로스 보우 등을 내팽개치고 언덕을 내려가기 위해서 내달렸다.
“돌아와!!”
“겁먹지 말고 조준해 활을 쏴!!”
“적들은 도망가는 자들부터 죽인다!”
지휘관들이 그들을 붙잡기 위해서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질렀지만 이미 궁병과 투척병들만으로는 비행 몬스터와 괴 몬스터를 부리는 기사들을 상대할 수 없었기에 병사들의 발걸음을 붙잡을 순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병사들도 희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처음 한 병사가 도망가던 것이 이제는 10명, 100명으로 점점 불어나기 시작했다.
종내는 지휘관들마저 그 속에 뒤섞여 도망을 칠 정도였다.
그런 병사들의 모습에 비행 몬스터들은 마치 잔치라도 벌어진 것처럼 기쁨의 괴성을 내지르며 도망가는 병사들을 잡아 죽였다.
“으아아악!!”
바로 곁에서 내달리던 병사가 하피의 날카로운 발톱에 낚여 올라가자 겁에 질린 에리카가 부들부들 떨며 간절하게 이름을 불렀다.
“위드…….”
“블링크!”
위드는 인간형 몬스터의 바로 뒤쪽으로 나타나 그대로 검을 내리그었다.
촤아아악-!
깨끗하게 반으로 갈린 인간형 몬스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이 거품이 일더니 곧바로 이어 붙으려 했다.
곧바로 처음의 일격에 이어서 수차례나 휘둘러진 위드의 검에 몬스터의 몸은 조각나며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그럼에도 엉겨 붙으려는 인간형 몬스터.
위드는 조각조각 난 인간형 몬스터의 몸 덩어리들 가운데 갓난아이의 손만큼이나 아주 작은 심장을 찾아내고는 그대로 검을 내질렀다.
카각! 하는 기음과 함께 금속이 파괴되듯 심장이 깨어졌다.
그제야 모든 기능을 상실하는 인간형 몬스터였다.
인간형 몬스터를 죽이는 방법은 오직 심장을 파괴하는 법뿐이었는데 심장의 위치가 정확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심장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이렇게 온몸을 조각내는 수밖에 없었다.
“영주님! 궁병대와 투척병대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주변에서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상대하던 커닝이 언덕을 가리키며 외쳤다.
그의 말대로 궁병대와 투척병대는 비행 몬스터들에 의해서 완전하게 무너져 내린 상황이었다.
더욱이 하늘을 비행하며 비행 몬스터들과 함께 병사들을 공격하는 괴 몬스터들과 그 위에 있는 기사들을 막을 사람이 없었다.
“가스파!!”
위드의 외침에 가스파가 트롤의 하체를 깨끗하게 잘라버리고는 고개를 돌렸다.
“가일과 후바, 오브라이언 님 등을 찾아서 뒤로 물러나도록 해요!”
“영주님은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가르시아 님과 에리카에게 가야겠어요!”
위드의 대꾸에 월터가 다가왔다.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월터의 말에 위드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피에나와 함께 가서 반드시 에리카를 구할 테니 가스파를 도와주도록 하세요.”
“하지만…….”
“절 믿어주세요.”
위드의 말에 월터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전세가 기울었으니 무리하게 몬스터를 상대하려고 하기보다는 후퇴를 하도록 하세요! 모두 무사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저희는 걱정 마시고, 영주님께서도 무사하셔야 합니다!”
“예! 피에나!”
“응!”
위드는 곧바로 피에나와 함께 언덕을 향해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둘의 모습을 바라보던 가스파도 루카, 커닝, 월터를 바라보며 말했다.
“영주님 말씀대로 움직이도록 하자!”
“알았어!”
* * *
제국력 1385년 2월 23일.
페르만 왕국 라네시 너트 평원.
“총사령관님! 이제는 후퇴를 해야만 합니다! 더 이상은 한계입니다. 이미 반이 넘는 병력 피해를 입었습니다!”
“프레드 남작의 말이 맞습니다. 총사령관님의 뜻은 알겠지만 이미 기울어진 전투입니다. 특히, 비행 몬스터를 막을 수 있는 병력이 없습니다. 벌써 마법병단의 피해가 막심한 듯싶습니다!”
알레이스 후작의 명령이라면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전투를 수행했던 프레드 남작과 멀린스 자작조차도 후퇴를 종용하고 있었다.
사르비에 백작까지도 나섰다.
“어서 후퇴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알레이스 후작은 착착한 심정으로 전장 상황을 둘러봤다.
언덕 위는 이미 궁병과 투척병들의 시체로 그 높이가 더욱 높아져 있었고, 언덕의 시체에서 흘러나온 핏물은 강줄기처럼 흐르고 있었다.
평원 역시 다르지 않았다.
궁병과 투척병들로는 부족하다는 듯 비행 몬스터들은 보병들을 무참하게 유린하고 있었다. 거기에 남아 있는 히드라와 바질리스크는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병사들을 공격하고 있었고, 괴 몬스터의 기사들은 지옥에서 뛰쳐나온 사신인 마냥 눈에 보이는 족족 병사들을 죽음의 길로 인도했다.
이제는 고작 7마리밖에 남지 않았지만 인간형 몬스터들이 해놓은 일들은 너무나도 엄청났다. 순식간에 몇 천 명의 병력을 고스란히 죽음에 이르게 한 위력은 치가 떨릴 지경이었다.
“저들만…… 저들만 아니었어도 이 지경까지 되지는 않았을 텐데…….”
알레이스 후작의 헬름에서 사나운 빛이 토해져 나왔다. 그가 바라보는 이들은 괴 몬스터의 기사들이었다. 이 전투의 승패를 순식간에 뒤바꾼 이들이다.
그러는 사이 알레이스 후작을 발견한 한 괴 몬스터의 기사가 빠르게 하강을 해오기 시작했다.
“총사령관님!!”
“위험합니다!”
“물러나게!”
알레이스 후작은 자신의 주변을 막아서려는 호위 기사들과 지휘관들을 물리치고는 양손으로 검을 단단히 부여잡았다. 그의 검날에는 희뿌연 마나의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오라-!!”
쉬아아악! 쉬아아악! 쉬아아악!!
세 개의 히드라 머리가 제각각 아가리를 벌이고 알레이스 후작을 집어 삼킬 기세로 다가왔다.
콰가각-!!
“총사령관님!!”
“후작님!!”
알레이스 후작이 있던 자리에 세 개의 히드라 머리가 쳐 박혔다. 커다란 굉음과 함께 엄청난 먼지 구름이 치솟았다.
“하아아아압-!!”
먼지 구름 속에서 분노에 가득 찬 기합성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먼지 구름을 갈라버릴 듯한 위력적인 검광이 뿜어져 나오며 거대한 그림자가 쿵!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빠르게 하늘로 올라가는 괴 몬스터는 하나의 머리를 잃고 두 개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깨끗하게 잘려진 목 부근에서 새로운 머리가 빠른 속도로 생겨나고 있었다.
“저, 저런!”
“세상에!”
환호성을 내지르려던 이들은 새롭게 돋아나는 히드라의 머리를 바라보고는 딱딱하게 얼어붙었다. 히드라라고 하더라도 머리가 잘리면 더 이상은 재생이 불가능했는데 저 괴 몬스터는 그것조차도 가능하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었다.
“으아아아앗-!!”
알레이스 후작은 땅을 박차고 치솟아 또 다시 하나의 머리를 잘라내려고 검을 휘둘렀다. 빠른 속도로 하늘을 지나가는 유성과도 같은 검광은 얼핏 아름답게까지 보였다.
쇄애애애액-!
까아앙-!!
괴 몬스터의 등에 타고 있던 기사가 글레이브를 휘둘러 알레이스 후작의 검을 막아냈다. 마나가 넘실거리던 검날로 인해서 글레이브 날이 반토막 나며 튕겨져 나갔지만 그로 인해서 괴 몬스터는 유유히 하늘로 오를 수 있었다.
“총사령관님! 괜찮으십니까?”
멀린스 자작의 물음에 알레이스 후작은 괜찮다는 듯 간단하게 손을 들어 올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의 시선은 거미줄로 이어 놓기라도 한 듯 괴 몬스터의 기사에게 고정되어 떨어질 줄을 몰랐다.
“총사령관님, 후퇴를…….”
“헉!!”
다시 한 번 후퇴를 권유하던 멀리선 자작은 페바난 남작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착용하고 있던 트랜트 아머가 강제 해제되고 있었다.
“마나와 체력이…….”
페바난 남작은 당장이라도 울 듯한 얼굴로 서 있었다. 트랜트 아머를 착용하고 있을 수 있는 시간에 한계가 온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이들도 대부분이 마나와 체력이 한계까지 도달했을 것이다.
“총사령관님!!”
이제는 죽어도 후퇴를 해야만 하는 상황!
소드 마스터인 알레이스 후작이라고 해도 힘겨운 전투를 해온 이상 마나와 체력에 이상이 왔을 것은 분명했다. 더 이상은 시간을 끌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