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카일러 110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0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10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5권 - 10화
“……!”
그 모습을 보고 엘리언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놀라운 사실은 베어 버린 목 부근에서 검푸른 거품이 부글부글 일더니 또 다른 히드라의 머리가 재생되는 것이었다.
“저, 저게 도대체 뭐야…… 아니, 저놈들은 누구지?”
엘리언이 중얼거리는 사이 히드라의 머리를 가차 없이 베어 버렸던 기사가 그를 향해서 다가왔다. 그리고 그가 손에 쥔 히드라의 목줄을 움켜쥐며 당기자 가운데 있던 머리가 시커먼 독물 덩어리를 쏘아 보내기 시작했다.
“으음!”
독물 덩어리가 날아들자 엘리언은 급히 오른발에 힘을 줘 드래번을 우측으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동시에 드래곤이 크게 숨을 들이쉬며 마나를 힘껏 빨아들이더니 숨을 토해냄과 동시에 불기둥을 뿜어냈다.
히드라는 다시 시커먼 독물 덩어리를 토해냈다.
푸시시시시시시식!!
“정말로 믿기가 힘들군…….”
엘리언은 드래곤의 브래스조차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 힘들었다.
“으아아아아-!!”
찢어지는 비명 소리와 함께 또 한 명의 드래곤 기사가 추락을 하기 시작했다.
“랄프-!!”
제4단의 일원으로 자신을 유난히도 잘 따랐던 랄프의 추락 모습을 보는 엘리언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주변 상황은 절대적으로 드래곤 기사단에게 불리하기만 했다.
수에서도 차이가 컸고, 괴 몬스터를 다스리는 정체 모를 기사들은 드래곤 기사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를 준비라도 했다는 듯 가장 효과적으로 공격을 펼치고 있었다.
“도대체 누구냐-!!”
엘리언의 고함에 그의 앞에서 유유히 비행하던 기사가 처음으로 말을 했다.
“악마 아니면, 혁명가.”
“악마 아니면, 혁명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대화라면 지금의 자리가 별로 좋지가 않군. 하긴, 곧 죽을 테니 지금이 아니라면 대화를 할 수 없기도 하겠지만. 하하하하!”
말과 함께 그는 엘리언의 곁으로 바짝 다가와 자신들이 사용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글레이브를 휘둘렀다. 휘두르는 모양새가 결코 허투루 배운 것 같지 않았다. 오랜 기간을 두고 준비한 기색이 역력했다.
무엇보다도…… 자신들과 너무나도 흡사한 그들의 모습이 신경 쓰였다.
챠앙-!
금속음과 불꽃이 허공에서 아름답게 튀었다.
포샤르를 마주 휘두르며 엘리언은 마른 침을 삼켰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이지? 단장님은 이 사실을 알고 계시는 걸까? 이대로…… 끝까지 싸워야 하는 걸까? 단장님께 이 사실을 알려야 하는 걸까?’
엘리언의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이 뒤엉켰다.
그는 몰랐다.
이미 단장인 페레이라 프라디아는 3일 전에 죽었다는 사실을!
“우와아아악-!!”
“저, 저게 갑자기 무슨 일이야!!”
“세상에! 저거 히드라 아니야?!”
“저, 정말!!”
갑작스런 괴 몬스터의 등장은 병사들을 동요시켰다. 그러다 드래곤 기사가 공격을 받아 추락하자 병사들의 눈동자는 불신의 빛으로 가득 찼다.
“드, 드래곤 기사가 다, 당했다!!”
“떨어진다!!”
“죽…… 죽은 건가?”
“서, 설마…… 드, 드래곤 기사가…….”
이어진 드래곤 기사단과 괴 몬스터를 탄 기사들의 대결. 수에서 월등하게 뒤지는 드래곤 기사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 둘 추락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병사들의 사기도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정신들 차려!!”
“죽고 싶은 거냐! 몬스터를 상대해!!”
“멍청하게 있지 말란 말이야!!”
지휘관들은 병사들을 호통 치며 진행 중인 전투에 신경 쓸 것을 재촉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이미 온통 모든 신경이 쏠리기 시작한 드래곤 기사단의 싸움에서 시선을 떼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또한, 지휘관들 역시도 연신 드래곤 기사단을 바라보는 자신의 모습을 통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몬스터들 역시도 괴 몬스터의 출현에 멍하니 서 있기도 할 정도였다. 히드라 자체만으로도 공포심을 느끼기에 충분한데 하늘까지 날아다니니 몬스터들이 느끼는 감정은 인간의 언어로는 설명이 불가능했다.
그러는 사이 너트 평원 동쪽에서 푸르스름한 인간형의 무언가가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것들을 가장 먼저 발견한 이들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전투를 벌이던 페바난 남작을 비롯한 베케일 백작과 야쿠 백작 등이었다.
“저건 또 무엇입니까?”
페바난 남작은 자신에게 다가오던 오크를 베어버리고는 동쪽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 역시도 트랜트 아머를 착용하고 있었다.
“잘 모르겠군.”
곁에서 리저드맨을 도륙한 야쿠 백작이 헬름의 눈구멍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을 번뜩이며 대꾸했다.
“새로운 몬스터인가?”
베케일 백작의 중얼거림에 사비에르 백작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왜 갑자기 저런 이상한 것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건지 모르겠군!”
“그나저나 이대로라면 드래곤 기사단이 위험할 것 같습니다.”
동쪽에서 새롭게 등장한 인간형의 무언가보다는 드래곤 기사단을 몰아붙이고 있는 괴 몬스터와 기사들이 더욱더 신경 쓰이는 페바난 남작이었다.
고작 20여 마리밖에 되지 않는 새로운 몬스터보다는 백여 마리에 가까운 괴 몬스터를 부리는 기사들이 위험하게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트랜트 아머를 착용한 것을 보면 인간들인 것이 분명하겠지요?”
페바난 남작의 물음에 베케일 백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트랜트 아머는 인간 외의 종족이 착용할 수 없으니 인간이겠지. 그런데 저들이 괴 몬스터를 부리며, 드래곤 기사단을 공격하는 것으로 봐서는…… 이번 몬스터 혈풍이 역시 그 어떤 배후 세력에 의해서 조작된 것임이 분명하다는 결론이군.”
베케일 백작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몬스터 혈풍이 누군가에 의해서 조작된 사건이라고 잠정적으로 결론이 내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그 증거가 없을 뿐이었는데 괴 몬스터와 그들을 부리는 기사들이 나타났으니 이제는 확실한 증거가 확보된 셈이었다.
“도대체 누구일까? 아니, 어떤 자들이기에 이런 대단한 짓을 벌일 수 있는 걸까?”
야쿠 백작의 물음에 베케일 백작이 고블린의 상체를 반으로 가르고 나서 대답했다.
“우선 대륙 내의 몬스터에 대해서는 연금술사들만큼 자세히 그리고,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지. 사실, 마족이니 하는 것들도 내 개인적으로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트랜트 아머까지 착용한 인간들이 나타난 것을 보면…… 아무래도 마족보다는 연금술사가 원흉일 가능성이 높을 것 같군.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연금술사가 이번 사건에 분명 개입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일 테고.”
“그럼 베케일 백작님께서는 지금 대륙에 일어난 몬스터 혈풍이 연금술청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페바난 남작의 물음에 베케일 백작이 간단하게 대답했다.
“그건 조사해 보면 나오겠지. 우선은 저 이상한 몬스터부터 상대하도록 하세. 생긴 것이 꼭…… 정말로 흡사할 정도로 인간과 닮았군. 아니…… 저건, 꼭 인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군!”
어느새 바로 근처까지 다가온 푸르스름한 인간형의 몬스터는 아니, 인간과 너무나도 유사한 그것들은 트랜트 아머를 착용하고 있는 베케일 백작과 그 일행들에게 달려들었다.
“징그러운 것들!”
페바난 남작이 그렇게 외치며 검을 휘둘렀다. 익스퍼트 하급의 경지로서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지니고 있던 그였기에 목표한 곳을 정확하게 베어 버릴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다.
쐐애액-!
깡-!
“헉!”
날아오는 검을 팔로 막아낸 푸르스름한 몬스터는 곧바로 나머지 한쪽 팔을 휘둘러 페바난 남작의 가슴을 가격했다.
퍼억!
“컥!”
거대한 쇠망치에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에 페바난 남작은 비명을 내지르며 뒤로 나뒹굴었다. 트랜트 아머를 착용했기에 즉사를 면했을 뿐이었다.
“페바난 남작!!”
베케일 백작이 급히 페바난 남작의 곁으로 다가갔다.
“괘, 괜찮습니다.”
꼴사납게 나뒹굴었던 페바난 남작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자신을 주먹으로 쳐서 뒤로 날려 버린 인간형의 몬스터를 바라봤다.
“보셨습니까? 검을 맨 몸으로 막아냈습니다.”
“아무래도 뭔가 심상치 않군. 최대한 조심들 해야 할 것 같네.”
야쿠 백작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조심스런 움직임으로 인간형 몬스터를 향해서 다가갔다. 그가 어떤 움직임을 보이든 상관없다는 듯 인간형 몬스터는 곧바로 땅을 박차고 야쿠 백작을 향해서 빠르게 접근했다.
“어딜!!”
야쿠 백작은 자신의 오른쪽으로 대놓고 들어오자 괘씸하다는 생각과 멍청하다는 생각을 동시에 하며 힘껏 검을 휘둘렀다.
페바난 남작과 같은 꼴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아주 힘껏!
깡!!
“윽!”
검날은 머리에 맞기가 무섭게 뒤로 튕겨졌다. 그 순간 인간형 몬스터는 야쿠 백작의 허리를 주먹으로 후려쳤다.
퍼억!
“크헉!”
비틀거리는 야쿠 백작의 곁으로 바짝 따라붙는 인간형 몬스터. 곧바로 야쿠 백작의 오른쪽 팔을 부여잡더니 도끼로 장작을 패듯 팔을 휘둘렀다.
쾅!
야쿠 백작은 땅에 목이 꺾여 그대로 즉사를 하고 말았다. 아무리 트랜트 아머를 착용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식의 공격에는 어쩔 수 없었다.
오우거나 미노타우로스 등에게 죽을 때는 이러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야, 야쿠 백작!!”
“으어어억!!”
“으와아아악!!”
야쿠 백작의 허무한 죽음에 베케일 백작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대로 멈춰 서 움직일 줄을 몰랐고, 주변의 병사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비명을 내지르며 등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괴, 괴물이다!! 괴물이야!!”
“도, 도망가!!”
“으아아아악-!!”
“멈춰라! 멈춰!!”
기사들이 급급히 병사들을 저지하려고 했지만 이미 공포에 질려 버린 병사들을 막기란 힘든 일이었다. 더욱이 맞서 싸워야 할 페바난 남작과 사비에르 백작 등도 허겁지겁 등을 돌려 달아나고 있었기에 그들을 보호하는 기사들로서는 도무지 방법이 없었다.
페바난 남작과 사비에르 백작 등은 트랜트 아머를 착용했다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과시와 보호를 하기 위함이지 정말로 저런 위협적인 몬스터를 상대로 전투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일례로 그들은 지금까지 오우거 한 마리 잡아 본 경험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 그들의 등을 노리고 인간형 몬스터들의 잔혹한 살육이 펼쳐졌다.
기사들이 급급히 맞서 싸우기 시작했지만 오우거보다도 빠르고, 미노타우로스보다 강한 힘에 하나 둘 기사들의 시체가 땅에 널브러졌다.
무엇보다도 일반적인 공격으로 결코 피해를 입지 않는 인간형 몬스터들은 보통의 기사들이나 병사들은 맞서 싸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영주님!!”
가스파의 경호성에 위드는 급히 몸을 돌렸다. 푸르스름한 인간형 몬스터가 엄청난 속도로 달려와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
서둘러 검을 휘두르려는 순간, 검은 그림자가 앞을 가로막았다.
쾅!
“피에나!!”
위드의 앞을 가로막으며 나타난 피에나는 달려왔던 것만큼이나 빠르게 뒤로 튕겨졌지만 공중에서 빙글빙글 돌며 무사히 착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