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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09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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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09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5권 - 9화

 

 

위드가 네 개째 머리를 자르고 나자 히드라도 루카 등의 유인책에 말려들기보다는 위드 한 사람만을 노리고 모든 머리를 움직였다.

하지만, 그건 히드라의 마지막 결정적인 실수.

위드만큼은 아니라고 하지만 소드 마스터에 근접할 정도로 전투 능력이 급상승 중인 피에나는 결코 히드라의 입장에서 놓아 줄 수 있는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타이먼 족은 전투를 통해서 그 능력이 비례적으로 상승하는 종족이다. 그런 피에나가 위드의 곁에 있으면서 계속해서 전투를 해왔으니 그 능력이 예전보다 월등히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제아무리 히드라라 하더라도 머리 서너 개 정도라면 피에나 혼자서도 상대해 볼 만했다.

눈부신 속도로 움직인 피에나는 히드라의 머리 하나에 길고 강력한 손톱을 깊숙이 찔러 넣어 그대로 휘저었다.

푸푸푸푹!!

인간들의 입장에서 썩은 냄새를 풍기는 히드라의 핏물과 살점이 사방으로 튀었다. 피에나 역시도 히드라의 핏물을 뒤집어썼지만 그녀는 눈도 깜빡하지 않고 다시 손톱을 찔러 넣어 머리 하나를 완벽하게 상실케끔 만들었다.

이후, 위드와 피에나가 또 다시 머리를 잘라냄으로써 거대한 히드라의 몸이 힘을 잃고 대지 위에 쓰러졌다. 그 주변으로는 썩은 악취가 진동했다.

“제길! 히드라는 유난히 냄새가 심하단 말이야!”

루카의 말에 가스파가 시끄럽다는 듯 대꾸했다.

“죽지 않고 무사한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여기고 감사해!”

“죽기는 내가 왜 죽냐!”

“하피 따위한테도 죽을 뻔 한 놈이 누구였더라?”

커닝의 빈정거림에 루카가 고함을 빽! 질렀다.

“그건 가일 그 자식 때문이잖아!!”

“핑계지. 핑계!”

“제길! 가일 이 새끼, 전투 끝나고 보자!!”

괜한 화풀이를 가일에게 하는 루카의 모습에 커닝은 여전히 키득거렸다.

“저게 무엇으로 보입니까?”

월터가 서쪽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시커먼 무언가가 하늘에서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

월터의 말에 가스파가 가장 먼저 시선을 주었다.

“저게 뭐야?”

“뭔데?”

퉁명스럽게 말하며 하늘을 바라보는 루카. 하지만, 그 역시도 제대로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궁금함에 시선을 주던 피에나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히드라? 로크?”

“뭐?”

위드의 물음에 피에나가 그를 바라보며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해. 머리는 히드라고 몸은 로크야.”

“…….”

“…….”

위드를 비롯해 일행 그 누구도 할 말이 없었다.

“그, 그런 게 있을 리가 있겠습니까?”

루카의 말에 피에나가 다시 고개를 돌려 바라보더니 보다 정확하게 말했다.

“히드라 머리가 세 개. 몸은 분명 로크. 아! 사람도 위에 타고 있다!”

피에나의 말에 위드와 루카 등은 서로를 바라보다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이제는 자신들의 눈에 확연히 구분이 될 정도까지 다가온 상태였다.

놀랍게도 피에나의 말은 사실이었다.

쉬아아악! 쉬아아악! 쉬아아악!!

세 개의 히드라 머리가 혀를 날름거리며 하늘을 날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엔 정말로 트랜트 아머를 착용하고 있는 한 기사가 드래곤 기사들이 사용할 법한 거대한 창을 쥐고 있었다.

 

*        *        *

 

제국력 1385년 2월 20일.

그라다 왕국 지르모우 성.

파죽지세로 모든 전투를 승리하며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지르모우 성 탈환을 눈앞에 둔 연합군. 성과 성 주변으로 모여 있는 몬스터들과의 전투는 한 여름의 태양빛보다도 뜨거웠다.

총 22만의 연합군은 조금이라도 빨리 지르모우 성을 탈환하고자 하는 마음에 총공격을 펼쳤다.

고함, 비명, 절규에 찬 함성!

몬스터를 죽이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손에 든 병장기를 휘두르는 병사들의 얼굴엔 전쟁이라는 이름아래 허락된 악마가 뒤집어 씌워졌고, 인간들의 공격에 두 눈을 벌겋게 물들이며 대항하는 몬스터들은 괴성을 울음처럼 때론, 기쁨의 함성처럼 내질렀다.

인간과 몬스터, 몬스터와 인간!

지르모우 성과 그 주변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다.

아침나절부터 시작된 전투가 초저녁까지 이어질 무렵이었다.

병사들의 행동, 몬스터들의 몸놀림이 조금씩 지쳐 가고 연합군의 승리가 사실상 결정지어지고 있을 때, 동쪽 하늘과 지르모우 성 지하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한 새로운 몬스터들로 인해서 전쟁은 전혀 다른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었다.

무엇보다도 하늘을 장악하고 있던 무적이라 불리던 드래곤 기사 중 한 명이 동쪽 하늘에서 날아온 몬스터에 의해서 지상으로 추락했다.

지상으로 추락한 드래곤과 그 기사는 한 덩어리가 되어 바닥에 널브러졌고, 곧바로 달려든 몬스터들에 의해서 처참하게 찢겨졌다.

드래곤 기사의 첫 죽음!

드래곤 기사의 죽음은 연합군의 모든 이들을 경악케 만들었다. 어떠한 전투에서도 물러섬이 없고, 항상 승리만을 당연시하게 해오던 드래곤 기사였기에 그 충격은 더욱더 클 수밖에 없었다.

하늘에서는 드래곤 기사와 괴 몬스터와의 치열하다 못해 끔찍한 전투가 벌어졌다.

히드라의 머리를 가지고, 로크의 몸통을 가진 괴 몬스터는 드래곤의 브래스를 시커먼 독물로 막아냈고, 드래곤보다도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로크의 발톱은 드래곤의 날개를 움켜쥐어 찢어 버리기까지 했다. 또, 세 개의 히드라 머리는 드래곤의 몸을 사정없이 물어뜯어 허공에 피와 드래곤의 살점을 흩뿌렸다.

드래곤을 돕기 위한 드래곤 기사의 노력은 괴 몬스터의 등에 타고 있던 기사에 의해 가로막혔고, 무려 두 배 가까이 차이나는 수에서 드래곤 기사들은 하나 둘 처참하게 패해 지상으로 추락했다.

드래곤 기사단의 잇단 패배에 단장인 페레이라 프라디아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하늘의 노여움을 거머쥐고 싸우는 존재처럼 종횡무진 싸움을 펼쳤다.

프라디아 대륙 최고의 기사이자, 드래곤 기사단의 제14대 단장으로서 페레이라 프라디아는 눈부신 활약을 펼쳐 괴 몬스터와 기사를 홀로 셋 이상 죽이는 대단한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잇단 치열한 전투에 힘이 빠진 그의 앞에 나타난 유난히 큰 괴 몬스터와 기사는 1시간이 넘는 오랜 접전 끝에 페레이라 프라디아의 목을 자르는 데 성공했다.

페레이라 프라디아의 죽음!

대륙을 진동시키는 명성에 비해 너무나도 쓸쓸하고 허무한 죽음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지상으로 추락해 몬스터들의 먹잇감으로 변한 그의 시체는 비참하기까지 했다.

프라디아 대륙 최강의 기사단의 단장이자, 최고의 검사의 죽음은 연합군의 사기를 순식간에 떨어트렸다. 거기에 드래곤 기사단이 하나 둘 죽기 시작하면서 자유를 찾은 비행 몬스터들의 공격은 연합군을 속수무책으로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

한편, 지르모우 성 지하에서 튀어나온 기괴한 몬스터 역시 기사단을 시작으로 무자비한 살육을 펼쳤는데, 히드라를 잡았던 기사들조차 이름을 알 수 없는 몬스터 앞에서 쓸쓸히 전장의 이슬로 산화했다.

급격하게 떨어진 연합군의 사기와 전의 상실에도 마르치 후작을 비롯한 연합군 지휘부가 용기를 내 전투를 이어나갔지만 결과는 참혹하기만 했다.

마르치 후작을 비롯한 연합군 지휘부의 죽음.

달이 떠올랐을 때, 하늘엔 더 이상 드래곤 기사가 존재하지 않았다. 푸르른 하늘을 장악하던 드래곤 기사단은 처참하게 지상으로 추락해 있었고, 대부분 드래곤과 기사들은 몬스터의 먹잇감이 되어 형체조차 제대로 알아 볼 수 없게 되었다.

드래곤 기사단을 전멸시킨 괴 몬스터와 그들을 부리는 기사들은 하늘에서 연합군 병사들을 무참하게 도륙했다.

아침 해가 떠올랐을 때는 정신적인 공황 상태에 빠진 연합군이 불과 5만가량만이 살아 허겁지겁 도주하기에 바빴다.

완패!

22만의 연합군은 17만이라는 엄청난 병력을 손실했다. 무엇보다도 이날의 전투는 프라디아 대륙 최강의 드래곤 기사단을 전멸케 만들었고, 대륙 최고의 검사 페레이라 프라디아를 영영 역사의 그늘 속으로 쓸쓸히 묻어 버리고 말았다.

또한, 연합군을 이끌던 총사령관 마르치 후작과 연합군 지휘부 절반이 사망해 실질적인 연합군의 괴멸을 말해 주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은 그라다 왕국의 사리사 강변에서 그라다 왕국군이 연합군과 똑같은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드래곤 기사단 전멸!

그라다 왕국 최고의 검사이자, 대륙 10대 검사인 총사령관 페드로 웨인 공작을 비롯한 그라다 왕국군 지휘부 대부분 사망!

8만에 이르렀던 왕국군은 불과 1만의 병사들만이 손에 들고 있던 병기를 내던지며 뿔뿔이 흩어져 목숨을 구걸했다.

대륙의 정세는 급격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        *        *

 

제국력 1385년 2월 23일.

페르만 왕국 라네시 너트 평원.

“저, 저게 뭐야?”

드래곤 기사단 제4단 소속의 넬 프라디아는 서쪽 하늘에서 날아오는 괴 몬스터의 모습에 급히 부단장 엘리언 프라디아가 있는 방향으로 비행해 다가갔다.

“부단장님!!”

넬 프라디아의 외침에 막 만티코어의 머리를 포샤르로 갈라버린 엘리언 프라디아가 고개를 돌리며 특유의 걸걸한 음성으로 대꾸했다.

“왜 그러냐!”

“저길 보십시오!”

엘리언은 넬이 가리키는 서쪽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이제 윤곽이 또렷하게 보이는 괴 몬스터가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었다.

“저게 뭐야?”

엘리언 역시 괴 몬스터를 본 다른 이들과 같은 의문을 터트렸다. 징그러운 히드라의 머리가 세 개씩이나 허공에 떠 날아오는 모습은 가장 먼저 공포감과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 위에 타고 있습니다!”

넬의 외침이 아니더라도 엘리언 역시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트랜트 아머도 웬만해서는 구하기가 보통 힘든 것이 아니라는 은빛이 번쩍이는 고가였다.

그것도 무려 백여 명이나!

엘리언의 머릿속에 무려 백여 명이나 고가의 트랜트 아머로 무장시킨 기사단은 존재하지 않았다. 자신이 속한 드래곤 기사단도 고가의 트랜트 아머를 소유한 사람은 단장인 페레이라 프라디아와 부단장인 자신, 그리고 기사단 전체를 통틀어 세 명의 단원들뿐이었다.

“넬! 동료 몇 명과 다가가서 누구인지 확인을 해보도…… 피어스으으으-!!”

넬에게 명령을 내리던 엘리언의 헬름 눈구멍에서 빛이 폭사되며, 그의 입에서 절규에 가까운 고함이 터져 나왔다. 그의 곁에 있던 넬 역시도 엘리언과 마찬가지였다.

세 마리의 하피와 두 마리의 만티코어를 상대로 정신없이 싸우고 있던 드래곤 기사 한 명은 자신의 곁으로 괴 몬스터를 타고 정체 모를 기사가 다가오는 것을 알면서도 쉽사리 자리를 피하지 못했다. 그러다 괴 몬스터, 아니 세 개의 히드라 머리 중 하나가 입을 크게 벌리더니 시커먼 덩어리를 쏘아 보낸 것이다.

히드라의 머리에서 쏘아져 나온 시커먼 덩어리는 곧바로 두 마리의 하피를 스쳐 지나 드래곤의 오른쪽 날개를 강타했다.

펑!

드래곤의 날개가 순식간에 시커멓게 물들며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했는데 그 드래곤에 타고 있던 기사의 이름이 바로 피어스 프라디아였다.

놀라운 것은 히드라가 쏘아 보낸 시커먼 덩어리에 스쳤을 뿐인데도 하피 역시 검게 물든 몸통을 빙글빙글 회전시키며 추락하고 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괴 몬스터를 탄 기사들의 공격!

정체를 밝히지도 않고 그들은 곧바로 드래곤 기사들을 집중적으로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는데 그 앞을 하피와 만티코어 등의 비행 몬스터가 막고 있으면 그 역시도 한꺼번에 공격을 감행할 정도였다.

최우선적인 목표는 오로지 드래곤 기사라는 듯 그들의 공격은 거침없었다.

“반격해! 수가 많으니 최대한 동료와 합공을 펼쳐라!!”

엘리언의 다급한 외침에 드래곤 기사들은 상대하고 있던 비행 몬스터를 젖혀 두고 재빨리 동료와 짝을 이뤄 괴 몬스터와 그 기사를 상대로 반격을 펼치기 시작했다.

“가자!”

엘리언은 왼손에 단단히 부여잡고 있던 드래곤 줄을 놓으며 안장의 밑바닥에 달린 고리를 양발로 단단히 고정했다. 그리고는 포샤르를 안장 곁에 꽂아두고는 곧바로 크로스 보우를 꺼내 들었다.

빠르게 비행하는 드래곤 위에서 활을 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트랜트 아머를 착용하고 궁술에 재능이 있는 몇 안 되는 기사들 중의 한 명이 바로 엘리언이었기에 그는 목표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쿼럴을 발사했다.

슈아아아악-!

크기는 작더라도 드래곤 기사단이 사용하는 크로스 보우는 일반적인 것들과 다르게 그 위력이 곱절 이상이나 강력했다.

퍼억!

쉬이이이익!

엘리언이 발사한 쿼럴은 정확하게 좌측의 히드라 눈을 파고들었다. 고통에 히드라의 머리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요동을 부리자 그 위에 타고 있던 기사는 생각할 틈도 없이 재빠르게 손에 들고 있던 글레이브를 휘둘러 쿼럴에 맞은 머리를 베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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