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카일러 135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279회 작성일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35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6권 - 10화
파파파파팟-!!
언뜻 보기에도 십여 개는 되어 보이는 엄청난 찌르기!
위드는 도대체 어떠한 수련을 했기에 이 정도로 대단한 찌르기를 구사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지며 곧바로 블링크를 시전했다.
파파파파파팡!!
위드가 사라진 자리를 꿰뚫는 수십 자루의 검.
“빌어먹을!”
대장은 블링크만 아니었다면 위드가 결코 자신의 공격을 막거나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건 자만이 아닌 절대적인 자신감이었다.
‘단장님조차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찌르기였거늘…….’
소드 마스터인 단장조차 인정했던 자신의 검술을 블링크라는 마법은 너무나도 허망하게 만들어버렸다.
그그극!
“크악!”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 정도의 통증이 허리에서 밀려들었다. 반쯤 파고 든 검날을 바라보며 그는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위드를 바라봤다.
“정말로 대단한 걸 손에 넣었구나. 너는…….”
위드가 가진 마법 능력을 비꼬는 것인지, 진심으로 감탄하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순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상당부분 허리를 가르고 들어간 검으로 인해서 기사의 의식이 점점 흐릿해져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츄아악.
검을 빼내자 붉은 핏물이 깨끗하던 미스릴 트랜트 아머를 점점 더럽혀 가고 있었다. 그리고 트랜트 아머가 강제 착용 해제 상태로 돌아가자 하얗게 변한 얼굴로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털썩.
“크윽…….”
위드는 그를 바라보다 검을 내질렀다.
푸욱!
“컥!”
단숨에 심장을 꿰뚫고 등 뒤로 튀어나온 검날 끝으로 핏물이 뚝뚝! 떨어졌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위드의 말에 대장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대로 고개가 꺾였다.
“크아아악! 비겁한 엘프 자식!!”
위드는 고함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미스릴 트랜트 아머의 많은 부위가 우그러진 기사는 하늘에서 쉬지 않고 크로스 보우를 쏘는 샤프를 향해서 욕설을 뱉어내고 있었다.
바닥을 얼마나 뒹굴었는지 처음에는 멋있었을 트랜트 아머는 보기 흉할 정도로 지저분했다.
“으아아아아!!”
그 사이, 위드의 어깨 차징(Charging)에 잠시 정신을 잃었던 기사가 깨어났다. 그는 죽은 대장의 모습을 보고는 고함을 내지르며 위드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보다도 실력이 뛰어난 대장조차 상대를 하지 못했던 위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역시 트랜트 아머가 강제 착용 해지 상태로 돌아가며 쓰러졌다.
그 사이 샤프 역시 크로스 보우로 기사를 충분히 농락하고 난 후에 직접 페이실린으로 그의 목을 잘라버렸다.
“생각보다 운이 좋았어.”
위드의 말에 샤프가 고개를 저었다.
“위드 네가 아니었다면 이런 결과가 생기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일이다.”
샤프의 말에 위드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의 말대로 블링크가 아니었다면 결코 이기지 못했을 싸움이었다. 이번 싸움을 통해서 위드는 다시 한 번 자신의 마법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돌아가도록 하자.”
말과 함께 위드는 길게 휘파람을 불었다.
그 소리에 어디론가 사라졌었던 아르티엔이 다가왔다.
***
“방금 뭐라고 했지?”
“말씀드린 대로 이번에 키에브 제국의 보급부대를 습격하기로 떠난 스콘티 휘하 9명의 단원들에게서 연락이 끊겼습니다.”
수호 기사단의 부단장인 트리안타의 보고에 단장인 루스티 히에브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그를 바라봤다.
“연락이 끊겼다고?”
“예.”
트리안타는 눈도 깜빡하지 않고 대답했다.
“보급부대의 습격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트리안타가 곧바로 말했다.
“현재 단원들이 수색을 펼치고 있습니다.”
루스티 히에브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10명이나 사라졌다는 말이지? 그것도 스콘티라면 제1부대에서 상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실력자인데 말이지.”
스콘티의 검술 실력은 루스티 히에브가 직접 인정한 바가 있었다. 때문에 더욱더 이번 임무를 맡길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사라졌다는 말은 도저히 믿기가 힘들었다.
“대륙 연합군 쪽에서 그들을 공격했을 가능성은?”
트리안타는 고개를 저었다.
“특별한 움직임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 습격을 떠났던 이들을 상대하기 위한 병력 이동은 결코 없었습니다.”
“그렇다는 말은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가 발생했다는 말이로군.”
“그렇습니다.”
루스티 히에브와 트리안타는 애초부터 스콘티와 9명의 단원들의 배신 따위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로드라를 타고 다니는 이들이다. 대륙 그 어딜 가더라도 환영받지 못할 존재였다.
그렇다고 로드라를 버리고 평범하게 살아간다?
더욱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재 대륙 연합군과의 싸움이 막 시작된 상황이라지만 그들은 이 싸움의 승패를 당초에 내다보고 있었다.
연금술사의 탑이 대륙 연합군에 패배할 확률을 굳이 수치로 표현하자면 불과 20퍼센트 미만!
승리하면 모든 영광을 나눠 갖게 될 입장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간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고생을 말 그대로 허무하게 만드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한 명도 아닌 10명이 한꺼번에 사라졌다는 점이 위의 의심을 완벽하게 밀어내었다.
“변수라면 오직 드래곤 기사단뿐인데…….”
“그들은 단장님께서 직접 처리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랬지.”
“그렇다면 설령 남은 이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10명이 채 되지 못할 것입니다.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세력을 숨기고 있다거나.”
루스티 히에브의 말에 트리안타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물었다.
“보내겠습니다.”
“넉넉히 보내보도록.”
“알겠습니다.”
그날 50명의 수호 기사단이 로드라를 타고 드래곤 산맥을 향해서 날아갔다. 그 시각, 위드와 샤프는 키셀을 찾아간 상태였다.
***
“그게 무슨 말이오?”
다짜고짜 찾아와서 자리를 피해 있어야 한다고 하니 키셀로서는 당연히 이해가 가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위드는 샤프와 있었던 일을 자세히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하!”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키셀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위드를 바라봤다.
그 역시 수호 기사단의 막강함을 경험한 경험자였다. 그런데 그런 수호 기사 10명을 위드와 샤프가 상대했다는 아니, 일방적으로 위드가 죽였다는 말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이제 30대 초반으로 익스퍼트 중급에 오른 키셀이었다. 수련 기사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정식 기사서임을 받기 직전이었다. 그런 그가 보기에 위드는 결코 홀로 10명이나 되는 수호 기사들을 상대할 실력자가 아니었다.
단장이라고 하더라도 홀로 10명을 상대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키셀의 생각이었고, 실질적으로도 그의 생각은 정확했다.
“카일러 준남작. 당신이 대륙 최강의 검사라도 된다는 말이오?”
명백한 비꼼이었다.
그러나 위드는 그런 것을 따지고자 이곳에 온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키셀에게 아무리 설명을 해봐야 한 번 보여주는 것만도 못하다는 생각에 곧바로 블링크를 외쳤다.
“블링크!”
“……!”
자신이 눈앞에 있던 위드가 갑자기 사라져 저 끝에 나타나니 키셀의 눈이 커다랗게 확장되었다. 다시 블링크를 외쳐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위드.
“이제 아시겠습니까?”
“…….”
위드의 물음에 키셀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을 놀랜 얼굴로 서 있던 키셀이 물었다.
“공중에서도 가능한 것이오?”
“그렇습니다. 발을 디딜 곳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다시 말하면 이런 식으로도 블링크는 가능합니다.”
위드는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작은 나무토막을 힘껏 내던졌다. 그리고는 곧바로 블링크를 시전했고, 허공으로 날아가던 나무토막 위에 나타났다.
다시 돌아온 위드의 모습을 보고 키셀은 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마법이라면 얼마든지 상대를 할 수 있겠지.’
키셀은 위드가 가진 마법 능력이 너무나 부러웠다. 자신에게도 똑같은 능력이 있다면 드래곤을 지키는 일, 복수를 하는 일. 모든 것이 혼자서도 가능할 것 같았다. 아니, 분명히 가능했다.
“분명히 수호 기사단은 죽은 기사들을 찾기 위해서 움직일 것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곳을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위드의 말에 키셀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프라디아 대륙에서 수호 기사단을 상대할 만한 전력이라고는 다수의 마법사를 제외하면 드래곤 기사단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이곳으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오.”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처리한 곳인 만큼 의심을 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만약을 대비하는 것일 뿐입니다.”
위드의 말에 키셀이 다시 말했다.
“설령, 그들이 온다고 하더라도 카일러 준남작 당신의 힘이라면 그들 모두를 상대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소만?”
무엇이 무서워서 도망부터 가려고 하냐는 키셀의 말에 위드는 고개를 저었다.
“제 마법 능력이 대단한 것은 사실이지만 혼자서 그들 모두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또, 만에 하나라도 그들이 아르티엔을 공격한다면 저는 그들에게 반격을 할 겨를이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방어만 하다가 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호 기사들을 상대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어렵다 싶으면 도망이라도 가면 되니까.
하지만, 만약에 그들이 아르티엔부터 공격하고 나온다면 위드는 결국 아르티엔을 잃고 말 것이라고 확신했다.
어렵게 길들인 아르티엔을 쉽게 잃을 수는 없었다.
위드의 생각을 어렴풋이 눈치 첸 키셀은 잠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 흐른 후에야 키셀은 고개를 끄덕였다.
“상황이 어쩔 수 없으니 당분간은 자리를 피해 있도록 하겠소. 이제 됐소?”
키셀의 말에 지금까지 아무런 말도 없이 서 있던 샤프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당분간이 아니라 피하기로 했다면 자리를 완전히 떠야 한다.”
“그게 무슨 말이지?”
샤프는 말을 하기보다는 주변을 둘러봤다. 그제야 키셀이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빌어먹을!”
괜히 미안해지는 위드였다. 물론, 샤프는 조금도 미안해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