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카일러 132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0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32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6권 - 7화
‘분명, 너 혼자서는 드래곤 산맥의 드래곤을 지킬 수도 없을 뿐더러, 복수를 할 수도 없다.’
“빌어먹을…….”
샤프의 말대로 자신의 힘만으로는 드래곤 산맥의 모든 드래곤을 지킬 수도, 수호 기사단에 복수를 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위드와 샤프의 도움을 바라는 조건으로 그들이 드래곤을 길들이도록 허락을 할 수도 없었다.
그건 드래곤 기사단의 창설 취지 중 하나를 분명히 거스르는 일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나 혼자서…… 뭘 어떻게 해야만 하는 거지?”
키셀은 자신이 너무나도 무력하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생각했다.
단장님이었다면, 부단장님이었다면, 다른 선배들이었다면 과연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나 혼자 뭘 어쩌란 말이야…….”
키셀은 그렇게 끝없는 고민 속으로 빠져 들었다.
***
위드 일행은 결국 드래곤 기사단의 근거지에서 나왔다.
후바는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을 왜 굳이 나오냐며 한참을 투덜거리다 못해 화를 냈지만 누가 너보고 같이 가자고 했냐는 샤프의 말에 본래의 목적을 잃고 도끼질을 해댔다.
피에나 역시도 불만스런 얼굴로 표정을 쉽게 풀지 않았다. 후바는 자신과 같은 이유라며 어떻게든 피에나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 들이려고 했지만 분명 둘의 이유는 달랐다.
괜한 고생을 해야 하기에 불만을 터트리는 후바와는 다르게 피에나는 어디까지나 위드가 드래곤을 길들여 함께 타야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온순하다 못해 무척이나 겁 많은 드래번조차도 싫어하는 그녀였으니 드래곤은 오죽하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드와 샤프는 드래곤을 길들이겠다는 결심을 바꾸지 않았다. 위드는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여겼고, 샤프는 그냥 드래곤을 길들이고 싶을 뿐이었다.
드래곤 기사단 근거지를 떠나는 날, 키셀은 한 마디 말조차 없었다.
떠나거나 말거나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다만, 예외적인 일이었다면 그 이전에 드래곤 안장을 내어주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위드와 샤프는 그가 마음을 바꾼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을 가졌지만 키셀은 자신의 목숨 값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할 뿐이었다.
그렇게 위드 일행은 드래곤 기사단 근거리를 떠나 드래곤 절벽 근처에 생활 터전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때 누구보다 좋아한 사람은 당연히 후바였다.
간단하게나마 머물 집을 만들기 위해서 나무를 베고, 다듬고, 집을 세우는 일을 주도하는 후바의 얼굴에는 자부심과 즐거움이 가득했다.
확실히 후바의 주도 아래 이뤄진 생활 터전 만들기는 빠른 시간에 아주 훌륭하게 마칠 수 있었다.
이후로 후바와 피에나는 기타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만들거나, 앞으로 먹을 것들을 마련하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위드와 샤프는 본격적으로 드래곤을 길들이기에 나섰다. 드래곤을 잡는 일은 생각보다 쉬웠다.
아니, 쉬울 수밖에 없었다. 간단하게 끊어지지 않을 정도로 질긴 줄을 만든 이후에 블링크 마법으로 드래곤의 등에 올라 목에 줄을 걸고 버티면 끝이기 때문이다.
샤프 역시 위드의 도움으로 드래곤을 잡았고, 둘은 각자 잡은 드래곤을 길들이기에 나섰다.
위드와 샤프는 흔하지 않은 실버 드래곤을 잡았다. 실버 드래곤은 여타의 드래곤들보다 힘에서는 떨어지더라도 속도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지구력과 브레스의 위력도 상위에 오를 정도로 뛰어난 드래곤이었다.
또한, 실버 드래곤은 모든 드래곤들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색을 지니고 있기도 했다.
길들이는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는 위드와 샤프는 그저 키셀이 했던 대로 무작정 따라했고, 무려 4달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에야 드래곤을 굴복시킬 수 있었다.
이후로는 드래곤을 타고 자유자재로 비행하는 것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몇 번이나 떨어지고, 죽을 위기까지 겪으면서 드래곤 비행에 힘을 쏟은 위드와 샤프는 정확하게 계절이 두 번 바뀌고 나서야 어느 정도 비행에 익숙해 질 수 있었다.
다음은 비행 전투 훈련이었다.
위드와 샤프는 드래곤을 타고 비행 전투를 벌임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무기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드래곤을 타고 드래곤 기사단의 근거지로 향했다.
이미 위드와 샤프가 실버 드래곤을 타고 다니는 모습을 몇 번이나 보았던 키셀이었기에 놀라지는 않았지만, 보기에도 능숙하다 싶을 정도로 드래곤 비행에 성공한 둘을 놀랍게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위드의 부탁에 키셀은 생각보다 선뜻 드래곤 기사단에서 사용하던 개량한 크로스 보우와 10미르(m)에 이르는 포샤르를 내어주었다.
그렇게 얻은 크로스 보우와 포샤르로 서로 대련을 통해 비행 전투 능력을 향상시켜 나가기 시작한 위드와 샤프.
끼아아아악-!!
번쩍일 정도의 은빛은 아니지만 은빛에 가까운 드래곤의 거대한 몸이 바람을 타고 엄청난 속도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 위에 두 다리를 안장에 단단히 고정시킨 위드는 마주 날아오는 샤프를 향해서 손에 든 포샤르를 힘차게 휘둘렀다.
후아아아아앙-!!
마나가 맺혀 있지 않음에도 포샤르의 위력은 어마어마했다. 웬만한 거목이라 하더라도 단숨에 베어버릴 정도의 위력이 실린 베기!
샤프는 마주 포샤르를 휘두르기 보다는 오른발에 힘을 줘서 드래곤의 몸을 회전시켜버렸다.
꾸아아아아악-!!
바로 코앞에서 몸을 회전시켜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는 샤프의 드래곤!
샤프가 스쳐 지나가자 곧바로 공중에서 몸을 뒤집으며 회전하는 위드의 드래곤!
아래서 그 모습을 올려다보는 후바와 피에나는 이미 수도 없이 봐온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볼 때마다 괜히 자신들의 가슴이 떨렸다.
“말라깽이…….”
드래곤을 길들임과 동시에 세상을 다 얻은 듯 더욱더 콧대가 높아진 샤프. 그런 그의 모습이 후바로서는 그저 눈꼴사나울 뿐이었다.
“우라질! 드래곤이 있어봐야 지가 말라깽이지!”
후바는 더 이상 꼴도 보기 싫다는 듯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 반면, 피에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샤프와 대련을 하는 위드를 바라봤다.
위드의 손에 이끌려 몇 번 드래곤을 타봤지만 역시나 적응이 되지 않았다. 드래곤에 올라타면 괜히 가슴이 떨리고, 불안해져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특히, 드래곤이 공중에서 회전을 하거나, 급하강을 할 때면 피에나는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러댈 수밖에 없었다.
“싫은데, 히잉…….”
위드가 원하는 일이라면 모든 다 기꺼이 할 수 있는 피에나라지만 정말로 드래곤만큼은 싫었다.
하지만, 이미 드래곤을 완벽하게 길들인 위드였기에 그와 함께 하려면 싫어도 함께 올라타야만 했다.
현란하게 비행하는 드래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피에나가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드래곤아 죽어라.”
이어서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집으로 들어가는 피에나의 뒷모습은 달려가서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가녀렸다.
“아르티엔, 오늘도 수고 많았어.”
위드는 자신의 드래곤, 아르티엔의 머리 부근을 다정하게 쓰다듬어주었다. 이제는 위드가 하는 말을 곧잘 알아듣고 기분 좋게 목을 움직이는 아르티엔이었다.
“실비나, 수고했다.”
샤프 역시도 실비나라고 이름을 지어준 자신의 드래곤을 정성스럽게 매만져주었다. 실비나는 샤프의 손길에 더욱더 좋은 몸부림을 쳤다.
그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아르티엔보다 실비나가 더 똑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졌던 위드였지만 이내 그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인간과 엘프.
드래곤이 몬스터라 할지라도 인간보다는 엘프에게 본능적으로 더욱 친밀한 느낌을 받은 것이었다. 그렇기에 위드는 실비아가 샤프의 말을 보다 빨리 알아듣고, 느끼는 것에 대해 조금도 부러워하지 않게 되었다.
무기를 얻기 위해서 키셀을 찾았을 때, 그는 아르티엔은 12살에 수컷이고, 실비나는 14살에 암컷이라고 알려주었었다. 또, 보통 드래곤은 10살이 지나면 성룡으로 분류되며 평균 120년 정도를 살아간다는 것까지 알려주었다.
“샤프.”
위드의 부름에 실비나의 몸을 쓰다듬어주던 샤프가 고개를 돌렸다.
“왜?”
“내일은 좀 더 멀리까지 가보도록 할까?”
“나쁘지는 않지.”
위드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도 더 드래곤을 타고 비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샤프는 그의 제의에 기꺼이 응했다.
“내일은 실비나의 비행 한계까지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군.”
“그렇기도 하겠네.”
위드 역시도 아르티엔의 하루 비행 한계량을 몰랐기에 이제는 한 번쯤 측정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면 내일은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으니 피에나와 후바에게 미리 말을 해둬야겠어.”
“네가 알아서 해라.”
샤프의 말에 위드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르티엔에게 말했다.
“아르티엔, 내일은 네 한계를 알아보도록 하자.”
위드의 말에 아르티엔은 두 눈만 깜빡거렸다. 처음 보는 이들에게는 두렵게 보일지도 모르는 드래곤의 모습이 이제는 귀엽게만 보이는 위드였다.
Chapter 4 예상하지 못한 전투
비행.
날개가 없는 생물에게 비행이란 위대한 일이다.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닌 다는 것은 신의 축복이요, 무한한 자유의 영광이라 할 수 있었다.
아르티엔을 타고 비행하는 위드의 얼굴에선 미소가 사라질 줄 몰랐다.
아르티엔을 길들이기 위해서 등에 매달려 있어야 했던 시간은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비행 훈련과 전투 훈련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조그만 실수로 인해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시간들을 겪고 나니 이제는 아르티엔을 타고 비행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즐거움으로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물론, 다른 이들보다 위드가 여유로울 수 있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블링크를 사용해 최소한 생명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샤프!”
위드의 부름에 바로 곁에서 나란히 비행을 하던 샤프가 고개를 돌렸다.
“누가 더 빠른지 겨뤄볼까?”
샤프는 대답대신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 먼저 간다! 가자! 아르티엔!!”
끼아아아아악-!!
위드의 말과 함께 지금까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비행하기 시작하는 아르티엔. 그 모습을 보고 샤프 역시 질 수 없다는 듯 실비나의 속도를 높여 뒤를 쫓기 시작했다.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날아가는 아르티엔과 실비나.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실버 드래곤인 만큼 두 드래곤의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
“키에브 제국 보급부대의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새하얀 독수리가 높은 절벽에서 그 아래를 거만하게 바라보고 있는 문장을 오른쪽 가슴에 새기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연금술사의 탑 소속 수호 기사단의 일원이었다.
정확하게 10명의 수호 기사단 기사들은 각자 자신의 괴 몬스터, 통칭 로드라라 불리는 키메라를 이끌고 비행하고 있었다.
“보급부대인 만큼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다만, 보급부대 특성상 다수의 마법사들이 호위 속에 포함되어 있으니 이 점을 주의하도록 해라.”
이번 기습의 대장으로 보이는 40대 후반의 남성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앞을 바라봤다.
쉬아아악! 쉬아아악! 쉬아아악!!
세 개의 히드라 머리는 비행을 하면서 연신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이미 드래곤 기사단을 전멸시키면서 최강의 자리에 우뚝 선 수호 기사단이었기에 두려워 할 적은 없었다. 오직, 마법사들만이 조금 거치적거릴 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드래곤 산맥이군.”
30대 초반의 기사가 중얼거리며 거대하게 뻗어 있는 드래곤 산맥을 바라봤다.
그러다 멀지 않은 곳에서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두 드래곤을 발견했다.
“드래곤?”
드래곤이 최강의 몬스터라고 하지만 자신들에게는 그리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었기에 그는 조금도 긴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두 드래곤이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 놀라 방향을 돌릴 것이라고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