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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29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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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29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6권 - 4화

 

 

드래곤 기사단의 근거지는 드래곤 절벽이라 불리는 드래곤의 서식지에서 약 10키르(km)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산과 산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드래곤 기사단의 근거지는 보통 드래곤을 타지 않으면 진입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키셀이 안내하지 않았다면 결코 위드 일행은 찾을 수가 없는 그러한 곳이었다.

수호 기사단에 의해서 처참하게 짓밟힌 드래곤 기사단의 근거지.

키셀은 가장 먼저 근거지 안과 그 주변에 죽은 드래곤 기사들의 시체와 드래곤의 시체를 수습하기 시작했다. 기사들의 시체나 드래곤의 시체는 그야 말로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했다.

신체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상체나 하체 중의 일부가 짓이겨진 기사, 무언가에 뜯어 먹히다가 만 것만 같은 기사, 몸통 혹은 신체 일부만이 남아 누구인지도 구분할 수 없는 기사 등 키셀은 동료, 혹은 선배, 후배들의 시체를 하나, 하나 정성껏 수습했다.

키셀은 수습한 시체들을 깨끗하게 닦고, 살아생전에 그가 사용하던 것들을 모두 모아 마찬가지로 그가 길들였던 드래곤의 시체와 함께 화장을 시켰다. 

그로 인해서 위드 일행은 시체 타는 냄새에 고생을 해야만 했지만 누구 하나 불만을 터트리진 않았다.

그 이후 키셀과 위드 일행은 파괴되고 무너져 내린 드래곤 기사단의 근거지를 복구하는 일에 또 많은 날을 투자했다. 

시일이 하루, 이틀 흘러갈수록 상당 부분을 복구할 수 있었지만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되돌리기란 불가능했다.

 

“아아…… 그래서 드래곤을 볼 수 없었던 것이었군요?”

위드의 말에 키셀이 고개를 끄덕였다.

“500년 전만 하더라도 드래곤 산맥 전체에 걸쳐 수많은 드래곤들이 존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간들이 드래곤을 사냥하고, 드래곤들끼리의 영역다툼도 잦았기에 그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그나마 알하이머 프라디아 님께서 드래곤 기사단을 창설하시고 드래곤을 지키시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드래곤 사냥은 벌어지지 않게 되었죠. 하지만 드래곤의 수가 줄어드는 것까지는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금에 와서는 드래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죠.”

키셀의 설명에 위드는 어째서 드래곤 산맥을 그토록 헤맸음에도 드래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나마도 이제는 수호 기사단에 의해서 기사단이 무너졌으니…….”

키셀은 걱정스럽게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조용히 삭였다.

이제 드래곤 기사단이 무너졌으니 다시 인간들은 드래곤을 사냥할 것이 분명했다. 드래곤의 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은 그들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자신이 드래곤을 잡느냐, 잡지 못 하느냐 하는 것만이 중요할 뿐이기 때문이다.

드래곤 기사는 경외와 동경의 대상이었다. 지금까지는 드래곤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드래곤 기사단이 있었기에 단순히 경외와 동경의 대상으로만 삼았던 드래곤 기사지만 이제는 그런 그들이 사라졌으니 한 번쯤은 자신이 직접 드래곤 기사가 되어보고자 도전을 해보는 이들이 생겨날 것임은 분명한 일이었다.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위드의 물음에 키셀이 얼마든지 물어보라는 듯 그를 바라봤다.

“새로운 드래곤을 길들인다고 하셨는데…….”

말을 하던 위드는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키셀의 눈빛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변했기 때문이다. 마치, 자신의 것을 빼앗으려는 이를 경계하는 눈빛이었다.

잠시 위드를 바라보던 키셀은 이내 고개를 휘휘 젓고는 미안하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어색하게 대답하는 위드를 바라보며 키셀이 변명처럼 말했다.

“드래곤 기사에게 있어서 드래곤은 절대적으로 보호해야만 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다보니 드래곤을 길들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조금 과민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

“하지만, 이제 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키셀은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위드가 키셀의 심정을 완전히 이해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가 어떠한 마음인지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드래곤을 길들이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키셀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위드는 그의 말에 조심스럽게 대꾸했다.

“곤란한 질문이라면 굳이 대답을 하시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위드의 말에 키셀은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드래곤을 길들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알에서 부화하는 드래곤을 키우는 것입니다. 막 부화한 드래곤을 직접 키우면 그 유대관계는 세상 어느 곳을 찾아봐도 보기 드물 정도로 친밀해집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상당히 어려운 일로써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라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드래곤을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 오히려 드래곤을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죠.”

“예.”

키셀의 말에 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작은 미물이라 하더라도 새끼부터 키우기란 상당히 어렵고 까다로운 일이다. 

하물며, 최강의 몬스터인 드래곤을 키우는 일이니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는 굳이 겪어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키셀의 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두 번째 방법은 사로잡아 길들이는 방법입니다. 얼마나 능력이 있냐에 따라서 틀려지기는 하지만 결코 쉬운 방법은 아닙니다. 어떤 면에서는 다 자란 드래곤을 길들여야 하기에 첫 번째 방법보다도 어렵고 힘든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예상을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위드가 묻고자 했던 것에 대한 답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어떻게 길들이는지에 대한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었다.

“키셀 님은 어떤 방법을 사용하실 것입니까?”

위드가 물으려고 했던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키셀은 어떤 방법으로 드래곤을 길들일 것이냐?

드래곤이 얼마만의 시간 안에 성룡이 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만약, 키셀이 첫 번째 방법을 사용한다고 하면 그에게 함께 하자고 했던 약속을 지킬 수가 없게 된다.

위드는 대략 3년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다. 그 이후에는 마법사 길드로 향할 예정이었다. 대륙의 상황이 어떻게 변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가스파와 루카 등에게 3년 정도를 다시 만날 기한으로 잡아 두었기 때문이다. 

물론, 정확하게 3년이라는 시간을 지키기란 어려웠다. 당장만 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략적으로 3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변하는 계절을 통해 알아차리고 마법사 길드로 향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키셀이 드래곤을 길들인다고 3년 이상의 시간을 소모한다면 위드로서는 함께 있기가 어려웠다.

키셀은 위드의 물음에 자세한 사항까지는 알지 못했지만 대충이나마 그가 시간 계산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는 대답해주었다.

“되도록이면 첫 번째 방법을 사용하고 싶습니다만 아쉽게도 저는 드래곤의 알이 어디에 있는지 알 지 못합니다. 이는 상당히 중요한 일이라 단장님과 부단장님을 비롯해서 몇몇 분들밖에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군요.”

대답을 하며 위드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굳이 따지자면 키셀과 함께 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이왕이면 공동의 적을 둔 아군이 한 사람이라도 더 있으면 나쁠 것 없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키셀은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실력자이기도 했으니.

“이미 한 차례 드래곤을 길들여 본 경험도 있으니 넉넉잡아 1년에서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경험이 있음에도 1년에서 2년이 걸린다는 키셀의 말에 위드는 드래곤을 길들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 수 있었다.

 

***

“면목 없습니다.”

죽을죄를 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인 베르토의 모습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아니라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아쉽지만 자네의 잘못이 아니니 어쩔 수 없지.”

무려 반년이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위드를 찾기 위해서 곳곳을 다닌 베르토였지만 결국 결과적으로는 실패.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무적을 자랑하는 연금술사의 탑 소속 수호 기사단을 상대하기 위함이 아니더라도 위드가 가진 마법 문신의 비밀은 반드시 알아내야 할 것. 한때 자신의 손에 쥐었다고 생각한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으로서는 더욱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카인 녀석이 어리석은 짓만 하지 않았어도…….’

손에 쥐었던 것을 풀어준 사람은 다름 아닌 하나 뿐인 아들인 카인. 자식만 아니었다면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절대로 용서하지 않았다. 

아니, 하나 뿐인 자식조차도 전쟁터로 내몰았으니 결코 용서한 것이 아니었다.

“카일러 준남작 주변인들에게 사람을 붙여 놓았으니 혹시라도 그가 모습을 보인다면 곧바로 소식이 올 것입니다.”

그나마 베르토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다.

“카일러 준남작의 성격이라면 반드시 나타날 테지. 다만, 그 시기가 언제냐? 와 과연 페르만 왕국보다도 빠르게 손을 쓸 수 있느냐? 그것이 문제겠지.”

“예.”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유일한 걱정거리였다. 이미 위드의 능력에 대해서는 대륙에 소문이 퍼진 상태였다. 때문에 키에브 제국이나, 카르타 제국을 비롯한 각 나라의 권력자들은 모두가 하나 같이 위드를 노리고 있었다.

다른 이들이라면 몰라도 페르만 왕국의 국왕만큼은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으로도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유일한 방법이라면 그들보다 빠르게 위드를 자신의 그늘로 가둬놓는 일 뿐이었다.

“그 역시도 사람을 남겨 두었겠지?”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이 지칭하는 ‘그’가 누구인지를 잘 알기에 베르토는 곧바로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그렇겠지.”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흐릿하게 웃었다.

“콜 에드만 후작과 손을 잡은 듯싶습니다.”

“그와 에드만 후작이 함께 라는 사실은 예전부터 알고 있던 일 아닌가? 다만, 벨르트 상회가 어째서 그들과 손을 잡았는지 궁금할 뿐이지.”

“알아봤지만 이렇다 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베르토의 말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런저런 정보력을 이용해서 알아보았지만 어째서 벨르트 상회가 그들을 지원하기 시작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벨르트 그자는 제국 5대 상회를 이끌고 있음에도 유일하게 어떠한 귀족과도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지 않기로 유명했지. 대신 그는 제국의 그 어떠한 귀족과도 나쁜 관계를 지니지 않고 있었어. 그런데 왜 갑자기 그를 지원하게 된 것인지…….”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헤르포 빌라노비치가 죽음으로 인해서 빌라노비치 상회가 예전만큼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진 제국 5대 상회 중의 하나인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때문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조금도 아쉬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벨르트 상회가 하필이면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이 경계하는 자와 함께 한다는 사실은 결코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는 일이었다.

현재는 큰 차이가 없다지만 빌라노비치를 대신하는 그의 아들들은 분명 벨르트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만 하더라도 대륙 전체가 공황 상태에 빠지면서 그 어느 곳보다도 상회들이 가장 커다란 위기를 맞이했지만 벨르트는 자신의 상술을 발휘하기라도 하듯 제국 그 어떤 상회보다도 발 빠르게 위기를 헤쳐 나갔다.

반면, 빌라노비치가 죽어 그의 아들들이 맡게 된 빌라노비치 상회는 이제야 겨우 조금씩 위기를 헤쳐 나오고 있었는데 다른 제국 5대 상회들 중 가장 느린 속도였다. 무엇보다도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아직까지도 허둥지둥 거렸을 것이다.

빌라노비치가 욕심을 과하게 부렸기에 뜻밖에도 위드에게 죽임을 당했지만 그만큼 욕심과 비례해 능력도 있었기에 자신의 상회를 당당하게 제국 5대 상회 중의 한 곳으로 올려놓은 것이다. 

단순히 상술로만 따지자면 빌라노비치는 결코 벨르트에게 뒤지지 않았지만 그가 없으니 이제 벨르트 상회가 빌라노비치 상회를 뛰어 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베르토.”

“예.”

“당장 벨르트 상회가 어째서 그를 지원하기 시작했는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알아내도록 하게.”

일개 상인이라지만 어떤 귀족의 지원도 없이 제국 5대 상회로 키워낸 벨르트다. 

즉, 그 만큼 만만한 인물이 아니란 소리였다. 거기에 그가 지원하는 존재까지.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자신이 맡긴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면서도 베르토에게 명령을 내렸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알아내도록 하겠습니다.”

“필요한 지원은 무엇이든 들어줄 테니 반드시 알아내도록!”

“예!”

고개를 끄덕인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창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맥케이 라인하르트.”

그가 아니었다면 이미 카르타 제국 절반 이상의 권력을 손에 넣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 그에게 있어서 맥케이 라인하르트 공작은 반드시 쓰러트려야 할 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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