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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48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40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48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6권 - 23화

 

 

Chapter  9 뜻밖의 제의

 

 

“앉도록 하게.”

“예.”

자신의 맞은편에 앉은 위드를 향해서 바벨 공작이 술잔을 건넸다.

“우리 제3군은 물론이고, 대륙 전체를 대신해서 권하는 술잔이니 거부하지는 말게.”

웃는 얼굴로 권하니 위드는 술잔을 받아들어야 했다.

“우선 한 잔 하도록 하지.”

바벨 공작이 먼저 술을 들이키자 위드 역시도 술을 들이켰다.

“술도 시원시원하게 잘 마시는군! 하하하핫!”

“아닙니다.”

“자, 자. 우선 한 잔 더 받도록 하게.”

차마 거절 할 수 없어 위드는 술잔을 들었고, 바벨 공작은 술잔 가득 술을 따라주었다. 그렇게 몇 잔의 술이 돌고 나서야 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가 자네에 대해서 그리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소문들에 대해서는 알고 있네. 본국과의 국지전에서 자네의 아버님께서 전대 페르만 왕국의 왕을 대신해서 죽었다고 하더군. 그로 인해 자네가 남작의 작위를 얻고, 헤르센 지방을 영지로 하사 받았다지?”

위드는 바벨 공작이 무슨 의도로 자신의 과거를 이렇게 거창하게 이야기 하는지 궁금했지만 우선은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끝까지 듣기로 했다.

“하지만, 곧바로 왕이 바뀌고 나서 귀족들의 반발에 자네가 남작에서 준남작으로, 헤르센 지방은 프레타 지방으로 바뀌었다고 들었네. 참으로 어리석은 자들이 아닌가!”

바벨 공작은 자신이 위드가 된 양 분노했다.

“과거의 일일뿐입니다.”

위드의 말처럼 그에게는 그저 과거일 뿐이다. 그렇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만약, 자신이 그대로 헤르센 지방에서 남작으로 남아 있었다면 결코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대 마도사 칸이 만든 최초의 트랜트 아머와 그의 마법서로 인해서 지금의 자신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사정을 전혀 모르는 바벨 공작은 고개를 저었다.

“과거라 해서 모두 용서가 될 수는 없는 법이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네는 열약한 환경 속에서 몬스터들을 막아냈네. 페르만 왕국 내에서 자네를 영웅이라 부르는 이들은 많지만, 실적으로 왕국에서 자네에게 해준 것이 무엇인가? 그 흔한 왕의 친서라도 한 장 받아보았나? 아니면, 자네의 작위가 오르기라도 했나? 내 솔직한 심정으로 페르만 왕국의 왕과 귀족들은 정말로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네!”

높은 작위에 욕심을 부린 적은 없었지만 위드 역시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한 번은 술자리에서 루카 등이 너무한다며 한탄을 하기도 했었다. 프레타 성이 있었기에 페르만 왕국이 그라다 왕국과 같은 꼴이 나지 않았음에도 왕국에서는 위드를 치하하는 말 한 마디조차 정식으로 보내오지 않았었다. 그로 인해 루카 등이 상당히 화를 냈던 것이다.

또, 페르만 왕국에서 위드의 마법 능력을 얻기 위해서 그를 수배하기까지 했었으니 굳이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한 바벨 공작의 말이 아니더라도 페르만 왕국의 행동은 너무나 심하다고 할 수 있었다.

씁쓸하게 웃는 위드의 모습을 보며 바벨 공작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는 말했다.

“페르만 왕국과 키에브 제국이 다른 점이 무엇인 줄 아나?”

위드가 바벨 공작을 물끄러미 바라보자 그가 대답했다.

“사람을 볼 줄 안다는 것이네. 페르만 왕국이 아직까지도 왕국에 머무르는 이유는 바로 자네와 같은 뛰어난 인재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네. 그 반면, 키에브 제국은 결코 자네처럼 대단한 인재를 소홀하게 대하지 않네.”

바벨 공작은 그렇게 말하고는 술을 들이켰다.

잠시 뜸을 들이던 바벨 공작이 입을 열었다.

“키에브 제국으로 오게.”

“……!”

“내가 자네를 돕겠네. 자네의 실력과 명성이라면 당장 백작 정도의 작위는 어렵지 않게 하사 받을 수 있을 것이네. 아니, 내가 어떻게 해서든 자네가 백작의 작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네! 그리고 자네가 소드 마스터에 오르기만 한다면…… 결코 내 아래가 되지 않을 것이네. 자네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오히려 무시하기까지 하는 페르만 왕국 따위에 몸을 맡기기보다는 더 넓고 강대한 키에브 제국에 몸을 맡겨보게.”

바벨 공작의 말에 위드는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제의였기 때문이다.

“어떤가, 내 제의가?”

“솔직히 당황스럽고 정신이 없습니다.”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 바벨 공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당황스럽겠지. 하지만, 잘 생각을 해보게. 이건 자네에게 있어서 커다란 기회라네. 물론, 자네와 같은 인재가 본 제국으로 망명을 한다면 그 역시 커다란 축복이라 할 수 있겠지. 당장 대답을 바라지는 않겠네. 천천히 생각을 해보도록 하게. 내가 자네를 보자고 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네.”

바벨 공작은 이어서 술을 마셨고, 위드는 그와 함께 술을 마시며 그가 한 말에 대해서 깊게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밤이 흘렀다.

 

***

 

소문은 바람보다도 빠르고 넓게 퍼져나갔다.

누구도 상대가 되지 않았던 수호 기사단을 상대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을 한 위드 카일러 준남작의 이야기는 병사들 사이에서는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40명에 가까운 수호 기사단을 홀로 전멸시키지 않았다면 그 누구도 신경을 기울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로 인해서 바벨 공작은 자신의 뜻대로 위드를 붙잡고 있을 수가 없게 되었다. 이미 페르만 왕국을 넘어 프라디아 대륙의 영웅으로 급부상하기 시작한 위드 카일러를 붙잡아 둘 명분이 없어진 것이다.

결국 바벨 공작은 히덴 가르시아만이라도 자신의 곁에 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게 위드를 언제고 자신의 곁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이라 생각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 가르시아 님은 이곳에 남아야 한다는 말입니까?”

커닝이 얼굴을 찌푸리며 못마땅해 했다.

“애초부터 제3군에 합류한 것은 마법사 길드를 대표한 지원군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인 일로 군을 이탈할 수는 없다네.”

히덴 가르시아는 처음부터 이렇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말을 한 그는 위드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번 전쟁에선 카일러 준남작님과 함께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가르시아 님.”

“서로 각자 어디서든 열심히 싸우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에리카를 잘 부탁드립니다.”

“스승님!”

히덴 가르시아는 그저 가만히 고개만을 끄덕였다.

에리카의 갈등을 나서서 풀어준 것이다.

“나도 이곳에 남아 있어야 할 것 같아.”

트레제는 너무나 아쉽다는 듯 말했다. 그는 정식으로 대륙 연합군 제3군에 합류한 기사였다. 

단지, 그의 요청에 의해서 히덴 가르시아를 비롯한 마법사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함께 있었던 것뿐이다.

“트레제, 정말로 남아야만 하는 거야?”

라샤가 안타깝다는 듯 묻자 트레제가 빙긋 웃었다.

“너나 티스와는 상황이 다르니까.”

라샤와 티스는 정식으로 제3군에 소속된 이들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원하면 언제든 전장을 이탈할 수 있었다. 

사실, 몇 번이나 귀족 지휘관들이 두 사람을 자신의 세력으로 끌어들이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히덴 가르시아와 루카 등이 섣부르게 결정을 내릴 일이 아니라며 말렸었다.

“5년 가까이 함께 지냈는데 이렇게 이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가스파의 말에 히덴 가르시아를 대신하듯 슈비츠 그린이 말했다.

“어차피 언젠가 헤어져야 할 사람들이 아니었습니까? 그 동안 여러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것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영영 이별을 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도움을 오히려 저희가 받은 것이지요.”

“이 전쟁이 끝나면 그때 반드시 프레타 성으로 오십시오. 그때 함께 프레타 성에서 살면 되질 않겠습니까? 하하하!”

루카의 말에 가일이 끼어들었다.

“나 참, 프레타 성으로 돌아갈지, 돌아가지 않을지 어떻게 장담한다고 그런 소리를 하는 겁니까?”

“뭐?”

“바벨 공작이 젊은 영주님께 키에브 제국으로 망명을 제의했잖아요? 아직 그 대답을 확실하게 하지 않은 상태이고. 솔직히 나라면 페르만 왕국에 있느니 키에브 제국으로 가겠어요.”

가일의 말에 위드를 비롯한 모두가 그를 주목했다.

“이 자식아! 그래도 자신이 태어난 나라를 버리고 다른 나라를 선택한다는 건…….”

“참! 루카 형님도 아시잖아요? 바른 말로 해서 젊은 영주님이 페르만 왕국에서 받은 혜택이 뭐가 있습니까? 갓난아이를 죽으라고 프레타 성으로 나 몰라라 내보내지 않았나, 그렇다고 이렇다 할 대규모 병력 지원이나 자금적인 지원이 있기를 했나, 그도 아니면 몬스터 혈풍으로 인해서 젊은 영주님의 명성이 높아졌는데 그에 따른 변변한 보상이라도 한 번 해봤나? 루카 형님이나 다른 분들도 다 아시다시피 젊은 영주님이 드래곤 산맥으로 떠나고 나서 페르만 왕국에서는 젊은 영주님을 잡으려고 수배령까지 내리지 않았습니까? 그게 왜 그랬습니까? 상을 주려고 수배령을 내렸습니까? 어디까지나 젊은 영주님의 마법 능력을 욕심냈기 때문 아닙니까! 양심이라는 게 있지! 페르만 왕국에서는 젊은 영주님이 키에브 제국이 아닌 다른 왕국으로 망명을 한다고 하더라도 잡을 염치도 없습니다.”

가일의 말에 루카는 할 말이 없었다.

하나도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 위드가 제국이 아닌 다른 왕국으로 망명을 하더라도 페르만 왕국에서는 막을 권리도, 염치도 없었다.

만에 하나라도 페르만 왕국에서 막으려고 한다면 위드가 망명을 하겠다고 한 그 나라에서 전폭적으로 페르만 왕국을 막아 줄 것이 분명했다.

대륙의 영웅으로 불릴지도 모르는 인물을 자국에 귀속시킨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영광스런 일이기 때문이다. 

또, 그가 가진 힘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영주님, 결정은 내리셨습니까?”

가스파의 물음에 위드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했습니다.”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리 페르만 왕국이 위드에게 해준 것이 없다 하더라도 쉽게 저버릴 순 없었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이며, 아버지가 왕을 대신해 죽은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페르만 왕국에서 푸대접을 받으면서 살자니 그것도 바람직하지 않았다. 굳이 대단한 대접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대륙을 양분하고 있는 키에브 제국에서 후한 대접을 해주겠다고 하니 인간인 이상 당연히 마음이 혹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장 결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천천히 생각을 하시기 바랍니다.”

히덴 가르시아는 급할 것 없다는 얼굴로 미소와 함께 그렇게 말했고, 위드는 고맙다는 대답을 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은 걸까?’

위드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또 다시 고민했다.

 

***

 

“소문은?”

루스티 히에브의 물음에 트리안타가 면목 없다는 듯 대답했다.

“사실입니다. 제3부대의 소식이 완전히 끊겼습니다. 소문대로…… 전멸한 것 같습니다.”

“위드 카일러라…….”

몇 번 들어본 이름이지만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여겼다. 그런데 그런 존재가 수호 기사단에 정식으로 도전을 한 것이다. 

그리고 화려하게 기선을 잡았다.

“재밌군. 재밌어.”

루스티 히에브의 얼굴에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

“단장님!”

“그렇지 않아도 마땅한 상대가 없어 영 재미가 없었는데 말이야. 안 그런가?”

“단장님.”

“그래, 그 당돌한 카일러 준남작의 위치는?”

트리안타가 루스티 히에브의 표정에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

“현재 제3군을 떠나 이동 중입니다. 정확한 목적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제2군이나, 1군에 합류할 것 같습니다.”

보고를 받은 루스티 히에브는 곧바로 말했다.

“우선 제1부대와 제2부대는 지금과 같이 행동하도록 지시를 내려놓도록. 그리고 제4부대와 제6부대를 각각 제1, 2부대에 합류시킨다. 단! 전투는 지금처럼 제1, 2부대만으로 하되, 제4, 6부대는 카일러 준남작이 어떻게 싸우는지 자세히 살피라고 하게.”

“알겠습니다.”

트리안타가 물러가자 루스티 히에브가 잔인하게 웃었다.

“감히 나를 상대하겠다고? 큭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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