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카일러 1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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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45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42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6권 - 17화
이러한 외침들이 아니어도 마법사들과 궁병들은 착실하게 비행 몬스터만을 노렸다. 그렇게 쏘아지는 마법과 화살 세례에 가만히 있을 수호 기사단이 아니었다.
후우우웅-!
후우웅!!
수십 발의 포이즌 브레스가 뿜어져 나왔다.
콰앙! 쾅쾅쾅쾅-!!
“크아아악!!”
“으아아아-!!”
“끄아아……!!”
히이이잉!!
수십 발의 포이즌 브레스는 그대로 병사들과 수레, 마차 할 것 없이 맹렬하게 퍼부어졌다. 조각조각 나는 수레와 마차. 그리고 시커멓게 독이 퍼져 울부짖다 쓰러지는 말과 병사들.
한순간에 아비규환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처참한 상황이 벌어졌다. 무엇보다도 포이즌 브레스는 폭발의 여파를 주변으로 확신시킨다는 것이었다.
독(Poison).
눈으로 보는 것, 입으로 먹는 것, 코로 냄새를 맡거나, 피부로 느끼기만 해도 중독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독이다. 그 중에서도 로드라가 쏘아내는 독은 히드라의 독으로 그 위험성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했다.
“으으으…….”
한 병사는 포이즌 브레스에 직접적으로 맞지도 않았지만 바람을 타고 밀려든 냄새에 중독이 되어 목을 부여잡으며 신음했다.
곳곳에서 병사들이 독에 중독되어 쓰러지기 시작하자 마법사들은 다급히 수호 기사단에게로 마법을 집중시켰다.
수백 발의 파이어 애로우, 아쿠아 애로우, 아이스 애로우, 파이어 볼과 라이트닝(Lightning) 등 각가지 마법이 수호 기사단을 공격했지만 실질적으로 그 마법에 추락하거나, 피해를 입는 이들의 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곳곳에서 뿜어지는 형형색색의 빛은 수호 기사들이 착용한 미스릴 트랜트 아머의 마법 방어 효과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꾸이이익!!
쉭쉭! 쉭쉭쉭-!!
그러는 사이 어느새 지상 몬스터들이 비행 몬스터들이 도움으로 땅에 착지했고, 곧바로 병사들을 향해서 특히, 마법사들을 향해서 달려들었다.
“더러운 몬스터!!”
“차하아앗-!!”
간간히 비행 몬스터가 하강하면 공격을 하던 기병들과 기사단은 밀려드는 지상 몬스터를 향해서 창, 칼, 방패, 도끼 등을 내지르며 마주 달렸다.
후아아앙-!
서걱!
급하강을 하며 휘둘러진 무시무시한 글레이브에 말을 타고 달리던 기사의 몸통이 말과 함께 갈라졌다.
그것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수호 기사들이 급하강을 하며 글레이브로 기사들과 기병들을 썩은 나무 인형을 베어버리듯 베어버리기 시작했다.
대륙의 역사는 말한다.
제국력 1390년 6월 19일에 벌어졌던 알튼 평원 전투는 얼마나 치열하고도 경이로웠는지를.
그리고 그날!
한 사람의 이름이 대륙 깊이 각인되는 계기가 되었다.
Chapter 7 그렇게 다시 만나다
제국력 1390년 6월 19일.
키에브 제국 질리아 전선.
총사령관 막사 안.
막사 안의 분위기는 어둠. 그 자체였다. 가장 상석에 앉아 있는 바벨 공작의 얼굴은 주변 사람들이 다 질려버릴 정도로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 외에도 대부분의 귀족 지휘관들은 저마다 서로의 시선을 피하기라도 하듯 다른 곳을 바라보며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또 한 번의 패배.
그리고 대규모 병력 손실!
이번만큼은 모두 승리를 장담했다.
바벨 공작의 행동에 참모진은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전술을 짜냈고, 병사들 역시도 이번만큼은 승리를 하고 말겠다고 다짐을 하며 의욕을 불태웠다.
귀족 지휘관들 역시도 바벨 공작의 눈치와 더 이상은 패할 수 없다는 자존심 걸린 전투에 혼신의 힘을 다 했다.
그렇게 3일 밤낮의 대규모 전투가 이어졌다.
그리고 대륙 연합군 제3군은 무려 8만이라는 엄청난 병력을 손실하며 전투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3일간의 싸움은 모두를 지치게 만들었다.
“이리도…….”
긴 침묵을 깨며 바벨 공작이 힘없이 말문을 열었다.
모든 귀족 지휘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바벨 공작을 바라봤다.
“메니아 영지로 진입하는 것이 어렵단 말인가?”
한숨. 그리고 절망.
“총사령관님…….”
전염이라도 되듯 바벨 공작 얼굴에 드리워졌던 절망감이 지휘관들의 얼굴로 퍼져나갔다.
모든 것이 갖춰진 상태에서 전투를 벌였건만 결과는 패배라는 사실이 그들을 절망감에 빠트릴 수밖에 없었다.
몬스터는 너무나 막강했고, 5년간 밝혀지지 않은 키메라들은 모두를 무능력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이번에는 수호 기사단이 나서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욱더 충격적이었다. 차라리 그들이 전면에 나타나 병사들을 개미 죽이듯 죽여 나갔다면 지금 그들이 느끼는 절망감보다는 덜 할 것이다.
“처음부터 이 전쟁은 이길 수 없는 전쟁인가?”
바벨 공작이 자조적인 웃음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총사령관님!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습니다! 전쟁이란 어차피 이기다가도 지고, 지다가도 이기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졌다고 앞으로도 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맞습니다!!”
“힘내십시오!!”
“전쟁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귀족 지휘관들이 바벨 공작을 향해서 용기의 말을 꺼내 놓았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바벨 공작은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총사령관이라는 자가 보이지 말아야 할 모습을 보였군. 미안하네.”
“아닙니다!!”
절망으로 가득 찼던 막사 안의 분위기는 다소 회복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는 알고 있었다. 여기서는 이렇게 희망적인 이야기를 꺼내고 있지만 막상 전투가 벌어지면 결코 말처럼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총사령관님. 가르시아 님께서 보급물자만 제대로 지켜 주신마면 병사들의 사기도 한층 올라갈 것입니다.”
참모장인 알로에 후작의 말에 바벨 공작이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 가르시아 님만 무사히 보급물자를 수송해 온다면 이번 전투에서 떨어진 사기를 다시 올릴 수 있을 것이네!”
바벨 공작의 얼굴엔 한줌의 희망이 떠올랐다.
‘과연 보급물자가 제대로 도착할 수 있을까?’
‘이번 전투에서 수호 기사단이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을 보면…….’
‘무사히 보급물자를 무사히 가져와야 할 텐데…….’
‘신이시여, 부디 우리를 살펴 주시길 바랍니다.’
귀족 지휘관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생각을 하며 침묵을 지켰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흘렀을 때였다.
다급한 발소리와 함께 어떠한 사전 알림도 없이 총사령관의 막사 안을 누군가가 뛰어 들어왔다.
“바벨 총사령관님!!”
막사 안으로 들어선 사람은 다름 아닌 모든 대륙 연합군의 연락책을 맡고 있는 연락 부대의 연락병이었다. 그의 갑작스런 침입에 몇 몇 귀족 지휘관들은 얼굴을 찌푸렸다.
“무슨 짓이냐!!”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네놈 멋대로 들어온단 말이냐!!”
“밖에 경비병은 무엇을 하기에…….”
“그만들 하게.”
바벨 공작의 제지에 귀족 지휘관들은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들의 눈빛은 여전히 죽일 듯 연락병을 노려보고 있었다.
연락병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급히 바벨 공작과 지휘관들에게 사죄의 인사를 했다. 그리고 나서야 다급한 목소리로 자신이 이처럼 막사를 막무가내로 들어온 이유와 결부되는 보고를 했다.
“대륙 연합군 제4군이 연금술사의 탑과 손을 잡았다고 합니다!”
“……!”
“……!”
연락병의 보고에 막사 안의 모든 이들이 입을 쩍! 벌리며 그를 바라봤다. 숨소리조차도 멎어버린 듯한 정적이 막사 안을 휘감았다.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사람은 알로에 후작이었다.
“무슨 소리냐! 제4군이 연금술사의 탑과 손을 잡았다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냐!”
모든 대륙 연합군의 정보와 연락을 담당하는 연락병의 보고인 만큼 의심할 여지는 없었다. 평소 냉철하기로 유명한 알로에 후작이지만 이번만큼은 그러질 못했다.
“사실입니다! 어제 대륙 연합군 제4군의 총사령관인 에르셀 티모슈크 후작이 자신의 뜻에 반하는 이들을 즉결 처분한 후, 자신은 연금술사의 탑과 뜻을 함께 하겠다고 전해왔습니다!”
“허어!”
“그럴 수가!!”
“에르셀 티모슈크 후작이 미쳤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런 엄청난 일이 일어난 거란 말인가!”
그제야 모든 지휘관들이 제정신을 차리며 시끄럽게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모두 조용!!”
바벨 공작의 큰 외침에 지휘관들이 입을 꾹! 다물었다.
“다시 말해보라! 방금, 대륙 연합군 제4군의 총사령관인 에르셀 티모슈크 후작이 연금술사의 탑과 손을 잡았다고 했더냐?”
“그렇습니다. 조금도 거짓이 없는 사실입니다!”
연락병의 대답에 바벨 공작의 얼굴이 황당함으로 물들었다.
“에르셀 티모슈크 후작은 그라다 왕국의 귀족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그가 그라다 왕국을 연금술사의 탑에 통째로 넘겼다는 소린가?”
“실질적으로 그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그라다 왕국은 연금술사의 탑과 손을 잡은 40만이 넘는 대륙 연합군 제4군을 막을 병력이 없습니다.”
“그들이 진정으로 연금술사의 탑과 손을 잡았다면 더 이상 대륙 연합군이라는 이름은 사용할 수 없다! 그들은…… 대륙 반란군일 뿐이다!”
황당함이 수그러들자 바벨 공작의 눈에서 엄청난 살기와 분노가 뿜어져 나왔다. 죄를 지은 것도 없는 연락병만이 몸을 떨 뿐이었다.
“제1, 2, 5군의 총사령관들은 어떤 반응인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아마 오늘 중으로 다른 총사령관님들께도 이 소식이 전해질 것입니다.”
“하!”
바벨 공작은 기가 막힌다는 듯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는 알로에 후작을 바라봤다.
“참모장은 이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나?”
“그라다 왕국은 이미 연금술사의 탑에 의해 멸망을 했다고 보셔도 잘못된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이로 인해서 다른 군의 기강마저도 흔들릴 것이 걱정입니다.”
알로에 후작의 대답에 바벨 공작 역시도 그것이 걱정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그것이 가장 걱정스럽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전쟁인데, 이 소식이 모든 연합군 병사들 사이로 퍼지면 그 불안감은 더욱더 증폭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 이거 큰일이로군.”
그제야 다른 귀족 지휘관들도 같은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어렵기만 한 전쟁은 더욱더 어렵게 변해가고 있었다.
***
“으아악!”
그가가각!
“크으으윽!”
팔이 떨어져 나갈 것만 같은 통증과 함께 가스파는 뒤로 몇 바퀴나 굴러갔다. 그리고는 부들부들 떨며 몸을 일으켰다.
“가스파!!”
루카와 커닝이 다가오자 가스파가 이가 잔뜩 빠진 자신의 투 핸드 소드를 바라봤다.
“씨팔…….”
10미르(m)의 길이. 그리고 공중에서 급하강을 하며 휘둘러지는 힘까지. 이를 악물고 덤벼들었지만 결국은 엄청난 고통과 함께 꼴사납게 나뒹굴어 버린 것이 전부였다.
“멍청한 놈! 저걸 어떻게 막겠다고 덤벼들어!!”
루카의 외침에 가스파가 시끄럽다는 말과 함께 자신들의 머리 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수호 기사를 바라봤다. 헬름의 눈구멍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야수의 눈빛과도 같았다.
“대갈통을 깨부숴버리고 만다.”
가스파의 고집스런 말에 루카와 커닝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는 그의 좌우 양옆으로 각자의 무기를 들고 섰다. 어차피 말린다고 말릴 수 있는 가스파도 아니었으니 최대한 그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가스파, 웬만하면 그냥 포기하는 게 어떠냐?”
루카의 물음에 가스파가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러자 루카가 아니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됐다. 니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라! 빌어먹을 자식아!”
“온다!!”
커닝의 말에 루카와 가스파는 각자의 무기를 굳게 쥐었다.
후우우우우웅!
엄청난 바람소리를 동반하며 다가오는 글레이브!
기사와 말까지도 단번에 잘라버릴 만큼 강력한 힘 앞에 루카와 커닝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