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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61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37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61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7권 - 11화

 

 

“제가 수호 기사단을 상대하기 위해 이곳에 합류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제가 이곳에 있는 이상 결코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위드의 말에 모두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게 무슨 소린가?”

“자네가 있는 이상 수호 기사단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 건가?”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질문에 위드는 간단하게 답했다.

“저와 동료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허!”

“자네와 동료들의 생각이라고? 이보게, 카일러 준남작. 그건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할 뿐 아닌가? 수호 기사단이 직접 선언을 했으면 모를까, 아무런 확신도 하나 없이 고작 그런 추측만으로 떠나겠다는 건 조금 억지스럽지 않나?”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시키지도 않았음에도 알아서 위드를 잡으려는 귀족들의 모습에 엷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현상이 다 위드 일행이 지닌 힘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걱정스런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곳에서 내 앞을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지.’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이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위드가 자신에게 물은 하야드 백작을 향해 말했다.

“하야드 백작님의 말씀처럼 어디까지나 수호 기사단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저와 제 동료들의 추측일 뿐입니다. 억지라고 한다면 부정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알 수 있습니다. 수호 기사단이 저를 피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또, 설령 제 생각이 틀렸다 하더라도 제5군으로 가야만 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진짜 이유?”

“그렇습니다.”

하야드 백작은 그 진짜 이유가 무엇이냐는 듯 위드를 바라봤다.

“자국의 위험을 더 이상은 두고만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말이지만 그 말에 실린 힘은 너무나도 무거웠다. 그리고 이것이야 말로 위드가 이곳을 떠날 수 있는 정당한 이유였다.

“으음…….”

하야드 백작은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지금 페르만 왕국의 상황은 결코 좋다 할 수 없었다. 아직까지는 당장 수도가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라다 왕국의 경우처럼 수호 기사단이 모두 나선다면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비단, 하야드 백작뿐만이 아니었다. 위드가 떠나는 것을 반대하던 귀족들 모두가 입을 다물고 말았다. 자국의 위험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데 어쩌겠는가?

“그래서 떠나겠다는 건가?”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낮은 물음에 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판단됩니다.”

위드의 예상과는 다르게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듯. 

그리고 마치, 떠나는 것을 막지 않겠다는 듯.

“하지만, 다음 전투까지는 남아주도록 하게.”

의문을 제기하기도 전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이 먼저 말했다.

“자네의 말대로 페르만 왕국의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니 떠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겠지. 하지만, 아직까지 페르만 왕국의 제5군은 훌륭하게 전쟁을 치르고 있지 않나? 자네의 추측대로 수호 기사단이 자네를 피하는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으니 다음 전투까지만 남아주도록 하게.”

위드가 물었다.

“그 말씀은 다음 전투 이후로는 떠나는 것을 막지 않겠다는 것입니까?”

“그러네.”

약속한다는 듯 대답하는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말에 위드는 더 이상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알겠습니다.”

 

***

 

“괜찮으시겠습니까?”

베르토의 물음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네. 어차피 다음 전투가 끝나면 내가 막지 않아도 그는 이곳을 떠나지 못할 것이니.”

확신이라도 하듯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음성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런 그를 바라보는 베르토의 눈가엔 걱정이 묻어 나오고 있었다.

“공작님 말씀대로 이미 그들을 병사로 위장시켜 놓기는 했습니다만, 솔직히 그들이 성공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그래서 최고의 어쌔신들만 고용한 것이 아닌가. 카일러 준남작 일행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알지만 그 만큼 그들도 뛰어난 자들이니 결코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네.”

“공작님의 생각이 그러하시다면 더 이상 걱정하진 않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

“단장님.”

막사 밖에서 들려오는 음성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베르토를 바라봤고, 그가 들어오라는 말을 하자 막사 안으로 강철의 기사단 부단장인 알도닌 몬테로가 들어왔다.

“단장님 말씀대로 단원들 중 일부를 카일러 준남작 주변에 심어 놓았습니다.”

들어오자마자 알도닌 몬테로는 지시 내렸던 일에 대한 보고를 했다.

“발각되는 일이 없어야 하네.”

“물론입니다.”

절대 발각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알도닌 몬테로의 대답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한 번도 실망시켜본 적이 없는 알도닌 몬테로였기에 이번에도 훌륭히 일을 마칠 것이라 믿었다.

“카일러 준남작은 결코 만만한 자가 아니야. 어리다고 방심해서는 안 되네.”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말에 알도닌 몬테로와 베르토는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예정대로라면 이미 위드 일행 중 일부를 자신들의 손에 잡아 두었어야 했다.

“카일러 준남작 일행이 그렇게까지 뭉쳐 행동할 줄은 몰랐습니다.”

베르토의 말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자신 역시 의외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건 마치 계획을 미리 알고 있다는 듯 행동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만큼은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네.”

하지만, 자신 있게 말하는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이러한 모습도 단 하루 만에 무너져 내렸다.

 

다음날, 총사령관 막사 안.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과 베르토, 알도닌 몬테로는 경직된 얼굴로 세 구의 시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평범한 대륙 연합군 제1군 소속 병사의 시체였지만 사실 그들은 고액을 들여 병사로 위장시켜 놓은 일급 어쌔신이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베르토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어쌔신의 시체를 바라봤다.

“혹시 카일러 준남작이 눈치를 챈 것이 아닙니까?”

“하지만, 어떻게!”

놀라는 베르토와 다르게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겠지. 아무래도 더 신중해야 할 것 같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또 그 다음날.

오늘은 세 명의 어쌔신에 두 명의 강철의 기사까지 시체가 되어 총사령관 막사 안으로 은밀히 이동되어 왔다.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또 어쌔신과 강철의 기사가 시체가 되어 돌아왔다.

“…….”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잔인하게 일그러진 표정으로 자신의 앞에 놓인 시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쌔신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이틀 연속으로 강철의 기사까지 감쪽같이 죽었다는 사실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카일러 준남작의 짓이 분명합니다!”

알도닌 몬테로는 당장이라도 위드를 찾아가 죽여 버리겠다는 듯 잔뜩 흥분한 얼굴로 외쳤다.

“증거가 없습니다. 무작정 카일러 준남작을 찾아가 뭐라고 할 생각입니까? 강철의 기사를 왜 죽였냐고 따지기라도 할 생각입니까? 되려, 어째서 강철의 기사를 일반 병사로 위장해 놓았냐고 묻는다면 어쩌시겠습니까?”

베르토의 물음에 알도닌 몬테로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두 사람이 돌아갈 때까지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저 딱딱하게 굳은 얼굴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알았지…….’

다음날에도 어김없이 어쌔신과 강철의 기사가 시체가 되어 돌아왔다.

콰앙!

“단장님! 이대로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것입니까?”

강철의 기사가 벌써 아홉 명이나 죽었다. 어쌔신이야 몇 명이 죽던 상관할 바가 아니었지만 강철의 기사는 문제가 달랐다. 무엇보다 죽은 이들은 모두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단원들로 강철의 기사단의 또 다른 힘이라 할 수 있었다.

“어쌔신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이쯤에서 철수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죽어나가는 동료들의 모습에 어쌔신들 사이에서도 큰 불안감이 조성된 상태였다.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입이 열리기 직전이었다.

“인비저빌리티.”

낮은 음성과 함께 막사 한쪽에서 위드의 모습이 드러났다.

“……!”

“……!”

트랜트 아머를 착용하고 검까지 늘어트리고 있는 위드의 모습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물론이고, 알도닌 몬테로와 베르토까지 충격에 빠진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철수시키지 않으면 계속해서 죽이겠습니다.”

말을 하는 위드의 헬름 눈구멍에서 붉은 빛이 섬뜩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잠시 충격 상태에 빠져 있던 알도닌 몬테로가 검을 뽑아 들었다.

“이놈!!”

“블링크!”

블링크로 알도닌 몬테로의 좌측으로 이동한 위드는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까아앙-!

“컥!”

검을 들어 가까스로 방어했지만 위드는 트랜트 아머를 착용한 상태였다. 압도적인 힘 앞에 신음을 터트리며 뒤로 밀려났다.

퍼억!

“크학!”

위드는 팔꿈치로 알도닌 몬테로의 가슴을 가격해 쓰러트렸다.

죽을 정도라거나, 큰 부상을 입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너무나도 쉽게 쓰러진 자신의 모습에 알도닌 몬테로는 더 큰 충격에 빠졌다. 

비록, 트랜트 아머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이고, 갑작스런 공격이었다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쉽게 나가떨어질 줄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놀란 것은 알도닌 몬테로만이 아니었다. 베르토와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도 마찬가지였다. 소드 마스터는 아니더라도 익스퍼트 상급에 오른 지 한참이나 지난 알도닌 몬테로였다.

위드는 쓰러져서 일어나지 않는 알도닌 몬테로에게서 냉정하게 등을 돌렸다. 그리고는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쌔신과 강철의 기사들을 철수시키지 않으시면 그들은 모두 제 손에 죽습니다.”

위드의 말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나서 평소와 같이 말했다.

“베르토, 카일러 준남작이 사용한 마법에 대해서 아는 것이 있나?”

아직까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던 베르토는 그 물음에 황급히 대답했다.

“어, 없습니다.”

“설명을 해주게.”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이 위드에게 말했다.

“모습을 감추는 마법입니다.”

“모습뿐만이 아니라 기척까지도 완벽하게 숨기더군.”

위드는 아무런 말없이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알도닌 몬테로에게 괜찮냐는 물음을 건넸고, 그는 서둘러 일어나며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트랜트 아머를 착용하고 검을 굳게 쥐었다.

“새로운 마법문신이라도 얻었나?”

“제가 모든 것을 대답해야 할 의무는 없다 생각합니다.”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눈가가 아주 작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는 평소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하군. 그래도 이왕이면 내 궁금증을 풀어주는 게 어떤가? 부탁이라고도 하지.”

“공작님도 알고 계신 마법 문신의 또 다른 마법일 뿐입니다.”

위드의 대답에 베르토가 탄성을 터트렸다.

“역시 한 가지 이상의 마법문신이 중복되어 있었던 것이로군!”

“저는 공작님과 대립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이쯤에서 욕심을 거두시길 부탁드립니다.”

“닥쳐라!”

알도닌 몬테로가 거칠게 외쳤다. 트랜트 아머도 착용한 이상 아까처럼 처참하게 당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자신의 능력을 너무 과신하는군.”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의 말에 위드는 간단하게 대꾸했다.

“저는 제 능력을 과신하지 않습니다.”

“그런가? 하지만, 내 눈에 자네는 그 능력을 터무니없을 정도로 과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군. 이런 짓을 벌여 얻는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당장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는 공작님의 마음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다만, 제가 원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제 삶을 타인의 의지에 따라 휘둘리지 않는 것입니다.”

위드의 대답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말없이 그를 바라봤다. 어느새 그의 좌우로는 알도닌 몬테로와 베르토가 각각 자리를 잡고 서 있었다.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동료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저 역시 무슨 짓을 벌일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럼.”

위드는 그렇게 자신의 말을 마치고 등을 돌렸다.

“이노옴! 거기…….”

“됐네.”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이 손을 들어 저지하자 알도닌 몬테로가 입을 다물었다. 그 사이 위드는 당당하게 막사를 빠져나갔다.

“공작님, 이제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베르토의 물음에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은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전혀 뜻밖의 행동을 하는군. 위드 카일러.’

이렇게까지 대범하게 행동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클리쉬 클라우드 공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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