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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카일러 191화

무료소설 위드 카일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6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위드 카일러 191화

위드 카일러

 

위드 카일러 8권 - 16화

 

 

“중요한 것과 소중한 것. 머리에서 내리는 결정과 마음에서 내리는 결정…….”

샤프가 했던 말을 위드는 곱씹듯 중얼거렸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중요한 것, 머리에서 내리를 결정을 택했을 때, 그 누구에게나 칭찬받게 됩니다. 하지만, 매번 칭찬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또, 중요한 것만을 위하다보면 결국 자신의 인생이 타인의 것처럼 느껴질 순간도 올 것입니다. 때로는 이기적이지만 중요한 것보다는 소중한 것을 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브라이언의 말에 위드는 그를 바라봤다.

“…….”

“이미 둘 사이에서 고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 답이라 생각합니다.”

오브라이언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보기 드물게 빙긋 웃었다. 그러더니 일행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단장님이 가시는 곳이 지옥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따라간다!”

“물론입니다!”

“당연합니다!”

불사조 기사단의 대장인 가스파, 루카, 커닝이 크게 외쳤다. 월터를 대신해서 1대 대장을 맡고 있는 아이린 역시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위드 네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갈 수 있어.”

티스가 위드에게 다가와 그렇게 말하고는 빙긋 웃었다. 그 웃음을 바라보던 위드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저는 전쟁이 아닌 죽음을 택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절 믿고 따라 와주시겠습니까?”

위드의 말에 일행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에 떠오른 밝은 웃음은 그들이 하고자 하는 대답을 대신 전해주고 있었다.

“총사령관님을 만나고 오겠습니다.”

위드의 말에 오브라이언은 알겠다는 듯 한 번 고개를 끄덕이고는 각 부대 대장들에게 말했다.

“불사조 기사단 전원 비상 소집시키도록!”

“알겠습니다!”

곧이어 신나게 먹고, 마시며 축제를 즐기던 불사조 기사단원들은 때 아닌 비상 소집에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무렵, 위드는 총사령관인 니드먼 후작과 단독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니드먼 후작은 자신이 잘못 들었다는 듯, 자신이 들은 것이 사실이 아닐 것이라는 듯한 표정으로 위드를 바라봤다.

“저는 프레타 영지로 가겠습니다.”

“…….”

잘못 들은 줄 알았던 말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믿었던 말이 위드의 입에서 다시 흘러나오자 니드먼 후작은 멍해진 얼굴로 그를 바라보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 그 말…… 진심입니까?”

“예.”

흔들림 없는 위드의 모습. 니드먼 후작은 어떠한 말을 하더라도 그의 결심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그를 보내는 것은 총사령관으로써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저는 반대입니다.”

위드가 공작이 아니었다면 무슨 미친 소리를 하는 거냐며 호통을 내질렀을 것이다. 그만큼 니드먼 후작의 충격은 컸다.

“반대를 한다고 하더라도 저는 갑니다.”

“허!”

본래부터 위드는 자신이 결정하면 결코 바꾸지 않는 고집쟁이다. 하지만, 그런 것을 알 리 없는 니드먼 후작은 그가 공작이 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나온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병력은 있습니까? 프레타 영지는 브리자스, 라네시 영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한 곳입니다. 이미 프레타 영지 전체가 몬스터 땅으로 변했다 하더라도 할 말이 없는 곳입니다.”

“병력은…….”

잠시 말을 멈춘 위드는 낮게 호흡을 뿜어내곤 말을 이었다.

“약간의 병력만이라도 차출해 나갈 수 있도록 총사령관님이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위드의 부탁에 니드먼 후작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는 듯 곧바로 거절했다.

“그럴 수 없습니다. 공작님도 아시다시피 현재 연합군의 병력도 모자란 형편입니다. 그런데 그런 병력을 둘로 나눈다는 것은 결국 모두 죽자는 소리밖에 되지 않습니다!”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기에 위드는 씁쓸하게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니드먼 후작이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더라도 총사령관이라는 자리를 맡고 있는 이상 섣부르게 병력을 나눌 수 없었다.

“알겠습니다.”

연합군의 사정을 잘 알기에 위드는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았다. 더불어 니드먼 후작에 대한 미움도 갖지 않았다.

“준비가 되는 그 즉시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위드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다 했다는 듯 몸을 일으켰다.

니드먼 후작이 급히 입을 열었다.

“정말로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입니까?”

“총사령관님께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몸을 돌려 막사를 빠져나가려고 하자 니드먼 후작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개인의 만족을 위해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하려는 거요!”

다급해서인지, 더 이상 화를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인지 니드먼 후작의 말투가 급변했다.

위드가 고개를 돌리자 붉게 변한 니드먼 후작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전쟁을 겪어본 사람으로써 그러한 결정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면서도 그러는 거요?”

“어리석고, 무모하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모든 이들의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제 삶에 있어서 가장 멍청한 짓일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쓰게 웃는 위드를 향해 니드먼 후작이 발악하듯 외쳤다.

“그런데 어째서!”

“여기.”

위드는 자신의 가슴을 짚었다.

“여기서 원하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어리석고 무모한 일이지만 여기서 원하는 일이기에 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위드는 막사를 나갔고, 홀로 남은 니드먼 후작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그러다 그가 정신을 차린 것은 불사조 기사단이 정식으로 위드를 따라 가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해왔을 때였다.

그 일은 곧바로 연합군 전체에 알려졌고, 병사들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총사령관은 니드먼 후작이지만 매번 전투에서 크게 활약하며 병사들의 정신적인 기둥으로 자리를 잡고 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위드 카일러 공작이었기 때문이다.

병사들 사이에 분분히 의견이 갈렸다. 위드 카일러 공작을 따라 프레타 영지로 가겠다는 이들과 아무리 그라고 하더라도 괜한 위험을 떠안을 수 없다며 연합군에 남기를 원하는 이들.

뜻하지 않게 연합군은 불안의 씨앗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불안의 씨앗은 금세 자라나 열매가 되었다.

무려 4만 명에 가까운 병사들이 위드 카일러 공작을 따라 프레타 영지로 떠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들은 이미 조직적인 구성원이 되어 연합 2군이라는 이름까지 달고 있었다.

12만의 병력이 졸지에 8만으로 변하자 총사령관인 니드먼 후작은 급히 대책 회의를 열었다.

총사령관 막사 안.

“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지금까지 그 어떤 곳보다도 단단한 결속력을 자랑하던 연합군이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입니까!”

사르토 백작은 누구보다 격분해서 그렇게 소리쳤다.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그는 위드를 맹렬하게 비난하고 있는 것이었다.

“사르토 백작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연합군의 꼴이 이게 뭡니까! 하늘까지 치솟았던 사기는 어느새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어제만 하더라도 병사들끼리 의견 충돌이 벌어져 난투극까지 일어났습니다! 다른 곳에서 이 사실을 알면 이 얼마나 개망신이 되겠습니까!”

허튼 남작은 노골적으로 위드를 바라보며 그렇게 소리치고 있었다.

“허튼 남작! 지금 이게 무슨 짓인가!”

바스틱 백작이 허튼 남작의 행동을 참지 못하고 질책했다. 그럼에도 허튼 남작은 여전했다. 마치,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냐는 듯 한 얼굴로 대꾸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는 제 의견을 솔직하게 말했을 뿐입니다. 겨우 이정도의 일이 군 전체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병사들을 선동하여 난투극까지 벌어지게 만든 것보다도 심하다 생각하십니까?”

“허튼 남작!!”

눈을 부라리는 바스틱 백작은 당장이라도 허튼 남작을 향해 달려들 듯 한 기세였다. 명백한 하극상이었다.

“두 사람 모두 그만하도록 하게.”

가르샤 후작이 나서서 중재했다. 하지만, 그것이 허튼 남작을 돕고 있다는 것임을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의기양양한 표정이 되어 자리에 앉는 허튼 남작과 다르게 바스틱 백작은 분하다는 듯 거칠게 호흡을 뱉어내고 있었다.

사태를 조용히 지켜보던 위드가 몸을 일으켰다.

“우선 이런 분란이 일어나 모든 분들께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하지만 저는 프레타 영지로 떠날 것입니다. 그것 하나 만큼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위드의 말에 니드먼 후작은 물론이고, 그가 프레타 영지로 떠난다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던 지휘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얼굴을 굳혔다.

“그렇다면 이 분란을 그대로 방치하겠다는 말입니까?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것입니까!”

데일리 백작의 말에 프라비오 백작 역시 동조하며 나섰다.

“공작님께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문제는 개인적인 감정에 의해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군 전체, 나아가서는 프레타 왕국의 생명과도 연결되어 있는 문제입니다. 냉정하게 따져보십시오. 이대로 연합군을 떠난다고 해서 프레타 영지를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12만의 연합군 전체가 프레타 영지로 향해도 과연 되찾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어려운 곳이다.

위드는 자신의 생각을 차분하게 말했다.

“참모장님 말이 맞습니다. 분명, 프레타 영지를 되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무의미한 일이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갈 것이고, 반드시 되찾을 것입니다. 제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반드시 그렇게 할 겁니다.”

“카일러 공작님. 세상일은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가르샤 후작은 어리석은 생각을 버리라는 듯 타이르듯 그렇게 말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전 이 결정을 바꾸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위드와는 너무나도 다른 그의 모습에 가르샤 후작은 어이없는 웃음만을 흘렸다.

“내가 사람을 잘 못 본 모양이군.”

더 이상 이야기할 가치도 없다는 듯 가르샤 후작은 몸을 일으켜 막사를 빠져나가버렸다. 작위상으로는 분명 하극상이다. 그러나 위드는 그러한 것을 걸고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그 만큼 자신이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좋습니다. 공작님께서 그렇게 연합군을 떠나시겠다니 더 이상 그 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프라비오 백작이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니드먼 후작이 저지했다. 그리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떠나는 것은 공작님과 불사조 기사단뿐입니다. 그 외의 병력은 결코 프레타 영지로 들어설 수 없습니다. 이 점을 확실해 해주셔야겠습니다.”

결국, 가려거든 혼자 가서 죽으라는 소리였다.

“총사령관님! 카일러 공작님께서는 단! 한 번도 병사들을 선동한 적이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병사들 스스로 공작님을 따르겠다고 하는 것뿐입니다! 이 점을 총사령관님께서는 확실하게 알고 계셔야 합니다!”

콜러 백작의 말에 니드먼 후작을 대신하여 프라비오 백작이 나섰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합군의 총사령관은 니드먼 후작님이십니다. 아무리 카일러 공작님께서 선동한 적이 없다 하더라도 병사들을 이끌고 연합군을 떠나는 것은 결코 인정할 수 없습니다. 이는 군의 기강, 사기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병사들 스스로 따라 나서는 것을 어쩌란 말이오!”

“그 정도는 카일러 공작님께서 얼마든지 저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프라비오 백작의 말에 콜러 백작과 바스틱 백작은 헛웃음을 흘리며 황당해했다. 즉, 따라나서는 병사들이 있거든 그것을 어떠한 방법으로든 막으라는 소리였다.

“그렇게 하지요.”

위드의 말에 바스틱 백작과 콜러 백작이 놀라서 그를 불렀다. 하지만, 위드는 더 이상 나서지 말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위드를 막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가장 심각하게 생각했던 문제가 풀리자 나머지 지휘관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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