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 군바리 30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267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30화
30화 몬스터 토벌(1)
“만약 제국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면 마법사 벡티드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
“그가 무슨 짓을 한단 말입니까?”
이해 할 수 없는 얘기를 단편적으로 해대니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그래서 물어보는 거다.
혹시 맥스 기사가 피해망상증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겨났다.
기사단에서 막내라 스트레스 때문에 남들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착각일 수도 있으니까.
“놈은 아마도 방해가 되는 기사들을 제국의 전쟁에 밀어 넣으려 할지도 몰라.”
“설마 그렇게까지야 하겠습니까. 기사단장님도 계시는데 그가 군의 운용까지 넘볼 수는 없을 겁니다.”
나는 그의 생각이 억측이라고 보았다.
리올트와 나머지 꼴통 삼인방도 말은 안 했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내게 동조해 주었다.
“믿지 못한다면 할 수 없지. 아무튼, 마법사를 주시해 줬으면 좋겠다. 이건 내 개인적인 부탁이다.”
[알겠습니다.]
“자, 자! 무거운 얘기는 그만하고 술이나 마시자. 리올트와 윌슨은 중대장 생활 할 만한가?”
맥스 기사가 심각한 얼굴을 펴고는 술잔을 들었다.
그의 잔에 나와 병사들이 건배하면서 빙그레 웃었다.
“몬스터 토벌만 아니라면 할 만합니다.”
“거 갑자기 몬스터 토벌은 왜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젠장맞을! 좀 쉬게 놔두면 좀 좋습니까?”
“하하하! 리올트 네 녀석은 여전하구나. 마셔라!”
툴툴거리는 리올트의 말에 맥스 기사가 입이 찢어지라 웃었다.
만약 크게 소리를 낼 수 있었더라면 박장대소를 터트렸을 거다.
맥스 기사와 술자리는 나름 좋았다.
오랜만에 의지할 수 있는 사람과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랬다.
병사들을 아우르는 자리에 올라서 항상 책임만 져야 하는 자리에 오른 뒤론 부담감을 느끼던 중이다.
뭐…
병사들을 뺑뺑이 돌리는 것으로 부담감을 털어 내기는 하지만 말이다.
정신적으로 의지가 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는 건 부담감의 끈을 느슨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그러니까…
내일은 좀 더 느긋하게…
체계적으로 병사 녀석들을 굴려야겠다.
***
뿌우우우! 뿌우우!
“어우! 골이야…….”
기상나팔 소리에 머리가 울려서 터질 것처럼 아프다.
젠장!
돈 좀 버셨으면 비싼 와인으로 가져오시지…….
숙취가 장난 아니다.
병사들이 메뚜기 떼처럼 움직이면서 점호 준비를 한다. 애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데 느긋하게 있는 건 좀 웃기잖아?
쪼개질 듯 머리가 아프지만 신속하게 군복을 갈아입었다.
왜?
빈센트 최고 선임병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쫄다구들이 모두 복장을 갖췄는지 확인해야 하니까.
막사의 문 앞에 서서 병사들의 상태를 점검했다.
오늘은 평소와 다르다.
단창에 장착한 창날을 빼내고 옷가지로 뭉툭하게 만들어 놓았다.
어제 오후에 각자 준비해 둔 것이다.
오늘 있을 선발전을 위해서다.
좋아! 준비는 완벽하다!
“나가자!”
[우리가 레이놀드 최강 병사다!]
병사들의 우렁찬 함성을 들으면서 막사의 문을 열고서 밖으로 나갔다.
윽!
숙취 때문에 아픈 머리가 더 크게 울리는 기분이다.
진짜 숙취 때문에라도 빨리 내공의 성취를 높여야지 안 되겠다.
그게 마음먹은 대로 쉽게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억지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두통 속에서 점호가 치러지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멍한 와중에도 무표정한 얼굴을 만들어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다.
“모두 훈련장을 향해 우측 열부터 이동한다! 뛰어 갓!”
머리를 지끈거리게 할 만큼 리올트가 크게 소리친다.
병사들이 차례로 뛰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심호흡을 했다. 이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정신을 차려야겠지?
단전에 의식을 집중해 내공을 전신에 돌렸다. 기운이 전신을 돌면서 조금씩 두통을 가시게 해준다.
내공이 기혈을 따라 흐르는 속도가 안정화되어 가면서 두통이 점차 사라져 간다.
“좋았어!”
이제야 머리가 조금 맑아지는 기분.
“리올트 님! 가시죠!”
“으윽! 소리 지르지 마! 머리 울려 이 자식아!”
병사들이 달려가는 모습을 모면서 투덜대는 리올트.
입술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서 복화술을 하듯 말하는 게 재미있다.
“오늘 확실하게 굴리신다면서요?”
“알아! 정예만 뽑아서 몬스터 토벌을 해야지. 나도 안다고.”
“그럼 가시죠?”
“크윽… 넌 머리 안 아프냐?”
마지막 남은 별의 병사가 등을 돌려 뛰어가려는 것을 보면서 그제야 리올트가 앓는 소리를 낸다.
“전 멀쩡합니다. 먼저 갑니다!”
주먹을 불끈 쥐고서 병사들의 뒤를 따라 달렸다.
“크흑! 천천히! 좀 천천히 달려!”
뒤에서 들리는 리올트의 투덜거리는 소리를 군가 삼아서 말이다.
목표는 성 뒤편의 훈련장.
병사들이 오와 열을 맞춰서는 걸 보면서 든든한 마음이 생긴다.
어리바리하던 신병들은 어느새 정예병 분위기를 풍긴다. 지난 보름간의 훈련이 준 변화였다.
“오늘! 레이놀드의 병사들은 몬스터 토벌에 참가할 정예를 추린다! 알겠나!”
헉헉대면서 아직도 따라오지 못하는 리올트를 대신해 병사들에게 소리쳤다.
[박살!]
훈련장에 도착한 탓에 구호를 바꿔서 대답하는 병사들.
“험, 험! 모두 창을 들어라!”
그제야 도착한 리올트가 크게 소리쳤다.
나는 슬그머니 옆으로 비켜 주었다.
최고 선임병이 왔으니 전체 병사에 대한 통솔은 그에게 맡기는 게 맞다.
“신병은 왼쪽! 선임병은 오른쪽에 선다! 실시!”
[박살!]
명령과 함께 신속하게 둘로 나뉘는 병사들.
두 집단 사이의 거리는 10미터 가량.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 짐작한 병사들이 창날을 대신해 헝겊으로 동그랗게 만든 단창을 꽉 움켜잡았다.
싸워야 한다고 예감한 탓에 병사들의 눈이 가늘어졌다. 흥분이 끓어올라 훈련장이 거친 투기로 뒤덮였다.
“위기 상황에서의 생존 능력을 시험하는 훈련이다! 적의 창에 당한 병사는 한쪽으로 물러난다! 시작하라!”
[박사알!]
병사들이 고함을 지르며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악에 받쳐 달려드는 신병들과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달려드는 선임병들.
금세 선두의 병사들이 맞닥뜨리면서 난전이 벌어졌다.
체계적인 실전 전투를 시험하기 위한 게 아니라서 이런 방식으로 시험을 치르는 것이다.
운으로 생존하든 실력으로 생존하든 상관없다.
방법이 뭐가 되었든 절반만 남기면 된다.
어차피 몬스터 토벌전은 100명의 병사와 10명의 기사가 하게 될 테니까.
물론 나와 리올트를 포함하면 병사는 102명으로 수정해야 하려나?
“애들이 제법이죠?”
“어우…… 머리가 띵하네. 당연한 거 아니겠냐? 네놈이 했던 것처럼 보름을 굴리면 어떤 머저리도 저 정도는 하게 될 거다. 내가 네놈 밑에 안 들어간 게 다행이다. 지독한 녀석아.”
리올트가 한쪽 머리를 꾹꾹 누르면서 일그러진 얼굴로 대답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병사들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확실히 선임병들에게 신병들이 밀리는 양상을 보인다. 실전 경험을 지닌 선임병들은 확실히 여유가 있다.
대신에 신병들은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패기로 덤벼든다. 그래서인지 밀리기는 해도 완전하게 선임병 쪽으로 판이 기울지 않는다.
이번 집단전투로 한 가지 깨닫는 게 있다면……
싸움 구경은 확실히 재미있다는 점이다.
자식들,
이게 뭐라고 저렇게 악에 받쳐서 싸우는 건지 모르겠다.
이번 몬스터 토벌전에서는 기껏해야 고블린과 오크 같은 하급 몬스터를 상대하게 될 거다.
트롤까지 예상하기도 했지만, 그건 좀 무리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나타나지 않을 거로 낙관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죽음의 대지’에서 흘러나온 몬스터이기 때문이다.
상위 등급의 몬스터는 덩치가 커서 통로를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이해 못 할 얘기를 들었다.
어쨌거나,
병사들이 몬스터 토벌에 기를 쓰고 참가하려는 이유라는 게 대단치도 않다.
보너스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란다.
오크의 커다란 송곳니는 도장 혹은 장식용으로 인기라고 한다. 그리고 놈들이 사용하는 무기 또한 금속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그걸 노리고 몬스터 토벌에 가고 싶어한다는데……
확실히 문명이 떨어지는 곳이라 그런지, 일반 사람들은 돈 벌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윌슨!”
“예! 리올트 님.”
싸움을 지켜보는데 옆에서 리올트가 관자놀이를 엄지로 꾹꾹 누르면서 말을 건다.
어제 좋다고 와인을 들이붓더니 숙취가 심하긴 심한 모양이다.
“이제 슬슬 중단시켜야 하지 않겠냐? 대충 반 정도 나자빠진 것 같은데.”
“네, 알겠습니다.”
아!
싸움 구경하다 보니 너무 빠져들었던 모양이다.
“멈춰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
그러나 병사들이 잔뜩 흥분한 탓에 나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할 수 없지.
단전의 내공을 끌어올려 크게 소리쳤다.
“멈추라고 이 새끼들아! 마빡을 뚫어 버리기 전에!”
확실히 소리칠 때는 욕설과 버무려야 제 맛이다!
[박사알!]
내공을 섞어 소리치자, 병사들이 일제히 크게 대답하면서 싸움을 멈췄다.
내공을 쌓은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그냥 생으로 소리쳐서는 병사들의 귀에 들릴 정도의 목소리를 내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 애들은 이걸 ‘카리스마’라고 하던가?
카리스마는 개뿔……
그저 목소리 큰 게 장땡이라는 얘기겠지.
“죽은 놈들은 왼쪽으로 빠지고, 살아남은 놈들은 정렬하라!”
[박살!]
병사들이 숨을 헐떡이면서도 명령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였다.
이제 몬스터 토벌전에 참가할 정예병을 선출하는 일만 남았다.
대략 110명 정도 살아남은 것 같다. 그중에는 꼴통 삼인방도 포함되었다.
인원이 남으니 저놈들은 이번 토벌전에서 열외다.
왜?
영지에 남겨질 병사들을 관리할 선임병도 필요하니까.
“리올트님, 선별 부탁합니다.”
“그래. 미치겠군. 아직도 골이 띵해.”
리올트가 인상을 찡그리면서도 정렬한 병사들의 앞에 섰다.
나?
나는 선발전에서 떨어진 녀석들에게 다가가는 중이다.
놈들은 어지간히 억울한지 하나같이 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낙오자들 집합하라!”
[박살!]
명령 한 마디에 낙오된 병사들이 소리치며 모여들었다.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오와 열을 맞추는 병사들.
“오늘 수고가 많았다. 아쉬운 마음이 있겠지만, 이로써 선발전은 모두 끝났다. 너희는 저기 선발된 녀석들에게 패배했다.”
[…….]
병사들이 하나같이 우울한 얼굴로 침묵한다.
“우울해 있지 마라! 우리의 터전인 영지를 지키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너희가 없다면 영지는 개판이 될 것이다. 내 말이 틀린가?”
“아, 아닙니다!”
[아닙니다!]
한 녀석이 나의 물음에 크게 대답했다.
그제야 고개를 들고서 병사의 말을 따라서 크게 대답하는 병사들.
“누가 훈련 중에 ‘박살’ 이외에 다른 말을 하라고 했지?”
[…….]
다시금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리는 병사들.
“실수한 걸 인정하나?”
[박살!]
“그러니까, 대가리 박아야지?”
[……?]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병사들.
아쭈?
이것들이……
“내 말 씹냐? 대가리 박으라고 새끼들아!”
[바, 박사알!]
자식들이 꼭 사람이 인상을 써야 말을 듣는다.
자, 이제부터 재미있는 체력 단련에 들어가야겠지?
몬스터 토벌대가 빠지는 만큼 튼튼한 병사가 영지를 지켜야 하지 않겠어?
***
와 나…
진짜 군 생활 빡빡하다, 빡빡해.
보람찬 하루를 마치고 내일이면 출정하는데 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외박을 금지했으면 뭔가 이벤트라도 있어야 병사들의 사기가 죽지 않을 텐데 말이다.
멀건 수프에 고기 몇 점 들어간 게 병사들을 위한 이벤트 끝이다.
술이라도 좀 풀어주리라 예상했는데 의외다.
영주님이 갑자기 짠돌이가 된 거야 뭐야?
그래서 나만 죽어나게 생겼다.
아예 작정하고 애들을 팍팍 굴렸는데, 그냥 넘어가면 되겠어?
영주님이 뭔가 챙겨줄 거로 믿고서 팍팍 굴렸는데, 아무것도 없으면 내가 뭐가 돼?
그래서 꼴통 삼인방과 성을 나선 참이다. 물론 윗선에는 보고를 생략하고서 말이다.
성문을 지키는 경비병 녀석들한테도 맥주를 사다 주기로 하고서 모든 보고 절차는 생략시켰다.
애들을 너무 굴리기만 해도 못 쓴다.
그래서 오래간만에 돈 좀 쓰기로 했다.
지난번 영지전에서 세운 공로로 짭짤하게 재미 좀 봤다. 제이든 남작을 해치우는 바람에 이번 영지전에서 최고로 큰 활약을 한 몸이다.
하사금으로 받은 돈만 20골드(대략 한화로 2,000만 원 정도다.)를 받았고, 말과 흉갑을 받았으니 횡재한 거다.
오늘을 그냥 넘어가면 단순한 꼴통 중대장이 될 뿐이다. 병사들의 입에 뭐라도 쑤셔 넣어서 인간적인 면을 보여 줘야 한다.
그게 또 팍팍한 군 생활의 재미 아니겠어?
“중대장님, 애들 시키면 되지, 이걸 또 직접 하십니까?”
“인마, 그러다가 재수 없게 걸리면?”
“그렇군요.”
시안이 곧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확실히 눈치가 빠른 놈이다. 생긴 것 답지 않게 말이다.
최대한 신속하게 술과 안주만 사 들고 복귀하는 게 관건이다. 주점보다는 주점에 술을 대주는 곳으로 갈 생각이다. 그게 더 저렴하고 맥주가 신선하니까.
서둘러 길을 걸었다.
마을 안에 들어서는 순간, 이전보다 사람들의 표정이 밝은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영주가 병사들을 시켜 돈을 쓰게 하고, 이것저것 사업을 벌이면서 영지민의 사람이 조금 좋아지긴 한 모양이다.
이런 건 존경받을 만하다.
선심 쓰는 김에 오늘 우리 병사들한테도 좀 선심 써 줬으면 좀 좋아?
이리저리 마을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걷다가 난 그만 못 볼 걸 봐 버렸다.
“아 놔! 숨어!”
“네?”
시안 녀석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페트릭과 프레스카 역시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의문을 풀어 줄 시간이 없었다.
골목에 밀어 넣듯 세 놈을 밀어붙였다.
“쉿! 기사들이야!”
오른손 검지를 입술에 붙이면서 뭐라 항의하려는 녀석들에게 나직하게 말했다.
그제야 상황을 깨닫고 불안한 얼굴이 되는 녀석들.
나는 고개만 빼꼼 내밀어 기사들을 훔쳐보았다.
응?
저 인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