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 군바리 52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297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52화
52화 판은 크게 키워야 제 맛(2)
[…….]
산적들이 멍한 얼굴로 날 바라본다.
그것은 꼴통 삼인방도 마찬가지였다. 너무 갑작스러운 취직 제안에 다들 놀란 모양이다.
이렇게 기뻐하는데 선물이 빠질 순 없겠지?
단전의 내공을 활성화시켜 비룡보법(飛龍步法)을 밟아나갔다.
파밧!
“우와악! 뭐, 뭐야!”
“공격해!”
“죽여 버려!”
내가 움직인 뒤에야 산적들이 정신을 차리고 비명을 질러 댔다.
하지만 이미 움직이기 시작한 순간, 비룡보법(飛龍步法)으로 이동하는 날 붙잡을 수 없다는 걸 깨닫게 해줘야겠다.
활을 겨누는 놈들부터 해치워야 일이 쉬워진다는 건 기본.
꼴통 삼인방이 갑옷을 입었다면 상관없지만, 화살에 당하면 무력해질 것은 당연한 일.
그전에 먼저 해치운다.
시위를 당기면서 나의 움직임을 쫓는 녀석.
제법 좋은 동체 시력을 지녔다.
어중이떠중이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였는데 나름 괜찮은 놈이 끼어 있어서 기분이 좋아진다.
부하가 될 녀석들이 강하다는 건 즐거운 일이지.
투웅!
쏘아진 화살을 왼손으로 잡아챘다.
“어엇!”
당황한 산적의 턱을 오른손으로 올려쳤다.
빠각!
내공은 사용하지 않았다.
“우우웅…….”
놈의 눈동자가 흔들리다가 뒤집어진다.
가벼운 뇌진탕.
쓰러지는 놈의 옆으로 늘어선 활 든 산적들을 지나치면서 모조리 턱을 돌려놓았다.
빠바바박!
“보통 놈이 아니야! 한꺼번에 덤벼!”
내가 활을 든 녀석들을 해치우는 모습에 산적 중에 하나가 크게 소리쳤다.
호오…
두목이 쓰러져도 명령을 내릴 만한 놈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산적 주제에 서열 개념도 존재한다는 의미.
두목만 해치우면 끝장나는 그렇고 그런 허저분한 조직이 아니라는 것.
이 자식들 입사할 준비가 확실하게 잘 되어 있는 놈들이었잖아?
그래 격렬하게 환영해주마!
산적이 찔러 오는 창을 잡아, 가뿐하게 창대를 수도로 내려쳤다.
콰작!
상대가 반응할 틈도 없이 배를 걷어차 주고서, 녹슨 검을 앞세우고 달려드는 산적의 목을 수도로 끊어쳤다.
“커흡!”
답답한 신음을 흘리면서 쓰러지는 놈의 뒤통수를 주먹으로 망치처럼 내려쳤다.
“주거엇!”
시뻘겋게 녹이 슨 버디슈(Berdysh:일종의 도끼 창)를 내리찍어 오는 산적.
슬쩍 옆으로 한 걸음 움직여 공격을 피해 내고서 놈의 옆구리에 주먹을 쑤셔 박았다.
퍼억!
“끄으으으…….”
버디슈를 놓치고서 옆구리를 움켜쥐는 산적.
입사 시험(?) 최초로 무기를 놓치는 놈이 나왔다.
“무기를 놓치면 어쩌자는 거야?”
화가 나서 버럭 고함을 지르고는 놈의 관자놀이를 후려쳤다.
이 자식은 취직할 준비가 덜 된 놈이다. 그래서 좀 더 세게 때려 주었다.
“뭉쳐! 다들 나한테 모여!”
산적 중에 하나가 고함을 질러 댄다.
아까 공격하라고 명령을 내리던 놈과 같은 음성이다.
상황 판단이 빠른 놈인 듯싶다.
불리하다는 판단을 내리고서 산적들에게 명령하는 게 꽤 효율적이다.
놈들이 뭉치겠다는데야 굳이 막을 이유는 없다. 지휘관으로 쓸 만한 놈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니까.
대략 열 명정도 쓰러뜨렸나?
나를 앞에 두고서 뭉친 모습을 보니, 제법 그럴듯하기는 하다만!
분위기가 내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놈들을 살피면서 슬그머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가운데 있는 놈의 표정이 압권이다.
아마도 두 번의 명령을 내린 놈이 저놈인 듯싶다.
평범한 키와 체격을 하고 있으며, 갸름한 얼굴의 사내다.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데도 산적들이 녀석의 말을 따르는 걸 보면 뭔가 남다른 데가 있는 게 확실하다.
아마도 산적 집단에서 부두목쯤 되려나?
이젠 어떤 판단을 내릴지 지켜봐야겠지?
“무기를 던져!”
부두목이 나를 노려보며 크게 소리쳤다.
그거 반칙 아니니?
[이야아아!]
이십 명에 이르는 산적들이 일제히 소리를 지르면서 손에 쥔 병기를 집어 던진다.
훙, 훙, 훙!
파라라락!
쉬이익!
다양하게 파공음을 일으키면서 날아드는 병기들.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가장 먼저 날아온 녹슨 단창을 낚아채고서 풍차처럼 돌렸다.
투다다당! 투다당……
날아오던 병기들이 내가 휘돌리는 단창에 맞아 사방으로 튕겨나기 바빴다.
[…….]
뒤이어 찾아온 침묵.
산적들이 입을 쩍 벌린 채 반쯤 넋이 나가 있다.
“꼴통들아! 이제부터 조져!”
꼴통 삼인방에게 크게 소리치며 산적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뒤에서 꼴통 녀석들이 뒤쫓아 오는 소리가 들린다.
가장 먼저 노린 것은 가름한 얼굴의 산적 부두목이었다. 병기를 던지라고 명령한 주제에 정작 놈은 병기를 던지지 않았다.
그래서 놈을 먼저 공격하는 것이다.
“제기랄!”
놈이 입술을 씰룩이면서 창을 꼬나쥐고 싸울 자세를 잡는다.
어지간하면 같이 놀아주겠는데, 모든 면접(?)시험은 끝났다. 봐줄 이유가 없는 상황.
녀석의 단창을 단박에 쳐내고 창대 끝으로 머리통을 후려쳤다.
빠악!
“꺼윽!”
괴상한 소리를 내면서 쓰러지는 부두목.
“으아악! 사, 살려 줘!”
“아, 안 돼에!”
산적들이 비명을 질렀지만, 봐줄 생각은 없다.
감히 고용주를 죽이려 들었던 놈들이다. 초반부터 버릇을 단단히 고쳐야 노사분쟁(?)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법이다.
그렇게 야밤의 사원 모집은 비명과 함께 막바지로 치달아갔다.
***
차가운 새벽 공기.
나는 뜨거운 숨을 내뿜으면서 숨을 헐떡이는 놈들을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는 중이다.
“시안!”
“네! 단장님!”
“애들 눈깔에 아직도 반항기가 남았잖아. 좀 더 빡 세게 굴려. 한 시간 뒤에 상태 봐서 똑같으면 네 놈들도 같이 구르게 될 거야.”
느긋하게 팔짱을 끼고 드러누운 채 명령을 내렸다.
산적들은 하나같이 허리 뒤로 두 팔이 묶인 채 바닥을 기어 다니는 중이다.
“알겠습니다. 단장님!”
크게 대답한 시안의 눈이 사납게 변했다.
내가 굴리면 얼마나 악랄한지 알 거다. 그러니 시안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 게 당연하다.
그렇게 꼴통 삼인방에게 교육을 맡기고 한 시간이 더 지나길 기다렸다.
이만하면 산적들이 아무리 거칠어도 기가 죽었을 거라고 판단했다.
“동작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
굳이 내공을 담지 않아도 소음 자체가 없는 숲 속이라 내 목소리가 멀리 펴졌다.
“끄으으으…….”
“제, 제발 그마안… 그만…….”
.
.
.
다 죽어 가는 음성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하지만 내 관심 밖이다.
정신 교육 중에 죽었다는 놈을 아직 본 적이 없다. 물론 이곳 세상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시안! 두목 데려와.”
“네! 단장님!”
명령을 내리기 무섭게 시안은 축 늘어진 놈을 바닥에 질질 끌고 왔다.
“허억, 헉… 지독한 자식들…….”
산적 두목은 흙투성이가 된 얼굴로 나를 노려보았다.
아직도 기가 죽지 않았다.
그래 사나이라면 독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적에게 패했다고 곧바로 꼬리를 내리는 놈이라면 매력 없겠지.
“제이콥이라고 했나?”
“그렇다!”
아쭈?
토 나오게 굴렀을 텐데도 대차게 나온다.
“처음 만났을 때 했던 얘기, 기억나나?”
“모른다!”
“괜찮은 일자리가 있는데 취직할 생각 없느냐고 물었다.”
“개소리 지껄이지 마라!”
놈이 잇몸을 드러내면서 소리쳤다.
“한 달에 5실버씩 주마. 먹여 주고 입혀 주는 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 내 밑으로 들어와라.”
“닥쳐라! 산적질을 한다고 우리가 우스워 보이는가!”
“응.”
“…….”
무시하는 대답에 녀석이 입을 꾹 다물고 나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본다.
“확 후벼버리기 전에 눈 깔아라, 응?”
“날 꺾을 순 있어도 굴복시킬 순 없을 것이다.”
놈은 기가 죽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눈에 힘을 준다.
이거 웃음밖에 안 나온다.
특채로 사원(?) 좀 모집하려 했더니 영 시작부터 사람 성질 건드린다.
“네 놈이 의적 비스무리한 짓을 한다기에 기특해서 내 밑으로 두려고 했는데, 너무 뻗대는 거 같다?”
“…….”
기분이 나빠서 으르렁거렸지만, 놈은 입을 꾹 다물고 이를 득득 갈았다.
“내가 말이다. 어지간하면 참아주려고 했어. 그런데 말로는 안 되겠다. 그치?”
나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가볍게 몸부터 풀고 산적 두목을 내려다보았다. 녀석은 핏발 선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어지간히 대가 쎈 놈이다.
“네 놈이 그렇게 뻗대는 이유를 난 잘 알지.”
“헛소리하지 마라!”
“그 이유가 뭔지 알아?”
놈이 발끈했지만, 상관하지 않고 말했다.
굴하지 않겠다는 듯 지친 몸으로도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는 모습이 가상하다.
묻는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눈싸움을 걸어오는 녀석에게 상큼한 미소를 지어 주었다.
“이유가 뭐냐 하면 말이지…….”
단전의 내공을 움직이면서 말끝을 흐렸다.
손가락 끝에 내공이 집중되었을 때 녀석에게 한 차례 더 진한 미소를 지어 주었다.
“덜 맞아서 그래.”
말을 끝마침과 동시에 내공이 깃든 손가락으로 녀석의 몸을 쿡쿡 찔렀다.
“끄아아아악!”
이제껏 뻗대던 녀석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이 튀어나온다.
예전에 꼴통 삼인방에게도 사용했던 분근착골(分筋搾骨)의 수법이다.
당시와 지금의 나는 다른 존재나 마찬가지다.
40년의 풍부해진 내공을 바탕으로 펼치는 분근착골의 수법은 더욱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자! 견딜 수 있으면 견뎌봐.”
녀석에게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하고는 발로 복부를 걷어찼다.
“커헉!”
놈의 몸이 붕 떠올랐다.
물론 일종의 연출이다.
보이는 것보다 놈이 받는 충격은 작다.
놈이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산적들이 딴 마음 먹지 못하도록 하려는 거다.
그렇더라도 죽을 만큼 고통스러울 거라는 건 내가 장담한다. 온몸의 혈관에 개미가 뜯어 먹는 듯한 고통을 받을 거다. 거기에 더해서 근육이 제멋대로 뒤틀리는 상황.
가벼운 충격에도 온몸이 부서지는 아픔을 느끼고 있을 터.
쿵!
“으아아아! 차라리 죽여 줘!”
“못 버티겠으면 혀 깨물고 뒈지든지.”
심드렁하게 한 마디 해주고는 다시 녀석을 발로 걷어찼다.
퍼억!
놈의 몸뚱이가 다시금 붕 떠올랐다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죽여달라’는 말이 나온 순간, 나의 승리다.
죽을 놈 같았으면 내가 한 말처럼 혀를 깨물고 죽었을 거다. 뭐 그랬더라면 부두목이라는 놈을 조지면 그뿐이긴 하다.
대체할 놈이 있으니 마음껏 조지는 거라고나 할까?
뭔가 미련이 있으니 스스로는 목숨을 끊지 못한다는 얘기다.
아니……
솔직히 자살이 쉬운 건 또 아니잖아?
“제발! 끄아아아악!”
폐를 쥐어짜는 듯한 고통스러운 비명에 숨을 헐떡이던 산적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괴로워하는 제이콥을 쉬지 않고 발로 차면서 이동했다.
일부러 다른 산적들이 제이콥의 괴로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최적의 동선을 잡으면서 벌이는 짓이다.
그렇게 열대 번쯤 걷어차이고 바닥에 나뒹굴 때쯤이었다.
철푸덕!
“꺼억! 그만! 하, 항복! 추, 충성을… 그르륵…….”
비명을 지르면서 난리를 피우던 제이콥이 마침내 항복 선언을 하고서 기절했다.
“기절하는 건 반칙이지.”
나는 녀석의 백회혈을 발로 툭 걷어찼다.
물론 내공을 담아서 찬 거다.
“더헉! 끄으으윽!”
기절하면서 잠시 사라졌던 분근착골의 고통이 다시금 녀석을 지배했다.
“내 밑으로 들어오겠다고?”
“꺼억! 커헉! 그, 그렇… 으윽! 크허헉!”
“확실해?”
“그, 그렇다. 으으윽! 제발…….”
녀석이 온몸을 비틀면서 숨을 깔딱거렸다.
정적이 흘렀다.
자신들이 믿고 따르던 제이콥이 눈물 콧물 다 흘리면서 애원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래, 참교육은 이런 거다.
항상 어설프게 맞는 게 문제다.
매에는 장사 없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생각해 보면 간단히 답이 나온다.
맞을 땐 확실하게!
다시는 기어오를 생각도 할 수 없을 만큼 화끈하게 해두는 편이 낫다.
그런 의미에서,
“안 믿어 자식아!”
퍼억!
“끄아아아아악!”
놈은 더 맞아야 한다.
왜?
새끼가 반말하잖아.
겁대가리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