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 군바리 45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25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45화
45화 나를 위한 선물?(2)
이 자식!
사람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어 버리네?
살려 주겠다고 했는데, 제멋대로 죽어 버리면 내 입장이 뭐가 돼?
뭐… 상관없기는 하겠다.
이 녀석은 범죄자다.
영지의 소유인 산에서 몰래 금을 채굴했으니까.
포이안의 시체를 한쪽에 발로 대충 밀었다.
미안…
죽은 건 안타깝지만 걸리적거려서 말이야.
오!
이렇게 많은 금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다.
죽은 포이안 녀석이 미친 듯이 쓰다듬으면서 황홀해 했던 게 이해된다.
불과 한 달 조금 넘는 사이에 이 정도의 양을 뽑아냈다면 대단한 금광을 발견한 거다.
이건 일단 증거물로 압수다.
방법은 간단하다.
‘크로노스 아공간!’
속으로 말하는 순간, 가상의 공간이 나타난다.
마치 예전 한국에서 게임을 즐길 때 자주 보았던 인밴토리 느낌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칸으로 나누어진 게 아니라, 그냥 넓은 공간이라는 거.
아공간에는 ‘디바인 소드(Divine Sword)’가 한쪽 구석에 놓여 있다.
아!
디바인 소드가 뭐냐면, ‘죽음의 대지’의 탑에서 얻은 검을 말하는 거다. 손잡이가 길어 한 손으로도 두 손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검.
검을 두 자루나 지니고 다닐 이유가 없어서 아공간에 두었다. 놔두고 다니면 손바닥이 간질거려서 신경 쓰이거든.
현재는 탑의 입구에서 얻은 ‘헤로드 소드(Herod Sword)’를 허리에 차고 다닌다. 딱히 이름을 지으려 한 건 아니지만, 검의 손잡이에 ‘헤로드’라고 적혀 있어서 그렇게 부르고 있다.
아차차!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금괴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후루룩 사라지는 금괴들.
금괴 중에서 스무 개는 따로 두었다.
이건…
고생한 대가로 챙겨야겠다.
일종의 나를 위한 선물?
일단 상황 봐서 영주한테 선물로 줄지, 모조리 꿀꺽할지 결정해야겠다.
슬슬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훗!
그나저나 금광이 들통 났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마법사 벡티드와 햄크스가 어떤 얼굴이 될지 궁금하다.
포이안의 시체를 놔두고 동굴 내부의 창고를 나섰다. 그러고는 잠시 걸음을 멈췄다.
인부들의 숙소가 눈에 밟혔기 때문이다.
저들은 알까?
내가 아니었더라면 내일 저들은 몰살당했을 거라는 사실을?
그래, 놔두자.
포이안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면 저들도 무슨 생각이 있을 거다.
비록 금괴는 몽땅 가져가지만, 금광은 멀쩡하다. 알아서 적당히 챙기고 도망가길 바랄 뿐이다.
산에서 내려와 갑옷을 해체했다.
이제 조깅할 시간인가?
***
아침 점호를 마친 나는 막사에 아무렇게나 누워 키득거렸다.
어제 몬스터 토벌…을 가장한 노가다 출장을 마치고 온 탓에 일정 따위는 없다.
다른 병사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한테는 무척이나 알찬 토벌임무였다.
수리할 필요가 없는 튼튼한 갑옷을 얻었고,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생겨나는 디바인 소드를 얻었다.
거기에 리치 녀석의 창고에 있는 갑옷과 무기까지.
더 즐거운 일은, 영지에 복귀하고선 115개의 금괴를 챙겼다는 점이다.
이게 대박이 아니면 또 뭐가 대박이겠어?
현재 보유한 자금이라면 어지간한 영지쯤은 단박에 부유하게 발전시킬 정도의 재산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거 고민 된다.
그냥 내가 꿀꺽해 버려?
마법사 놈과 햄크스.
놈들이 먼저 금광의 존재를 불게 만들어야 챙겨둔 금괴를 몽땅 꿀꺽해도 양심에 안 걸릴 것 같은데 말이다.
“…….”
일단은 돌아가는 상황부터 살펴야겠다.
마법사 벡티드가 영주를 현혹한 마법은 일시적이라는 듯 말했다.
막말로!
내가 금괴를 꿀꺽했다는 증거도 없잖아?
슬슬 아침이나 먹으러 가봐야겠다.
또 시커먼 빵과 멀건 수프가 고작일 테지만 말이다.
덜컥!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막사의 문이 거칠게 열린다.
“중대장님!”
다급하게 날 부르는 음성.
토마스 녀석이다.
“아침부터 왜 그렇게 숨을 헐떡거려?”
나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면서 군화를 신었다.
“경기병대 정규 병력은 영주 집무실로 집합하라고 하라는 영주님의 명령입니다.”
“이런 젠장! 경기병대 애들 불러!”
소리를 지르면서 군화를 신고서 일어났다.
아침부터 왜 사람을 부르는 건지 모르겠다.
“벌써 모두에게 전했습니다.”
“잘했다.”
토마스 녀석의 뒷머리를 대충 문질러두고 막사 밖으로 나섰다.
꼴통 삼인방을 비롯한 경기병 대원들이 달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몬스터 토벌에 참가하느라 임시로 경기병대에 들어왔던 토마스를 비롯한 보충병력은 제외다.
우리의 정예 경기병은 나까지 12명, 실제 운용 병력은 20명이었지만 나머지 8명은 언제든 교체되는 병력이다.
“중대장님! 헉, 헉! 집합했습니다!”
시안이 숨을 헐떡이면서 내 앞에 섰다.
그 뒤로 나머지 녀석들이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헉헉거린다.
아마도 엉뚱한 곳에 짱 박혀 있다가 급히 오느라 늦은 모양이다.
하지만 녀석들에게 뭐라 할 생각이 없다.
지금은 평화로운 시기다.
별다른 일정도 없는 상황에서 아침부터 호출한 영주가 문제인 거니까.
“모두 복장을 살펴라.”
석조 건물 앞에서 경기병대원에게 명령을 내렸다.
나 역시 서둘러 오느라 복장 상태가 불량하긴 마찬가지.
레이놀드 영지의 최고 명령권자를 만나러 가는데 흐트러진 모습을 보일 순 없는 법이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영주 집무실의 모습이 보인다.
나 역시 가끔 경계근무를 서봤기에 아는 거다.
집무실에 다가가자 경계를 서던 부하 녀석이 소리가 나지 않게 군례를 올린다.
한차례 고개를 끄덕이는 것만으로 부하의 경례를 받아 주었다.
“영주님, 윌슨 중대장과 경기병대가 도착했습니다.”
<들어오라고 하라!>
안에서 들리는 음성.
어쩐지 영주의 목소리도 변한 듯한 느낌이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항상 여유 있는 음성이었는데, 지금은 냉정한 느낌이 묻어난다고나 할까?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 영주의 앞에 섰다.
안에는 영주와 호위기사 그리고 마법사 벡티드와 디올커 기사단장이 있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벡티드와 금광을 나눠 먹기로 한 햄크스가 같이 있다.
이젠 아주 대놓고 영주 집무실까지 벡티드가 끌고 온 것 같다.
어쩌면 제이든 출신의 기사들에게 공평하게 대우해 주려는 영주의 배려일 수도…
햄크스는 제이든 영지에서 기사단장을 지냈던 사람이니까.
스스슥!
뒤에서 병사들이 대열을 갖추는 소리가 멎기를 기다려 군례를 올렸다.
“충! 영주님의 부름을 받고 왔습니다.”
절도 있게 군례를 올리고 크게 소리쳤다.
고개를 끄덕이는 영주의 모습에서 역시나 낯선 느낌이 난다. 자금 압박이 그렇게 심한가?
또 하나 이상한 것은 영주의 곁에 선 호위기사다.
얼음 공주.
병사들 사이에서 그녀를 지칭하는 별명이다.
표정이 바뀌는 걸 거의 본 적이 없어서 병사들이 그녀의 별명을 지어 준 거였다.
그러나 오늘은 다르다.
힐끔힐끔 영주를 곁눈질로 훔쳐보는데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다.
재정 상태가 호위기사마저도 걱정스러워 할 만큼 좋지 않다는 얘긴가?
음…
영주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호위기사가 단순히 걱정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디올커 기사단장은 아직도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오우거에 맞아 정신을 잃고서 한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났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다.
직접 얼굴을 보니 회복하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긴 하다.
“본 영주가 자네들을 부른 것은 기사로 임명하기 위함이다.”
[…….]
영주의 갑작스러운 선언에 나를 비롯한 경기병대원들은 눈만 크게 떴다.
믿어지지 않는 얘기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갑자기?
깜짝 쇼?
그런 것 치고는 영주의 얼굴이 좀 별로다.
호위기사나 디올커 기사단장의 얼굴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어째서 저런 표정이지?
그런데 벡티드 마법사나 햄크스의 표정은 또 다르다.
즐거워하는 듯한 느낌이다.
“윌슨 중대장!”
“예! 영주님!”
“무릎을 꿇라!”
“예!”
명령을 내리니까 따른다는 느낌으로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영주가 디올커 기사단장에게서 검을 넘겨받더니 나의 머리에 얹는다.
“윌슨, 그대는 나 ‘아스트로 레이놀드’를 주군으로 인정하는가!”
“인정합니다.”
물어보니 일단 대답은 했다.
제길!
이럴 줄 알았으면 연습 좀 해두는 건데 말이다.
“영지를 위해서 검과 방패를 쥘 것을 맹세하는가!”
“맹세합니다.”
저기…
방패는 사용하지 않습니다만?
“약자를 보호하고 기사도를 숭상하며 정의를 위해 싸울 것을 맹세하는가!”
“맹세합니다.”
대답하긴 하는데, 기사도가 뭔지 모른다.
나중에 한 번 기사도라는 게 뭔지 살펴보긴 해야겠다. 뭔가 야매 느낌이긴 한데… 어쨌든 기사가 된 거니까 알아 두기는 해야겠다.
짝!
이런 개새…
하마터면 욕할 뻔했다.
잠시 딴생각하는데 따귀를 얻어맞는 바람에 울컥 화가 났다. 상대가 영주가 아니었더라면 벌써 주먹이 나갔을 일이다.
“윌슨, 그대를 기사에 봉하노라.”
“감사합니다. 영주님.”
공손히 고개를 숙여 대답했다.
영주가 근엄한 표정을 유지하는 것을 보고서야 감정이 섞이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싸대기 맞는 게 마지막 의식 같은 거였나 보다.
“윌슨 기사는 일어나시오.”
영주가 아닌 마법사 벡티드가 나의 이름을 부른다.
이 자식은 뭔데 나서는 거지?
어쨌든 일어나라니까 일어는 났다.
“윌슨 기사를 대표로 하여 나머지 병사들 또한 기사 서임식을 마친 것으로 하겠소.”
“…….”
뭐라 할 말이 없다.
이런 건 영주가 말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데 이 인간 은쟁반을 들고 서 있다.
나한테 선물로 주려는 건가?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금세 알게 되었다. 은쟁반 위에 몇 장의 서신이 있었으니까.
“영주님께서는 그대를 ‘시에트 기사단’의 단장으로 임명하셨소.”
“…감사합니다.”
오!
이게 뭔 일이래?
기사로 서임해 준 것만도 놀라운 일인데, 곧바로 기사단장?
이거 너무 고속승진 아닌가?
근데 시에트면…
익숙한 이름이었기에 호위기사에게 시선을 던졌다.
“…….”
호위기사가 순간 내 눈을 피한다.
그녀의 이름이 ‘시에트 레이놀드’였다.
참나…
너무 급조한 티 내는 거 아닌가?
“이건 ‘시에트 기사단’에 관련된 문서요.”
“감사합니다.”
벡티드가 내미는 서신을 받았다.
기사단을 증명하는 문서가 맞다. 레이놀드 남작의 직인이 찍혀 있었다.
“그리고 제국 전쟁에 참전해 주셔야겠소.”
“…네?”
임명장을 살펴보는데 벡디트가 한 장의 서신을 더 내밀었다.
황당한 얘기였기에 영주 앞에서 결례라는 걸 알면서도 당혹성을 흘리고 말았다.
그가 내민 또 한 장의 서신에는 제국의 황제를 의미하는 직인이 찍혀 있었다.
황당해서 디올커 기사단장에게 고개를 돌렸다.
“흠, 흠! 미안하게 되었네. 내 몸 상태가 이러하니…….”
나의 눈빛을 피하면서 당혹해 하는 디올커 기사단장.
이거 제대로 똥 밟았다.
그러니까 나와 병사들을 레이놀드 기사단 대신에 파병하겠다는 의미다.
이래서 ‘시에트 기사단’이라는 걸 급조해서 만들었다는 건가?
기분 참 별로다.
“대신에 제가 위로하는 차원에서 축제를 벌이기로 했소. 그러니 서운타 생각하지 말고, 부디 영주님의 명을 따라 주면 고맙겠소.”
입가에 미미한 미소를 지으면서 약 올리듯 말하는 벡티드.
와 나!
이거 제대로 카운터 펀치를 먹은 셈이다.
“장비 지급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레이놀드 영지의 기사는 장비를 스스로 해결하는 게 전통이잖소.”
벡티드가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뻔뻔스럽게 말한다.
“…….”
지치는 기분에 대답할 힘도 없다.
그러니까 제국 전쟁에 참가해서 그냥 죽어 버리라는 얘기네?
쓰바…
기사단장이 되었다는 게 어떤 의미인 줄 알게 되니, 아까 영주한테 뺨 맞은 것도 새삼 화가 나 버린다.
그런데 축제를 벌이겠다고?
아까 새벽에 동굴에서 음흉하게 지껄였던 게 이래서였던 것 같다.
금괴를 챙겨서 내일까지 튀려면 오늘 안으로 동굴의 금괴를 옮겨야 한다.
그러니까…
축제를 열어 병사들과 기사가 정신없는 틈을 타서 금괴를 옮기겠다는 속셈이었던 거냐?
열이 확 뻗치지만 발작할 때가 아니다.
“영주님.”
“말하라!”
“기사단장이 되면 면책권이 주어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사실입니까?”
“본 영주와 영지에 위해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면, 한 번에 한해서 면책의 특권을 가질 수 있지.”
영주가 무심한 얼굴로 대답한다.
진짜 이전의 영주와 다른 느낌이다.
아니…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해는 된다.
나보다는 디올커 단장을 보호하는 게 영지를 위해서는 올바른 선택일 거다.
비록 몸이 정상이 아니긴 해도 디올커 기사단장만큼 영지를 위해서 헌신한 사람도 드무니까.
그에 반해서 나는 아직 검증도 안 된 인물이다.
내가 토벌전에서 오우거를 해치운 게 오히려 독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영주의 입장에서는 신뢰하기 어려운 위험한 놈으로 보였을지 모른다.
그래!
어차피 떠날 거라면 멋지게 떠나자.
오히려 잘 된 것일 수도 있는 일이다.
이런 영주 밑에서 있다간 짜증나서 군 생활 못해 먹겠으니까. 퇴직금(?)도 넉넉하게 챙긴 바에야 아쉬울 것도 없다.
“면책특권을 지금 사용하고 싶습니다.”
말을 끝맺는 것과 동시에 내공을 이용해 그대로 주먹을 내질렀다.
벡티드의 안면에 꽂히는 주먹.
퍼걱!
진룡권법(眞龍拳法) 제 삼 초식 포월격(砲月擊).
직접적인 타격에 의한 파괴력보다는 내부를 진탕시키는 종류의 타격법이다.
벡티드의 머릿속은 주먹에 깃든 내공의 힘으로 곤죽이 되었을 터다.
이런 인간은 죽여야 한다.
계속 영주 옆에서 개 같은 짓을 할 테니까.
당한 게 억울해서라도 살려두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끄아아악!”
“……!”
어라?
근데 왜 영주가 쓰러지고 지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