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 군바리 73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275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73화
73화 끝나지 않는 전쟁(3)
프레하 제국의 기사단이 돌진하고 있었다.
내가 미친 듯이 웃는 이유가 프레하 제국 기사단의 꼬락서니 때문이다.
기사단이 커다란 기둥을 가운데 놓고서 사슬과 연결해 전력으로 질주해 오고 있다. 그들의 뒤로는 커다란 방패를 머리 위에 이고서 일단의 병사들이 따라온다.
그래서 웃는 거다.
침투시킨 프레하 제국의 기사가 문을 열지 못하니 답답해서 직접 나선 게 확실하다.
그것도 프레하 제국의 사령관이 직접 말이다.
어지간히 성격 급한 놈이다.
하기야…
우리가 기습했을 때에도 부하들에게 시키기보다는 직접 도발한 것을 보면 어떤 성격인지 짐작이 간다.
전략을 중요시하는 타입이 아니라, 직접적인 전투에서 부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타입의 인물이겠지.
“뭔데, 혼자 미친놈처럼 웃고 그러십니까?”
“이 자식은 꼭…….”
시안이 아래를 내려다보다 말고 내게 말을 건다.
하여간 말버릇 하나는 레이놀드 영지에서 리올트와 쌍벽을 이루는 놈답다.
“어? 저거 바보 아닙니까? 크큭! 크하하하핫!”
녀석이 그제야 프레하 제국의 기사단을 발견하곤 배꼽을 잡는다.
장벽에 대기하던 나머지 기사들은 우리를 얼떨떨한 얼굴로 쳐다본다.
시안과 달리, 다른 녀석들은 전방을 주시하느라 장벽 안쪽의 상황을 보지 않았으니까.
“힘내라아!”
“…….”
시안 녀석은 심지어 응원까지 해댄다.
“미친 거야?”
“야, 야! 가만히 지켜봐!”
녀석의 단짝이랄 수 있는 프레스카가 질색하며 소리쳤지만, 시안은 기대된다는 얼굴로 아래쪽을 살필 뿐이었다.
그러자 나머지 기사들도 호기심을 느끼고, 미친 듯이 달려오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단에 시선을 던진다.
마침내,
두두두두두!
콰아앙!
“우와악!”
“무언가로 꽉 막혀 있다!”
“미리 대비하고 있었어?”
아래에서 들려오는 당황한 음성.
기둥과 전투마를 연결했던 까닭에 놈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이건 기회다!
나는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손바닥을 내밀었다.
무려 프레하 제국군의 사령관이 죽여달라고 직접 찾아왔는데 예의는 지켜야겠지?
‘크로노스 아공간!’
후두두둑!
아예 화끈하게 이십여 개의 투석기 탄환을 쏟아 냈다.
“으와아아아악! 바위! 바위가 떨어진다!”
“피, 피하라!”
프레하 제국 기사들의 아우성.
그러나 나무 기둥(Battering ram)과 사슬로 묶인 탓에 놈들은 즉시 반응하지 못했다.
문을 파괴하지 못한 탓에 말과 함께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을 받은 게 틀림없다.
콰과과광!
이건 대박이다!
몇몇은 말을 버리고 몸을 피했으나, 가장 앞에 있던 기사들은 투석기 탄환을 피하지 못했다.
하얀 깃털로 장식된 투구를 쓴 기사가 투석기 탄환에 깔려 죽은 건 행운 중에 최고 행운이다.
“프레하 제국의 사령관이 죽었다! 나 윌슨의 손에 죽었다!”
단전에 힘을 주어 크게 소리쳤다.
일부러 이름을 크게 말했다.
음흉한 반데라스 자작이 나의 공을 가로채지 못하게 적과 아군에게 인식시키는 거였다.
이거 완전히 날로 먹는 건데?
손만 까딱거려서 적 사령관을 잡았네?
“코너!”
“네, 네! 월슨!”
“적 사령관을 해치웠다고 보고 올려! 내 이름 꼭 말하고!”
중간에 반데라스 자작이 장난질 치지 못하게 보험부터 들어놔야겠다.
긴급 상황이라 빨리 보고했다는데 반데라스 자작이 뭐라고 하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무늬만 공작 아들이지만, 어쨌거나 제국에서 둘 뿐인 공작가의 자식이 보고 했다는데 어쩔 거야?
“알겠어요!”
코너가 주먹만한 수정구를 꺼내는 모습을 보고서 씨익 웃었다.
좋아!
하는 김에 제대로 해준다!
적당히 병사들도 몰려 있겠다. 더 시간 끌 필요도 없다.
이곳은 부하들에게 맡겨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생긴다.
“시안!”
“네! 중대장님!”
“너한테 맡기겠다!”
“알겠습니다!”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채 장벽을 따라 걸으면서 투석기 탄환을 토해 냈다.
투두두두두!
“으아악!”
“올라가! 올라가라고!”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이 아래쪽에서 아우성을 쳐댄다.
학습 능력들이 꽝이다.
어제 그렇게 당하고도 같은 짓을 반복하는 걸 보면 말이다.
아니,
어쩌면 침투조의 기사들과 성문을 직접 공략하는 걸 해결법이라고 내놓은 것일 터다.
내가 문을 막지 않았더라면 위험할 뻔했던 것도 사실이긴 하다.
됐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중요한 건 현재까지 뱅크스 요새가 무리 없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이 전부 내 덕분이라는 점이다!
잠시 꼬인 듯했던 군 생활이 이런 식으로 풀리게 되는 건가?
이왕에 풀릴 거라면 오늘부터 풀리는 게 낫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모질게 구는 반데라스 자작을 돕는 거다.
왜 한국 속담에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라는 말이 있잖아?
반데라스 자작과 그가 이끄는 기사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건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는 일.
시즈 타워가 장벽에 도착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그럼에도 아직 전투가 이어진다는 것은,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싸워라! 위축되지 마라! 적 사령관이 죽었다! 힘을 내라!”
목이 터질까 걱정될 정도로 기사들을 독려하면서 싸우는 반데라스 자작.
보법까지 사용해 빠른 속도로 장벽 위를 달렸다.
때마침 장벽을 기어오르는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
달려가면서도 장벽 아래로 투석기 탄환을 쏟아 냈다.
“우와아아악!”
커다란 투석기 탄환을 받아 내면서 추락하는 프레하 제국의 병사.
투석기 탄환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무슨 광경을 연출했을지는 생각하기도 싫다.
차앙!
투석기 탄환을 전부 쏟아 내고서야 허리춤에서 헤로드 소드를 뽑았다.
이거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아군 기사는 잔뜩 지쳐 보이는 데 반해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은 다소 여유가 있어 보인다.
이유는 금방 드러났다.
시즈 타워 내부는 병사가 아닌 기사들이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뱅크스 요새의 기사들을 상대로 돌아가면서 싸워대고 있었다. 그러니 뱅크스 요새의 기사들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할 수밖에.
“적의 사령관을 없앤 이상, 우리가 승리한다! 싸워라!”
다시금 기사들을 독려하는 반데라스 자작.
“웃기지 마라! 앙부아즈 사령관 각하께선 쉽게 전사하실 분이 아니시다! 쳐라!”
붉은 깃털로 투구를 장식한 프레하 제국의 기사가 악에 받쳐 소리 지른다.
대략 10미터의 거리.
발을 내딛는 순간에 발바닥에 내공을 폭발시켰다.
터엉!
따갑게 느껴지는 바람을 맞아가면서 헤로드 소드의 검자루를 움켜쥐었다.
“허엇!”
부하들을 독려하던 프레하 제국의 기사단장이 눈을 크게 뜬다.
내가 날아오는 것을 이제야 발견한 것이다.
애초에 몸을 날린 것이 놈을 치기 위함이다.
방패를 들어 전면을 가리면서 눈을 번뜩이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단장.
방패에 옅은 푸른 기운이 맺히는 것으로 보아 상당한 실력자가 틀림없다.
놈의 자세를 확인한 나는 헤로드 소드를 머리 위에 치켜든 채로 상체를 젖혔다.
그러고는 비룡보법의 토룡출세(土龍出世)를 사용해 놈의 방패를 짓밟았다.
콰앙!
“우왁!”
폭발음과 함께 방패가 형편없이 우그러지면서 놈이 당혹성을 터트렸다.
순간적으로 가속해서 이동하는 만큼, 보법을 발휘할 때 생겨나는 충격은 무시할 수 없는 힘이 담겼다.
체중을 더해 빠르게 날아온 나를 방패 하나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부터가 넌센스다.
놈을 발로 차면서 생겨난 반발력을 이용해 급격히 방향을 바꿨다.
“어딜!”
충돌음을 듣고서 반응한 프레하 제국의 기사가 롱소드로 찌르려고 했다.
그러나 내가 먼저다.
머리 위에 치켜든 헤로드 소드를 잡아당겨 그대로 내질렀다.
쩌걱!
투구와 함께 머리통을 베었다.
볼 것도 없이 즉사(卽死)!
놈을 베면서 바닥에 착지해 신체의 균형을 회복하는 즉시 주저앉으면서 헤로드 소드를 뿌렸다.
나의 머리를 베려던 기사 놈의 복부를 갑옷 째 갈라놓고서 몸을 일으키면서 헤로드 소드를 쳐올렸다.
쯔각! 터엉!
턱을 가른 검날이 투구를 때리자, 핏물과 함께 투구가 날아갔다.
비명을 지를 시간조차 허용하지 않는 빠른 연계 공격.
프레하 제국 기사들이 밀집한 중앙에 떨어졌음에도 두려움 따윈 없다.
오히려 자유로움을 느낀다.
걸리적거릴 아군이 없으니까.
올려치면서 자연스레 상단세의 자세를 만들고 성큼 한 걸음 나아갔다.
“끼야압!”
기합성과 함께 마나 블레이드를 품은 롱소드로 내리쳐 오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
상체를 기울이면서 상대의 롱소드가 그려내는 궤적을 갈라내듯 사선 베기로 응수했다.
카앙!
롱소드와 나의 헤로드 소드가 엇갈려 마주치면서 시퍼런 불똥이 튄다.
발로 상대를 걷어차 거리를 벌리고 뒤로 물러나면서 몸을 반 회전했다.
뱅크스 요새의 기사와 맞서 싸우는 기사들의 등이 보인다. 망설이고 자시고 할 필요조차 없이 그대로 헤로드 소드를 수평으로 휘둘렀다.
콰가가가각!
“끄아아!”
“아악!”
두 놈이 사이좋게 허리가 갈려 푹 주저앉는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서 아군 기사가 목을 친다. 뒷발을 움직여 자세를 회복하고서, 또 다른 프레하 제국의 기사를 왼팔에 한칼 먹였다.
“커헉!”
답답한 신음과 함께 비틀대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
그러자 서너 개의 검이 비틀대는 기사의 몸에 틀어박혔다.
수거걱!
금속성이 뒤섞인 살벌한 절삭음과 함께 프레하 제국의 기사가 쓰러졌다.
평소 기사도를 외치면서 고리타분한 소리를 하던 기사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저 상대를 죽이고자 숨을 헐떡거리는 학살자만 있을 뿐이다.
“크아압!”
격한 기합성을 내지르면서 롱소드를 휘둘러 오는 상대를 발로 걷어찼다.
터엉!
놈의 갑옷이 발에 맞아 움푹하게 찌그러졌다.
“죽여어!”
동료가 발차기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모습을 본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이 동시에 나를 향해 롱소드를 내리쳐 온다.
헤로드 소드를 양손에 꽉 움켜쥐고서 내리꽂히는 롱소드를 모조리 걷어 냈다.
투다당!
상체를 틀면서 놈들을 갑옷과 함께 갈라놓았다.
갈라진 갑옷 사이로 핏물이 후루룩 흘러나온다. 그럼에도 놈들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금 싸우려 들었다.
하지만 놈들을 상대하기보다는 위기에 몰린 아군 기사들을 지원하러 몸을 날렸다.
반데라스 자작이 호위기사들과 힘겹게 버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걸리적거리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을 처리해 가면서 반데라스 자작이 싸우는 곳까지 접근했다.
“어딜 가려고!”
앞을 막아서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 살기등등한 눈으로 노려본다.
일일이 대꾸해 줄 필요성을 느낄 수 없다.
제법 짙은 푸른색의 마나 블레이드를 사용하는 놈이었다. 그러나 나의 상대는 아니다.
가슴을 노리고 찔러 오는 롱소드를 쳐냈다. 공격이 실패하기 무섭게 곧바로 방패를 앞세워 달려든다.
물러날 수 없는 상황.
검을 휘두르던 자세 그대로 상체를 기울여 상대의 방패를 어깨로 들이받았다.
“큭!”
나직한 신음과 함께 상대의 방패에 깃들었던 푸른빛이 흔들린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밀려나는 놈을 헤로드 소드로 올려쳤다.
츠각!
방패와 함께 놈의 갑옷까지 단번에 베었다.
고통에 물든 눈을 크게 뜨는 프레하 제국 기사의 목을 쳐냈다.
투구와 함께 둥실 떠오른 머리 아래로 핏물이 분수처럼 터져 나왔다.
그제야 나는 반데라스 자작이 겨우겨우 공격을 막아 내는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야압!”
일부러 기합성을 크게 내질렀다.
반데라스 자작을 상대하는 기사가 결정적인 공격을 할 수 없게 위기감을 심어 준 것이다.
그러고는 힘차게 달려 나갔다.
파바밧!
“애송이! 까불지 마라!”
반데라스 자작을 상대하던 기사가 몸을 돌려 버럭 고함을 지른다.
놈의 투구가 붉은 깃털로 장식되어 있었다.
기사단장이라는 의미다.
반데라스 자작이 호위 기사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힘겹게 싸웠어야 했을 정도의 실력자.
그런 인물이 짙푸른 마나 블레이드를 롱소드에 덧씌운 채 잡아먹을 듯한 눈으로 나를 노려본다.
나 역시 상대를 노려보면서 천천히 헤로드 소드를 들어 올렸다.
“싫은데?”
도발은 짧고 강렬하게 해주는 게 제 맛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