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 군바리 67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271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67화
67화 뱅크스 요새의 혈전(3)
보법을 발휘해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난장판으로 변한 장소로 돌진했다.
“어엇! 저, 적이다!”
휴스턴 가문의 문양을 가슴에 새긴 기사 중의 하나가 나를 발견하곤 크게 소리쳤다.
단순히 소리치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롱소드를 휘둘러 왔다.
그러나 저런 단순한 공격에 당할 내가 아니다. 머리 위로 치켜든 헤로드 소드를 일직선으로 내리그었다.
콰앙!
“아욱!”
강한 충격에 비명을 지르는 휴스턴 가문의 기사를 발로 걷어찼다.
터엉!
드럼통이 울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휴스턴 가문의 기사가 밀려나 다른 기사들과 함께 나뒹굴었다.
기사들이 밀려나자 휴스턴 백작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화려한 형태의 흰색 깃털로 투구를 장식한 인물. 내가 목표로 한 휴스턴 백작이 틀림없다.
오른손에 롱소드를 쥐고 다른 손에는 버클러(Buckler : 직경 30Cm 미만의 원형 방패)를 들고 있었다.
“기사란 놈이 병사들을 기습해 침투하다니! 비열한 놈!”
휴스턴 백작이 달려들면서 고함을 질렀다.
역시나 죽이기로 마음먹길 잘한 듯싶다. 이렇게 덜떨어진 인간이 사령관으로 앉아 있으면 여러 사람 피곤해지겠다.
적의 사령관을 죽일 수 있다면 사기를 떨어뜨리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기습이건 뭐건 결과만 좋으면 그만이다. 비겁이고 나발이고 그게 뭐가 중요해?
“하아앗!”
기합성을 내지르고 휴스턴 백작에게 마주 달려들면서 단전의 마나를 최대로 끌어올렸다.
츠즈증!
헤로드 소드 내부를 가득 채웠던 검기가 내공의 과도한 주입을 견디지 못하고 검날 밖으로 밀려 나왔다.
여기 기사들이 흔히 말하는 마나 블레이드(Mana Blade).
상대의 두꺼운 갑옷 때문에 찌르기 위주의 공격을 할 수밖에 없었던 답답함을 해결하는 유일한 수단.
마나 블레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갑옷을 입은 상대에게도 베기 공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
거기에 더해,
이곳 세상의 기사들이 만드는 마나 블레이드와 나의 검기는 밀도부터 다르다.
체계적인 내공의 운용법을 바탕으로 생성된 고급 수준의 검기다. 되는 대로 검에 욱여넣은 원시적 형태의 마나 블레이드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말이다.
“가라!”
핏발 선 눈으로 기합성을 지르면서 롱소드를 휘둘러 오는 휴스턴 백작.
싸우다 말고 가라니?
웃기는 인간이다.
휴스턴 백작의 롱소드를 노리고 나 역시 헤로드 소드를 마주 날렸다.
카앙!
마나의 파편이 흩날리면서 금속성 타격음이 크게 일어났다.
“빌어먹을 자식! 이런 실력으로 비열하게 기습이라니! 추잡하구나! 이야앗!”
투구 안의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리면서 재차 베기 공격을 감행하는 휴스턴 백작.
나는 머리 위로 헤로드 소드를 들었다가 있는 힘껏 내리쳤다.
진룡검법의 제 일 초식 단천(斷天).
그러나 이곳의 기사들은 단순한 내려치기 정도로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투캉!
“우웃!”
휴스턴 백작의 얼굴에 고통스러운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양손으로 내려친 힘을 한 손으로 감당하겠다는 발상부터가 잘못되었다는 자각이 없는 듯 보인다.
검을 내려친 힘을 유지하면서 상체를 앞으로 기울였다. 몸통 박치기를 감행할 생각이었다.
그러자 백작이 공격을 눈치 채고서 방패로 가슴을 가린다.
텅!
“쿨럭! 커헉!”
휴스턴 백작이 기침과 함께 피를 토해 냈다.
단순한 숄더 차징(Shoulder charging : 몸통 박치기) 정도로 생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엄연히 철산고라는 이름의 무술이다. 방패가 우그러질 정도로 강력한 타격에 휴스턴 백작이 비틀거린다.
“타하!”
상체를 회전시키면서 바닥을 향했던 헤로드 소드를 그대로 올려 베었다.
투가각!
검기를 잔뜩 머금은 검날이 휴스턴 백작의 옆구리에서부터 반대쪽 어깨까지 깔끔하게 훑고 치솟았다.
나는 곧바로 상체를 반대쪽으로 틀면서 헤로드 소드를 수평으로 그었다.
스걱!
“크윽! 그륵! 그르륵!”
눈을 껌뻑거리면서 롱소드를 떨구고 목을 움켜쥐는 휴스턴 백작.
그러나 벌어진 상처를 틀어막는다고 해서 상처가 아물 리가 없다. 손가락 사이로 검붉은 핏물이 꿀럭이면서 흘러나온다.
이건 확실한 사망이다.
재빨리 반데라스 자작을 살폈다.
일부러 거리를 벌리고 있던 그와 눈을 맞췄다.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반데라스 자작의 눈에 의아한 빛이 스치고 지나간다.
당연한 일이다.
현재의 나는 프레하 제국 기사의 갑옷을 입은 상태니까.
“뱅크스 요새의 사령관이 죽…….”
프레하 제국의 기사 하나가 희열에 가득한 음성으로 소리치려는 것을 듣는 즉시 몸을 날렸다.
기쁨의 함성을 지르려는 기사의 가슴을 노리고 그대로 헤로드 소드를 쑤셔 박았다.
퍼걱!
“어, 어째서…….”
눈을 크게 뜨면서 억울한 표정을 짓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
그것은 다른 기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프레하 제국의 기사나 엘튼 제국의 기사나 돌발적인 나의 행동에 어안이벙벙한 표정이다.
아! 쓰바!
꼬였다.
휴스턴 백작이 죽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아군의 사기가 꺾일까 두려워 본능적으로 움직였던 게 사고가 난 거다.
어떡하지?
에이 씨앙!
될 대로 되라지!
“크워어어어!”
나는 괴성을 지르면서 프레하 제국의 기사를 공격했다.
스각!
변변한 저항도 못 하고 목이 잘려나가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
아마도 아군이라 믿었던 내가 공격하자 어찌 대항해야 하는지 판단을 내리지 못한 게 틀림없다.
“미, 미쳤어!”
“눈빛이 이상해! 피, 피해!”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이 질린 얼굴로 주춤거렸다.
다른 곳에서는 격렬한 전투가 한창이었으나, 내가 있는 이곳은 공황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것 봐라?
내 연기가 그렇게 먹어 준단 말이지?
그렇다면……
“크헤! 푸하하하! 크워어억!”
미친 듯이 웃으면서 프레하 제국의 기사에게 돌진했다.
“버, 버서커(Berserker)!”
기사들이 주춤주춤 뒤로 물러난다.
이거 효과 좋은데?
“크와아아악!”
더욱 미친놈처럼 괴성을 질렀다.
어차피 프레하 제국의 투구는 안면 덮개(Lower bevor)가 있어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다.
차라리 잘 됐다.
계속 괴성을 지르면서 프레하 제국의 기사만 집요하게 노렸다.
“저,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
스각!
동료애는 가상하나 가차 없이 투구째 머리를 날렸다.
“할 수 없다! 놈부터 처리한다! 나머지는 엘튼의 기사를 공격하라!”
투구에 붉은 깃털을 장식한 기사가 크게 소리치고는 내게 덤벼든다.
“크와악!”
나는 금방이라도 덤벼들 듯 위협적으로 괴성을 질렀다.
그러고는 곧바로 몸을 돌려 시즈 타워로 돌진했다. 반데라스 자작이 휴스턴 백작의 투구를 벗겨서 쓰는 걸 봤기 때문이다.
이러면 휴스턴 백작은 죽은 게 아니게 되는 셈.
멀리 떨어진 곳의 사람들은 투구에 장식된 하얀 깃털로 사령관의 생존 유무를 판단하니까.
이렇게 된 마당에 내가 미쳤다고 계속 싸워?
나머지는 알아서 처리하세요. 반데라스 자작!
“거기 서… 에잇! 저놈은 놔둬라! 프레하의 기사들이여, 엘튼 제국의 기사들을 죽여라!”
뒤에서 프레하 제국의 기사단장이 금세 포기한다.
그 덕분에 나는 시즈 타워 안에 뛰어들어 마구 난도질을 해댔다.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이 맥없이 썰려 나갔다.
이렇게 될 걸 알면서도 프레하 제국의 기사단장은 나를 놔주었다는 거다.
생각보다 잔인한 놈이다.
아니, 어쩌면 이게 옳은 판단이겠다.
소드 익스퍼트의 기사라도 수많은 병사를 상대로 무한정 싸울 수는 없을 테니까.
“우와악! 왜, 왜 이러십니까!”
“기사니임!”
병사들의 애원을 무시하고 헤로드 소드를 무자비하게 휘둘렀다.
검기를 담은 날카로운 헤로드 소드 앞에 병사들이 무력하게 쓰러진다.
투칵!
일부러 시즈 타워의 기둥에도 칼질해댔다.
왜?
미친놈처럼 보였으면 끝까지 연기해야 하니까.
“크아악!”
병사 하나가 팔뚝째 썰려 나가자 비명을 지른다.
고통의 순간을 줄여 주려고 간단하게 목을 끊어 주었다.
그제야 시즈 타워 내부에 존재했던 병사들을 도륙하고 사다리를 타고 내려갈 수 있었다.
정상인 코스프레를 하면서 말이다.
“기사님! 어떻게 된 것입니까?”
막 사다리에 손을 대려던 병사가 의아한 얼굴로 날 올려다본다.
“적의 습격이 있었다. 잠시 대기하라!”
나는 정상인 코스프레를 유지하면서 프레하 제국의 병사에게 명령했다.
뒷받침할 병사의 지원을 끊어서 장벽에 올라선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이 곤란을 겪게 하려는 의도다.
“예! 옛!”
병사가 영문도 모른 채 고개를 끄덕였다.
병사를 도륙하면서 일부러 시체를 계단 쪽으로 마구 밀어 넣은 탓에, 내가 범인이라는 것을 모를 것이다.
동료의 몸이 마구 절단되어 쏟아져 내렸으니, 사다리를 오르려 한 것만으로도 칭찬할 만하다.
대단한 용기니까.
“내려가서 사령관님께 보고를 올려야겠다! 길을 터라!”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병사들에게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아래쪽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피 칠갑을 한 나를 보고는 분분히 길을 터주었다.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했을 게 틀림없다.
시즈 타워를 빠져나온 나는 순간 멍해졌다.
사방이 전부 프레하 제국의 병사로 그득하다.
“올라가! 올라가라구!”
“궁수들은 뭘 하고 자빠진 거야! 엄호를 해줘야 사다릴 타고 올라갈 거 아냐!”
촤아악!
“으아아아! 끓는 기름이야! 피해!”
“염병할 거! 나는 시즈 타워로 갈 테야! 저건 그냥 뒈지라는 거잖아!”
“성문 쪽은 어떻게 됐어! 개새끼들! 더럽게 느그적대고 있네!”
사방에서 함성과 비명, 그리고 욕설이 난무하다.
‘성문’이라는 말에 고개가 돌아갔다.
“염병!”
절로 욕설이 나온다.
두툼한 지붕으로 보호되는 캣(Cat : 공성 병기)이 장벽의 거대한 문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캣 안에는 가로로 뾰족하게 깎은 나무 기둥이 천장에 매달려 있다.
뾰족하게 깎은 기둥의 끝은 금속이다. 저런 걸로 장벽의 문을 공격한다면 얼마나 버틸지 가늠할 수가 없다.
제길!
그렇다고 공격할 수도 없다.
무려 2만이나 되는 프레하 제국의 병력이다.
나 혼자 모조리 상대할 것이 아니라면 캣을 공격한다는 건 무의미하다.
까딱하다간 병사들에게 둘러싸여 내공과 체력이 고갈될 때까지 싸우다가 쓰러질 게 뻔하다.
일단은 복귀가 우선이다.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을 지나쳐 야산으로 돌진했다.
기사의 갑옷을 입고 있어선지 앞을 막아서는 병사는 없었다. 오히려 길을 비켜 주기까지 하고 있으니, 고마운 노릇이다.
프라하 제국군이 정면으로 대결을 펼치는 이상, 복귀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전장에서 벗어나 야산으로 내달렸다.
‘크로노스 해제!’
투두두두둑!
나의 몸을 감싼 갑옷이 지워지듯 사라졌다.
갑옷이 사라진 뒤에는 평범한 일반 병사의 군복이다.
헤로드 소드를 검집에 넣고서 뱅크스 요새의 장벽을 따라 이동했다.
달리던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장벽에 몸을 날렸다.
장벽을 구성하는 커다란 벽돌이 맞물리는 지점을 발판 삼아 위로 솟구쳤다.
“저, 적…….”
“아군이다! 안심해, 실수로 굴러떨어졌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를 서는 병사에게 대답해 주었다.
“띨빡한 새끼야! 놀랐잖아!”
병사가 자신의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버럭 고함을 지른다.
어째 너무 쉽게 인정해 주는 느낌이지만 상관없다.
오히려 멍청해서 다행인 상황이니까.
내 부하 놈이 이렇게 띨띨했다면 바로 정신 교육에 들어갔을 일.
그러나 내 부하가 아니니까 패쓰!
“복귀합니다!”
“정신 똑바로 차려, 인마!”
병사가 욕하는 걸 뒤로하고 병사들이 버글거리는 곳으로 향했다.
벌써 장벽 위에 올라선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이 아군을 공격하는 모습까지 눈에 들어온다.
우왕좌왕하는 병사들을 지나쳐 헤로드 소드를 뽑았다.
‘크로노스 아공간!’
평소 입었던 갑옷을 꺼내자 순식간에 내 몸을 감싸며 장착된다.
과연 리치 녀석이 만든 물건다운 반응 속도다.
병사들 사이에 파묻혔다가 몸을 드러내는 순간에, 이미 갑옷의 착용은 모두 끝난 상태였다.
“엘튼 제국 놈들아! 덤벼라!”
“그래.”
호기롭게 소리치는 프레하 제국 병사의 가슴에 헤로드 소드를 꽂으면서 대답했다.
“기사는 좀… 커헉!”
녀석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진다.
“물러나지 마라! 적을 장벽 밖으로 밀어내라!”
근처에서 난동을 부리는 프레하 제국의 병사를 학살하며 크게 소리쳤다.
병사들 너머로 시에트 기사단이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과 난전을 벌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당장은 지원해 줄 수가 없다.
구웅…… 구웅……
은은하게 장벽을 울리는 진동.
장벽의 문이 공격당하고 있다는 증거다.
“비켜! 비키란 말이다!”
마음이 급해졌다.
앞을 가로막는 아군 병사를 밀치면서 전진했다.
사력을 다해 싸우는 아군 병사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었지만, 장벽의 문이 뚫리면 피곤해진다.
진짜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장벽 위는 난리다.
그나마 아군 지휘관들이 혼란을 막아주고 있어서 다행이다. 어째서 공격하는 측이 방어하는 측보다 더 많은 숫자가 필요한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지휘관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전투 현장에서 이렇게나 차이가 나버리니까 말이다.
“후우, 훅!”
목표 지점에 도착하니, 이제야 숨이 가빠진다.
정말 숨 쉴 틈 없이 뛰어다닌 것 같다.
“바위를 던져! 던지라고!”
“기름 끓는 기름을 가져와!”
이곳의 아군 병사도 정신없이 고함을 지르고 있다.
하지만 내가 왔다!
기대하라 병사들이여!
장벽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성문을 두들겨 대는 캣을 향해 손바닥을 겨눴다.
투둥! 퉁!
날아오는 화살 따위 명품 갑옷의 성능을 믿는다.
지난번에 훔쳐 온 트레뷔셰의 탄환을 돌려줄 시간이다.
슈우우우……
약간의 내공을 빼앗아가면서 거대란 바위가 나의 손에서 생성되어 밑으로 떨어진다.
콰앙!
“썩을!”
욕 나온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