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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남녀 57화

무료소설 이계남녀: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2,13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계남녀 57화

057 모레스 성(4)

 

 

 

 

 

“투석기와 6클래스 마법의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레스 성안 한쪽에 있는 작은 건물의 창문으로 정문 쪽을 엿보던 자가 뒤를 돌아보며 이야기하자 의자에 앉아 있던 베트란이 일어서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가? 그럼 공주가 마법진에 도착했겠군. 흐음, 적들의 갑옷을 입을 수 있었다면 기습이 더 효과적이었겠지만…….”

 

“그러나 적들의 갑옷에 있는 빛의 신의 문장이 우리와 상극입니다.”

 

“그렇지. 게다가 우리가 검은 갑옷을 입고 있다면 갑옷을 보고 피아를 구분하기 좋지 않은가? 모두 준비되었겠지?”

 

베트란의 입에서 낮은 목소리가 나오자 그를 둘러싸고 있는 검은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며 투구를 쓴다.

 

그것을 본 베트란도 투구를 쓰며 다시 입을 열었다.

 

“공주와 이번 작전에 대해서는 다들 제대로 숙지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나누어준 포션은 너희들이 사용하라고 준 게 아니다. 공주를 발견하면 도망치지 못하게 다리를 자른 후 그 상처에 붓기 위한 것이다. 명심하라.”

 

그의 주위에서 흉흉한 눈빛을 띠고 있는 기사들은 음침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주를 잡는 자에게는 내가 특별히 상을 내리겠다. 시작해!”

 

베트란을 따르는 기사들은 건물의 뒷문을 열고 골목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목표는 텔레포트 마법진. 그곳에 도착할 공주와 마법사들을 잡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다.

 

갑작스러운 동맹군 기사들의 출현으로 마법진 주위를 경계하고 있던 기사들과 병사들이 당황하며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으나 이미 많은 수의 병사들이 쓰러지고 있다.

 

“기습이다!”

 

“막아라!”

 

동맹군의 기사 일부는 7구역에서 외부로 통하는 작은 성문을 향해 달려갔고 성문이 소란스러워지자 7구역의 성문 근처에서 숨어 있던 동맹군의 병사들이 일제히 쏟아져 나왔다.

 

 

 

 

 

아이네스 공주와 고위 마법사들을 성안으로 보내는 것에 성공하여 미소를 짓던 미라크네 지원군의 총지휘관인 에란 후작은 갑자기 거세어진 동맹군의 공격에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대체 무슨 일이냐?”

 

“적들이 반격하기 시작합니다.”

 

“이해를 못 하겠군. 마법진을 폐쇄하고 물러나라. 이제 이 지역은 필요 없다.”

 

뒤로 물러나고 있는 병사들을 보며 말을 돌리려는데 옆에서 부관이 소리친다.

 

“후작님, 저기…….”

 

부관의 손끝을 따라가던 후작의 눈에 성을 노리는 수많은 투석기가 보였고 모레스 성 정면에 작렬하는 마법들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성문을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동맹군의 병사들도 보였다.

 

“적들의 공격이 시작된 것인가? 그럼 우리는 적의 옆을 위협하여 적의 기세를 죽인다.”

 

“후작님, 그게 아니라…….”

 

“뭔가? 이제 조금만 더 시간을 끌면 성에 들어간 마법사들이 마법진을 이용해 적들을 제압할 것이다. 그때 같이 협공하여 몰아내면 된다.”

 

“성의 다른 쪽에서 연기가 납니다.”

 

부관의 심상치 않은 얼굴을 본 에란 후작은 모레스 성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다.

 

거대한 성문이 있는 전면에는 작렬한 적의 마법에 의해 불이 붙은 곳이 있었고 투석의 공격을 받은 여러 곳에서도 연기가 생기고 있다. 그리고 정문에서 좀 떨어진 곳에도 연기가 솟아오른다.

 

“그런데 저곳은… 설마?”

 

“그렇습니다. 저곳은 틀림없이 공주님과 다른 마법사들이 텔레포트를 한 7구역입니다.”

 

에란 후작의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엉키어 돌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적들의 목적이 마법사들이었단 말인가?”

 

“믿기 어려우나 지금 상황으로서는…….”

 

얼굴이 굳어진 에란 후작의 눈이 가늘어졌다. 지금까지 그들이 해온 모든 것이 적들이 원하는 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후작은 다시 마법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대응 마법진은 어떻게 되었느냐?”

 

“마법진은 이미 해체를 하였고 그 지역은 지금 동맹군들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이런… 루스팅 백작과 템디나 자작은 즉시 그 지역을 탈환하고 마법진을 준비하시오. 다른 사람들은 나와 함께 적들을 공격하겠소. 어떻게든 모레스 성의 부담을 줄여 마법사들을 구출할 수 있는 여력을 줘야 하오.”

 

“예!”

 

지원군의 지휘관들은 즉시 그들이 책임지고 있는 부대를 향해 말을 달렸다.

 

“늦지 않아야 할 터인데…….”

 

연기가 피어오르는 7구역을 보는 에란 후작의 눈에 우울한 눈빛으로 여린 아이네스 공주의 안전을 거듭 당부하던 라에뮤 3세의 얼굴이 떠올랐고 후작의 입에서는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으음, 절대로 그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전하를 어찌 뵈라고…….”

 

 

 

 

 

9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진 성의 한쪽에서 성문이 열리며 불타오르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적의 집중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정신없이 지휘를 하던 케이브 후작은 부하의 보고에 경악했다.

 

“무엇이라? 텔레포트 마법진이 있는 구역에 적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7구역 쪽으로 고개를 돌린 케이브 후작은 그곳에서 피어오르고 있는 연기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옆에 서 있는 그의 아내인 뉴파냐 공주의 놀란 얼굴도 볼 수 있었다.

 

“아이네스 공주님도 텔레포트를 해왔나?”

 

“예, 그렇습니다.”

 

“이놈들 대체!”

 

케이브 후작은 황당함에 잠시 머리가 멍해지는 듯했다. 점령할 성도 아닌 성을 공격한 것부터 이상하더니 이젠 마법사들을 노린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적의 행동이었다.

 

“상황은 어떤가?”

 

“이미 텔레포트의 안전을 위해서 경계를 하고 있던 경비대가 기습으로 인해 거의 반 정도 전사했습니다. 그리고 공격과 동시에 시작된 방화로 출동한 병력이 진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단순히 7구역을 점령당한 것이라면 문제가 안 된다. 그곳을 봉쇄하고 옆의 구역과 내성에서 공격을 하면 된다. 하지만 지금은 성의 방어를 지원하기 위해서 아이네스 공주와 마법사들이 이동을 해왔기에 그들을 꼭 구출해야 했다.

 

“젠장! 양동작전이었나? 대기 중인 전대는……?”

 

“예, 5전대와 8전대가 대기 중입니다.”

 

“5전대를 7구역으로 출동을 시키고 8전대를 비상대기 상태로 전환시켜.”

 

“알겠습니다.”

 

명령을 받고 출동한 5전대가 7구역을 향해 달려갔으나 앞을 막는 동맹군의 병사들에게 막혀 더 이상 나가지 못하고 있다.

 

“모두들 힘을 내라! 이놈들을 척살하고 7구역을 회복한다.”

 

지휘를 하고 있는 기사의 목은 터져라 울렸으나 앞을 막는 자들도 필사적으로 달려들고 있었다.

 

“이곳을 사수하지 못하면 살아 돌아갈 생각을 버려라.”

 

검은 갑옷으로 몸을 두른 기사가 질세라 큰소리로 외치자 양 진영은 더욱 극심하게 충돌을 하고 있다.

 

창을 휘두르는 병사들과 그 사이에서 격돌하고 있는 기사들은 한 편의 아수라장을 연출하고 있다.

 

“제길, 어떻게 해서든 마법사들을 구출하지 못한다면 모레스 성은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다.”

 

연합군의 기사의 처절한 음성이 메아리치며 검을 휘두르고 있고 동맹군 뒤쪽에 있는 시가지에서 불길이 오르고 있다.

 

기사는 불에 타는 건물들을 보며 뒤를 보고 다시 말했다.

 

“예상보다도 상황이 심각하다. 본부에 알려라.”

 

그의 얼굴을 본 장교가 고개를 끄덕이고서 케이브 후작이 있는 정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베트란이 이끄는 소드 익스퍼트들은 앞을 막아서는 미라크네 병사들을 베며 7구역의 시가지를 질주하고 있었다.

 

“너희들은 다른 것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오직 공주를 잡으면 된다. 공주가 죽지만 않으면 된다는 것을 기억하라.”

 

베트란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들은 마법사들이 피한 방향으로 달려가며 모든 집을 뒤지고 있었고 조사한 집은 불에 태웠다.

 

불완전한 6클래스의 마법사 공주가 그들의 목표였다. 그녀의 얼굴은 그림으로 눈에 익혔다. 누가 붓을 준다면 그릴 수도 있을 정도다.

 

그들의 방화로 7구역의 시가지는 이미 반 이상 불에 타오르고 있다.

 

 

 

 

 

헉, 헉, 헉.

 

달리는 걸음에 맞춰 심장이 고동치고 있다. 그에 따라 심장을 둘러싼 마나도 흔들린다.

 

아이네스는 두려웠다.

 

조금 전 텔레포트 지역을 확보하기 위한 전투가 부른 희생자들의 모습도 무혼의 눈으로 보던 것과 달랐다. 무혼의 눈으로 볼 때는 피 냄새와 함께 오는 죽음의 냄새도 없었고 중원에는 둔기에 맞아 처참하게 으깨어져 죽은 시체도 없었다.

 

그리고 텔레포트에 성공하고 눈앞에 주위가 보였을 때,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검을 든 모레스 성의 기사들과 자신들을 잡기 위해 돌진하는 동맹군 기사들의 싸움은 아이네스에게 잠겨 있던 기억과 느낌을 다시 불러오고 있었다.

 

간혹 자신을 노려보는 검은 기사에서 풍겨오는 살기가 자신의 몸을 옭아매자 볼리에노 산에서 경험했던 기절할 것 같은 공포감이 공주의 전신을 휘감기 시작했고 이제까지 수만 번을 떠올렸던 마법 수식들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고 있었다. 그저 자신의 눈앞에서 팔이 날아다니고 머리가 구르는 모습을 멍하게 보고만 있다.

 

‘그래, 기억나. 피로 젖은 풍경보다 더욱 공포스러운 것… 무혼 경의 눈을 통해 봤을 때는 느낄 수 없던 것. 살기…….’

 

무엇인가 빠진 듯한 느낌의 정체를 알아차린 아이네스의 몸이 굳어가고 있었다.

 

‘이게 전쟁터야… 편안한 죽음이 아닌 살육과 광란의 아수라장에서 펼쳐지는 원치 않는 죽음이 가득하고 몸을 죄는 살기가 가득 찬…….’

 

눈을 떨며 앞만 바라보고 있는 아이네스의 팔을 누군가가 잡았고 문득 정신을 차린 아이네스는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아악.”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없습니다. 이곳에서 피하셔야 합니다.”

 

놀라서 크게 뜬 아이네스의 눈에 보인 것은 모레스 성의 기사였다. 갑옷에는 피칠이 된 듯 검붉은 색이 흐르고 있고 손에 든 롱소드에는 피가 흘러내렸다. 어쩐지 퀭해 보이는 그의 눈에는 미안함이 가득히 있었다.

 

“공주님?”

 

“아, 아니에요. 죄송해요.”

 

“빨리 피하셔야 합니다.”

 

아이네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멍하게 있음으로 더 많은 미라크네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잘 움직여지지 않았지만 억지로 움직였고 곧 기사가 이끄는 대로 다른 마법사들과 함께 정신없이 달렸다.

 

주위에서 터지는 마법들 그리고 자신의 주위에 굴러다니는 시체들 중에 아이네스의 눈길을 잡는 것이 있다.

 

마법사의 시체, 미라크네의 전투마법사의 복장을 하고 있는 그는 목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왼손에 마법 지팡이만 꼭 쥐고 있었다.

 

‘아바마마…….’

 

자신이 참전하겠다고 했을 때 왜 그런 얼굴로 보셨는지 이제는 이해할 수 있었다. 젊은 날, 역대 미라크네의 왕들 중 가장 많이 참전한 왕으로서 누구 못지않게 전쟁터를 잘 아는 라에뮤 3세는 이러한 장면을 예상했을 것이다.

 

문득 앞에서 기사가 멈춘다.

 

의아한 얼굴로 보고 있으니 자신을 이끈 기사가 처연한 눈빛으로 고개를 숙인다.

 

“이제 이들을 따라가십시오.”

 

그 옆에는 눈앞의 기사와 같은 갑옷을 입고 있는 다른 기사들이 기다리고 있다.

 

“당신들은요?”

 

“누군가가 저들을 막아야 합니다.”

 

놀란 아이네스가 새로운 기사들을 보았지만, 그들은 굳은 얼굴로 공허하게 하늘을 보고 있었다. 아마도 서로 잘 아는 사이일 것이다. 그리고 친할 것이다. 그들의 떨리는 눈빛이 그것을 잘 말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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