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 군바리 96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69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96화
96화 어째서?(5)
농축된 살기.
질식해 버릴 것만 같은 악의(惡意)가 상대를 향해 퍼부어졌다.
사방에서 푸른빛의 마나 블레이드를 덧씌운 병기로 상대의 몸을 부수려 악다구니를 쓴다.
핏발 선 눈으로 난리를 피워대는 기사들의 중심에 선 두 인물.
“주둥이가 제법 매섭더군. 어디 실력도 그런지 볼까?”
오를레앙 대공은 화려하기 짝이 없는 클레이모어를 한 손으로 쥐고서 으스스하게 웃었다.
‘이 놈만 해치우면 놈들은 지리멸렬하고 말겠지.’
속으로 계산을 해대면서 클레이모어에 마나를 주입했다.
파층!
널따란 검날의 표면을 하얗게 물들이면서 생겨나는 오러 블레이드.
지긋지긋한 야습과 꼼수에 시달리던 그였다.
눈앞의 듀카스 백작만 해치운다면 엘튼 제국군의 사기가 급속도로 저하될 것이다.
물론 자신이 당하면 부하들의 사기가 크게 꺾여 나갈 것은 당연한 노릇.
하지만 그것은 전쟁을 책임지는 총사령관으로서 감수해야 할 숙명이었다.
총사령관과 총사령관이 직접 대결을 벌이는 건 상당히 희귀한 일.
그 이유는 두 어깨에 짊어진 책임 때문이다.
괜히 나섰다가 패하기라도 하면 전쟁에 승리하더라도 어려운 전투를 치러야 할 터.
총사령관의 자리에 오른 인물들은, 그래서 상대 총사령관과 직접적인 맞대결을 피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오를레앙 대공은 오히려 지금의 상황이 반갑기만 했다.
잦은 야습으로 병사들이 불안한 밤을 보내야 했고, 본국에서 보내기로 한 원군이 늦어지는 중이다.
이번 기회에 듀카스 백작의 목을 칠 수만 있다면, 좀 더 손쉽게 전투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거로 믿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히 보이는군. 네 목을 황제 폐하께 바쳐 개먹이로 주라고 말씀드릴 테니, 헛꿈 꾸지 말도록!”
상대를 존중할 가치를 잃어버린 듀카스 백작의 도발은 신랄했다.
츠즈증!
그의 손에 쥔 롱소드에서도 오를레앙 대공과 마찬가지로 오러 블레이드가 맺혔다.
아울러 그의 방패에도 흐릿하게 하얀 빛이 생겨났다.
“그 입! 확실하게 찢어 놓겠다!”
“마음대로!”
오를레앙 대공이 분노해 소리쳤으나, 듀카스 백작은 담담하게 응수하면서 전투마의 배를 걷어찼다.
“죽어라!”
오를레앙 대공이 머리 위에서 클레이모어를 한 바퀴 회전하면서 그대로 내리쳤다.
듀카스 백작이 방패를 비스듬히 들어 막아 내자, 오러 블레이드를 품은 클레이모어가 허무하게 미끄러졌다.
투캉!
“차압!”
상대의 균형이 무너진 틈을 타고서 듀카스 백작이 기합성과 함께 롱소드를 힘껏 내질렀다.
피윳!
파공성을 일으킬 정도의 빠른 찌르기.
“어딜!”
그러나 오를레앙 대공은 흔들린 자세를 회복하는 동시에 클레이모어를 들어 롱소드를 쳐냈다.
파캉!
오러 블레이드가 깃든 클레이모어와 롱소드가 부닥치면서, 날카롭고 파괴적인 기운을 담은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두 사람이 맞붙은 장소에는 그래서 기사들이 존재하지 않았다. 괜히 얼쩡거리다가 소드 마스터들의 싸움에 휘말려 횡액을 당할 수도 있었으니까.
카강! 콰앙! 콰과광!
무인지경으로 오러 블레이드가 깃든 병기를 맞부닥치는 오를레앙 대공과 듀카스 백작.
방패와 롱소드를 사용하는 듀카스 백작의 정교한 검술에 오를레앙 대공은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제법이다만! 언제까지 피하기만 할 수는 없을 거다!”
어느새 이마에 땀방울을 맺기 시작한 오를레앙 대공이 콧김을 뿜으면서 소리쳤다.
“벌써 지친 건가? 그러게 나이 들었으면 손주나 볼 것이지, 뭘 주워 먹겠다고 여기까지 와서 주책을 떠나?”
듀카스 백작이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대꾸하면서 롱소드를 사선으로 베었다.
평소의 근엄한 모습만 보이던 그였기에 다른 사람이 지금의 그를 보았다면 기가 막혔을 일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걸고서 싸우는 순간이었기에, 원초적인 도발도 마다치 않았다.
그만큼 이번 대결에 전부를 걸고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큭! 짓이겨 주마!”
“좀 더 힘을 내 보라고. 늙은이!”
말싸움으로는 듀카스 백작이 한 수 위였다.
덕분에 오를레앙 대공이 잔뜩 흥분해서 미친 듯이 클레이모어를 휘둘렀다.
그럼에도 듀카스 백작은 상대의 빈틈을 노리는 게 쉽지 않았다. 흥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를레앙 대공은 쉽게 허점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큭! 이러다간 기사단의 피해가 너무 커지겠어!’
듀카스 백작이 수직으로 쪼개오는 클레이모어를 쳐내면서 속으로 신음을 흘렸다.
예상보다 싸움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
오를레앙 대공의 정력이 의외로 좋았다. 강력한 파괴력 위주의 검술을 사용하기에 상대는 마나 소모가 극심할 게 분명하다.
그래서 승리를 확신하고 버티는 중이었다. 하지만 오를레앙 대공은 시간이 지나도 지치는 것 같지가 않았다.
‘79살이나 처먹었다는 영감이 젊은 놈들보다 더 체력이 좋다니!’
화가 나면서도 오를레앙 대공에게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제 막 사십 대에 접어든 사람처럼 보이지만, 속 알맹이는 79살의 노인이다.
적지 않은 나이를 먹고서도 젊은 사람보다 더 왕성한 움직임을 보이니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더군다나 그가 강맹일변도의 파괴적인 수법을 사용하느라 마나를 줄줄이 낭비하는 상황이고 보니 더 기가 막혔다.
이제는 오히려 자신이 지치는 기분이었다.
그저 상대의 공격을 막아 내고 흘리는 수준으로 상대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엘튼 제국 최강의 기사가 무너질 순 없지!’
듀카스 백작은 이를 뿌득 갈아붙이고 얼굴을 노리는 클레이모어를 방패로 받아내듯 후려쳤다.
터엉!
그러고는 이제까지의 수비적인 태도를 버리고 롱소드를 연속으로 베어 갔다.
“우웃!”
오를레앙 대공은 상대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혹성을 흘렸다.
‘초조해졌군!’
그러나 속으로는 득의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제껏 자신의 공격을 받아 내기만 할 뿐 좀처럼 거리를 내주지 않던 듀카스 백작이다.
이렇듯 무리해 가면서 맹공을 퍼붓는다는 건 심리적으로 압박받고 있다는 의미.
‘공격의 흐름이 끊기는 순간, 네 놈의 최후가 될 것이다!’
클레이모어를 두 손으로 꽉 움켜쥐고서 오를레앙 대공이 눈을 빛냈다.
쾅, 쾅, 쾅, 콰앙, 쾅…
도끼질하듯이 내려찍는 상대의 공격이 제법 매섭다.
전력을 다해서 한 번의 공격마다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큭!”
오를레앙 대공이 잇새로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냈다.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는 중이라 손아귀가 저릿해지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이번 공격을 막아 내고서 반격에 들어가야겠다!’
오를레앙 대공은 생각을 바꾸었다.
지치지도 않고 사선 베기를 해내는 듀카스 백작의 강인한 체력과 풍부한 마나량에 생각을 바꾼 것이다.
상대가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힘 대 힘 대결로 전환하려는 거였다.
단단히 마음을 먹고서 머리를 내리쳐오는 롱소드에 클레이모어를 들이대는 순간,
“으응?”
오를레앙 대공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내리쳐오는 롱소드를 맞받아치려는데 몸이 가라앉는다.
상대의 공격이 정점에 달하기 전에 기선을 제압해야 하는 데 말이다.
카앙!
“큭!”
이제까지와는 격이 다른 충격에 오를레앙 대공이 신음을 흘렸다.
“히히히힝!”
그가 탄 전투마가 처참하게 울부짖으면서 자세가 무너졌다.
누적된 충격으로 전투마의 눈과 입에서 시뻘건 핏물을 흘러내렸다. 재빨리 전투마를 버리고 몸을 날리려고 했으나,
“어림없다!”
승기를 잡은 듀카스 백작이 집요하게 롱소드를 내리쳐왔다.
콰앙!
“푸륵! 푸르륵!”
쿠당탕!
가뜩이나 비틀거리던 오를레앙 대공의 전투마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크윽!”
오를레앙 대공이 신음을 흘렸다.
롱소드에 담긴 힘이 워낙 대단하여 말과 하나가 되어 쓰러진 것이다.
“으아아아! 빌어먹을!”
전투마 때문에 위기에 처한 오를레앙 대공이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괴성을 질렀다.
그런 와중에도 클레이모어에 마나를 잔뜩 퍼부어 듀카스 백작이 탄 전투마의 앞다리를 노렸다.
하지만 그런 짓을 두고 볼 듀카스 백작이 아니었다.
오러 블레이드를 듬뿍 담은 롱소드에 원심력까지 더해서, 풀 스윙으로 오를레앙 대공의 클레이모어를 쳐냈다.
콰아앙!
우두둑!
오를레앙 대공의 팔목 관절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끄으으으! 이렇게 죽을 수는 없…….”
스각!
끝까지 싸울 의지를 불태우던 오를레앙 대공은, 목 언저리에서 화끈한 느낌과 함께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을 깨달았다.
“오를레앙 대공이 죽었다! 엘튼 제국의 기사들이여! 병사들이여! 프레하 제국 놈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죽여라!”
듀카스 백작이 롱소드를 높이 치켜들고 마나를 담아 힘껏 소리를 질렀다.
잔인하게도 그의 롱소드에는 오를레앙 대공의 머리가 투구째 관통되어 있었다.
***
“더! 더 빨리 이동한다! 서둘러라! 본진이 공격받고 있다!”
뒤랑 후작은 마음이 급해졌다.
아까 들었던 엄청난 외침은 솜털이 곤두설 정도로 마나가 듬뿍 담긴 음성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엘튼 제국의 총사령관인 듀카스 백작이 직접 나섰다는 의미다. 멀리 떨어진 매복지까지 음성이 전해질 정도면, 자신의 직속상관인 오를레앙 대공 정도의 실력자나 가능한 일이니까.
매복을 위해서 4만 병력을 끌고 나온 상황이다. 현재 본진은 4만 병력 대신에 4만 개의 인형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상대할 자신이 있었으니까 트럼벌 요새에서 기어 나왔을 터!’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가 늦으면 본진의 전력이 부족해 위험해진단 말이다!”
마음이 급해진 뒤랑 후작은 병사들을 재촉하며 자리를 바삐 움직였다.
귀찮게 야습을 해 대는 놈들을 확실하게 잡겠다고 매복지를 멀리 잡은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이런 속도라면 적어도 30분 이상은 더 이동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본진이 밀리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겠군!’
나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그렇게 자가 최면을 거는 뒤랑 후작이었다.
그러나 자꾸 최악의 상황이 머리에서 떠올라 입안이 바싹 말라 갔다.
벌써 난전에 돌입했는지, 시끄러운 함성과 어지럽게 병장기 부닥치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온다.
자신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지고 있다는 걸 자각하지도 못했다.
덕분에 그의 뒤를 따르는 병사들은 혀를 내밀고 겨우겨우 쫓아가는 상황이 이어졌다.
“우리의 전우가 힘겨운 싸움을 하는 중이다! 힘들겠지만, 조금만, 조금만 더 서둘러 주길 바란다! 부탁이다!”
뒤에서 들려오는 병사들의 거친 숨소리에, 뒤랑 후작이 간절함을 담아 병사들을 독려했다.
[예! 알겠습니다!]
병사들은 상급 지휘관인 뒤랑 후작이 ‘부탁’이라는 말을 꺼내자, 묘한 기분에 휩싸여 크게 소리쳤다.
병사 따위는 발톱에 낀 때만도 못하게 생각하는 귀족이 자신들에게 애원하듯 부탁하는 게 신기했던 것이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면 된다!’
걸음을 재촉하던 뒤랑 후작은 익숙한 지형을 발견하곤 눈을 빛냈다.
<돌파하라! 프레하 제국놈들을 죽여라!>
<밀리지 마라! 버텨! 창병의 지원을 기다린다!>
<밀착해!>
.
.
.
선명하게 들려오기 시작하는 악에 받친 음성들.
“정지! 무기를 점검하라!”
뒤랑 후작이 몸을 돌려 자신을 따르는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병사들은 잔뜩 지친 모습이었다.
거의 강행군과 다름없는 속도로 한 시간가량 이동했으니 무리도 아니다.
무기 점검을 겸해서 잠시 휴식을 취하게 하는 편이 전투력을 발휘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급하다고 무작정 달려들었다가는 오히려 제풀에 나가떨어질 수도 있는 일.
‘아직은 여력이 있어!’
병사들이 땀을 뻘뻘 흘리고 있지만, 뒤랑 후작은 주먹을 와락 움켜쥐었다.
이 정도 행군으로 지쳐 쓰러질 만큼 허약한 병사가 아니니까.
“난전이 예상되니, 활은 사용하지 않는다.”
[예!]
작게 대답하고 있음에도 4만에 이르는 병사들의 음성은 웅장하기만 했다.
“좋다! 돌격!”
[와아아아! 돌겨억!]
야산으로 가려진 모퉁이를 돌아 난전이 벌어지는 곳으로 진격을 개시했다.
“나 ‘브누와 드 뒤랑’이 왔다! 프레하 제국이여 분노하라!”
뒤랑 후작은 등장과 함께 마나를 담아 소리쳤다.
어마어마한 대군이 한데 뒤엉켜 전투를 벌이는 모습에 기가 질리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주눅이 들지 않았다.
4만의 대군을 이끌고 합류한다면 프레하 제국군의 사기가 오를 것이다.
‘오히려 잘 되었군! 매복 효과가 이렇게 발휘되는 것인가!’
엘튼 제국의 병사들이 등을 보인 채 꼬물거리는 모습을 발견한 뒤랑 후작이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흘렸다.
“자랑스러운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이여! 적의 숨통을…”
<오를레앙 대공이 죽었다! 엘튼 제국의 기사들이여! 병사들이여! 프레하 제국 놈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죽여라!>
전장을 뒤흔드는 음성.
마나의 기운이 충만한 음성은 복잡한 전장에서도 모든 사람의 귀에 파고들었다.
“…숨통을… 무, 무슨?”
호기롭게 소리치던 뒤랑 후작이 당황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다시금 아랫배에 힘을 주었다.
“속지 마라! 총사령관께서 당했을 리가 없…”
<퇴각하라! 프레하 제국의 병력은 퇴각하라! 나 ‘프리앙 드 오를레앙’의 이름으로 명한다! 퇴각하라!>
다급함이 느껴지는 음성이 뒤랑 후작의 말을 막아섰다.
“… 이런 빌어먹을!”
뒤랑 후작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방금 들려온 음성은 총사령관 오를레앙 대공의 장남인 ‘프리앙 드 오를레앙’ 후작이었다.
총사령관이 진짜로 전사했다는 의미였다.
달려가던 뒤랑 후작이 롱소드를 쥔 오른팔을 높이 들면서 속도를 줄였다.
“나 ‘브누와 드 뒤랑’의 이름으로 명한다! 후퇴하라! 후퇴하라!”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참담함을 담아 뒤랑 후작이 소리쳤다.
그러자 매복에 나섰던 4만 병력은 일제히 몸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프레하 제국군의 뒤를 쫓아라! 프리앙과 브누와의 군대를 추격하라!>
전장을 뒤흔드는 음성이 뒤를 따랐다.
“이런 우라질 경우가!”
뒤랑 후작은 이를 득득 갈았다.
싸워 보기도 전에 후퇴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그것도 소드 마스터인 총사령관을 잃고 이런 식으로 어이없이 퇴각할 줄은 더더욱 몰랐다.
“전속력으로 후퇴하라!”
짜증이 치밀어 크게 소리쳤다.
어차피 패배는 기정사실.
병력을 보존하면서 후퇴하는 것만이 최선이었다.
이를 갈면서 다시 왔던 길로 퇴각하려는 그때,
[놈들이 온다! 쏴라!]
슈슈슈슈슉! 슈슈슝!
하늘을 새카맣게 가리면서 날아오는 화살을 발견하고 뒤랑 후작이 망연자실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어째서? 어째서 저놈들이 저기서 나와…….”
이제껏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놈들이 퇴로를 막고서 화살을 날려올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