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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최강 군바리 87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40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87화

87화 트럼벌 요새(1)

 

 

 

 

“비열하게 힘을 숨기고 싸우다니!”

 

일부러 크게 소리치면서 덤벼들었다.

물론, 반데라스 자작의 근처에 있는 아군 기사들에게 들으라고 하는 말이다.

 

카앙!

 

“무슨 개소리냐!”

 

헤로드 소드를 쳐내면서 적 사령관이 버럭 고함을 지른다.

하지만 딱히 대답하진 않았다.

어쨌거나 반데라스 자작을 죽인 것이 적 사령관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자!

알리바이는 확실하게 만들었고, 이젠 눈앞의 놈에게 집중할 때다. 적의 사령관을 죽이면, 나의 이름이 널리 알려질 것이다.

최초 뱅크스 요새를 침공한 프레하 제국의 사령관에 이어, 두 번째로 사령관을 맡은 인물까지 해치우는 셈.

일타쌍피!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절로 웃음이 난다.

그러자 적 사령관이 눈에 경련을 일으키면서 나를 노려본다.

 

“앙부아즈의 원수를 갚아주마!”

 

적 사령관이 롱소드에 마나 블레이드를 덧씌우면서 내리쳐왔다.

전투마 위에서 내리쳐 오는 것이라 밑에서 싸우는 내가 불리한 것은 사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반데라스 자작과 비등한 실력을 지녔던 인물.

동등한 조건으로 싸웠다면 반데라스 자작한테도 밀릴 정도라는 의미다.

순간적으로 내공을 증폭해 놈의 롱소드를 힘껏 쳐냈다.

 

투캉!

 

“웃!”

 

놈이 당혹성을 흘린다.

재빨리 헤로드 소드를 회수해서 적 사령관의 몸통을 공격하려 했다.

 

“어딜!”

 

슈아악!

 

“헛!”

 

헛바람을 집어삼키면서 급히 헤로드 소드의 방향을 바꾸었다.

적 사령관의 곁에 있던 기사단장이 전투 도끼를 휘둘러 온 것이다.

 

콰앙!

 

“큽!”

 

절로 신음이 흘러나온다.

장병기인 데다가 전투마 위에서 내리치는 바람에 원심력과 가속도까지 더해진 위력.

진룡검법을 수련하면서 익숙해진 흘리기 능력이 아니었다면, 손아귀가 찢어졌을 지도 모를 강력한 일격이었다.

이제껏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기에 조금은 무시하고 있었는데, 생각외로 상당한 실력자다.

마나의 기운을 숨길 수 있을 정도의 고수라는 건데…

그렇다면 적 사령관을 중심으로 반대편에 있는 부단장 또한 만만치 않은 실력을 지녔을 게 틀림없다.

반데라스 자작을 지키는 아군 기사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은데 어째서 힘겹게 싸웠나 했더니…

이런 인간이 곁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인 거였다. 기사단장의 도움을 받아 한숨 돌린 적 사령관이 눈을 부라린다.

 

“앙부아즈 사령관 각하의 원수!”

 

투구 덮개 안에서 섬뜩하게 빛나는 안광(眼光).

썩을!

지랄하고 자빠졌다.

서로 죽이겠다고 전쟁하는 와중에 원수고 나발이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야?

 

“뭐! 어쩌라고!”

 

같잖은 소리에 버럭 고함을 지르고는 비룡보법 중에서 광룡질풍(光龍疾風)의 수법을 사용했다.

 

파바밧!

 

흙먼지를 일으키면서 미친 듯이 방향을 바꿔가며 놈들의 눈을 현혹했다.

 

“어, 어디냐!”

 

“당황하지 마라! 놈은 근처에 있다!”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나자, 놈들이 당황하는 게 고스란히 느껴진다.

 

[앙부아즈 사령관 각하를 살해한 원수를 죽여라!]

 

거리를 두고서 싸우던 프레하 제국의 다른 기사들이 괴성을 질러 댄다.

그러나 아군 기사들과 대치하고 있어, 섣불리 몸을 빼내지는 못하는 게 다행이다.

자꾸 앙부아즈란 이름을 외치면서 원수라고 하는 걸 보니, 나한테 어지간히 맺힌 게 많은 놈인 듯하다.

뱅크스 요새에서 투석기 탄환으로 짓눌러 죽인 놈이 아마도 앙부아즈란 놈이었던 모양이다.

적으로 만난 이상 당연한 거 아니야?

그럼 죽을 각오도 없이 우릴 죽일 생각만 했다는 거냐?

이기적인 자식들!

더욱 보법에 내공을 쏟아부으면서 흙먼지를 마구 일으켰다.

 

“쿨럭! 쿨럭!”

 

“으으으… 대체 어디에 있는 거냐!”

 

“빠… 쿨럭! 빠져나가자!”

 

세 놈이 흙먼지 때문에 쿨럭거리면서 소리를 질러 댔다.

누구 마음대로 빠져나가?

내공을 얼마나 쏟아부어서 만든 흙먼진데!

놈들의 중심으로 회전하면서 헤로드 소드를 횡으로 베었다.

 

스각! 스가각!

 

“히히히히힝!”

 

검기를 담은 헤로드 소드로 철저히 전투마를 노렸다.

상처 입은 전투마가 펄쩍 뛰면서 울부짖는다. 당연히 그 위에 타고 있던 놈들 역시 균형을 잃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적 사령관을 직접 노리고 싶었으나, 양옆에 선 기사단장과 부단장이 눈을 번뜩이고 있어서 차선책으로 전투마를 노린 거다.

 

“웃차!”

 

놀란 전투마를 박차고 뛰어내리는 기사단장.

곧장 놈의 다리를 노리고 헤로드 소드를 휘둘렀다.

허공에 떠 있는 상태라 피할 수도 없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이런! 비열한!”

 

기사단장이 버럭 고함을 지르면서 전투 도끼를 들어 헤로드 소드를 쳐내려 했다.

이미 그럴 거라 예상하고서 헤로드 소드에 내공을 잔뜩 응축한 상태다.

놈의 전투 도끼와 마주친 순간, 헤로드 소드로 받아 내듯 힘을 죽였다.

 

콰앙!

 

고막을 찢을 듯한 금속성 충돌음이 일어났다.

상대의 병기를 마중 나가듯 받아서 힘을 흩어 놓겠다는 느낌으로 맞선 것임에도 말이다.

그만큼 상대의 힘이 강력했다는 의미다.

 

“차압!”

 

놈의 전투 도끼의 힘이 줄어드는 타이밍에 맞춰 단전의 내공을 일시에 터트렸다.

진룡검법 여덟 번째 초식인 신룡신요(神龍伸腰)인 탄(彈)의 수법으로 발경(發勁)과 같은 원리를 담은 공격이다.

 

투캉!

 

“커헙!”

 

답답한 신음을 흘리면서 바닥에 내려서는 기사단장.

상대의 약세를 틈타는 건 당연한 일.

다시금 내공을 끌어올려 전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곧장 헤로드 소드로 기사단장의 가슴을 노렸다.

 

“으윽!”

 

신음을 흘리면서도 기어이 전투 도끼를 들어 올리는 기사단장.

그러나 가슴을 찔러 가던 헤로드 소드의 궤적을 바꾸면서 놈의 손목을 할퀴었다.

 

스칵!

 

“큭! 비열한!”

 

기사단장이 답답한 신음을 흘리면서 짜증을 낸다.

대체 뭐가 비겁하다는 건지 모르겠다. 상대의 약점을 노리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상대의 항의를 인정할 수도 대답할 가치도 느낄 수 없다.

신경을 꺼버리고 초식의 흐름에 몸을 내맡겼다. 팔목에서 피를 뿌리는 기사단장의 허벅지에 다시금 헤로드 소드를 한 뼘 정도 담갔다가 빼냈다.

 

츠각!

 

“커헉!”

 

한 박자 느리게 터져 나오는 기사단장의 신음.

기사단장이 비틀거리면서 주저앉으려 했다. 상대를 무력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진룡검법의 아홉 번째 초식인 신룡반선(神龍頒宣)의 초식이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기사단장의 가슴을 노리고 헤로드 소드를 들어 올리는데, 흙먼지를 뚫고 몸을 날려오는 부단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멈춰라!”

 

웃기지도 않은 명령을 하면서 접근하는 부단장의 말을 무시하고 그대로 헤로드 소드를 내질렀다.

 

츠칵!

 

“끄으으으…….”

 

가슴을 관통당한 기사단장이 전투 도끼를 놓치고 헤로드 소드를 움켜쥐었다.

그러나 부단장과 적 사령관이 다가오는 중이라 멈춰 있을 틈 따윈 없었다.

헤로드 소드를 뽑아내면서 훌쩍 뒤로 몸을 날렸다.

 

투두두둑!

 

기사단장의 손가락이 검기에 썰려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조드르 경!”

 

“단장님! 이런 망할 자식!”

 

비통한 음성으로 죽은 기사단장을 부르는 두 사람.

적 사령관은 죽은 기사단장의 시체를 부여안았고, 부단장은 싸울 자세를 잡으면서 눈을 부릅떴다.

 

“맹드롱 경! 멈추게! 혼자 상대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야!”

 

적 사령관이 이를 뿌드득 갈면서 부단장의 곁에 선다.

아깝다!

한 놈씩 편하게 보내버릴 수 있었는데 말이다.

 

“네놈! 앙부아즈 사령관 각하와 단장님의 복수를 해주고 말 테다!”

 

씹어뱉듯이 말하고는 롱소드를 고쳐 쥐는 부단장.

 

“그 전에 뒤부터 보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턱짓으로 뒤를 가리켰다.

 

“개수작 부리지 마라!”

 

부단장이 핏발 선 눈으로 나를 노려보면서 으르렁거렸다.

 

“차아앗!”

 

“으헉!”

 

카강!

 

난데없이 들려오는 기합성에 부단장이 기겁하면서 황급히 뒤돌아 방패로 몸을 가렸다.

자식…

뒤를 조심하라니까 말을 안 들어.

아군 기사 셋과 대치하게 된 프레하 제국의 부단장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어이!”

 

“빌어먹을!”

 

적 사령관을 턱짓으로 부르자, 놈은 이를 득득 갈아댄다.

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아마도 내 몸은 갈가리 찢겨 나갔을 것 같다.

놈의 실력이야 이미 훤하게 드러난 상태.

아군 기사에 둘러싸인 프레하 제국의 부단장보다도 부족한 실력이다.

 

“매복에 당하다니… 엘튼 제국 놈의 돌머리들이 꼼수를 쓸 줄이야!”

 

“시끄러워 인마!”

 

담담한 얼굴로 헤로드 소드를 들었다.

아마도 도발을 하려고 지껄인 것 같은데 별로 흥분(?)되지 않는다.

아군의 강경파 사람들을 돌대가리라 욕한 게 딱히 새로울 것도 없는 일이었던 까닭이다.

 

“지금은 네놈이 웃고 있지만, 언젠가…….”

 

“거 참, 말 많은 놈이네.”

 

주절거리는 적 사령관의 말을 끊으면서 달려들었다.

놈이 다급하게 방패와 롱소드를 들어 공격에 대비하려 했다. 그러나 상관하지 않는다.

놈과 나의 실력 차이는 그런 노력으로 메울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문제가 되는 것은 단전의 내공이 간당거린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러날 순 없는 법이다. 이놈을 해치워야 이번 전투에서 우리가 유리해질 테니까 말이다.

 

스윽!

 

헤로드 소드의 손잡이를 두 손에 쥐고서 머리 위까지 치켜들었다.

 

“와라!”

 

방패를 들어 머리를 가리면서 롱소드를 다시 고쳐 쥐는 적 사령관.

반격의 틈을 노리겠다는 건데 가소로운 짓거리다.

 

“이야앗!”

 

기합성을 내지르자, 적 사령관이 움찔 몸을 떨었다.

그러나 반 박자 늦게 도끼로 장작을 패듯이 헤로드 소드를 내리찍었다.

 

콰앙!

 

“큭!”

 

타이밍이 틀어지는 바람에 놈은 제때 반응하지 못하고 신음을 흘렸다.

이것으로 주도권은 내가 잡은 셈이다.

쉬지 않고 계속 헤로드 소드로 내리찍었다.

 

쾅! 쾅! 쾅! 쾅…

 

내공이 소모되어 검기의 위력이 약해진 것도 있지만, 놈의 방패가 너무나 튼튼하다.

보통 이 정도면 박살이 나거나 베어져야 정상인데 말이다.

방패를 몸에 바싹 붙이고 있어서인지 팔목이 작살나거나 하지도 않는다. 버티는 방법을 제대로 배운 놈이 아닐 수 없다.

 

“쓰러져라!”

 

고함을 내지르면서 헤로드 소드를 내려치는 척하다가 몸을 회전시켰다.

머리 위까지 치켜든 헤로드 소드가 회전하는 나의 몸을 따라 은색의 궤적을 그려내었다.

 

“우와아앗!”

 

적 사령관이 당황한 음성으로 소리치면서 뒤로 물러나려고 했다.

 

쉬웅!

 

헤로드 소드가 허공을 가른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는다. 자세를 갖추는 것과 동시에 헤로드 소드의 손잡이를 고쳐 쥐었다.

성큼성큼 두 걸음을 걸으면서 하단으로 내려친 헤로드 소드를 힘껏 올려 베었다.

 

스가각!

 

흐리게 맺힌 검기 때문에 적 사령관의 갑옷이 찢기듯이 갈려 나갔다.

 

“크으으으…….”

 

가슴을 움켜쥐고 주저앉는 적 사령관.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대로 목을 날렸다.

 

“프레하 제국의 사령관을 죽였다!”

 

목이 터질 듯 크게 소리쳤다.

단순히 목에 힘을 주어서 소리치는 것이다.

단전의 내공이 바닥을 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자 아군 기사들과 싸우던 프레하 제국의 부단장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사령관 각하아!”

 

카가각! 콰각!

 

치열한 전투 중에 한눈을 판 대가는 죽음으로 치러야 했다.

꼬치에 꿰이듯 두 자루의 롱소드가 부단장의 몸을 관통해 등 뒤 삐져나왔다.

 

“아군을! 아군을 도와야 합니다!”

 

나는 부단장을 죽인 아군 기사들한테 소리쳤다.

여기에 있는 기사들은 나를 포함해서 실력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전투마에 올라탄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을 공격한다면, 아군의 승리를 확고하게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알겠소! 지쳐 보이는데 잠시 숨이나 고르고 오도록 하시오.”

 

노란 깃털로 투구를 장식한 아군 기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연달아 전투를 벌이느라 지쳐버린 나와 달리, 아군 기사들에게는 아직 여유가 있어 보였다.

 

“잠시 뒤에 따라가겠습니다.”

 

배려해 준다는데야 거절할 이유가 없다.

기사들끼리 난전을 벌이는 곳으로 달려가는 아군 기사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헤로드 소드를 땅바닥에 꽂았다.

그러고는 두 손바닥이 하늘을 향하도록 단전 부근에 두고서 주변의 기운을 빨아들였다.

멀리 흰색 깃털로 투구를 장식한 기사의 시체가 눈에 들어온다. 반데라스 자작의 시신이 분명하다.

안전한 곳으로 시체를 옮기느라 아군 기사들이 나를 도와주러 오는데 시간을 지체한 게 틀림없다.

개념 없는 자식들…

죽은 사람 때문에 날 내버려 두었다는 거네?

어쨌든 속이 후련하다.

반데라스 자작은 언제고 내 뒤통수를 칠 것 같았거든.

에이원즈 백작에게 작위를 약속받은 마당에 믿을 수 없는 놈 따윈 제거하는 게 맞다.

 

“후우우우!”

 

길게 숨을 내쉬면서 탁기(濁氣)를 내뱉었다.

급한 대로 주변의 기운을 몸에 받아들였다. 주변에 적군이 없었기에 한숨 돌릴 여유를 얻을 수 있었던 거다.

적의 기사단을 궤멸시켜야 이 싸움이 끝나게 될 터.

헤로드 소드를 뽑아들고 기사들이 뒤엉킨 방향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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