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 군바리 86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226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86화
86화 그러게 적당히 했어야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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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허억, 헉…….”
정말 오랜만에 숨이 턱에 차도록 정신없이 움직인 것 같다.
혹시나 프레하 제국군이 기만작전을 펼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정찰 다녀온 뒤로 미친 듯이 싸워댔다.
적 기사단장과 부단장을 내 손으로 보내버렸고, 일반 기사는 못해도 열 명가량 저 세상으로 보내 줬다.
마나를 사용할 줄 아는 존재와 싸우는 건, 일반 병사와 싸우는 것과 확실히 다르다.
적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내공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말이다.
“시안! 시아안!”
이젠 전투가 끝난 뒤면 습관적으로 부르는 이름이 되었다.
“네! 단장님! 가, 갑니다!”
시안이 앓는 소리를 내면서 대답한다.
녀석의 꼴은 엉망이었다.
갑옷이 누더기로 보일 정도로 많이 상해 있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련을 하고 있음에도 저렇게나 많은 공격을 허용했다는 의미다.
그만큼 이번에 벌인 난전이 치열했다고 볼 수 있다.
“많이 다쳤나!”
“아닙니다. 포션을 마셨더니 속이 영…….”
시안 녀석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군용 포션을 마셨다는 얘기다.
저가형으로 양산한 탓에 효과는 느리고 괴랄한 맛과 메스꺼움이 특징이다.
그러니 저런 표정일 수밖에 없을 터.
“보고해.”
“닉슨이 사망했고, 나머지는 자잘한 경상을 입었을 뿐입니다. 전부 포션을 복용하라 명해 두었습니다.”
“빌어먹을…….”
부하가 전사했다는 얘기에 기분이 나빠진다.
닉슨은 레이놀드 영지에서부터 함께해 왔던 기사다.
조용한 성격이라 많은 얘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아끼는 부하라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정말 ‘빌어먹을!’이라는 욕이 절로 튀어나오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릴 믿고서 병사가 되어 준 녀석들이 난전에 뛰어들어 생사를 오가는 전투를 벌이고 있으니까 말이다.
“기사들을 집합시켜! 병사들을 도우러 간다!”
“알겠습니다. 단장님!”
시안이 군용 포션의 부작용 때문에 오만상을 찌푸리면서도 크게 대답했다.
“헉, 헉… 윌슨 단장!”
“예! 존슨 자작님!”
턱까지 차오른 숨을 고르면서 존슨 자작이 다가왔다.
그 또한 갑옷에 상당한 상처를 아로새긴 채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물론 존슨 자작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피가 아닌 것 같았다. 그런 것치고는 혈색이 너무나 좋았으니까.
“후욱! 후우… 자네가 기사단을 이끌어 주게.”
“네? 어째서…….”
나는 말끝을 흐렸다.
일개 평민 출신의 기사에게 지휘를 맡긴다는 게 의아했으니까 말이다.
아무리 내가 그의 생명을 구해줬다고 해도 말이다.
“보다시피, 존슨 기사단의 전력이 많이 약화 되었다네. 내가 기사들을 이끄는 건 염치없는 일이 되겠지.”
존슨 자작은 그의 뒤에 늘어선 8명의 기사를 둘러보면서 씁쓸하게 말했다.
뱅크스 요새에서 벌였던 야습에서 상당한 수의 기사를 잃은데 이어서, 또다시 기사를 잃어 자신감이 떨어진 게 확실했다.
처음 뱅크스 요새에 지원을 왔을 때는 30명이었던 기사가 불과 8명밖에 남지 않았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하지만…….”
“에이원즈 백작 각하께서 자네에게 남작위를 약속하지 않았는가. 사양하지 말고 이끌어 주게. 시간이 없네!”
존슨 자작이 커다란 얼굴 가득 날 인정한다는 표정을 담아 말한다.
뭐…
에이원즈 백작한테 그런 약속을 받기는 했지만, 존슨 자작이 그걸 쉽게 인정할 줄은 몰랐다. 같은 강경파의 식구라고 생각하는 건가?
이전까지 반데라스 자작의 쫄다구로 보였을 텐데도…
모르겠다.
믿어주겠다는 데야 굳이 따질 이유도 없으니까.
“알겠습니다. 대신에 제가 선두에서 싸우는 사령관 각하를 지원하러 갈 때는 대신 맡아주셔야겠습니다.”
“그리하겠네.”
존슨 자작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일부러 다른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크게 말했다. 정확히 얘기하면, 시에트 기사단과 자이언트 기사단이 들으라는 얘기였다.
시에트 기사단과 자인언트 기사단에게 강조한 것은 ‘생존’이었다. 무리한 공격보다는 동료와 함께 서로를 지켜 주는 방식의 전투를 요구해 왔다.
원래라면 시안에게 당부했을 말이었는데, 존슨 자작이 지휘를 부탁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빠진 자리를 시안에게 맡겨 존슨 자작에게 명령을 내리게 할 순 없었으니까.
존슨 자작이 인정한 건 나지, 시안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대열을 갖춰라!”
[예! 단장님!]
내공을 담아 소리치자, 기사들이 일제히 대답한다.
프레하 제국의 기사가 끌고 온 전투마가 난전 중에 상당수가 죽었다. 때문에 처량하게 두 다리로 달려 내려가야 하는 기사가 대다수다.
그럼에도 기사들은 전투마가 부족하다는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기습 작전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아군의 전투마는 놔두고 온 상황.
원래부터 이럴 각오를 했던 탓에 전투마가 없다고 해서 기가 죽을 이유가 없었다.
멀쩡히 탈 수 있는 전투마의 숫자는 열두 마리가 고작.
그중에 한 마리를 존슨 자작에게 양보하고 나니, 내 뒤로는 겨우 열 명의 기사가 전부다.
말 위에 올라탄 기사들은 하나같이 장병기를 손에 쥐고 있었다. 나 역시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전투 도끼를 손에 쥔 상태다.
“돌진!”
[돌지인!]
말의 배를 걷어차고 언덕 밑으로 내달렸다.
뒤에서는 뒤쫓아 뛰어 오느라 기사들의 갑옷이 절그럭대는 소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존슨 기사단이 간다!”
어째 조금 어감이 이상하지만, 내공을 담아 크게 소리쳤다.
적군에게 알리려는 게 아니다.
아군 병사가 우리의 존재를 깨닫고 길을 트게 하기 위함이다.
“기사들의 지원이다! 힘을 내라!”
[와아아아! 기사단이 왔다! 적을 죽여라!]
난전을 벌이던 병사들 사이에서 와그너의 음성이 튀어나오고 그에 화답하듯 병사들의 함성이 이어졌다.
좌우로 갈라지는 병사들.
엘튼 제국의 공용 군복을 입은 탓에 구분하기가 무척이나 쉽다. 가슴팍에 영지를 구분하는 문양만 빼고는 똑같은 색상과 디자인을 하고 있으니까.
두두두두!
“으아아아! 저, 적 기사단이 온다! 방패! 방패에!”
“막아! 막으라고!”
비록 열둘에 불과하지만, 기사단의 돌진은 적 병사들을 혼란에 빠뜨리기 충분한 위압감을 가져다주었다.
질린 얼굴로 방패를 드는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
2미터 길이의 자루에 도끼날이 1/3가량을 차지하는 전투 도끼를 치켜들었다.
말이 도끼지, 도끼 형태로 타원형 날이 길게 붙은 형태의 병기다.
내공을 잔뜩 담아 빗자루로 땅바닥을 쓸 듯이 크게 휘저었다.
콰과과과각!
“우왁!”
“아아악!”
“내 팔! 내 파알!”
한 번의 휘두름에 서너 명의 프레하 제국 병사들이 방패와 함께 썰려 나갔다.
“와하하하! 프레하 놈들아! 죽어라!”
옆에서 존슨 자작이 통쾌한 웃음을 터트리면서 모닝스타를 휘두른다.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과 싸울 때와는 달리, 힘이 넘쳐 보인다.
기사들과 병사의 기량이 같을 수는 없는 노릇.
병사를 상대로 하는 그의 무자비한 학살은,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에게 공포를 주기에 충분했다.
나도 뒤처질 순 없다.
“이야아압!”
좌우로 상체를 이동시키면서 전투 도끼를 세차게 휘둘렀다.
마치 빗자루질을 하듯이 전투 도끼를 휘두르면서 안으로 파고들었다.
전투마를 타고 뒤쫓아 오는 열 명의 기사들이 범위를 넓히면서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을 학살해 댔다.
뒤에서는 방패로 몸을 가린 채 도보로 이동하는 기사들이 확실하게 길을 만들어 냈다.
“왼쪽으로!”
적당한 지점에서 크게 소리쳤다.
계속 깊숙이 들어갔다가는 오히려 포위당할 위험성이 크다. 병사들이라고 해도 수가 많으면 힘을 발휘하는 법.
지친 아군 기사들의 빈틈을 노리고 덤벼드는 상황을 만들 순 없었다.
극한의 공포심을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에게 심어 줘야 한다. 그리기 위해서는 절대로 멈출 수 없다.
학살도!
돌진도!
어느 것 하나라도 멈춘다면 놈들은 두려움을 떨치게 될지도 모른다.
공포의 감정이 끊기는 순간, 분노의 감정으로 뒤바뀔 확률이 높으니까.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다시금 아군 병사와 프레하 제국의 병사가 접전을 벌이는 곳으로 이동했다.
“으아아아! 사, 살려줘어!”
“피, 피해!”
.
.
.
기사단의 방향을 바꾸는데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이 허옇게 질린 얼굴로 몸을 돌려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다.
그렇지만 나는 약간의 망설임도 없이 전투 도끼를 휘둘렀다.
스가가가각!
피를 뿜으면서 나뒹구는 프레하 제국의 병사를 보면서 다시 기계적으로 두 팔을 들었다.
핏물이 흥건하게 흐르는 전투 도끼가 다시금 죽음의 궤적을 그려낸다.
그렇게 크게 원을 그리면서 프레하 제국군을 관통했다. 익숙한 아군 병사의 군복이 눈에 들어왔다.
“존슨 기사단이 돌아왔다. 힘을 내라! 놈들을 죽여라!”
타이밍 좋게 소리치는 와그너의 함성.
녀석의 능력은 이런 난전에서 더 빛을 발하는 느낌이다.
지쳤을 게 분명한 아군 병사들이, 반쯤 눈이 돌아가서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에게 덤벼든다.
덕분에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은 맹수에게 쫓기는 초식 동물처럼 이리저리 휩쓸리면서 물러나기 바빴다.
단지 기사단인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효과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 정도라면 아군에게 충분히 유리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
“존슨 자작님! 사령관 각하를 지원하러 가겠습니다!”
“맡겨 두게! 차근차근 박살 내면서 합류하도록 하겠네!”
존슨 자작이 웃으면서 프레하 병사의 머리통을 부순다.
그런 와중에도 대답하는 것을 보면 살육에 심취해 이성을 잃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저런 식이라면 부하 녀석들과 에이원즈 백작이 지원해 준 병사들을 맡겨도 문제는 없을 듯 보인다.
“감사합니다. 이랴아!”
크게 대답하고는 전투마의 배를 걷어찼다.
전투마가 숨을 헐떡이는 게 느껴지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맨몸으로 혼자 달려나갈 순 없으니까!
일부러 전장의 한복판에서 벗어나 외곽으로 전투마를 몰았다.
내가 달리는 것을 발견한 적군 병사들이 화살을 날려왔지만,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일이다.
명품 갑옷이 화살 따위에 뚫릴 일은 없으니까 말이다.
“끼랴앗!”
말고삐를 세차게 내려치면서 지속적으로 말의 배를 걷어찼다.
전투마의 속도가 느려 지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너무 전투마를 몰아붙여도 곤란하다.
반데라스 자작이 난전을 벌이는 곳까지 도착하려면 아직도 조금 더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힘을 아낀 채 목표지점에 도착해야 한다.
반데라스 자작이 이끄는 기사들은 60명.
그들 역시 전투마를 포기하고 맨몸으로 갑옷만 걸치고서 이번 작전에 투입되었다. 프레하 제국의 지휘부를 노리기 위해서 거의 대부분의 기사 전력을 투입한 것이다.
반데라스 자작이 이끄는 기사단이 무너진다면 후방에서 아무리 잘 싸워도 위험해질 수 있다.
헐떡이는 전투마가 거품을 물 때쯤 되서야 나는 아군 병사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엘튼 제국의 기사다!”
프레하 제국의 병사가 나를 단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대로 놈에게 말을 몰아 전투 도끼를 세차게 휘둘렀다. 놈이 당황해서 단창을 마주 휘둘러 왔지만,
꽈작! 스컹!
단창과 함께 머리통이 갈라지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죽어라!”
“엘튼 제국의 기사를 죽여!”
악다구니를 쓰면서 덤벼드는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
저마다 손에 단창을 쥐고서 있는 힘껏 찔러 오고 있었다.
생각할 것도 없이 적병이 몰려오는 반대 방향으로 전투마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그러고는 흐느적거리는 전투마를 어깨로 힘껏 들이받았다.
퍼엉!
“히히히히힝!”
어깨에 떠밀린 말이 비명처럼 울부짖으면서 세차게 밀려났다.
“우우! 우와아악!”
“아아악!”
마갑을 두른 전투마가 날아드는 바람에 프레하 제국의 병사들이 한데 엉켜 나뒹굴었다.
“비켜라! 사령관 각하를 도우러 왔다!”
프레하 제국의 병사가 밀려난 자리에 서서, 단창을 꼬나 쥔 아군 병사에게 고함을 질렀다.
“예! 예! 알겠습니다. 윌슨 단장님!”
피곤한 얼굴을 하고서도 슬쩍 몸을 틀어 주는 아군 병사.
생판 처음 보는 병사였지만, 나의 이름을 알고 있다. 그만큼 뱅크스 요새에서 내가 크게 활약을 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일반 병사도 내 이름을 알고 있을 정도면 말이다.
병사들이 만들어 준 틈으로 접전을 벌이는 곳을 지나쳐 안으로 들어갔다.
오!
제법 분위기가 그럴듯하다.
완벽한 격리.
반데라스 자작의 기사단과 프레하 제국의 기사단이 맞붙어서 한창 난전을 벌이는 중이었다.
프레하 제국의 기사단이 말에 탄 것에 비해, 아군 기사들은 두 발로 서서 힘겹게 싸우고 있었다.
숫자가 많기에 아직까지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것 같기는 하다.
재빨리 반데라스 자작부터 찾았다.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흰색 깃털로 장식된 투구를 쓴 기사를 찾으면 되니까.
다행스럽게도 금방 반데라스 자작을 찾을 수 있었다. 그를 포함해서 넷이나 되는 기사가 프레하 제국의 기사 세 명과 힘겹게 싸우는 중이다.
상대하는 프레하 제국의 기사는 역시나 흰 깃털로 장식된 투구를 쓰고 있었다.
응?
반데라스 자작이 직접 적의 사령관을 상대할 정도로 무력이 뛰어났던가?
아니다.
내가 알기로 그의 실력은 소트 익스퍼트 중급을 조금 넘어서는 수준이다.
그렇다는 건 프레하 제국의 새로운 사령관의 실력이 반데라스 자작과 엇비슷하다는 얘기가 되겠다.
훗!
상황이 이쯤 되면 조금 안심이다.
때마침, 반데라스 자작이 밀리는 기색을 드러낸다.
생각할 것도 없이 전투 도끼를 집어 던졌다.
훙훙훙훙!
둔한 소리와 함께 회전하면서 날아가는 전투 도끼.
곧바로 허리춤의 헤로드 소드를 뽑고서 뛰어갔다.
카앙!
“웬 노옴… 네 놈은!”
전투마에 올라탄 적 사령관이 내가 던진 전투 도끼를 쳐내고는 눈을 크게 뜬다.
“앙부아즈 사령관의 원수가 드디어 나타났다!”
[죽여! 죽여라!]
적 사령관의 고함에 프레하 제국의 기사들이 함성을 내지르면서 갑자기 난폭하게 움직였다.
그러고는 적 사령관의 주변으로 기사들이 이동해 오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찜찜한 느낌이 들지만, 이건 절호의 기회다.
놈들의 앞까지 빠른 속도로 달려가면서 헤로드 소드를 크게 휘둘렀다.
카강!
그러고는 왼손으로 반데라스 자작의 갑옷에 대고서 옆으로 밀었다.
“사령관 각하! 여기는 제가 맡겠습니다.”
“아니다! 나도 함께 싸우겠다!”
반데라스 자작은 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물러나지 않았다.
상대하던 적 사령관이 롱소드를 휘둘러 오는 걸 보면서 반데라스 자작 역시 롱소드를 들어 올렸다.
“알겠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 주고는 그의 몸에서 손을 떼어 내면서 옆으로 이동했다.
손을 떼는 순간에 발경의 수법으로 타격을 가했다는 건 나만의 비밀.
투웅!
“큽!”
반데라스 자작이 괴로운 얼굴로 답답한 신음을 흘렸다.
머리 위로 들었던 롱소드를 짓누르면서 떨어지는 적 사령관의 롱소드.
파캉!
콰드득!
투구를 짓누르면서 두개골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사, 사령관 각하!”
곁을 지키던 네 명의 기사 중 하나가 당황한 음성으로 소리친다.
그러나 이미 머리통이 부서진 반데라스 자작이 대답할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저건 누가 봐도 즉사다.
죽을힘을 다해서 달려온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러게 인간아,
나한테 적당히 했어야지!
속으로는 ‘나이스’를 부르고 있지만,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
“사령관 각하! 각하! 망할 개자식!”
처절한 음성으로 반데라스 자작을 부르다가 적 사령관을 노려보았다.
얼떨떨한 얼굴의 적 사령관.
평범한 내려치기 공격에 반데라스 자작이 어이없이 죽었으니 황당하기도 할 터다.
“사령관 각하의 복수를 해주마!”
울분을 담아 소리치면서 적 사령관에게 그대로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