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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최강 군바리 108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8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108화

108화 특산품을 개발하라(3)

 

 

 

***

 

온몸이 불구덩이 빠진 듯 뜨겁게 달아오른다.

내가 숨을 쉬는 건지 불덩이를 들이마시는 건지 혼동될 정도로 숨 쉬는 것조차 괴롭다.

하지만 참아야 한다.

단전에서 끓어오르는 기운을 제어하지 못한다면 끝장이다.

큭!

재수 없는 놈은 뒤로 자빠져도 코를 다친다더니, 지금 내가 빠진 상황과 딱 어울리는 말이다.

이전 무림 세계에서 단전의 확장은 한 번 경험했던 일에 불과하다.

그래서 수류탄의 성공적인 완성을 기념할 겸해서 단전의 확장을 시도했다.

실패는 아예 생각하지도 않았다.

단전에 쌓인 내공을 수련할 때와 달리, 의식적으로 흐름을 빨리 돌리면 되는 간단한 작업이었으니까.

내공을 운용하면서 대자연의 기운을 와장창 끌어들여, 여유가 생긴 단전에 끝없이 밀어 넣는 것.

무림 세계에서 일 갑자의 단전을 완성했을 때는 망아(忘我:무념무상의 상태.)의 상태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그러나 나는 이제껏 일부러 그런 상황에 빠지는 것을 의식적으로 막아 왔다.

전쟁이 벌어지던 상황에서는 시간이 없어서였다. 작위를 받고 영지를 얻었을 때는 성을 쌓느라 시간이 없어서였고.

그랬던 작업을 진행하는 중인데…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할 단전의 확장에 문제가 생겼다.

바로 가슴에 박힌 크로노스 때문이다.

크로노스가 안착한 가슴 부위에서 뜨거운 열기를 담은 기운이 마구 튀어나온 것이다.

지금도 대자연의 기운과 마구 섞여들어 전신을 불덩이처럼 뜨겁게 달군다.

혈관을 벌겋게 달군 젓가락으로 마구 쑤셔대는 듯한 고통은 애교에 불과하다.

정수리의 백회혈에서 대자연의 기운과 크로노스의 기운이 뒤섞인다.

뇌가 녹아 버리는 듯한 엄청난 고통.

 

으드득!

 

저절로 이가 갈리고 전신이 벌벌 떨린다.

그런 와중에도 입을 벌릴 수조차 없다. 혀끝을 입천장에 붙여야만 임맥(任脈) 따라 내공이 흐르기 때문이다.

입안이 바싹 말라 버석거릴 정도다.

그럼에도 정신을 잃지 않아야 했다.

정신을 잃는다면 폭주하는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확률이 높다.

어떻게 이 세상에 자리 잡았는데 이런 식으로 죽을 수는 없다.

그나마 크로노스의 뜨거운 내공에 내성이 있지 않았더라면, 벌써 정신 줄을 놓아 버렸을 터.

어떻게든 버티는 수밖에 없다.

 

“으우웁!”

 

점점 더 참을 수 없는 열기에 괴로운 신음이 절로 흘러나온다.

마음껏 비명조차 지를 수도 없는 건 죽을 맛이다.

열기를 품은 기운이 미친 듯이 단전에 퍼부어진다. 이제는 제어할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기운이 백회혈을 타고 꾸역꾸역 밀려든다.

단전이 확장되기는커녕 뜨거운 기운에 익어 버릴 것만 같다. 단전이 확장되지 않는다면, 폭주한 기운이 기경팔맥을 터트리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할 게 분명하다.

 

츠즈즈즛!

 

“큽!”

 

백회혈을 타고 들어오는 열기만으로도 죽을 맛인데, 가슴에 박힌 크로노스에서 더욱 폭발적으로 열기가 피어난다.

가슴에서 시작된 열기가 점점 밑으로 향하는 것은 단순히 착각만은 아닌듯하다.

벌겋게 달아오른 칼날로 가슴부터 밑으로 찢어 내려오는 듯한 고통.

생살을 익혀가면서 헤집어 대는 고통은…

솔직히 기절해 버리고 싶을 정도다.

겁이 난다.

가슴의 크로노스에서 튀어나온 뜨거운 기운이 단전을 향해 가는 게 두렵다.

멈출 수만 있다면 당장에라도 멈추고 싶다.

단전의 확장할 생각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

백회에서부터 흘러드는 기운을 단전에서 잡아 두지 못하고 회음혈을 향해 빠른 속도로 기운이 빠져나간다.

악순환.

단전에서 빠져나간 기운에 가속도가 붙어 내공의 흐름이 더욱 빨라져만 간다.

크로노스에서 뻗어 나온 기운은 단전을 향해 계속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맹렬하게 흐르는 기운을 제어하기 위해선 단전의 확장이 절실하다. 하지만 단전의 확장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

만약 크로노스에서 뻗어 나오는 기운이 단전까지 파고든다면…

생각하기도 싫다.

하지만 도저히 제어할 방법이 없다.

크로노스에서 뻗어 나온 기운이 단전에 파고들기 일보 직전!

그래 염병!

소리라도 지르고 죽어 보자!

 

“크아아악! 이런 쌰앙!”

 

콰과광!

 

귀에 파고드는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기억이 끊어지고 말았다.

 

***

 

코너는 영지 성에 신축 건물인 ‘로렌의 숨결’이라는 이름의 가신 숙소에서 스크롤을 만드는 중이었다.

마법진을 그려놓고서 스크롤에 마나를 주입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

 

코너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다.

 

‘엄청난 마나가 제멋대로 날뛰고 있어!’

 

비정상적으로 마나가 증식되는 현상에 당혹스러웠다.

인간이 보여 줄 만한 수준의 마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나의 이상 증식이 일어나고 있는 방향은 영주관.

 

“윌슨!”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코너가 영주의 이름을 외쳤다.

마음이 조급해진 그는 숙소에서 뛰어 나와 영주관으로 향했다.

 

‘정상적이지 않아!’

 

윌슨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한 코너가 영주관에 다가가는 순간,

 

“멈춰 주십시오!”

 

영주관 입구를 지키는 두 명의 기사가 창을 교차시키면서 접근을 막았다.

평소라면 집무실의 앞으로 지키고 있어야 할 기사들이 영주관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윌슨의 명령 때문에 근무 위치가 바뀐 탓이다.

 

“들어가게 해줘요. 이거 못 느껴요?”

 

코너가 영주관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말했다.

그렇지만, 두 명의 기사는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저희도 당황스럽습니다. 하지만 영주님께서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모든 사람의 출입을 막으라 하셨습니다.”

 

“으으으…….”

 

코너가 침음성을 흘렸다.

두 명의 기사가 보여 주는 행동과 말투가 너무나 단호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는 사이, 마나가 폭주하는 것을 느낀 기사들이 놀란 얼굴로 영주관을 향해 다가왔다.

기사 중에는 놀란 것이 분명한 얼굴로 미친 듯이 달려오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바로 아이언 기사단장인 시안이었다.

 

“니미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 제이콥!”

 

영주관 앞에 도착한 그는 창을 교차시킨 채 영주관 입구를 지키는 기사에게 물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단장님!”

 

제이콥이 난감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는 윌슨이 레이놀드 영지를 나와 처음으로 기사에 서임한 인물로, 현재는 완전히 아이언 기사단에 녹아든 상태였다.

 

“또 뭔 지랄을 하시는 거야. 하여간 사람 피곤하게 하는데 뭐 있다니까!”

 

시안이 벅벅 인상을 쓰면서 투덜거렸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요구하진 않았다. 윌슨에게 사람들을 통제하라고 직접 명령을 받은 게 시안이었기 때문이다.

 

쿠구구구궁!

 

[……!]

 

영주관 앞에 모인 가신들의 얼굴이 굳어지고 말았다.

도저히 인간의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 마나 폭풍.

순간적으로 몸이 휘청거릴 만큼 감당하기 어려운 마나가 영주관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이, 이런 마나는 대체…….”

 

블루드래곤 기사단장인 피터슨이 놀람을 감추지 못하고 멍한 눈으로 영주관을 올려다보았다.

뜨거운 기운을 간직한 마나가 터져 나온 2층을 바라보았다.

 

‘이토록 강렬한 마나를 인간이 품을 수 있다는 것인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칠고 강렬한 마나에 피터슨은 영주관에 한 걸음 다가갔다.

 

“멈추십시오.”

 

그러나 제이콥에 의해 저지당하고 말았다.

 

“못 느꼈는가! 마나 충돌을 일으켰다면 영주께서 위험에 처했을 게 분명하네! 들어가 봐야겠어.”

 

피터슨이 정색하면서 제이콥의 창대를 옆으로 밀어내려 했다.

 

“놔두쇼.”

 

하지만 곁에 서 있던 시안이 피터슨의 팔목을 손으로 붙잡았다.

 

“어째서…? 시안 단장은 영주가 걱정되지 않는 거요?”

 

피터슨이 눈살을 찌푸렸다.

 

“영주님께서 아무도 영주관 안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라 명령하셨소. 염병… 나라고 걱정되지 않는 줄 아우?”

 

“걱정된다면 시안 단장만이라도 올라가서 확인해 주시오.”

 

“귀가 어떻게 된 거요? 영주님께서 아무도 발을 들이지 말라고 하셨다고 했잖소.”

 

“그러니까 시안 단장은 들어갈 수도 있는 것 아니요? 영주께서 친히 명령을 내리셨다면 그만큼 믿고 있다는 의미잖소!”

 

피터슨은 시안과 시선을 맞추면서 그렇게 말했다.

 

“지기미… 안 되오.”

 

“어째서 안 된다는 거요!”

 

와락 얼굴을 구기는 시안에게 얼굴이 붉어진 피터슨이 따져 물었다.

상스러운 욕설을 들었기 때문에 피터슨의 얼굴이 벌겋게 변한 게 아니다. 시안의 입이 거칠다는 건 하루 이틀 경험한 게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아이언 영지의 주인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음에도 자신을 막아서는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자신을 막아서는 행동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시안 본인도 영주관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태도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눈을 부릅뜨고 항의하듯 시안에게 소리쳤다.

 

“영주님께서 내린 명령은 무조건 지켜야 하는 거요.”

 

“그런 바보 같은…….”

 

어이없는 원론적인 대답에 피터슨이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다른 사람들이 황당해 하든지 말든지 시안은 영주관 입구를 지키는 두 명의 기사 사이에 자리 잡았다.

자리를 잡고 나서야 피터슨의 손을 놓아주고서 제이콥의 허리춤에 걸린 롱소드를 뽑았다.

그러고는 땅에 롱소드를 박고서 고개를 치켜들었다.

 

“아무도 안으로 들어갈 수 없소. 들어가려면… 나를 쓰러뜨리고 가야 할 거요. 염병!”

 

“저기… 시안 단장님, 윌슨이 걱정되어서 그래요. 제가 들어가 보면 안 될까요? 벌써 삼 일이나 지났잖아요.”

 

쭈뼛거리던 코너가 기어들어 가는 음성으로 말했다.

그렇지만 시안은 고개를 흔들었다.

 

“코너님이라고 해도 안 됩니다.”

 

“너무하세요!”

 

“명령에 따를 뿐입니다.”

 

“왜 그렇게까지… 윌슨이 잘못되면 어쩌려고요!”

 

볼멘소리하면서 원망스러운 눈으로 시안을 바라보는 코너.

 

“나는 영주님을 믿소! 잘못될 것 같았으면 내게 아무도 들이지 말란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오! 그러니까 제발 귀찮게 하지 마쇼.”

 

“…….”

 

코너는 할 말을 잃었다.

우직함을 넘어서 맹목적으로까지 보이는 시안의 단호함.

그 바탕이 윌슨에 대한 믿음 때문이기에 함부로 무시하기가 어려웠다.

다행인 것은 영주관의 2층에서 발생한 마나 증식이 어느 순간 사라졌다는 점이다.

가신들의 불안감은 그래서 더 커졌다.

일이 잘못되어 윌슨이 정신을 잃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츠즈즈즈즈…

 

“……어?”

 

“오, 오!”

 

코너와 피터슨의 눈이 커졌다.

주변의 기운이 영주관으로 몰려드는 것을 느낀 것이다.

윌슨에게 문제가 생겼다면 이런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영주관을 올려다보는 기사들.

심지어 시안마저도 뒤로 고개를 돌렸다가 바로 하기를 반복하면서 혀로 입술을 축인다.

윌슨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그 역시 걱정되기는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가신들의 시선이 영주관의 2층에 꽂혀 있는 그때,

땀에 젖은 윌슨의 머리가 창문 밖으로 튀어나왔다.

 

“왜 이렇게 시끄럽게 떠들어?”

 

한쪽 눈을 찡그리면서 신경질적으로 한마디 툭 던지는 그의 모습.

평소와 다를 바 없는 그의 얼굴에 가신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그제야 안도할 수 있었다.

 

“윌슨!”

 

“영주님!”

 

“거! 사람 심장 떨리게 할 겁니까?”

 

코너와 피터슨, 그리고 시안이 거의 동시에 윌슨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알았으니까, 짬밥 되는 녀석들은 전부 집무실로 올라와! 회의다!”

 

[예! 영주님!]

 

코너를 비롯한 가신들이 밝은 얼굴로 대답했다.

‘짬밥’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윌슨이 걸핏하면 꺼내는 단어다.

지휘관급, 혹은 중요한 위치에 선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중이다.

코너와 피터슨이 밝아진 얼굴로 영주관에 들어가려는데,

 

“멈추쇼!”

 

또다시 시안이 앞을 가로막았다.

 

“왜……?”

 

“영주님께서 허락하셨지 않소!”

 

코너와 피터슨이 의아한 얼굴로 시안을 쳐다보았다.

 

“내가 먼저요!”

 

그렇게 한마디 남기고는 시안이 몸을 돌려 영주관으로 뛰어들었다.

 

“저 아저씨… 뭐죠?”

 

“글쎄요.”

 

어린애처럼 구는 시안의 행동에 코너와 피터슨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웨엑! 영주님, 옷은 왜 홀라당 벗고 계십니까?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유?>

 

<야 이! 넌 노크도 없이 들어오냐?>

 

<올라오라고 한 건 영주님이잖습니까!>

 

<시끄러워 회의실로 오라고 했잖아, 이 자식아! 문 닫아!>

.

.

.

 

“…….”

 

“…….”

 

영주관에서 두 사람이 투닥거리는 소리에, 코너와 피터슨이 마주 보면서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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