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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최강 군바리 107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9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107화

107화 특산품을 개발하라(2)

 

 

 

한국에서 군대에 있을 때 보았던 병기들을 떠올리면서 희망에 부풀었다.

복잡한 기능을 지닌 무기들은 어렵겠지만, 단순한 방식의 무기들은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마법을 이용한다면 간단히 해결되는 종류의 무기들이 의외로 많으니까.

아까 문득 떠올렸던 박격포라든지, 밟으면 폭발하는 지뢰 같은 것들 말이다.

어째 점점 한국의 군대 분위기로 변해 가는 것 같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안전하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 반칙이라도 상관없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명언도 있잖아?

아무튼,

수류탄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나는 마구간으로 향하는 중이다. 걸어가는 것보다는 칼립을 타고 가는 게 나으니까.

 

“또?”

 

기가 막혀서 혀를 끌끌 찼다.

 

“푸륵! 푸르륵…….”

 

쇠사슬을 질겅질겅 씹고 있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슬그머니 뱉어내는 칼립.

이 자식은 징그럽게 질긴 놈이다.

다른 말들은 그냥 놔두기만 해도 되는데, 칼립은 반드시 쇠사슬로 묶어 둬야 한다.

언제 튈지 모르니까.

그 와중에도 쇠사슬을 씹어 끊을 생각을 하고 있다.

놀랍게도 쇠사슬에 녀석의 이빨 자국이 그득하다. 대체 얼마나 씹어 대면 저런 자국이 생길 수 있는 거지?

두들겨 패도 탈출을 포기하지 않으니, 진짜 기가 막힐 노릇이다.

분근착골의 맛을 보여주면 달라지겠지만, 아쉽게도 인간과 신체구조가 달라서 사용할 수 없는 방법이다.

으응?

그러고 보니…

트와토른의 목 뒤에 새겨진 ‘종속의 인’이란 걸, 이놈한테 코너더러 새겨달라고 하면 되겠네?

주인 인식을 시킨 뒤에는 간단한 명령만으로 전기 충격을 받는다고 했으니까.

간단한 방법이 있었는데, 이제껏 헛고생만 한 셈이다. 이래서 무식하면 손발이 고생한다고 하는 건가?

코너 녀석에게 물어봤으면 간단히 해결되었을 일을 놈이 도망갈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니…

아무튼, 이 자식!

게기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인 줄 알아야 할 거다.

 

“푸륵! 푸르륵! 푸륵!”

 

“얼씨구?”

 

탈출을 시도하던 현장이 발각되자, 칼립이 머리통을 나의 가슴에 비비적대면서 애교를 떤다.

 

딱쿵!

 

“히히힝!”

 

머리통을 후려치자, 비명을 지르는 칼립.

 

“안 어울리는 짓 하지 말고 좀 달리자.”

 

“푸륵!”

 

녀석이 입술을 괴상하게 움직이면서 눈을 희번덕거린다.

아마도 욕을 하는 게 분명하다.

 

“닥치지?”

 

주먹을 치켜들자, 입을 꾹 다무는 칼립.

그제야 목에 건 쇠사슬을 풀고 안장에 올라탔다.

 

“히히히힝!”

 

마구간에서 나온 칼립이 신이 나서 달린다.

조금 미안한 마음이 생기긴 한다. 이렇게 달리고 싶어하는 녀석을 쇠사슬로 묶어 놓고 마구간에 처박아 뒀으니…

그래, 자유를 주마!

문신 하나 새기고 자유를 얻으면 너도 좋고 나도 좋은 거잖아?

 

“충!”

 

성문을 지키는 경비병을 순식간에 지나쳤다.

어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을 지나치는 순간에 피비린내가 코를 찌른다.

물론 시체는 없다.

아공간을 활용해 땅을 파고 전부 매장한 상태니까.

어째…

영주가 되었는데 뒤치다꺼리는 더 많아진 느낌이다.

아공간을 사용하면서 내공이 쭉쭉 빠져나가는 상실감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거다.

나는 뺑이 치는 데 쫄다구 녀석들이 너무 한가한 거 아니야?

3천 명도 넘는 병사들이 논다는 건 지독한 낭비다. 이번 기회에 유격장이나 하나 만들어야겠다.

최전방이니만큼 병사를 강하게 키워야 언제 터질지 모를 전쟁에 대비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병사들을 상큼하게 굴릴 계획을 세우면서 이동하는 사이, 수류탄의 성능을 시험할 만한 장소를 찾을 수 있었다.

 

“멈춰!”

 

“히히힝!”

 

전속력으로 달리던 칼립이 급정거를 하는 바람에 몸이 앞으로 확 쏠린다.

 

지지지직!

 

땅거죽에 밭고랑이 생길 정도로 급정거하는 바람에 흙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이 새퀴가?”

 

“푸륵! 푸르륵!”

 

기가 막혀서 한소리 했지만, 칼립은 명령에 따른 것뿐이라는 듯 오히려 당당하게 고개를 치켜든다.

어휴…

이걸 죽여 살려?

그래 어디 ‘종속의 인’을 새긴 다음에 두고 보자 이 자식.

안장에서 내려와 주머니에 넣어 둔 수류탄 세트를 꺼냈다. 아공간의 귀퉁이에서 코너가 만들어 준 마법 스크롤을 한 장 꺼냈다.

그리고는 뇌관에 스크롤을 감아서 고정하고 수류탄 외피와 결합했다.

 

“푸륵?”

 

칼립이 수류탄을 조립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호기심을 드러냈다.

 

“궁금하냐?”

 

딸칵!

 

엄지로 버튼을 꾹 누르면서 물었다.

고개를 짤짤짤 아래위로 흔드는 칼립.

숲을 향해서 수류탄을 던져놓고 다시 녀석과 눈을 마주쳤다.

 

“자꾸 열 받게 하면 알아서 해.”

 

“……?”

 

칼립이 의아한 눈망울로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

 

콰과광!

 

“히히히힝!”

 

엄청난 굉음에 녀석이 펄쩍 뛰어오를 정도로 크게 놀랐다.

마법에 의한 폭발이라 소음이 적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진짜 수류탄보다 더 요란하다.

위력을 확인하려면 직접 흔적을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수류탄이 폭발한 곳으로 가보았다.

 

“휘유!”

 

대단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수류탄이 폭발한 곳에 인접한 나무는 그야말로 걸레가 되었다.

화약으로 채워져야 할 공간을 자잘한 쇳조각으로 채운 효과가 확실하게 드러났다. 이전 세상에서의 수류탄보다 파편의 수가 더 많아서 가능한 흔적이다.

이런 정도의 위력이라면 어지간한 기사들도 막아 내기가 어려울 거다.

아니,

처음으로 접하는 상황이라면 대응도 하지 못할 터.

기사단장급 이하의 인물은 즉사시킬 수 있을 위력이다. 그저 그런 성능의 갑옷은 단박에 파편에 의해서 꿰뚫릴 테니까 말이다.

기사단장급 정도 되면 제법 그럴싸한 갑옷을 입는 경우가 많아서 뻥뻥 뚫어 대기는 어려울 터.

만족할 만한 위력이라는 건 두말하면 입 아프다.

전력 확충은 이것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겠고…

가장 중요한 일이 남았다.

바로 나 스스로에 대한 강화.

발루아 공작과 같은 인간이 나를 노리는 상황이다. 현재는 놈에게서 도망치는 것조차 어려울 만큼 실력 차가 크다.

검술 자체만 놓고 본다면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달라진 육체에 완전히 적응한 다음이라, 상대와 나의 간격을 재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니까.

문제는 이곳의 고수… 그러니까 이른바 소드 마스터라 부르는 존재들의 오러 블레이드다.

검기를 덧씌운다고 해도 버텨낼 수 있을지가 의심스러운 위력.

무협의 세상에서는 검강(黔剛) 정도쯤 되려나?

마나를 비효율적으로 낭비하는 게 흠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력만큼은 무시할 수 없다.

대략 일 갑자 정도의 내공을 쌓는다면 나 역시 검강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미적거릴 수는 없는 일.

 

“칼립! 돌아가자!”

 

“푸륵! 푸르르르륵!”

 

녀석이 두려워하는 눈빛으로 내가 올라타기를 기다린다.

엄청난 광경을 봐버렸기 때문인가?

이 겁대가리 없는 놈이 두려워 할 정도라면 수류탄의 개발은 성공적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

 

프레하 제국의 수도 뒤리스퐁.

현재 프레하 제국의 분위기는 어수선한 상태였다.

엘튼 제국과 벌인 전쟁에서 어이없이 패배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추가로 모집했던 병력이 국경 근처까지 진군하고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제국민들을 가장 우울하게 한 것은 전쟁의 패배도, 패전국이 짊어져야 할 전쟁 보상금 문제도 아니었다.

프레하 제국 최강의 검사 오를레앙 대공의 전사(戰死)!

그것은 자존심 문제였다.

전쟁에 패한 것도 부족해서 최강 검사의 자리를 엘튼 제국에 넘겨준 셈이었으니까 말이다.

제국민의 원망이 황성으로 향한 것은 당연한 수순.

그래서 오늘도 황성에서는 연일 최고 귀족회의가 열리는 중이다.

 

“엘튼 제국이 요구한 전쟁 배상금은 500만 골드입니다. 우리 프레하 제국의 1년 치 예산의 절반이 훌쩍 넘는 엄청난 액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루아 공작이 차분한 음성으로 귀족들에게 말했다.

그러나 차분한 음성과는 달리 눈에선 불꽃이 타오르듯 분노의 감정이 담겨 있었다.

 

‘빌어먹을! 데리앙에게서 연락이 끊어지다니… 실패했다는 얘기겠지.’

 

그의 분노를 점점 더 끓어오르게 하는 이유였다.

아이언 영지에 패잔병을 이끌고 총공격에 나서기로 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데리앙에게서는 연락이 없다.

 

‘변변한 성조차 존재하지 않는 아이언 영지를 6천이 넘는 병사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게 말이나 되나?’

 

나오느니 한숨뿐이었다.

거기에 귀족들과 회의하는 내용 역시 그의 속을 벅벅 긁는 사안들뿐.

천문학적인 전쟁배상금은 일단 논외다.

어차피 패배했을 때부터 각오했던 일이니까.

더 중요한 것은 전력의 손실이다.

이번 전쟁에서 소드 마스터이자, 프레하 제국의 최고 실력자가 죽임을 당했다.

금전적인 피해보다도 정신적인 피해가 어마어마하다.

명실공히 세계 최강의 실력자라 자부하던 오를레앙 대공의 죽음이 가져온 파급 효과.

이번 전쟁의 패배로 소모된 병력은 프레하 제국이 거느린 주변국을 협박하면 언제든 다시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오를레앙 대공과 같은 실력자를 얻는 건, 주변국을 아무리 쥐어짜도 회복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소드 마스터라는 존재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으음…….”

 

복잡한 생각에 발루아 공작이 침음성을 흘렸다.

여전히 다른 귀족들은 침묵을 지킨다.

가뜩이나 머리가 복잡해 죽겠는데, 다른 귀족들이 입을 다물고 있으니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지금 무엇들을 하고 계신 것이오! 대책을 마련하고자 모인 자리요. 우리 프레하 제국이 이대로 날개가 꺾인 채 무너지길 바라는 것이오?”

 

발루아 공작이 이를 드러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제국의 몰락’을 의미하는 말을 꺼낸 것이다. 해석하기에 따라선 반역으로도 몰릴 수 있는 위험한 발언.

그럼에도 귀족 회의에 참석한 귀족들은 아무도 그것을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오를레앙 대공이 사라진 프레하 제국에서 가장 큰 권력을 지닌 인물이 바로 발루아 공작이다.

거기에 더해 오를레앙 대공과 쌍벽을 이루는 검사(劍士)이기도 했고 말이다.

 

“제가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으음… 오를레앙 공작… 말씀하시오.”

 

발루아 공작이 씁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발언권을 요청한 인물의 정체 때문이다.

프리앙 드 오를레앙 공작!

이번 전쟁에서 사망한 오를레앙 대공의 장남이자, 프레하 제국에서 공인한 소드 마스터.

대공의 작위를 이어받지는 못했으나, 공작위를 받아 이제는 오를레앙 공작령으로 바뀐 영지를 통치하는 인물이었다.

이번 전쟁에서 오를레앙 대공과 함께 싸웠으나, 세가 불리함을 깨닫고 후퇴를 결정한 지휘관이기도 하다.

원래라면 패전의 책임을 물어야 했다.

그러나 ‘프레하 제국의 제일 검’인 오를레앙 대공의 명예를 생각해서 책임을 묻지 않았다.

후퇴를 결정해 상당한 전력을 보존해서 되돌아온 전공을 인정받았기도 했고 말이다.

만약 후퇴 결정이 늦었더라면 전략관을 비롯한 고급 지휘관들이 대거 죽임을 당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버지를 잃은 와중에도 냉정하게 후퇴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는 것에 후한 점수를 받았다.

 

“감사합니다. 발루아 공작 각하! 전쟁배상금 문제는 분할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하는 편이 나을 듯합니다. 최소 3년에 걸쳐서 천천히 갚아 나가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소?”

 

발루아 공작이 눈살을 찌푸렸다.

프레하 제국 1년 치 예산의 절반이 넘는 전쟁 배상금이라고 하나, 달라면 못 줄 것도 없다.

그런 금액을 무려 3년에 걸쳐 나눠서 갚자는 제안은 프레하 제국의 자존심 문제였다.

전쟁에 패배한 것도 서러운데 돈 문제로 또 아쉬운 소리를 하기 위해서 외교관을 파견해야만 하니까.

그래서 발루아 공작은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엘튼 제국에게 우리 프레하 제국이 경제적으로 곤경에 처했다는 것을 알리는 겁니다. 실제로도 제국민에 대한 혜택을 줄이고 긴축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이해할 수가 없는 이야기요. 오를레앙 공작.”

 

잠시 얘기가 끊어진 틈을 타고서 발루아 공작이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오를레앙 공작은 한 점의 흐트러짐도 없는 얼굴로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 프레하 제국은 그렇게 마련된 자금으로 비밀 병기를 개발해야 합니다. 아울러서 병력을 양성하고 주변국에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두는 겁니다. 3년 내에… 아니 2년 내에 전력이 갖춰지면…….”

 

우두둑!

 

뼈마디가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나도록 주먹을 움켜쥐는 오를레앙 공작.

무표정하던 그의 얼굴에 살기가 돌았다.

 

“엘튼 제국을 우리 프레하 제국의 발아래로 둔다면 전쟁배상금은 줄 필요가 없어집니다.”

 

“오호라! 적극적으로 전쟁을 준비하자는 뜻이었소?”

 

발루아 공작의 얼굴이 그제야 활짝 펴졌다.

그런 이유에서라면 엘튼 제국에 아쉬운 소리를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습니다. 발루아 공작 각하! 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력 증강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복수를 다짐하는 오를레앙 공작의 눈에서 새파란 안광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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