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 군바리 125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9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125화
125화 수상하다, 수상해!(3)
***
앵끄루뜨는 인비져빌리티 마법을 사용해 아이언 영지를 빠져나왔다.
자신을 보조해 줄 5명의 부하가 뒤따라오는 것을 수시로 확인했다. 한 녀석이라도 빠지면 곤란한 일이 생기게 되니까 말이다.
아이언 영지에서 멀어지기 전까지 라이트 마법은 사용할 수 없다.
혹시라도 망루에서 경계를 서는 병사가 발견할 수도 있는 일이니까.
달조차 뜨지 않은 어둠 속에선 작은 불빛도 먼 곳까지 눈에 띄기 마련이다.
그러니 어둠 속을 더듬더듬 헤쳐가는 수밖에는 없다. 다행이라면 이제야 조금씩 어둠에 익숙해진다는 것 정도다.
“훌륭하군.”
앵끄루뜨가 어두운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이동할수록 마이너스 에너지가 강해지고 있다.
절망, 공포, 고통, 괴로움, 증오, 살심…
인간에게서 나올 수 있는 마이너스 감정들이 음습하기 짝이 없는 에너지 형태로 사방에 퍼져 있다.
제국 전쟁이 발발하면서 수많은 인간이 목숨을 잃은 탓이다.
특히나 발루아 공작의 지시로 패잔병들이 아이언 영지를 공략하려다가 떼죽음을 당한 곳도 그리 멀지 않다.
원한을 품은 망령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곳.
어둠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사악한 존재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장소라 할 수 있다.
“조금만 서두르자, 저쪽에 엄청난 음차원 에너지가 모여 있구나.”
[예, 마스터!]
앵끄루뜨가 들뜬 음성으로 나직하게 명령하자, 뒤따르던 흑마법사들이 나직하게 대답했다.
그들의 이동하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졌다.
어두운 길이라 빠르게 걷는 속도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멈춰라! 이곳! 바로 여기다!”
앞장서서 걸어가던 앵끄루뜨가 희열에 물든 음성으로 명령을 내렸다.
‘이렇게 신선한 음차원 에너지라면 주변을 떠도는 다른 음차원 에너지와 망령, 그리고 영혼을 끌고 올 수 있겠어.’
그는 눈을 빛내면서 혀로 아랫입술을 핥았다.
생각보다 훨씬 쉽게 작업(?)할 만한 장소를 찾았기 때문이었다.
“과연! 과연 마스터십니다!”
뒤따르던 5명의 흑마법사 중 하나가 탄성을 발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런 모습이 싫지 않았던 앵끄루뜨가 흐뭇하게 웃음을 흘리고는 허리춤에서 가죽 가방을 꺼내 들었다.
“시답지 않은 소리 그만하고 서두르자. 늦장 부리다가 일을 그르칠 순 없는 일이니 말이야.”
[네, 마스터!]
흑마법사들이 일제히 대답하고는 앵끄루뜨와 마찬가지로 허리춤에서 가죽 가방을 풀었다.
그들은 붉은색과 노란색이 뒤섞인 가루를 바닥에 뿌려 가면서 마법의 주문을 외웠다.
바람에 휩쓸려 날아갈 것 같았던 기이한 가루는 일정한 형태를 이루면서 바닥에 문양을 새겨나갔다.
기하학적인 형태의 문양들.
여섯 명이 그려 나가는 문양은 하나의 원을 구축해 가면서 조금씩 빛을 냈다.
“이제 각자의 위치에 서라!”
앵끄루뜨가 마법진의 점검을 끝내고 다시 한 번 명령을 내렸다.
마법진을 완성하느라 이마에 송골송골 땀을 맺은 채로 흑마법사들이 서둘러 방위를 맞춰섰다.
중앙에는 앵끄루뜨가 서고 다섯 명의 마법사가 원형 마법진의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츠즈즈즛! 츠즈즛!
기이한 소음과 함께 음산하기 짝이 없는 진홍색 불길이 마법사들이 자리 잡은 곳에서 타올랐다.
그렇게 빛나던 마법의 불꽃이 이끌리듯 다른 흑마법사를 향해 뻗어 가면서 뒤엉켰다.
마침내 모든 흑마법사의 진홍색 불꽃이 연결되었을 때,
그들은 마법진 내부에서 오망성을 그려내고 있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힘을 내라! 얼마 남지 않았다!”
“크흡! 으으으…….”
“커헉! 쿨럭, 쿨럭!”
.
.
.
앵끄루뜨가 흑마법사들을 단속하면서 마법진에 전력으로 마나를 쏟아 부었다.
흑마법사들이 눈과 귀… 심지어 눈에서 핏물을 흘리면서도 꿋꿋하게 버텼다.
흑마법사들이 쓰러지기 직전,
우웅! 우우웅!
완성된 오망성이 진동을 일으키더니 위태롭게 흔들렸다.
“돼, 됐어! 우욱!”
앵끄루뜨가 희열에 들뜬 음성으로 말하다가 핏물을 토해 냈다.
그 또한 한계를 넘어서는 마나의 운용으로 내상을 입은 것이다.
흔들리던 진홍색의 오망성이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한 것도 그때였다.
“오, 오오!”
탄성을 발하는 흑마법사들.
마법진 내부에 생성된 오망성이 회전하면서 주변에 흐르는 음차원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걸 느낀 까닭이다.
“모두 물러나라!”
앵끄루뜨가 지친 몸을 이끌고 마법진의 중앙에서 빠져나왔다.
회전하는 오망성을 지나치면서 전신에 파고드는 음차원의 에너지에 전율을 느껴야만 했다.
엄청난 순도의 음차원 에너지.
잠시 몸을 휩쓸고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소모되었던 마나가 거의 절반 이상 회복될 정도로 뛰어난 효과를 발했다.
조금 더 오망성에 머물고 싶었으나, 욕망을 애써 눌러 참았다. 작은 변수조차 허용하고 싶지 않았다.
‘무아를랑 님께서 지시하신 일을 그르칠 순 없지.’
주먹을 말아쥐면서 마법진 내부에서 회전하는 오망성을 지켜보았다.
휘잉, 휘이잉…
오망성의 회전이 빨라지면서 마법진 내부가 온통 진홍색으로 물들었다.
“반응하고 있습니다. 마스터!”
“후후후… 나도 보고 있다. 이제부터 주의하라, 기운이 외부로 새어나갈 수 있으니.”
앵끄루뜨가 한쪽 입술을 비틀면서 대답했다.
희뿌연 덩어리들이 회전하는 오망성에 반응해서 모여들고 있었다.
반투명한 희뿌연 덩어리는 바로 인간의 영혼이었다. 망령이고 뭐고 할 것 없이 오망성은 인간의 영혼을 마구 빨아들였다.
하나둘씩 빨려들던 인간의 영혼은 점차 가속도가 붙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조차 지상을 뚫고 올라와 빠른 속도로 흡수되는 인간의 영혼.
“지금이다! 준비하라!”
앵끄루뜨가 희열이 담긴 음성으로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흑마법사들이 손바닥에 단검을 그어 피를 내고는 수인(手印)을 맺었다.
명령을 내린 앵끄루뜨 역시 마찬가지로 손바닥에 상처를 내고는 복잡한 수인을 맺으면서 입술을 달싹였다.
“오망성의 주인이시여, 부름에 응하소서!”
[부름에 응하소서!]
“당신의 종이 간절히 원하나니, 부름에 응하시어 모습을 드러내시옵소서.”
[모습을 드러내시옵소서!]
앵끄루뜨의 선창에 다섯 명의 흑마법사가 추임새를 넣으면서 다시금 마나를 끌어 올렸다.
그들의 손바닥에 흐르는 피는 점차 안개의 형상으로 바뀌어 회전하는 오망성에 인간의 영혼과 함께 흡수되어 갔다.
“…당신의 종이 간절히 당신을 원하옵니다. 데카라비아시여!”
[데카라비아시여!]
피를 토하는 듯한 음성으로 염원을 담아 소리치는 앵끄루뜨.
순간,
쿠오오오오…
게걸스럽게 인간의 영혼을 빨아들이던 오망성에서 듣기 거북스러울 정도로 기괴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드, 드디어!”
앵끄루뜨가 희열이 물씬 묻어나는 음성으로 탄성을 발했다.
진홍색으로 물든 마법진에서 푸른빛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더니 넓게 퍼지면서 거대한 오망성을 그려 나갔다.
[오오오!]
흑마법사들 감탄성을 흘리면서 황홀한 얼굴로 장엄한 광경에 감동했다.
천천히 위로 떠오르는 오망성.
인간의 영혼을 잔뜩 받아들인 오망성에서 무언가가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음습하고도 탁하며 심장을 옥죄는 듯한 지독스러운 기운.
미지의 존재가 빠져나오면서 마계의 기운이 새어 나오는 것이었다.
흑마법사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자, 오망성이 바스라지듯 사라졌다.
박쥐의 것을 닮은 한 쌍의 날개.
어지간한 거구의 사내보다 더 큰 체격을 지녔으며 온몸이 탄탄한 근육으로 뒤덮인 사내였다.
“흐흐흐… 인간계의 공기는 확실히 다르군. 네 놈들이 나를 불렀는가?”
마계에서 튀어나온 존재가 거만한 얼굴로 흑마법사들에게 말을 걸었다.
앵끄루뜨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검지를 뻗어 마계의 존재를 가리켰다.
“어째서… 어째서 인큐버스 따위가 소환된 것이란 말인가!”
그는 허탈한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분명 마왕 중에 하나인 데카라비아를 불러낸 것인데, 엉뚱하게도 하급 마족의 하나인 인큐버스 따위가 튀어나온 것이다.
그것도 불필요하게 거창한 연출을 해대면서 말이다.
야심차게 마법진을 운용하던 앵끄루뜨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네 놈들이 나를 불러냈느냐고 묻지 않았는가!”
“그, 그렇다!”
“빌어먹을 자식들! 죄다 수컷들의 영혼으로 채우다니! 곱게 죽을 생각 따윈 포기해라!”
마계에서 튀어나온 인큐버스가 분노해 소리쳤다.
***
오를레앙 공작이 보석으로 장식된 화려한 롱소드를 겨누고 있었다.
“갑자기 왜 이러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오를레앙 공작.”
걸어가려던 나는 어쩔 수 없이 몸을 돌려 그와 시선을 맞췄다.
이미 오를레앙 공작과는 한 차례 싸웠던 사이다. 물론 그는 나와 싸웠었다는 사실조차 모를 터다.
브뜨아 요새에서 얼굴을 가린 채로 그와 싸웠으니까.
대련을 피한 것도 그런 이유다.
나의 검강은 검기를 닮았다.
대련한다면 그러한 사실이 발각될 게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브뜨아 요새에 침투했던 인물이 나라는 걸 밝히게 되는 셈이다.
결정적으로 지금은 오를레앙 공작과 노닥거릴 때가 아니다. 음침한 기운을 흘리던 여섯 명의 사내들이 영주성을 빠져나가는 걸 감지한 다음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종적이 묘연하다. 존재 자체를 지워버린 것처럼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놈들이 무슨 짓을 꾸미는 것인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오를레앙 공작이 자꾸 나의 발목을 잡는다.
나를 붙들어 놓고서 목적을 이루겠다는 속셈이 너무나 뻔하게 보인다.
무시하고 지나치기엔 놈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어쩌면 뒤를 쫓아와 기습을 시도할 것만 같은 분위기다.
“그대의 실력이 궁금하여 대련을 신청했으나, 거부하니 할 수 없는 일 아니겠소?”
“결투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고 있을 듯한데…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자각은 있으신 겁니까?”
어이가 없어서 입맛을 다셨다.
결투를 신청할 정도로 상대는 절박하다는 의미일 게 분명하다.
흑마법사로 의심되는 여섯 명의 사내가 벌이려는 일이 그만큼 중요한 일이라는 의미가 되겠다.
놈들에게 중요한 일이라면, 나와 엘튼 제국엔 좋지 않은 일일 확률이 높다.
대체 무슨 짓을 하려고 이렇게나 필사적으로 나를 막으려고 하는 건지 궁금하다.
코너의 말처럼 정말 마계의 존재를 소환하려고 하는 것일까?
“기사의 결투는 신성한 것. 외교 방침과 상관이 없는 일이란 걸 모르오?”
오를레앙 공작이 코웃음을 친다.
“신성한 결투라… 소드 마스터나 되는 분께서 수준이 한참이나 떨어지는 제게 결투를 신청하는 게 정당하다는 겁니까?”
“그러니 대련을 하자고 하실 때 받아들였으면 좋았잖소. 흠, 흠…….”
그래도 쥐 꼬리만한 양심은 있었는지, 오를레앙 공작이 겸연쩍은 얼굴로 헛기침한다.
“혹시 흑마법사들 때문입니까?”
“……!”
오를레앙 공작의 눈이 커졌다.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던 모양이다.
이 인간 뭐지? 흑마법사의 정체가 들키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는 거야?
칙칙한 옷에 칙칙한 기운을 줄줄 흘려 대던 놈들이 의심스럽지 않을 리가 없잖아?
“대체 무슨 일을 꾸미는 겁니까?”
“말할 수 없소. 아니… 나는 그대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소.”
“쩝…….”
입맛이 쓰다.
저런 식으로 오리발을 내밀면 따질 수가 없다.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자꾸 시간을 질질 끄는 느낌이다.
“절 계속 붙잡아 두실 생각입니까?”
“미안하지만, 그리할 수밖에 없겠소. 아이언 남작.”
뻔뻔하게 대답하는 오를레앙 공작.
저 인간도 어지간히 밉상이다.
“그렇다면 할 수 없겠군요. 결투는 좀 그렇고, 대련이나 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스르릉!
헤로드 소드를 뽑으면서 담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영주 성 밖에서 기이하고도 음습한 기운이 요동치는 게 느껴진다.
더 시간을 끌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오를레앙 공작 역시 그것을 느꼈는지, 조금은 느긋해진 태도를 보인다.
“왼손잡이요?”
“그게 중요합니까?”
나는 시큰둥하게 대답하고서 단전의 내공을 집중했다.
남이야 오른손으로 칼질하든 왼손으로 칼질하든!
놈이 여유를 부린다면 차라리 잘 됐다. 시간을 더 허비하더라도 방심하는 순간을 노리는 게 가장 빠른 해결법이 될 수 있을 테니까.
왼손에 쥔 헤로드 소드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러자 오를레앙 공작이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면서 롱소드의 검 끝을 바닥에 향한 채 나를 바라본다.
선제공격을 양보하겠다는 의미일 터.
오른 주먹을 가슴 앞에 둔 채로 왼손으로 헤로드 소드를 쥐고서 오를레앙 공작에게 겨눴다.
여전히 방만한 태도로 나를 구경하듯 지켜보는 오를레앙 공작.
체중을 지탱하던 오른발을 반 보 정도 앞으로 나가면서 강하게 진각을 밟았다.
꾸웅!
진각을 밟아 생성된 반발력과 내공을 뒤섞어 가슴 앞에 장전해 두었던 주먹을 빠르게 뻗었다.
진룡권법(眞龍拳法) 아홉 번째 초식 광룡포(光龍砲).
소림의 백보신권과도 비견된다고 허풍을 치던 사부의 말이 떠오른다.
퉁!
순식간에 생겨난 붉은 기운이 주먹에서 생성되어 오를레앙 공작을 향해 쏘아졌다.
“어헛!”
당혹성을 흘리는 오를레앙 공작.
그가 부랴부랴 롱소드를 쳐올리는 순간에 나는 이미 비룡보법 중에서 토룡출세(土龍出世)의 수법으로 지면을 박찼다.
파앙!
급격하게 오를레앙 공작의 육체가 확대된다.
이제야 막 광룡포의 권기(拳氣)를 쳐내는 오를레앙 공작.
“……!”
놀란 얼굴로 눈을 크게 뜨는 그의 표정을 감상하면서, 진룡권법의 일곱 번째 초식 비룡정(飛龍征)의 수법으로 상대의 턱을 내질렀다.
빠각!
“커헉!”
턱을 얻어맞고서 신음을 터트리는 오를레앙 공작.
자세를 회복하려 뒷 걸음질을 친다.
하지만 비룡정(飛龍征)의 초식은 연속기.
빠바박!
상대를 물러서게 하면서 세 번의 정권을 안면에 적중시켰다.
신음조차 내지 못하고 오를레앙 공작의 눈동자가 풀린다. 주먹을 펴고서 마무리로 그의 혼혈을 제압했다.
쿠당탕!
변변한 저항조차 해보지 못하고 정신을 잃은 채 바닥에 쓰러지는 오를레앙 공작.
브뜨아 요새에서 싸울 때도 나한테 밀렸던 놈이다. 방심까지 하고 있었으니, 변칙적인 나의 공격에 변변한 저항조차 해보지 못하고 당한 거다.
일부러 놈의 방심을 유도하려고 자신 없는 척 연기했던 게 제대로 먹혔다고 할 수 있다.
“와그너!”
“네, 영주님!”
“침대에 던져 놓고 잘 지켜!”
“알겠습니다.”
와그너가 놀란 얼굴로 크게 대답한다.
내가 이렇게 빨리 상대를 때려눕힐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이런!”
머리카락이 쭈뼛거릴 정도로 강렬한 기운이 성 밖에서 나의 신경을 건드린다.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냐, 망할 흑마법사 놈들아!
급한 마음에 비룡보법을 사용해 성의 외벽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허공에 몸이 날아오르면서 음습한 기운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진홍색 빛을 향해 희뿌연 무언가가 몰려드는 모습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주저할 것도 없이 성의 외벽을 박차고 경공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