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 군바리 168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259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168화
168화 지긋지긋한 자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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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칵! 딸칵!
쉬지 않고 수류탄의 버튼을 눌러 적의 진영에 던졌다.
놈들은 나의 존재를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기사단이라는 녀석들도 공포스러운 광경에 사색이 되어서 주위를 살피느라 정신을 못 차린다.
놈들이 헤맬수록 나한테는 유리한 일이다.
일부러 위치가 발각되지 않도록 멀리 던진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벌써 세 번째 상자를 꺼내서 던지는 중이다. 한 상자에 수류탄이 30개가 들어 있으니, 엄청난 물량을 투입했다는 얘기다.
언제고 이런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하긴 했는데, 효과가 좋아도 너무나 좋다.
저들에게 생소한 무기였기에 이만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거겠다. 녀석들은 아직도 ‘마법사를 찾아라!’ 따위의 명령을 반복해서 내리는 중이었으니까.
신무기에 대한 보안을 철저하게 유지한 게 지금과 같은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래, 계속 헛다리짚어라, 나는 계속 공격할 테니까!
프레하 제국 병사들이 겁에 질려 무기를 버리고 도주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몰아붙이면 전멸시킬 수 있을 거도 같다.
좀 반칙 느낌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나한테 유리한 거면 다 용서된다.
딸칵!
또다시 수류탄의 안전핀을 제거하고서 버튼을 누르는 순간,
“……!”
이질적인 기운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그것도 셋이나!
이런 식의 강력하고도 지저분한 기운은 아까 지나쳤던 소드 마스터급 흑기사가 분명하다.
그 지긋지긋한 발루아 공작 일행이 아니라면 이토록 강렬한 기운을 흉내 낼 존재는 없겠다.
버튼을 누른 수류탄을 재빨리 적 진영에 던지고 기척을 숨겼다.
“…염병.”
하지만 이내 푸념하듯 욕설을 흘렸다.
밉살스러운 발루아 공작 놈이 정확하게 나를 손으로 가리키고 있었으니까.
“칼리입!”
<히히히힝!>
수류탄 상자를 아공간에 넣고 칼립을 불렀다.
놈들에게 수류탄을 써봐야 소용없다는 걸 안다. 쓸데없이 수류탄의 비밀만 공개하는 셈이 될 확률이 높다.
비밀이 밝혀질 때 밝혀지더라도 최소한 지금은 아니다. 어떻게 만든 수류탄인데, 뽕을 뽑을 때까지 놈들을 괴롭혀 줘야 한다.
더군다나 놈들의 정체는 흑기사.
머리통을 부수거나 신성력이 깃든 무기로 난도질하지 않는 이상에는 치명상을 주기 어렵다.
금방 상처가 아무는 놈들을 상대로 신성력이 없는 수류탄 공격 따윈 의미가 없다.
“크로노스! 다비인 소드!”
촤르르륵!
갑옷을 장착하고 디바인 소드를 소환했다.
두두두두두!
때마침 숲 속에서 튀어나오는 칼립.
그러자 나를 향해 손가락질하던 발루아 공작과 일행이 고함을 지른다.
<서라!>
<네 이놈! 거기 꼼짝 말고 있어라!>
발루아 공작 옆에서 말을 몰고 달려오는 놈들이 마나까지 담아 버럭 고함을 지른다.
자식들이 들어 줄 수 없는 부탁만 골라서 해온다.
그대로 훌쩍 나무에서 뛰어내렸다. 이 상태로 칼립의 몸에 탔다가는 아무리 켄타우로스의 혈통을 지녔다고 해도 허리가 부러질지 모른다.
내공을 돌려 몸을 가볍게 했다.
칼립이 속도를 높여 나의 몸을 받아 낸다.
터엉!
크로노스 갑옷이 녀석의 안장에 착지하면서 금속성이 튀어나왔다.
“아군의 뒤를 쫓아!”
“푸륵!”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알아들은 칼립이 눈치 빠르게도 추격해 오는 발루아 공작 일행을 우회하면서 달린다.
“저놈이?”
“거기 서라!”
놈들이 뒤를 쫓으면서 괴성을 지른다.
“더 빨리!”
칼립에게 나직하게 말하자, 녀석이 속도를 더 내기 시작한다.
흑기사들이 후퇴하는 아군 병사를 도륙하느라 뒤조차 돌아보지 않고 있다.
개자식들!
아주 신났다.
후퇴하느라 쉬지도 못했던 아군 병사들은, 흑기사들이 휘두르는 롱소드에 반항조차 못 하고 쓰러지기 바빴다.
간혹 악다구니를 쓰면서 발악하는 병사들이 있었으나, 흑기사를 상대하기엔 어림없는 칼질이었다.
디바인 소드를 움켜쥐고서 단전의 내공을 일으켰다.
기합 따윈 과감하게 생략한다. 놈들의 반응이 늦을수록 유리한 것은 나니까.
“서라아! 멈추란 말이다!”
뒤에서 들려오는 마나를 담은 음성.
쇳소리가 섞인 듣기 싫은 목소리였다. 욕이라도 해 주고 싶지만, 거기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
흑기사 놈들을 해치우는 게 먼저다. 뒤를 받쳐줄 프레하 제국의 병사가 혼란에 빠진 지금이 최적의 기회다.
츠즈증!
디바인 소드를 타고 솟구치는 검강.
새파란 검강에서 뜨거운 열기가 훅 전해져온다.
“이건 또 뭐야?”
발루아 일행의 고함을 들은 흑기사 하나가 비웃음을 흘리며 말머리를 돌려온다.
여유를 부리면 다가오던 흑기사에게 디바인 소드를 수평으로 휘둘렀다.
사악!
관자놀이 부근을 수평으로 투구째 가르고 지나가는 디바인 소드.
검강을 마나 블레이드로 착각한 흑기사의 최후다.
“칼리입! 다 죽여 버린다!”
“푸륵!”
칼립이 투레질하면서 그대로 내달린다.
진룡검법 여섯 번째 초식 신룡지로(神龍之路).
말 위에 타고 있어 하체의 움직임이 어색하지만, 칼립이 보법을 대신해 주었다.
뒤에 발루아 공작 일행과 프레하 제국의 보병대와 기사가 있어서 안전하다고 믿은 건지, 흑기사는 처음 덤벼든 놈을 제외하곤 반응하는 놈이 없었다.
서걱! 서거걱! 서억!
등을 돌린 채 아군 병사에게 롱소드를 휘두르던 흑기사의 뒤를 거침없이 공격했다.
놈들의 숫자는 대략 200은 넘어 보인다.
어쩌면 300일지도…
그러니 망설일 시간조차 없다.
“적이다! 놈부터 처리해!”
동료가 검은색에 가까운 핏물을 흘리고 쓰러지는 것을 발견한 흑기사가 내게 달려오면서 소리친다.
그러거나 말거나 관심 없다.
오직 눈앞의 상대에게 집중할 뿐이다. 롱소드로 찔러 오는 흑기사의 팔과 함께 목을 날렸다.
“끄아아악!”
흑기사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전투마에서 굴러 떨어진다.
디바인 소드에 충만한 신성력이 피부를 가르는 순간 상처를 크게 벌려놓았기 때문일 거다.
마계의 기운을 받아들인 존재에게 상극이랄 수 있는 디바인 소드다. 세인트가 만든 무기 중에서도 최고의 명품으로 꼽는 무기가 바로 디바인 소드.
부정한 존재인 리치의 몸으로 검에 신성력을 담아내야 했으니, 얼마나 괴로웠을지 물어보나 마나다.
“큭! 어딜!”
앞쪽 흑기사의 가슴을 가르는 사이, 뒤에서 접근한 또 다른 흑기사가 어깨를 공격해 왔다.
검을 휘두른 자세였기에 내공으로 어깨를 보호하면서 그대로 밀쳤다. 크로노스 갑옷의 내구력을 믿고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일일이 모든 공격을 쳐냈다가는 위축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래서 어설픈 공격은 몸으로 때우고 흑기사들을 차근차근 해치워 나가는 거다.
“이노옴!”
뒤에서 들리는 카랑카랑한 음성.
“칼립, 이동해!”
솜털이 곤두설 정도의 기운을 담은 목소리에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칼립에게 소리쳤다.
쇳소리가 섞인 음성의 주인공이 누군지는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안다. 이런 정도의 기운을 목소리에 담으려면 소드 마스터급이 아니라면 불가능할 테니까.
강한 놈들과 싸울 생각이 없다.
일반 흑기사들을 먼저 처리해 두는 편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소드 마스터와 싸우는 건 그다음으로 미뤄도 좋을 일.
“죽여! 죽여 버려!”
“크르르르…….”
“크와악!”
말을 할 줄 아는 놈과 그렇지 못한 흑기사들이 도주하는 병사를 놔두고 내게로 달려든다.
좋아, 계획대로 되고 있다.
“겁먹지 말고 전속력으로 돌파해!”
디바인 소드를 움켜쥐고서 칼립에게 소리쳤다.
전투마에 올라탄 흑기사들이 앞을 가로막으며 달려들고 있다. 뒤에는 발루아 공작 일당이 쫓아오는 상황.
머뭇거렸다가는 놈들이 뒤에 따라붙을 것이다.
“푸르륵!”
기다렸다는 듯이 칼립이 속도를 높인다.
“꺼져버려!”
디바인 소드에 검강을 담아 미친 듯이 전방을 향해 휘둘렀다.
달려드는 흑기사의 롱소드가 검강에 맞아 사방으로 튕겨난다.
투다다당!
자세를 수습할 여유를 두지 않고서 놈들의 흑색 갑옷을 횡으로 썰었다.
파가가각!
“쿠워억!”
“힘이… 힘이…….”
.
.
.
디바인 소드에 당한 흑기사들이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전투마에서 굴러 떨어졌다.
내게는 손쉬운 상대지만, 병사들과 일반 기사들에게는 재앙이나 다름없는 놈들이다. 가능한 한 숫자를 줄일 수 있을 때 팍팍 줄여 둬야 한다.
알아서 덤벼주니 더 좋고.
“크와악!”
“놈은 하나야! 죽여어!”
괴성을 지르는 놈과 명령을 내리는 놈.
푸른색 검강을 마나 블레이드로 계속 착각하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롱소드가 썽둥썽둥 썰려 나가는 것을 봤을 텐데도 말이다.
“조심하라! 놈의 검에 맺힌 건 오러 블레이드다!”
“정면으로 상대하지 말고 놈의 말을 노려라!”
뒤에서 들리는 쇳소리 섞인 음성과 뒤이어서 또 다른 묵직한 음성이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젠장!
좋았는데!
쓸데없이 참견질하고 자빠졌다.
덕분에 미친 듯이 덤벼들던 흑기사 놈들이 목표를 바꿔 칼립을 노린다.
“푸릅! 푸르륵!”
“……!”
흑기사 놈들의 공격을 쳐내면서 감탄하고 말았다.
칼립, 이 대단한 자식!
달리는 와중에도 머리를 노리는 공격에 목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피해 낸다.
마치 복싱의 위빙(Weaving) 기술을 발휘하는 것처럼 현란하다. 그런 와중에도 속도는 줄어들지 않는다.
“이놈! 도망치지 마라! 한판 붙어 보잔 말이다!”
아까 칼립을 노리라고 훈수 두던 인간이 꽥꽥 소리를 지른다.
그러거나 말거나 놈의 장단에 놀아줄 마음 따윈 없다. 얍삽하게 칼립의 머리를 노리고 공격해 오는 흑기사의 팔과 머리통을 살포시 쪼개주자, 휑하게 빈 공간이 나온다.
흑기사들을 돌파했다는 의미다.
“칼립!”
녀석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명령은 충분했다.
거칠 것 없어진 칼립이 더욱 속도를 높이면서 크게 반원을 그린다.
“제발 멈춰라! 지긋지긋한 자식아!”
거의 애원에 가까운 음성으로 소리치는 발루아 공작 일당 중의 하나.
당연히 들어 줄 수 없는 종류의 부탁이다.
이번 단독 돌파 공격으로 해치운 흑기사의 수는 고작해야 50이 되지 않는다.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순 있지만, 더 숫자를 줄여 놓지 않으면 놈들은 아군 병사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을 터.
두두두두!
“망할!”
반전해서 흑기사에게 다시 돌진하려다가 욕설을 터트렸다.
발루아 공작이 정면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뒤를 따라오는 것은 그의 옆에서 달리던 나머지 두 명의 소드 마스터가 분명하다.
사방에서 뿌려 대는 지저분한 어둠의 기운 때문에 발루아 공작의 기척을 놓친 것이다.
놈들이 대놓고 기운을 흘리는 게 아니라서 벌어진 일이다.
“각오하라!”
발루아 공작이 쇳소리가 뒤섞인 듣기 싫은 목소리로 소리치며 눈을 빛낸다.
왼손에 말고삐를 쥔 채로 클레이모어를 높이 치켜들고 있다.
저 인간, 원래 방패와 롱소드를 사용하던 인간 아니었던가?
양손 검을 사용하다니 의외다.
그래서 의심이 더 커졌다.
발루아 공작이라는 인간이 짝퉁이 아닌가 하는 의심 말이다.
분명 시체를 확실하게 태웠는데 다시 살아났다는 것도 그렇고, 목소리마저 이전 발루아 공작과는 확실하게 다르다. 무기조차 바뀌었다는 건 더 수상하다.
당장 나부터도 무림 세계에서 사용하던 검의 형태가 아니면 어색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한 손 검을 사용하던 인간이 양손 검을 사용한다?
말도 안 될 일이다.
제길!
상대가 코앞에까지 다가왔는데, 발루아 공작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떻단 말인가!
무시할 수 없는 실력자라는 건 똑같은데!
으드득!
이를 갈아붙이고 디바인 소드를 하단으로 내린 채 전력을 다해 검강을 뽑아냈다.
흑기사를 도륙하면서 내공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게 아쉽다. 그러나 적이 앞을 가로막은 이상, 돌파하는 것만이 상황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간다아!”
사자후(獅子吼)를 연상케 하는 기합성을 터트리면서 발루아 공작에게 돌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