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 군바리 186화
무료소설 이세계 최강 군바리: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59회 작성일소설 읽기 : 이세계 최강 군바리 186화
186화 대체 또 뭐야? (3)
***
대결이 벌어지기 일보 직전의 상황이 되자, 오를레앙 공작은 무아를랑과 드라스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의 눈빛을 받은 무아를랑과 드라스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놈! 너는 오늘 반드시 죽을 거다.’
두 명과 눈빛을 교환한 오를레앙 공작의 눈이 살기로 번들거렸다.
네 명의 소드 마스터가 맞붙으면 결과를 기다렸다가 행동하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만약 발루아 공작과 메이튼이 승리한다면 여세를 몰아 참관인으로 참석한 지휘관을 죽일 생각이었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서 발루아 공작과 메이튼이 패배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결투를 벌인 다음이면 아이언 백작은 필시 지칠 테니까 말이다.
‘놈들에겐 소드 마스터급 기사는 저 둘밖에 없어. 마법사는 저놈이겠지? 결투를 제안한 걸 땅을 치고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 어리석은 것들!’
오를레앙 공작은 마법사답지 않은 차림의 세인트에게 시선을 던지고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중앙과 오른쪽에 선 인물은 전형적인 기사의 분위기였다. 흘러나오는 기세 역시 일반적인 수단으로 마나를 수련한 기사의 것.
반면에 왼쪽에 선 근육질의 세인트는 기사라고 하기엔 뭔가 다른 느낌의 기운을 풍긴다. 그래서 오를레앙 공작은 세인트가 마법사라고 확신했다.
오를레앙 공작은 흑기사 드라스와 다시금 시선을 맞췄다. 그러자 상대 역시 무슨 뜻으로 그러는 것인지 깨닫고 무표정한 얼굴로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아래위로 한 차례 움직였다.
그렇게 오를레앙 공작을 비롯한 프레하 제국의 참관인 셋이 눈빛을 교환하는 사이,
“이런 빌어먹을 자식! 네놈을 죽이지 못하면 내가 사람이 아니다!”
오르레앙 공작 일행이 눈빛으로 작전을 확인하는 동안에, 말싸움을 벌이던 메이튼이 화를 참지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시체 새끼가 사람인 척하는 거 안 찔리냐?”
정작 분노와 저주가 담긴 욕설을 받는 윌슨의 태도는 심드렁하기만 했다.
“으으윽! 뼈 째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을 놈! 당장 검을 뽑아라! 처참하게 짓이겨 주마!”
잘 익은 토마토처럼 메이튼의 얼굴이 붉게 타올랐다.
“흥분을 가라앉히시오! 메이튼 경!”
클레이모어를 뽑은 채 오러 블레이드를 형성한 발루아 공작이 엄중한 음성으로 경고성을 보냈다.
“큭! 제가 못난 꼴을 보였습니다. 총사령관 각하!”
그제야 흥분을 가라앉힌 메이튼이 발루아 공작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실질적인 총사령관인 오를레앙 공작이 보고 있음에도 ‘총사령관’이라는 호칭으로 발루아 공작에게 말하고 있었다.
“자! 이쪽은 준비가 끝났소! 듀카스 대공은 어떠시오?”
발루아 공작이 오러 블레이드를 품은 클레이모어로 듀카스 대공을 겨누면서 호기롭게 소리쳤다.
“좋소! 시작합시다!”
듀카스 대공 또한 자신감 넘치는 음성으로 대답했다.
대답을 끝내는 것과 동시에 발루아 대공을 향해 쇄도해 들어갔다.
파바바밧!
“이, 이놈! 어디로 가느냐! 네 상대는 나란 말이다아!”
당황한 것이 분명한 메이튼의 괴성.
듀카스 대공은 왜 메이튼이 비명을 지르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유는 금세 드러났다.
“자, 자네!”
어느새 자신의 곁에 바짝 붙어서 달리는 윌슨의 모습에 듀카스 대공이 질겁했다.
“비겁한 놈들!”
마주 달려오던 발루아 공작이 눈을 희번덕거리면서 소리쳤다.
“한 놈씩 해치우는 겁니다!”
윌슨이 시선조차 마주치지 않고 듀카스 대공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달리면서 말했다.
“이런!”
듀카스 대공이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옅은 신음을 흘렸다.
이미 싸움이 시작된 이상 윌슨을 설득하기도, 그렇다고 상대에게 물러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꺼져라!”
격돌하기 직전, 발루아 공작이 클레이모어를 휘둘러 시커먼 오러 블레이드를 발사했다.
“차앗!”
곧바로 윌슨이 디바인 소드를 휘둘러 정면으로 날아오는 오러 블레이드를 반으로 쪼개 놓았다.
듀카스 대공은 이왕에 벌인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방패로 가슴과 턱을 보호하면서 과감하게 롱소드로 발루아 공작의 가슴을 노렸다.
“어림없다!”
발루아 공작이 코웃음을 치면서 급격히 방향을 바꾸었다.
비겁하다 부르짖으면서 한꺼번에 둘을 상대할 것처럼 하고서는, 진작에 몸을 틀어 메이튼과 합류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가만히 두고 볼 윌슨이 아니었다.
오러 블레이드를 갈라내기가 무섭게 진룡검법의 열한 번째 초식인 신룡재천(神龍在天)의 수법으로 발루아 공작의 머리를 노렸다.
“비겁한……”
발루아 공작이 이를 뿌드득 갈았다.
눈앞에서 번쩍이는 윌슨의 검강에 움찔한 사이, 가슴을 노렸던 듀카스 대공의 롱소드가 어긋나면서 어깨를 베고 지나갔다.
파웃!
“큭!”
기도문이 새겨진 무기에 베이는 순간, 부활한 이후로 느껴보지 못했던 ‘고통’이라는 감각이 생겨났다.
살아 있을 당시에는 익숙했던 감각이었으나, 현재의 발루아 공작에겐 생소한 감각.
영혼이 직접 베이는 듯한 고통에 잠시 멈칫하는 순간, 안면을 스치고 지나갔던 윌슨의 검이 빛살처럼 그의 목에 내리꽂혔다.
서걱!
허무한 패배.
발루아 공작의 머리가 둥실 떠올라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절단면부터 신성력에 의해 부서져 내리기 시작한다.
‘아들아……’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와중에 놀라서 멍해 있는 오를레앙 공작을 발견하고 그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그저 입술을 달싹거리는 게 고작이었다.
푸스스스…
그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가루가 되어 산산이 흩어졌다.
“총사령관 각하아!”
이제야 방향을 바꿔 접근해오던 메이튼이 피를 토하는 듯한 소리를 지르면서, 쌍검에 오러 블레이드를 맺은 채 휘둘러왔다.
“어딜!”
투캉!
듀카스 대공이 방패를 내밀어 윌슨을 보호하면서 하나의 검을 막아내고 나머지 검을 롱소드로 걷어냈다.
그 사이 디바인 소드를 회수한 윌슨이 곧바로 팔을 뻗어 메이튼의 명치에 쑤셔 박았다.
퍼걱!
“끄으으으…….”
터엉, 터덩……
검은 갑옷을 꿰뚫고 디바인 소드가 박히자, 신성의 힘에 의해 메이튼이 고통을 참지 못하고 쌍검을 놓쳤다.
윌슨은 명치에 박아넣은 디바인 소드를 힘껏 쳐올렸다.
콰드득! 퍼벅!
화르르륵!
디아인 소드가 메이튼의 두개골을 훑고 지나자, 폭발과 함께 불꽃에 휩싸였다.
기세등등하게 설전을 벌이면서 대치하던 것과 달리 허무하게 발루아 공작과 메이튼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총사령관 각하!”
윌슨이 듀카스 대공을 부르면서 프레하 제국의 참관인들에게 달려들었다.
“쯧! 알겠네!”
듀카스 대공이 마지못해 대답했다.
그러나 마음에 찜찜함은 남아있을지언정 행동은 신속하기 짝이 없었다.
참관인 자격으로 자리를 지켰던 오를레앙 일행은, 순식간에 벌어진 참상으로 공황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비열하구나! 네놈들이 그러고도 기사라 할 수 있는가!”
오를레앙 공작이 피를 토하는 듯한 음성으로 소리치고는 롱소드를 뽑았다.
“버러지 같은 놈들이 하는 짓도 버러지 같구나!”
드라스가 허리춤에 덜렁거리는 메이스를 쥐고서 자세를 잡았다.
츠즈증!
다른 흑기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암흑의 기운이 그의 메이스에 진하게 엉겨붙었다.
“ЖЩБДФ…… ЩБД…….”
무아를랑은 상황이 묘하게 되었다는 것을 인지하고서는 수인을 맺으면서 마법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
듀카스 대공이 눈치 빠르게 나의 뜻에 따라주어서 다행이었다. 만약 고리타분하게 공격을 망설이거나 반발했더라면 무지하게 꼬일 했다.
원래는 나도 정정당당하게 싸우려는 마음이 병아리 눈물만큼은 있었다.
하지만 교활하게 번들거리는 오를레앙 공작의 눈빛이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다른 참관인과 자꾸 시선을 교환하는 꼴이 수상하기 짝이 없었다.
당하기 전에 먼저 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비겁하다고 욕이야 좀 먹겠지만, 그거야 저놈들 사정이지 내가 알바는 아니다.
사람의 인심이라는 건 결국 승자의 편을 들기 마련이니까.
“총사령관 각하!”
아직 이름도 듣지 못한 프레하 제국 소드 마스터의 머리통이 폭발하기 무섭게 듀카스 대공을 불렀다.
대답 따윈 기대도 하지 않는다. 혼자서라도 처리할 생각이니까 말이다.
앞의 두 놈만 해치운다면 프레하 제국군의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오합지졸에 불과하게 될 터.
손쉽게 전쟁을 끝낼 수 있다면, 그깟 비겁하다는 욕쯤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빨리 이 빌어먹을 전쟁을 끝내고 장가가야 하거든!
전쟁이 길어지면 시에트나 나나 한창 힘쓸 나이에 뭔가 제대로 즐기지도 못…
험, 험!
아무튼, 전쟁은 무조건 빨리 끝나야 한다!
“쯧! 알겠네!”
마지못해 싸우겠다는 뜻이 분명한 듀카스 대공의 대답을 들으면서, 덩치가 커다란 흑기사를 노리고 디바인 소드를 휘둘러 갔다.
내가 이 덩치 큰 놈을 맡을 테니, 오를레앙 공작은 듀카스 대공이 맡아달라는 의미에서다.
듀카스 대공이 근육질의 흑기사를 상대하기에는 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식한 쇠뭉치에 원뿔이 흉물스럽게 튀어나온 메이스라는 무기다. 보기에는 꼭 모닝스타처럼 생겼는데 말이다.
“버러지 같은 놈들이 하는 짓도 버러지 같구나!”
근육질의 흑기사가 사납게 소리쳤다.
그의 뒤에는 흑마법사로 짐작되는 늙은이가 두 손을 얽으면서 끊임없이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으하하하! 허접한 놈아! 네 상대는 나다!”
뒤에서 세인트의 우렁찬 웃음소리와 함께 불덩이가 늙은 흑마법사에게 떨어지고 있었으니까.
“……ЩБД… 브, 블링크!”
주문을 외우던 늙은 마법사가 기겁하면서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덕분에 마법적인 방해에서 신경 쓰지 않고 홀가분한 상태로 놈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차아압!”
근육질의 흑기사가 기합성을 내지르고는 메이스를 사선으로 휘둘러왔다.
바우웅
검은빛의 기운이 길게 꼬리를 물고 내리꽂히는데, 어설프게 상대했다가는 팔목이 나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떨어지는 상대의 메이스를 디바인 소드로 곧장 받아쳤다.
떠엉!
“큽!”
역시나 대단한 압력이 디바인 소드를 타고 전해져온다.
하지만 멍청하게 힘으로 맞받아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무너지듯 자세를 낮추면서 짓눌러오는 힘을 감소시켰다.
하체에 다시 힘을 주어 자세를 바로 하면서 디바인 소드를 옆으로 밀쳤다.
진룡검법의 일곱 번째 초식인 신룡청경(神龍聽經)을 사용해 이화접목(移花接木)의 수법을 사용한 것이다.
“어어엇!”
근육질 사내가 당혹성을 흘리면서 자세가 흐트러졌다.
놈의 훤하게 드러난 가슴을 왼 주먹으로 후려쳤다. 디바인 소드를 회수하기엔 시간이 부족해서다.
퉁! 퍼엉!
검은 갑옷을 주먹이 때린 뒤에 연달아서 두 번의 폭음이 일어났다.
진룡권법 세 번째 초식인 포월격(砲月擊)의 수법에 의해, 내가중수법으로 갑옷을 격하고 놈의 신체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한 것이다.
“욱! 이런 빌어먹을 놈을 봤나! 감히 이 몸에게 주먹질을 해?”
한 대 얻어맞기 무섭게 뒤로 물러나면서 메이스를 겨누는 근육질의 흑기사.
후속 공격을 가하려 뒤를 쫓는 순간, 메이스가 순간이동을 해온 것처럼 눈앞에서 불쑥 나타났다.
투캉!
무시할 수 없는 기운을 담은 메이스였기에 쫓아가던 걸음을 멈추고서 디바인 소드로 메이스를 받아내야만 했다.
“얕았군.”
왼주먹을 쥐었다 펴면서 쓰게 입맛을 다셨다.
자세가 좋지 않아서였는지, 주먹의 감촉이 좋지 않았다. 직격으로 당했더라면 놈은 지금쯤 피를 토하고 쓰러졌어야 정상이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정통으로 타격을 가했다고 하더라도 놈이 쓰러졌을 거라 확신하기는 어렵다.
내가중수법으로 놈의 가슴을 치는 순간에 되돌아온 반탄력에 주먹이 얼얼했을 정도니까 말이다.
공격을 허용하고서도 재빨리 거리를 벌리면서 반격까지 하다니.
나와 엇비슷한 수준의 실력자라고 생각하고서 싸움에 임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드 마스터의 경지를 개척한 이후로 처음 맞이하는 강자라고 할까?
물론, 발루아 공작도 한때 나를 몰아세우긴 했지만, 이미 내 손에 죽은 인간이니 논외로 친다.
“인간 놈 중에서도 제법 쓸만한 놈이 있었군.”
근육질 흑기사가 혀로 아랫입술을 핥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꺾는다.
우둑! 우두둑!
뼈마디 부닥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는 것을 보면서 전신의 내공을 최대로 활성화시켰다.
건들거리면서 나를 노려보는 근육질 기사의 기세가 더욱 강렬해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