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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제국의 폐급장교 128화

무료소설 대영제국의 폐급장교: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6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대영제국의 폐급장교 128화

128화 디에프 상륙작전 (2)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

활주로에서 이륙한 핼리팩스 폭격기들이 디에프에 폭탄을 투하하기 시작했다.

 

폭격기들이 디에프를 폭격하는 소리는 머나먼 해상에서도 선명하게 들렸다.

 

공군 친구들이 열일을 하는 동안, 우리는 배 위에서 가벼운 식사를 했다.

 

메뉴는 잼을 바른 스콘과 차 한잔.

크림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물자가 귀한 전시라 어쩔 수 없었다.

새삼 21세기가 정말 풍요로운 시대였음을 알게 되는구만.

 

식사치곤 양이 너무 적은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사실 이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위가 빈 상태가 위가 꽉 찬 상태보다 움직이기도 편하고, 총상을 입어도 살아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도 배가 고픈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빌어먹을. 이승에서의 마지막 식사라 그런지 맛은 좋구만."

"무슨 그런 재수 없는 소리를 하십니까. 어차피 기습이라서 일만 잘 풀리면 저녁에 다시 돌아갈 텐데."

"넌 아무것도 몰라서 그래. 젠장할."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스콘을 물어뜯는 부하들을 보자니 가슴이 답답하다.

 

잭슨 녀석의 말대로, 작전대로라면 오늘 저녁은 어제처럼 부대에서 먹게 될 것이다.

작전이 계획대로 잘 풀린다면 말이지.

 

역사가 변했듯이, 이번 작전이 의외로 성공하게 될 수도 있다.

다만, 내 감이 그럴 리 없다고 말하고 있을 뿐.

 

작전이 성공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무사히 살아서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공습이 끝날 무렵, 상륙 함대도 어느새 디에프 해변에 도착했다.

육안으로도 해변이 보였다.

 

펑!!

 

해변에서 섬광이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커다란 물기둥이 치솟으며 상륙정이 옆으로 기울었다.

 

독일군 해안포대의 공격이었다.

 

"으아아......."

"모두 꽉 잡아! 넘어지면 다친다!"

"거기, 조심해!"

 

상륙정이 적의 포격에 마구 요동치자 안에 탑승한 병사들도 덩달아 공황에 빠졌다.

 

포탄이 터질 때마다 차디찬 바닷물이 상륙정 안으로 쏟아졌다.

 

"소대장님! 얼른 안으로 들어오십쇼! 다 젖습니다!"

"어차피 다 젖었어. 참, 너희들도 얼른 해치 열어!"

"예에? 갑자기 그게 또 무슨 말씀이십니까?"

"잔말 말고 해치나 열어, 인마!"

 

나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해치를 활짝 열어뒀다.

전차가 침몰할 경우, 최대한 빨리 탈출하기 위해서였다.

 

강을 도하하던 중 지반이 무너져 전차가 가라앉았을 때, 해치를 열어놓은 덕분에 탈출에 성공한 전차병들의 일화를 언젠가 한 번 들은 적이 있었다.

 

상륙정들을 호위하던 구축함들도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곧 해안포대와 구축함들 사이에서 숨 막히는 포격전이 전개되었다.

1분 뒤 폭격기들이 나타나 바다와 육지의 싸움에 가세했다.

 

포격전은 약 10분간 지속되었는데, 포격전이 끝난 직후 폭격기들은 곧바로 연막탄을 투하했다. 해안포대의 공격으로부터 함대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한편, 상륙할 보병들을 태운 상륙주정들은 서둘러 해변으로 접근했다. 그리고 그 뒤를 우리가 뒤따랐다.

 

나는 손목시계의 시각을 확인했다.

 

현재 시각은 5시 20분.

 

앞으로 10분 뒤, 해변에 도착한다.

 

***

 

연합군이 지정한 디에프의 공격지점은 모두 5개로, 각각의 지점마다 서로 다른 이름이 붙었다.

 

디에프 동쪽 해안포대는 엘로우 비치(Yello beach), 디에프 서쪽 해안포대는 오렌지 비치(Orange beach).

 

퓌스 해안은 블루 비치(Blue beach), 푸르빌은 그린 비치(Green beach).

 

정면의 디에프 항구가 레드 앤 화이트 비치(Red beach & White beach).

 

전차부대는 레드 앤 화이트 비치에 상륙하여 보병들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았다.

 

"가즈아!"

"우아아아!!"

 

전차들보다 앞서, 해변에 상륙한 보병들은 상륙주정에서 내리자마자 일제히 돌격을 감행했다.

 

그들은 80m 거리의 해변을 달려 독일군이 설치한 철조망에 도달했다.

 

철조망을 절단기로 자르는 일까지는 쉬웠다.

하지만 안벽을 넘어 진격하려고 하는 순간부터 진짜 고난이 시작되었다.

 

"토미들이다! 사격 개시!"

 

참호와 벙커의 독일군은 캐나다군이 안벽을 넘으려고 시도할 때 사격을 개시했다.

 

MG42의 총구에서 불꽃이 튈 때마다 캐나다군의 몸에 구멍이 뚫리고 팔다리가 몸통에서 떨어져 나갔다.

 

구축함들이 해변을 향해 포격하긴 했지만, 겨우 10분만 포격한 탓에 독일군은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특히, 측면의 돌출부가 그대로 남아 영국군에게 재앙을 선사했다.

 

"발사!"

"쏘아!"

 

기관총 사격에 이어 박격포 공격까지 가해지자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총알을 피해 엎드렸지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박격포탄은 피할 방법이 없었다.

 

"내 다리!"

"살려줘!"

"위생병! 위생벼엉!"

 

수많은 훈련과 전투를 경험한 베테랑 병사들도 쏟아지는 포화에 목숨을 잃어갔다.

 

병사들을 지휘할 장교들과 본대와 통신할 무전기를 짊어진 통신병, 벙커와 장애물을 폭파할 공병들은 독일군 저격수들의 제1 목표가 되어 쓰러졌다.

 

해안포대 제압에 실패했을 때부터 이미 작전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휘부는 작전을 감행했고, 그 결과 대참사로 이어지고 말았다.

 

"젠장, 이대로 가다간 전멸하겠어!"

"전차들은 대체 언제 오는 거야?"

 

전우들의 주검에 둘러싸인 병사들이 믿을 거라곤 이제 전차를 실은 상륙정들이 최대한 빨리 해변에 도착하는 것이었다.

 

전차의 도착이 늦을수록 쓰러지는 병사들의 수는 빠르게 늘었다.

 

해변에 상륙한 영국군과 캐나다군이 전멸 위기에 놓였을 무렵.

 

그토록 고대하던 상륙정들이 해변에 모습을 드러냈다.

 

5시 33분의 일이었다.

 

***

 

"30초 뒤 도크 개방한다! 모두 해치 닫아!"

 

이제 시작이다.

이미 밖에선 기관총 소리와 박격포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병사들의 비명소리도.

 

"X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소음은 전차 내부까지 들렸다.

포수석에 앉은 잭슨이 불안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왠지 예감이 좋지 않은데......."

"저어, 소대장님? 지금 작전대로 진행되고 있는 거 맞습니까?"

 

애덤이 겁먹은 목소리로 물어본다.

 

"네가 듣기엔 작전대로 진행되고 있는 거 같냐?"

"그, 그럼?"

"나도 모르겠으니까 더는 묻지 마. 신에게 비는 수밖에. 제발 좀 살려달라고 말이야."

 

여차저차 하는 사이에 상륙정 승조원이 말한 30초가 지나가고, 도크가 열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내 눈에는 지옥으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보였다.

 

"전진! 엑셀 밟아!"

 

하필이면 이곳 해변은 전차가 기동하기 최악의 조건인 자갈밭이다.

따라서 전속력으로 움직여 최대한 빨리 해변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유일한 상책.

 

예상대로 전차가 자갈밭에 들어서자 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변에 널린 장애물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장애물들 사이로 전차를 몰려면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자갈밭에선 그게 또 쉽지 않았다.

 

"계속 밟아, 계속!"

"이미 밟고 있어요!"

 

그래도 기동성이 원래 좋은 크롬웰이다 보니 자갈밭을 지나는 데 오래 걸리진 않았다.

 

하지만 자갈밭을 겨우 시작에 불과할 뿐 아직 수많은 장애물이 남아 있었다.

 

전차가 안벽에 도달하기 직전, 전차 전면에 충격이 가해졌다.

 

독일군의 대전차포였다.

 

"잭슨, 11시 방향이다!"

 

잭슨이 포탑을 회전시키기 시작했을 때, 먼저 적의 대전차포가 섬광에 휩싸였다.

 

게이츠 원사의 전차가 먼저 해치운 것이었다.

 

-거북이 2, 방해꾼은 내가 해치웠다.

-거북이 1, 수신.

 

거북이 3과 4도 잇달아 상륙했지만, 거북이 4는 자갈밭에서 섣불리 회전을 시도하다 그만 궤도가 이탈되고 말았다.

 

전투 도중에 전차 밖으로 나가 궤도를 수리할 수 없는 노릇이었기에, 거북이 4에겐 현 위치에서 지원 사격할 것을 명령했다.

 

겨우겨우 안벽을 넘었건만, 이번에는 거대한 체코 헤지호그(Czech hedgehog)들이 나타나 길을 가로막았다.

흔히 X자 장애물이라 부르는 대전차장애물 맞다.

 

"미치겠네, 정말!"

 

자갈밭은 속도가 느려질 뿐 어떻게든 기어서라도 움직일 수 있다. 그런데 체코 헤지호그처럼 무지막지한 크기를 자랑하는 대전차장애물들은 그냥 방법이 없다.

 

철갑탄을 쏘든 유탄을 쏘든 완파 자체가 불가능한데다, 한 개도 아니고 여러 개가 서로 촘촘하게 배치되어 전차의 통행 자체를 방해하고 있었다.

 

"소대장님, 어떻게 합니까?"

 

길이 막힌 탓에 더 이상의 전진은 불가능한 상황.

 

하지만 전차만 이동할 수 없을 뿐, 보병들은 통행이 가능하다.

 

마침 건너편에는 독일군이 아군 보병들을 향해 열심히 기관총을 쏘아대고 있다.

 

"일단 저놈들부터 처리하자. 잭슨, 정면으로 포탑 돌려. 토마스, 너는 유탄 장전해."

"예!"

 

우선, 아군 보병들을 괴롭히던 기관총 진지를 유탄으로 날려버렸다. 그러나 곧이어 토치카가 불을 뿜었다.

 

나는 잭슨에게 토치카의 좁은 틈을 정확히 조준할 것을 지시했다.

 

"발사!"

 

첫발은 토치카 외벽에 맞아서 실패.

 

착탄의 충격인지 사격이 잠시나마 멎었지만, 놈은 이내 다시 사격을 재개했다.

그렇다면 한 발 더 먹이는 수밖에.

 

다행히 두 번째에선 성공할 수 있었다.

 

토치카 내부가 불타오르자, 이제 총알은 날아오지 않았고 보병들은 다시 전진할 수 있었다.

 

"전차 뒤로 빼! 폭약으로 통째로 날려 버릴 거니까!"

"알겠다!"

 

공병대가 와서 장애물들에 폭약을 설치하는 동안, 우리는 잠시 물러나서 기다리기로 했다.

 

공병대가 작업을 하는 중에도 곳곳에서 총알이 날아왔다. 폭약을 설치하던 공병 두 명이 총탄을 맞고 바닥을 굴렀다.

 

"개새끼들, 진짜 끝도 없이 나타나는군."

 

잭슨은 넌더리가 난다는 듯 몸을 떨며 공축 기관총을 마구 발사했다. 그 탓에 그만 총알이 바닥나 재장전을 해야 했다.

 

기관총탄을 재장전하는 사이, 이번에는 대전차포 사격이 가해졌다.

 

이에 게이츠 원사가 제때 반응하여 대전차포를 날려버렸다. 그 사이 공병들은 폭약 설치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됐다, 터뜨려!"

 

폭약의 위력은 생각 이상으로 강력했다.

해치를 닫고 있었음에도 귀가 찌릿찌릿할 정도였으니까.

 

파편과 잔해물들이 전차 위로 떨어지는 소리까지 더해지자 정신이 없었다.

 

폭발로 인한 연기 때문에 몇 분간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지만, 연기가 걷히자 형상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진 장애물들이 보였다.

 

완전히 파괴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전차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이제야 길이 뚫렸군. 가자."

 

애덤이 조심스레 전차를 몰아 잔해들 사이로 지나갔다.

 

그렇게 우리는 통과하는데 성공했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내 전차 다음이 게이츠 원사의 전차였는데, 우리처럼 장애물 사이로 지나다가 그만 궤도가 잔해에 걸리고 만 것이었다.

 

-여기는 거북이 2, 전차가 움직이질 않는다.

"무슨 소리인가, 거북이 2? 전차가 움직이질 않는다니?"

-제길, 아무래도 잔해에 궤도가 걸린 것 같다.

 

게이츠 원사는 전차를 움직이기 위해 여러 번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되려 전차가 움직일수록, 궤도에 걸린 잔해는 기동륜 사이로 파고들어 더욱 단단하게 고정되었다. 나중에는 궤도가 아예 회전하지 않을 정도였다.

 

공병들이 전차에 달라붙어 쇠지레로 궤도와 기동륜 사이에 낀 잔해와 파편을 빼내려고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이와중에 독일군이 다시 사격을 감행하여 전차 주변에 달라붙은 보병들을 사살했다.

 

유탄을 쏘아 적들을 쫓아내긴 했지만, 도저히 방법이 없었다.

 

게이츠 원사의 전차로 길이 막혀버렸으니 뒤편에 있는 거북이 3도 덩달아 발이 묶이고 말았다.

 

이로써 움직일 수 있는 전차는 단 한 대뿐.

 

상황은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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