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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제국의 폐급장교 116화

무료소설 대영제국의 폐급장교: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4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대영제국의 폐급장교 116화

116화 독수리와 용 (1)

 

 

아서 그레이가 드골의 끝을 모르는 수다에 고통받고, 독일군과 소련군이 시체로 뒤덮힌 마을 하나를 두고 대치 중일 때.

 

워싱턴의 백악관에선 루스벨트가 머리를 감싼 채 고민하고 있었다.

 

그의 앞에는 두 개의 편지가 놓여 있었다.

 

하나는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직접 쓴 친필편지였고, 다른 하나는 중국의 지도자 장제스가 쓴 친필편지였다.

 

"이거 참 고민되는구만. 안 그렇소, 조지?"

"마셜이라 불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각하."

"거 사람 깐깐하기는."

 

언제나 변함없는 마셜의 딱딱한 태도에 루스벨트는 포기했다는 듯이 두 손을 들었다.

 

"농담은 여기까지만 하고...... 소련이 많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군. 천하의 스탈린이 내게 직접 편지를 써서 보낼 정도면 말이야."

 

믿었던 미국마저 랜드리스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크렘린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리 대비해둔 덕에 독일군이 모스크바까지 진격해오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전황은 좋지 않았다.

 

스몰렌스크와 키예프는 독일군의 수중에 넘어갔으며, 레닌그라드는 날마다 독일 공군의 공습을 받고 있었다.

심지어 우크라이나의 절반이 독일군에게 넘어간 터라 식량 생산은 바닥을 쳤다.

 

그나마 미국의 지원 덕분에 식량 문제는 한숨 돌릴 수 있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이중 가장 시급한 것이 바로 무기였다.

 

영국 전역을 발칵 뒤집어놨던 케임브리지 간첩단 사건은 미국에도 반공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공산당 당사가 불타고, 공공연히 공산주의를 외치고 다니던 공산당원들과 친소 인사들은 분노한 시민들의 공격을 받았다.

 

여기에 실제 소련의 지령을 받던 간첩들이 FBI에게 검거된 사실이 신문에 대서특필되자, 여론은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것처럼 더욱 불타올랐다.

 

지금도 백악관 밖에선 소련에 지원하지 말라는 시위대의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던 루스벨트는 소련을 지원하되, 식량과 의약품, 농기계와 공장 설비 등 비전투물자만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던 크렘린은 미국이 비전투물자만 지원한다는 결정에 발칵 뒤집히고 말았다.

 

"장군도 읽어봤소이까? 이 편지 말이오."

"이틀 전에 제게 직접 건네주셨습니다, 각하."

"참, 그랬지."

 

루스벨트는 민망한 듯 허허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얼굴에서 웃음을 거둔 그는 이내 진지한 태도로 마셜에게 물었다.

 

"우리가 저들의 요청을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무시해야 할지, 장군의 의견을 듣고 싶소이다."

"각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장군의 의견을 듣고 말해주겠소."

 

가벼운 밀당 끝에 하급자인 마셜이 먼저 답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마셜의 답안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소련에 관해선......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이유는?"

"우선, 소련은 자신들의 힘만으로 독일군을 비교적 잘 막아내고 있습니다. 1939년과 1940년의 겨울 사이에 핀란드에서 그 추태를 보였던 군대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물론 겉으로 보기에만 그렇고, 실상을 파헤쳐 보면 다른 문제가 있을지 모릅니다만. 아직까지는 소련군이 저희의 지원이 없으면 전면적으로 붕괴할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서기장이 보내온 편지와는 사뭇 다른 내용이군."

"각하, 저는 그 편지가 진실만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스탈린의 친필편지에는 소련군은 현재 독일군보다 모든 면에서 열세에 있으며,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언제 무너져 우랄산맥까지 퇴각할지 모른다고 적혀 있었다.

 

루스벨트도 편지 속 내용이 어느 정도 과장이 들어갔다는 사실쯤은 간파했지만, 그래도 소련군의 사정이 그리 좋다고 생각되진 않았다.

 

따라서 처칠의 조언과 국민의 반발을 무릅써서라도 소련에 전투물자 지원을 심각하고 고려하고 있었다.

 

"저희가 소련에 전투물자를 지원하는 것을 영국이 알게 될 경우, 외교적 마찰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가능성 자체는 희박합니다만, 영국인들 입장에선 자신들의 조언과 부탁을 무시한 저희를 마냥 좋게 보지 않을 겁니다."

"흐으음."

 

사실 영국의 반발 정도야 딱히 걱정되는 부분은 아니다.

애초에 지금의 영국은 미국의 지원으로 겨우겨우 버티는 중이니, 뭐라고 하겠는가?

 

기껏해야 유감 표명 정도에서 그치겠지.

 

그보다 더 격렬하게 반발한다고 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넘기면 그만이다.

 

무엇보다 독일과 싸우고 있는 영국이 이 문제로 미국과 외교적 충돌을 일으키진 않을 것이다.

 

미국과 관계가 멀어지는 일만큼은 영국 정부가 더 피하고 싶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국민의 반응입니다."

"......얘기해보시구려."

"이미 소련을 지원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시다시피 극소수입니다."

"그렇지."

 

대다수의 미국인은 정부가 소련에 지원품을 보내는 것을 못마땅한 눈으로 쳐다보며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찬성하는 이들 대다수가 친소파 또는 공산당에 몸담은 이들로, 주변의 눈치 때문에 쥐 죽은 듯이 지내고 있는 상황.

소련의 소 자만 꺼내도 사회에서 매장당할 판이니 당연한 일이다.

 

"소련에 대한 지원을 늘렸다간 국민이 어떤 반응을 보이겠습니까?"

 

국민 모두가 대소 지원 반대를 외치고 있는데, 대통령이란 작자가 소련에 대한 지원을 늘린다? 거기다 기관총, 전차, 항공기 같은 전투물자까지 준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독일군이 크렘린궁을 불태우기 전에 국민들 손에 의해 백악관이 불탈지도 모른다.

 

소련을 돕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본인의 대통령직 사수가 우선인 루스벨트에겐 안 될 일이었다.

 

"그렇군. 아주 잘 알겠소."

 

루스벨트는 쓴웃음을 지으며 스탈린의 친필편지를 집어 들었다. 그리곤 서랍장을 열어 안에 집어넣었다.

 

"이 건은 한동안 보류하는 것으로."

 

서랍장을 닫은 루스벨트의 앞에 남은 편지는 이제 하나였다. 장제스가 보낸 편지.

 

편지의 내용은 스탈린이 보내온 편지와 놀랄 정도로 유사했다.

 

일본군의 공격으로 중국이 위기에 처해있으며, 보다 지원을 늘리지 않으면 중국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란 내용이었다.

 

한쪽은 공산주의의 수장이면 반면, 한쪽은 공산주의를 극도로 혐오하는 반공주의자란 사실을 떠올리면 아이러니했다.

 

"그렇다면 장군, 중국에 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중국은 저희와 같은 적을 두고 싸우고 있는 동맹국입니다."

"질문을 잘못했군. 중국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에 대해 장군은 어떻게 생각하오?"

 

일본의 진주만 기습 후, 미국은 중국에 5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고, 더불어 소련에 비하면 소량이긴 했지만 식량, 의약품, 무기 등을 지원했다.

거기다 군사고문으로 조지프 스틸웰 중장을 파견하여 중국군의 재건을 돕고 있었다.

 

아무런 지원도 없던 옛날에 비하면 훨씬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여전히 전황은 절망적이었다.

 

일본은 여전히 중국의 해안지대 상당수를 장악한 상태였고, 사실상 내륙국으로 전락한 중국은 힘겹게 분투 중이었다.

 

간신히 균형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지, 조금이라도 지원이 끊기면 중국은 언제든 일본에 무릎을 꿇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저는 찬성합니다."

 

마셜은 고민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어느 정도?"

"지금보다 더 많이, 말입니다."

 

루스벨트는 잠시 고민했다.

 

그는 조지프 스틸웰의 보고를 통해 중국군의 전투력이 형편없으며, 장제스와 국민당의 무능과 부정부패로 미군의 지원이 올바른 곳에 쓰이지 않다고만 알고 있었다.

 

따라서 중국에 추가적인 지원을 꺼리고 있었다.

 

반면, 스틸웰보다 먼저 중국에 도착해 중국군과 함께 싸우고 있던 클레어 셰놀트는 현재 미국의 지원이 너무 적다며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루스벨트가 가장 우려하는 일은, 기껏 중국을 돕기 위해 보낸 무기와 물품들이 스틸웰의 말대로 무능한 중국군과 부패한 국민당에 의해 제때 쓰이지 못하고 버려지거나 일본군에게 노획되는 것이었다.

절대 적에게 득이 되는 일은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셰놀트의 말대로 중국군의 승리를 위해선 지금보다 지원을 늘려야 한다.

 

마셜 또한 중국군의 전투력에 대해선 신뢰하지 않았지만,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셰놀트의 의견에는 동의했다.

 

"저 역시 중국에 대해서 완전하게 신뢰하지 않습니다만, 중국이 무너지면 중국 전역에 있던 일본군 병력이 모두 동남아와 태평양 각지로 분산 배치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일본군은 더 많은 참호를 만들고, 더 많은 미군을 쏴죽이겠죠. 전쟁은 더욱 길어지고, 우리가 흘릴 피는 더욱 늘어날 겁니다, 각하."

"즉, 졸든 싫든 간에 일단 중국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로군."

 

마셜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이다. 대신, 스틸웰에게 전하시오. 장제스 총통에게 가서 우리가 원조한 무기만큼 일본군과 싸워야 한다고."

"물론입니다, 각하."

 

미국의 대중원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악단이 기품 있는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가운데 화려하고 멋들어진 제복을 차려입은 남녀들이 서로의 잔을 부딪쳤다.

 

"경축드립니다, 총통 각하!"

"이 모든 게 각하의 헌신 덕분이 아니겠습니까!"

 

측근들의 열렬한 아부를 받으며 장제스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축배를 들었다.

 

전쟁이 시작된 뒤로, 오늘만큼 기쁜 날도 없었다.

 

바로 어제, 루스벨트는 장제스가 보낸 친필편지에 대한 답장으로 중국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일본군에 맞서기 위한 추가적인 공군의 파견은 물론이고, 장제스가 그토록 원하던 미제 무기들을 대량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미국이 지원을 약속한 무기들 중에는 장제스가 특히 눈독을 들이던 M3 중형전차 같은 기갑장비가 포함되어 있었다.

 

일본군의 기갑전력도 형편없는 수준이지만, 중국군은 가히 절망적인 수준으로 소량의 T-26, BT-5 같은 소련제 경전차들을 제외하면 상당수가 구식 탱켓으로, 그마저도 수조차 부족했다.

 

하지만 미국의 M3 경전차와 M3 중형전차들이 있다면, 이제 일본군은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다.

 

M3 경전차의 화력은 소련제 전차들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방어력과 기동성은 더 뛰어났고, M3 중형전차의 경우에는 가히 무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미제 전차들로 무장한 중국군 기갑부대가 일본군을 분쇄하며 진격하는 광경을 상상하며 장제스는 코냑을 들이켰다.

 

"기분이 좋아 보이는군요, 각하."

 

그때, 불청객이 끼어들어 훼방을 놓았다.

 

장제스는 조금 전의 미소는 온데간데없이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어서 오시오, 장군."

 

장제스는 자신을 깔보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는 미국인 고문 스틸웰의 말에 마지못해 대답했다.

 

스틸웰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좋았던 기분은 몽땅 증발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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