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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제국의 폐급장교 152화

무료소설 대영제국의 폐급장교: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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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대영제국의 폐급장교 152화

 152화 아침이 오기 전에 (1)

 거꾸로 뒤집어도 국방부 시계는 흘러간다는 말은 과연 사실이었다.

 입대 첫날, 내겐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전역 날이 왔던 것처럼 전장에서의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 어느새 3월로 접어들었다.

 3월, 중대에 주목할만한 일이 생겼다. 기존의 크롬웰을 반납하고, 신형 전차를 수령하게 된 것이다.

 "세상에, 코멧이잖아?"

 우리 중대가 수령한 신형 전차는 코멧이었다. 역사에선 1945년, 종전을 몇 달 앞둔 시점에서 투입된 놈들이 여기선 2년 일찍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상에 맙소사. 너무 좋다, 진짜.

 "하하핫, 대위님, 입 찢어지겠습니다."

 "새 장난감 받고 기뻐하지 않을 아이가 어디 있어요?"

 정작 본인도 입꼬리가 귀에 걸리겠구만.

 크롬웰이 그냥 커피라면, 코멧은 T.O.P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호력도 크롬웰보다 우위에 있는데다, 화력에선 크롬웰을 완전히 압도하는 수준이다.

 크롬웰의 6파운더로 티거의 전면을 뚫으려면 100m 안으로 접근해야 한다(그런다고 다 뚫리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코멧의 HV포는 500m에서 123mm를 관통한다. 이 얼마나 멋진 녀석인가!

 그러나 완벽한 사람이 없듯이, 이놈에게도 단점이 있긴 하다. 장갑이 늘어난 만큼 방호력도 증가했지만, 그만큼 중량도 늘어나서 속도가 크롬웰보다 떨어지는 게 단점. 하지만 크롬웰의 속력이 넘사벽인 거고, 이놈도 시속 51km로 준수한 편이다.

 한마디로 크롬웰의 완벽한 상위호환이란 말씀.

 원판이 크롬웰이다 보니 운용에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지만, 6파운더와 비교도 안 되게 큰 주포를 탑재한 탓에, 주포를 한 번 쏠 때마다 차체가 조금씩 흔들리는 부작용이 있었다. 거기다 소음도 크롬웰에 비하면 훨씬 크고.

 실제 코멧도 이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역사보다 일찍 나온 만큼 몇몇 부분은 야매로 땜빵해서 원판보다는 성능이 조금 떨어지지 않나 싶다. 빨리 개선되길 바라는 수밖에.

 코멧을 지급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이동 명령이 떨어졌다. 다시 영국으로 되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우리의 새 목적지는 코르시카였다. 나폴레옹의 고향이자, 남프랑스를 코앞에 둔 섬.

 그곳에 대군이 모여 있었다.

 ***

 "어마어마하구만. 이게 다 몇 명이야?"

 이리 봐도, 저리 봐도 눈에 보이는 것이라곤 온통 군인들.

 군복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가 같은 병사들이었다. 영국군, 미군, 프랑스군, 캐나다군, 심지어 네덜란드와 뉴질랜드군까지.

 이토록 많은 병사들이 집결했다는 것은, 곧 대규모 작전이 있다는 뜻이었다.

 "지금부터 회의를 시작하겠네. 여기서 들은 얘기는 절대 어디에서 발설하지 말도록."

 말이 회의지, 실상은 설명회에 가까운 회의에는 몽고메리가 직접 연단에 섰다. 군단장이 직접 설명을 한다는 것부터가, 아주 중요한 이벤트가 있다는 뜻이다. 음, 긴장되는구만.

 "몇몇은 눈치챘겠지만, 우리가 왜 이런 촌구석에 처박히게 됐는지 아직 모르고 있는 이들이 많을 것 같아서 내 친히 설명하겠네."

 엣헴, 하고 헛기침을 한 몽고메리는 기다란 지휘봉으로 등 뒤의 유럽 지도를 가리켰다.

 "자세한 시기는 말해줄 수 없지만,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에, 우리는 남프랑스에 상륙한다. 3년 만에 다시 프랑스로 돌아가는 거지."

 회의실 내부는 넓었고, 안에는 사람들이 가득했지만 그 누구도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2차대전의 클라이막스가 온 것이다.

 비록 장소가 북프랑스 노르망디에서 남프랑스 해안 어딘가로 바뀌고, 시기도 1년 앞당겨지긴 했지만 전체적인 틀은 같다.

 프랑스 상륙 = 나치 독일 멸망의 시작.

 드디어 전쟁을 끝낼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

 5월로 예정된 프랑스 본토 상륙을 위해 연합군이 준비할 것은 무척 많았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일은 바로 독일군의 눈을 속이는 것이었다.

 "좋아, 좋아. 그대로, 천천히, 부드럽게."

 "어이, 그건 이쪽에 놔둬."

 포티튜드 작전.

 연합군은 남프랑스가 상륙 예정지임을 속이기 위해 북프랑스에 상륙할 것처럼 꾸미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선, 우선 코르시카에 대군이 집결한 것을 숨겨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영국에 대규모 부대가 있는 것처럼 해야 한다.

 하지만, 병사 한 명, 전차 한 대조차 아쉬운 마당에 적의 눈을 속이자고 진짜 대규모 부대를 박아둘 수도 없는 노릇.

 고민 끝에 연합군은 이 모든 것들을 가짜로 대체하기로 했다.

 미국와 영국 각지의 미술가와 마술가들에게 소집 명령이 떨어지고,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던 소품 제작팀까지 총출동해서 만들어낸 가짜 전차와 가짜 전투기들이 줄지어 늘어서자, 언뜻 보기에도 어마무시한 대군이 눈 깜짝할 사이에 완성됐다.

 "이야, 이렇게 보니까 진짜 장난이 아닌데요? 제리들이 보면 기겁하겠는데?"

 "공중에서 보면 절대 구분 못 해."

 물론 가까이에서 보면 단번에 가짜인 것이 티가 나므로, 가짜 전차들은 되도록 안쪽에 배치하고 바깥쪽에 실물 몇 대를 위장용으로 세워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미군 제1군이라는 으리으리한 이름까지 붙여진 가짜 부대는 영국 동남부 지역에 배치되어 독일군 스파이들과 정찰기들의 눈을 속이는 임무를 맡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연합군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노르웨이에서도 작전을 개시했다.

 "레지스탕스의 움직임이 갑자기 활발해졌다고?"

 "그렇습니다. 여기 이 사진을 보시면-"

 노르웨이 주둔 독일군 사령부는 요즘 들어 부쩍 늘어난 레지스탕스들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였다.

 "며칠 전에도 트론헤임에서 레지스탕스 셋이 항구로 잠입을 시도했습니다. 둘은 도주하다가 사살당했고, 하나는 생포되자 독약을 삼키고 자살했습니다. 놈들의 소지품에서 카메라와 지도가 발견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연합군 정찰기의 출현 횟수도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베르겐에서 하루에 4번이나 나타났습니다."

 "철로에 폭발물이 있다는 협력자의 신고가 들어와 공병대가 출동했는데, 사실이었습니다. 다행히 폭탄은 무사히 제거하는 데 성공했지만, 폭탄을 설치한 놈들은 잡지 못했습니다."

 "으으음."

 의심에 쐐기를 박듯,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스키 제작 공장에 영국군이 스키 25만 개를 주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노르웨이 주둔군에는 비상이 걸렸다.

 "어쩌면 연합군은 이곳 노르웨이로 올지 모른다."

 "당장 베를린에 전화 걸어."

 노르웨이가 공격받으면, 철광석 수급에 문제가 생긴다. 노르웨이를 빼앗기면, 덴마크가 위험해지고 덴마크를 빼앗길 경우 연합군이 독일 본토로 쏟아진다!

 "우리의 눈을 속이려는 술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연합군의 낚시질에 숱하게 걸려왔던 장군들은 신중한 입장이었다.

 "총통 각하. 노르웨이는 국토 대부분이 산지라 전차가 기동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닙니다. 그런데 연합군이 노르웨이를 공격할 생각이라면, 어찌 저 많은 전차들을 준비하겠습니까?"

 그동안의 노고를 인정받아 올해 초에 원수 계급장을 단 구데리안이 지적했다. 확실히 노르웨이를 침공할 계획이라면 저렇게 많은 전차를 동원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그것도 맞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르웨이를 그냥 놔둘 수도 없지 않소?"

 히틀러는 구데리안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연합군이 그 점을 간파해 노르웨이로 오지는 않을까 우려했다.

 "안정적인 철광석 수급을 위해서라도, 노르웨이 방어는 필수적이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만, 노르웨이에는 이미 20만 명이나 되는 대군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노르웨이 주둔군 일부를 본토로 불러와야 합니다."

 격론 끝에, 노르웨이 주둔군은 증원도, 소환도 없이 이대로 가만히 놔두기로 타협을 봤다.

 "적들은 프랑스로 올 게 분명합니다."

 "내 생각도 그렇소. 허면, 어디로 올 것 같소?"

 프랑스 동부는 독일이 먹었으니 생략하고, 서부는 거리가 너무 멀다. 남는 것은 북부와 남부인데, 연합군이 어디로 오느냐를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적들은 분명 북부로 올 겁니다."

 "무슨 소리. 놈들은 틀림없이 남프랑스에 상륙할 거요. 코르시카까지 넘어간 것을 보면 모르겠소?"

 "남프랑스에 상륙하면, 파리와 독일 국경까지 거리가 너무 멉니다. 이탈리아 국경은 알프스 산맥으로 막혀 있고요. 그런데도 연합군이 남부에 상륙하겠습니까?"

 "그러면 코르시카에서 목격된 대규모 수송선과 병력은 어떻게 설명할 거요?"

 "우리의 눈을 속이기 위한 술책입니다."

 남프랑스에 연합군이 상륙할 가능성보다, 북프랑스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그렇다면 북부 어디로 온단 말이오? 상륙할만한 곳이 한두 곳이 아니지 않소?"

 "현재로선 칼레가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오만."

 "과거를 설욕하기 위해 디에프로 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롬멜, 자네는 적들이 어디로 올 것 같나?"

 히틀러는 이번에 롬멜에게 질문을 던졌다. 비록 아프리카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긴 했지만, 여전히 그는 독일군과 독일 국민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통하고 있었다.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노르망디로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째서?"

 "칼레는 영국과 거리가 가까운 만큼 상륙하기 안성맞춤이지만 그만큼 아군의 방어도 철저합니다. 적들도 이를 모르진 않겠지요. 반면 브르타뉴는 방어가 상대적으로 덜합니다만 거리가 너무 멉니다. 따라서 그 중간지점인 노르망디가 상륙에 가장 안성맞춤인 곳이 아니겠습니까."

 "일리가 있군."

 히틀러는 노르망디를 중점적으로 방어하기로 결정했다.

 ***

 총통관저에서 히틀러가 열심히 대전략을 강구하는 동안, 베를린의 한 아파트에선 또 다른 음모가 진행되고 있었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지금 전황이 매우 좋지 않네."

 가장 먼저 입을 연 이는 전 육군 상급대장 루트비히 베크였다.

 나치 독일 내 반나치 세력인 검은 오케스트라의 주요 멤버이자 오늘 회의의 주최자인 그는 전쟁이 터지기 1년 전인 1938년에 군에서 떠났지만, 국방군 최고 원로 중 하나로 여전히 군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점령지 곳곳에서 파르티잔들이 날뛰고, 독일의 도시들은 공습으로 폐허가 됐네. 동부전선은 가까스로 붕괴를 피했지만, 여전히 암울하네.

 거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제는 연합군의 상륙까지 코앞까지 다가왔어. 독일의 멸망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가 막중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

 베크는 말을 멈추곤 시선을 돌려 오른편 구석에 서 있는 장신의 남자를 응시했다. 베크가 말하고 있는 도중에도, 참석자 상당수의 시선은 이번 모임에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남자에게 향해 있었다.

 "그건 그렇고, 자네가 우리에게 먼저 손을 뻗어올 줄은 꿈에도 몰랐네."

 "이게 다 독일을 위해서가 아니겠습니까."

 금발의 짐승, 하이드리히는 옅은 웃음을 띠우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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