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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제국의 폐급장교 182화

무료소설 대영제국의 폐급장교: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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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대영제국의 폐급장교 182화

 182화 적과 동지 (2)

 루마니아는 예로부터 독일과 그다지 사이가 좋은 국가는 아니었다.

 당장 1차대전 당시 루마니아는 연합국에 가담하여 독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싸웠다.

 루마니아가 독일과 동맹을 맺은 것은 그저 헝가리와 불가리아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잠깐이나마 독일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던 루마니아였지만, 독일이 루마니아를 강제로 제압하면서 둘의 관계는 다시 최악으로 굴러떨어졌다.

 "그 소문 사실이야?"

 "무슨 소문?"

 "독일 놈들이 우릴 소련 놈들에게 냅다 바친다는 거."

 "헛소문 아냐?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없으면 독일 놈들이 어디서 기름을 구해?"

 "헛소문 따위가 아냐. 사실이야. BBC 방송 못 들었어?"

 "개새끼들. 우리가 무슨 몸종이야? 자기들 마음대로 넘겼다 하게?"

 가뜩이나 독일에 대한 적개심이 쌓여있던 루마니아인들은, 독일이 소련에게 루마니아를 넘기기로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마자 분노가 폭발하고 말았다.

 독일군도 이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현재 루마니아인들의 민심이 심상치 않습니다."

 "루마니아군의 분위기도 이상합니다."

 "파르티잔들의 출현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책을 세워야......."

 하지만 회프너는 이러한 징후들을 딱히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파르티잔 놈들이 날뛰는 거야 하루이틀도 아니지 않나? 딱히 예의주시할 것도 없네. 어차피 우리 임무는 러시아인들이 오기 전까지 영국군을 막는 것뿐이네. 즉, 몇 달만 버티면 된다고. 그러니 잔말 말고 영국 놈들이나 제대로 주시하도록."

 회프너의 관심은 오직 부쿠레슈티와 플로이에슈티를 노리는 영국군을 막는 것뿐이었다. 소련군이 오기 전까지만 막아내면, 여기서의 임무는 끝이다. 루마니아인들 따위 별로 신경쓸 거 없다.......

 하지만, 루마니아인들의 분노가 자신의 생각 이상이라는 사실을 회프너는 모르고 있었다.

 ***

 "대대장님. 독일군 사령부로부터 명령입니다."

 "이번엔 또 뭔가?"

 "곧 영국군의 공세가 예상되니, 적의 측면을 공격하여 시선을 끌라는 지시입니다."

 "독일군은? 지원군이라도 보내준다고 하던가?"

 "그런 얘기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17시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공격을 개시하라고 합니다."

 지원군도 보내주지 않을 거면서, 무작정 공격을 명령하는 독일군에게 루마니아군 대대장의 인내심은 폭발하고 말았다.

 "젠장, 지금 장난하나? 가뜩이나 폭격 맞아서 인원도 얼마 없는데, 공격이라고?"

 말이 대대지, 실질적으론 중대를 겨우 넘는 수준에 불과했던 대대는 무기도, 사기도 모두 열악했다. 이런 상태론 공격은 무리였다.

 대대장은 독일군이 시간을 벌기 위해 자신들을 총알받이로 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더 이상의 인내심을 잃은 그는 결단을 내렸다.

 "무시해. 상황이 이런데 어떻게 공격을 한단 말인가? 그리고 우리는 루마니아인이다. 독일 놈들의 하인 따위가 아니라."

 "하, 하지만 독일군이......."

 "그래서 어쩌라고? 놈들의 명령대로 공격한다고 해도, 개죽음밖에 더 있겠나?"

 대대장은 독일군의 명령에 반기를 들었다.

 그러자 독일군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루마니아군 12수색대대가 공격 명령을 거부했습니다."

 "본보기를 보여야겠군. 헌병들을 보내서 체포하게. 중대장급 이상의 장교들은 모조리 체포하도록."

 명령을 거부한 대대장과 휘하 장교들을 체포하기 위해, 독일군 사령부에서 파견한 헌병대와 루마니아군 헌병들이 대대로 들이닥쳤다.

 하지만 이들의 예상과 달리, 대대장은 순순히 형장으로 끌려갈 생각이 없었다.

 "헌병들입니다, 대대장님!"

 "대대장님, 이제 어떻게......."

 "쏴라."

 "잘 못 들었습니다?"

 "쏘라고! 명령을 거부한 이상 우린 전부 다 총살감이야. 얌전히 죽을 생각인가?"

 대대장과 더불어, 죽을 생각이 1도 없었던 휘하 장교들은 병사들로 하여금 자신들을 체포하러 온 헌병들을 향해 총구를 겨누도록 지시했다.

 "쏴라!"

 1차대전 때 사용되었던 구식 기관총이지만, 조금 낡았을 뿐이지 사람 죽이는 일은 충분히 수행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유유히 다가오던 헌병들은 삽시간에 벌집이 되어 땅바닥을 나뒹구는 신세가 되었다.

 용케 총격에서 살아남은 헌병들은 방향을 바꿔 도주했다. 루마니아군이 도망치는 헌병들을 향해 사격했지만, 끝끝내 놓치고 말았다.

 헌병들을 향해 총격까지 가했으니, 이제 사태는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대대장님은 즉시 대대에 명령을 내렸다.

 "이동한다. 모두 짐싸도록."

 "어디로 가실 계획입니까?"

 "몰라서 묻나? 당연히 영국군이지."

 영국군도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미 독일군에게 반기를 든 이상 살기 위해선 영국군에게 투항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전선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

 처음 작전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대대의 분위기는 폭우가 쏟아지기 직전의 하늘처럼 우중충했다.

 아직 재편성도 끝나지 않은 마당에, 갑자기 결정된 공세에 투입된 터라 분위기가 좋을 턱이 없었다.

 하지만, 작전이 시작되고 뜻밖의 일이 연달아 일어나자, 대대의 분위기에도 점차 변화가 생겼다.

 "전방에 적 발견!"

 "독일군입니까?"

 "아뇨. 루마니아군입니다. 백기를 들고 이쪽으로 오네요."

 작전이 시작되고 30분 만에, 루마니아군 투항병들이 백기를 들고 나타났다.

 "우리, 항복한다. 독일놈들, 싸우기 싫다."

 "항복한다. 영국인들. 우리, 항복."

 어설픈 영어로 더듬거리며 항복한다고 외쳐대는 루마니아 병사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심지어 대대가 통째로 투항해오는 경우도 있었다. 실질적인 규모는 중대 수준에 불과했지만.

 투항해오는 적들의 규모나 계급, 소속은 제각각이었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하나같이 우리보다 독일군을 더 증오한다는 거.

 독일군이 자기들을 하대하는 것으로 모자라 대놓고 총알받이로 내몰아서 항복을 택했다나?

 아무튼 우리 입장에선 땡큐인 일이었다. 구태여 싸울 일이 없어졌으니까.

 오히려 후방이 더 문제였다.

 "소식 들었나, 그레이 대위?"

 "무슨 소식 말입니까, 중대장님?"

 "지금 후방이 아주 난리라는군. 포로들 때문에 말이야. 포로들이 너무 많아서 감당이 안 될 정도래. 수용소란 수용소는 이미 꽉 차서 포로들한테 연장 주고 직접 자기들이 살 수용소를 짓게 하는 형편이야."

 "허헛."

 무어 소령의 말은 한치의 과장도 섞여 있지 않은 순도 100% 진실이었다. 전선 곳곳에서 루마니아군이 대거 투항해온 탓에, 후방은 포로들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었다.

 우리야 적들이 투항해오면 무기만 수거하고 후방에 인계해버리면 끝이지만, 후방 병력들을 포로들을 책임지고 감시할 의무가 있었다. 게다가 급히 공세를 진행한다고 병력들도 대거 차출한 탓에, 포로들을 관리할 병사조차 부족했다.

 병사는 부족하지, 포로들은 갈수록 늘기만 하지. 포로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사령부는 급기야 포로들의 수가 너무 많으니, 몇몇은 선별해서 아예 풀어줘버리기로 결정했다. 애초에 싸우기 싫어서 항복했던 친구들이니, 풀어준다고 해서 다시 무기를 들지 않을 거라나?

 ***

 같은 시각, 루마니아군 상층부 역시 고민이 많았다.

 자국군 병력들의 무단이탈과 항복도 문제였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영국군도 아닌 독일군이었다.

 "저 독일 돼지새끼들은 우릴 대놓고 호구 취급합니다."

 "독일군이 파르티잔 토벌이라는 이유로 민가를 들쑤시고 다녀도, 우린 놈들을 제지하지도 못하는 형편입니다. 이게 어떻게 한 나라의 군대입니까?"

 "각하도 아시지 않습니까? 독일 놈들은 우릴 러시아인들에게 제물로 바칠 계획입니다."

 "이미 소련군이 드네프르강을 건넜다는 소식이오. 여기서 더 망설이다가 소련군이 국경까지 온다면 정말로 이 나라는 끝장이오."

 독일군이 루마니아를 기습했을 때, 독일군과의 전투를 피하기 위해 알아서 고개를 숙였던 그들이지만, 독일군의 거친 대우에 그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봉착했다.

 설상가상으로, 독일과 소련 사이의 밀약 소식이 알려졌다.

 휴전을 대가로, 독일은 루마니아를 소련에게 '양도'하기로 했다.

 크렘린의 지시를 받으며 활동하던 공산당 조직들은 이 소식에 기뻐 날뛰었지만, 대다수의 루마니아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 독일군의 명령을 따른다고 한들, 보상은커녕 소련의 노예가 될 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던가.

 이대로 가다간 나라 자체가 소련에게 삼켜져 지도에서 영원히 사라질 판이었다.

 "거사를 일으킬 계획이라면 지금 당장 일으켜야 합니다. 이미 스파이들을 통해, 폐하와 총리 각하가 계신 곳까지 알아냈습니다."

 "거사가 시작되는 즉시, 폐하의 구출 작전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국민들도 우리를 믿고 있소."

 "소련보다는 영국의 지배를 받는 게 더 낫겠지."

 "좋소! 다 함께 가봅시다!"

 독일군의 간섭과 감시를 받던 루마니아군은 반란을 일으켰다.

 그들의 목표는 루마니아에서 독일군을 몰아내는 것이었다.

 ***

 "각하! 각하!"

 루마니아군이 반란을 일으켰을 무렵, 회프너는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다급한 목소리로 자신을 찾는 부관의 외침에 잠에서 깬 회프너가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이번엔 또 뭔가?"

 "각하, 큰일 났습니다! 루마니아군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루마니아군이? 어느 부대인가?"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예상했다는 듯 회프너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부관의 말에 그의 표정에도 금이 갔다.

 "루마니아군 전 병력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전 병력이?"

 "그렇습니다, 각하. 지금 당장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이곳도 위험합니다."

 독일군의 휘하에 있던 루마니아군 전체가 반란을 일으키리라곤 꿈에도 몰랐던 회프너는 황급히 외투를 걸쳤다.

 창문 밖에선 총성이 이어지고 있었다. 총알 한 발이 날아와 회프너의 침실 창문을 깨트렸지만, 회프너는 이미 현장에 없었다.

 그는 이미 부관 및 호위병들의 안내를 받으며 후방으로 도주 중이었다.

 수도 부쿠레슈티를 비롯, 루마니아 각지에선 독일군과 루마니아군 사이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처음 출전 소식을 듣고 당황하던 루마니아 병사들도, 상대가 영국군이 아니라 독일군이란 사실을 알곤 그동안 받았던 차별의 설욕을 위해 행동에 나섰다.

 "쏴라, 쏴! 독일 놈들은 죄다 죽여버려!"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평소 루마니아군을 잔챙이들이라 무시하며 깔보던 독일군도 루마니아군이 자신들에게 총격을 가해오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쾅! 쾅!!

 "각하? 계십니까?"

 "누구인가?"

 독일군에게 사로잡혀 감금당해 있던 이온 안토네스쿠는 별안간 총격이 들리더니 누군가가 문을 두들기자 바짝 긴장했다. 독일군이 이제라도 자신을 죽이러 온 것인가?

 하지만 문을 열고 나타난 병사들은 독일군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루마니아군이었다.

 "이게 무슨......."

 "총리 각하, 안심하십시오. 저흰 각하를 구출하러 왔습니다."

 "구출이라고?"

 놀라서 되묻는 안토네스쿠에게, 구출부대의 지휘관인 소령은 현 상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독일 정부가 루마니아를 소련에 팔아넘기려고 했으며, 이를 막고자 루마니아군이 거사를 일으켰다는 것, 그리고 국왕인 미하이 1세도 무사히 구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독일군은 도망치는 중입니다. 각하는 이제 자유의 몸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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