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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11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2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11화

11화 희연을 가지다(1)

 

 

 

 

 

밤.

 

 

 

 

 

빛나는 건물들 사이로 한층 강한 빛을 뿜어내며 서 있는 부산 비연길드의 본부 건물은 마치 성처럼 웅장했다.

 

고층 빌딩 스타일이 아니라 과거의 귀족들이 살던 저택을 생각나게 하는 건물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해석한 것이다.

 

길드의 영향력이 극도로 비대해진 이후 지역의 패권을 진 길드는 지역의 행정을 어느 정도 담당하는 일종의 자치정부 역할을 맡게 되었기 때문에 이 건물은 부산의 가장 중요한 종합행정관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건물의 뒤에 있는 넓고 큰 저택에 이 화려한 길드의 진정한 주인이 살고 있다.

 

 

 

 

 

비연 일족.

 

 

 

 

 

200년 전 쯤, 운 좋게 강력한 스킬을 얻어 헌터로서 입지전적인 공적을 쌓는데 성공한 김연수가 시조다. 그가 얻었던 스킬의 이름이 바로 비연이었다고 한다. 비연飛煙. 그것은 연기처럼 난다는 뜻. 지극히 신속하면서 상대가 인지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은밀하기까지 하다!

 

 

 

 

 

이 스킬을 완전히 마스터함으로써 김연수가 아크 데몬을 상대해 이긴 것이야 말로 오늘날 비연 길드의 시작이나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그가 만든 길드의 이름은 바로 비연이 되었다. 김연수 같은 강자가 마스터가 되어 연 길드다. 게다가 당시는 지금 같은 강고한 기득권 길드가 있지도 않았다. 금세 길드는 성장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스킬은 전승되지 않는다.’

 

 

 

 

 

스킬을 전승시킬 수 있는 스킬이 있다는 소문은 무성했지만 결국 발견되지 않았고, 후손들과 자신이 평생을 들여 키운 길드의 존망을 걱정한 그는 마나의 운용법을 개발하는데 최선을 다했고, 비연스킬과 같은 효과를 스텟만으로 낼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완전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숙련된 전사이자 헌터인 그의 오랜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그가 개발해낸 마나운용법과 전투 노하우는 대대로 전승되면서 꾸준히 발전했다. 현재는 실제 s급 스킬이라는 비연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 7할 정도의 효과에는 이르렀으리라 평가되고 있다. 그 마나의 독자운용법 덕분에 비연 길드는 단단하게 부산의 패권 길드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현재 비연 일족의 마스터는 김연식.

 

 

 

 

 

여자를 좋아하는 것을 제외하면 무난한 사람이지만, 그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꽤 문제를 만들었다. 물론 지금 시대에 남자든 여자든 능력만 있다면 여러 이성을 거느리는 것은 아무도 흠잡지 않는다. 오히려 권장될 정도다. 그러나 패권 길드의 마스터라면 색을 좋아해도 후계 문제는 깔끔하게 정리할 줄 알아야 하는데, 김연식은 그게 되질 않은 것이다.

 

 

 

 

 

그의 자식은 모두 셋.

 

아들이 둘이고, 딸이 하나였다.

 

 

 

 

 

문제는 이 아들 둘이 후처의 자식이지만 십년은 먼저 나왔으며, 딸은 헌터로서의 재능이 아들들을 압도한다는 것.

 

아들들은 십년의 우위를 이용해 이미 길드 내에 자기 세력이 있었고, 딸은 세력은 없으나 재능 때문에 후계자가 되어야 한다고 보는 이들이 있었으니까.

 

분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여기다 김연식의 부인들은 길드의 패권을 자식에게 물려두기 위한 공작을 시작했다.

 

 

 

 

 

당연히 길드는 혼란스러워졌다.

 

이걸 정리할 수 있는 것은 김연식 뿐이지만, 그는 아들들이 현재까지 쌓은 공적도 인정하고, 딸의 가능성도 가늠해 보겠다면서 이 처리를 뒤로 미뤘다.

 

 

 

 

 

최악이었다.

 

그리고 쓰러지고 만다.

 

병에 걸리고 만 것이다. 그리고 일어서지 못했다. 던전이 세상에 나타나기 시작하고 나서 생긴 마법적인 세균에 감염된 것이라 기존 의술로 치료는 불가능했다.

 

 

 

 

 

부산의 패권을 둔 비연 길드의 권좌를 둔 후계자 싸움은 한층 잔인하고 치열해졌다.

 

필연적인 일이었다.

 

 

 

 

 

바로 이 비연 길드의 후계자중 하나로 궁지에 몰려 있는 딸아이가 김희연이었다.

 

 

 

 

 

*****

 

 

 

 

 

비연 길드의 본부 건물 뒤쪽에 있는 저택이었다.

 

실제 비연 길드의 혈족의 생활을 위해 마련되어 있는 이 곳은 크기보다는 은밀하고 단단했다. 물론 작진 않다. 다만 그들의 위세와 힘에 비하면 작은 편이라는 것이다.

 

그 저택의 한 방에 두 남자가 있었다.

 

 

 

 

 

멀끔하게 잘 생긴 서른 초중반의 두 남자.

 

김길영, 김우석.

 

이들은 후처를 통해 김연식이 낳은 아들 둘이었다.

 

현재 길드 내에서 큰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기도 했다.

 

문제가 있다면 헌터로서의 재능과 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못해서 비연 길드의 다음 세대를 이끌어나가는 데 불안이 있다는 것인데...

 

집단을 이끌어나갈 리더의 역량은 단순히 강하다고만 되는 것도 아니라서 괜찮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왜 아직도 소식이 없지?”

 

 

 

 

 

그 두 사람 중 형인 김길영이 초조하게 발을 떨며 짜증냈다.

 

 

 

 

 

“괜찮습니다.”

 

 

 

 

 

김우석이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는 형을 달랬다.

 

김길영은 동생을 짜증스레 바라보면서 말했다.

 

 

 

 

 

“괜찮긴! 그 계집애, 짜증나긴 해도 또래 가운데서는 발군의 재능이라는 건 틀림없다! 베리타스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몰라!”

 

 

 

 

 

베리타스는 수호대에 있는 클럽의 이름이다.

 

수호대 자체도 헌터로서 최고 중의 최고의 자질을 가지는 이들이 모이기 때문에 다음 세대 한국의 대표 헌터 양성소인데 그들 가운데서도 베리타스 소속이라 하면 진정한 권력자의 하나가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에이, 아무리 그 계집애가 제법 난다 긴다 해도 베리타스는 무리죠. 그리고 성만길이 직접 나섰다고 합니다. 걱정 마십시오.”

 

“그렇다면 별 문제는 없겠지만... 그래도 너무 늦군.”

 

 

 

 

 

동생이 손을 내저으며 하는 말에 김길영은 조금 안도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여동생의 자질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대형 마나중석을 얻어 마나도 크게 늘었을 테니 그 실력은 이미 일류 헌터의 영역에 들어섰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만길이 직접 나섰다면 역시 희연 그 계집애가 뛰어나다 해도 끝장이다.

 

그러나 역시 일이 끝난 지 한참 지났을 땐데 여전히 소식이 없는 건 좀 이상했다.

 

 

 

 

 

“아마 지역 공무원 놈들이 뒤처리 한다고 미적대는 거 아니겠습니까? 워낙 큰 건이니까 서로 떠넘기고 모르는 척하고 싶어 하는 거겠죠.”

 

“그럴 수도 있겠군. 이러니까 정부 놈들은...”

 

 

 

 

 

김길영은 혀를 찼다.

 

길드를 중심으로 한 시대가 열리고 정부의 영향력은 크게 약화됐다. 여전히 유지되고는 있지만 각 대형 길드간의 충돌을 중재하고 국가라는 틀을 유지하는 완충제 정도의 역할일 뿐이다.

 

이런 의미에서는 봉건시대로 돌아간 셈이다.

 

 

 

 

 

“우리 길드 아니면 아무 것도 못하는 것들입니다. 정말 무능하단 말이지요. 뭐 덕분에 우리도 톡톡히 이득 보고 있지 않습니까.”

 

“하긴.”

 

 

 

 

 

길드를 중심으로 한 봉건시대로의 회귀.

 

그것은 다시 말해 길드 마스터가 영주이며 길드의 영향력이 영지인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는 뜻이다. 사정은 어느 나라고 다들 비슷하다.

 

군대가 아니라 강력한 길드나 개인을 중심으로 치안체계가 재편되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던전의 몬스터에게는 비 마법적인 병기가 일체 통하지 않으니까.

 

 

 

 

 

때문에 쓸모를 잃은 각국의 군대는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었고 국내 치안과 질서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병력만을 유지하는 정도로 그치게 됐다. 지금은 국가 간 분쟁조차 헌터를 중심으로 치러지게 됐다.

 

 

 

 

 

“하지만 아깝군요. 그 계집아이가 조금만 고분고분했으면...”

 

 

 

 

 

우석이 혀를 찼다.

 

길영도 약간은 동감했다.

 

 

 

 

 

“생긴 건 예쁘장하니 좋은 정략 재료가 됐을 테지. 수호대에서 괜찮은 호구를 하나 물어오라 할 수도 있었을 테고. 하지만 계집년이 야심이 커서 안 돼.”

 

 

 

 

 

미인에 대한 선호는 세상이 바뀐다고 달라지는 게 아니다. 게다가 헌터로서도 뛰어난 재능이 있다. 정략의 재료로 팔아먹기에 희연만큼 좋은 조건은 없다.

 

그러나 재능이 있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힘을 가지기 쉽다는 것이다. 다루기 어렵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죠. 여기서 정리 안 하면 퇴물들이 자기들끼리 모여서 설칠지도 모릅니다.”

 

 

 

 

 

헌터는 강자의 세상이다.

 

강자를 숭상하는 헌터들은 더 강한 헌터에 대해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비연 길드의 중진이라 할 수 있는 헌터들은 점점 더 희연에게 기대하고 있다. 수호대에 들어가기까지 하면 뒤처리가 진짜 힘들어질 우려가 있다.

 

 

 

 

 

“그래. 조금 아깝다고 안에서 기생충을 키울 수야 없는 일이지. 게다가...”

 

“네. 대신 제공받은 게 너무 좋았습니다.”

 

“음, 비연 길드의 미래 자체를 위해서도 그 계집애는 희생될 수밖에 없다.”

 

 

 

 

 

둘은 서로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후계자리를 두고 싸운다지만 동생을 죽인다는 결정을 쉽게 할 순 없다.

 

그러나 이들은 그렇게 했다.

 

그 대가로 얻은 것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정말 상상도 못한 것이었는데... 이것만 있다면 사실 자질에 대해 오랫동안 품고 있던 둘의 열등감도 해소하고 초일류 헌터로서 높이 도약할 수 있으리라.

 

 

 

 

 

“그러면 이번 일 잘 끝나면...”

 

“걱정하지 마라. 우리 길드 보급품 주문은 그쪽으로 몰아줄 테니까.”

 

“헤헤, 알겠습니다.”

 

 

 

 

 

김우석은 기뻐하며 비열하게 웃었다.

 

김우석은 지금 헌터들이 필요로 하는 여러 보급품을 판매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주변의 눈도 있고 해서 아직 비연 길드의 주문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 일이 성공해 길영의 지위가 확고해 진다면 최소 비연 길드에서 발생하는 수요의 절반은 먹을 수 있으리라.

 

그것만 해도 정말 엄청난 매출이 발생할 것이다.

 

 

 

 

 

그렇데 두 사람이 대화하면서 연락을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다.

 

 

 

 

 

후욱.

 

 

 

 

 

갑자기 방이 어두워졌다.

 

 

 

 

 

“뭐야?”

 

“저, 정전?”

 

“갑자기 무슨 정전...”

 

 

 

 

 

두 형제는 당황했다.

 

몬스터가 나타나고 세계 문명은 쇠퇴했다. 무역 자체가 쇠퇴했기 때문이다. 세계는 몇 개의 블록으로 나뉘었고 블록 내부에서 겨우 교역을 유지하는 정도였다. 블록의 경계에서 중개무역이 성행했다. 하지만 길드를 중심으로 한 대응체계가 완성된 이후 어느 정도 안정적인 체계를 만들었다. 덕분에 정전 같은 건 어지간해선 일어나지 않는데.

 

 

 

 

 

“케엑!”

 

 

 

 

 

비명소리.

 

그리고 피비린내.

 

 

 

 

 

“야, 우석!”

 

 

 

 

 

길영은 놀라 우석을 불렀다.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우석!”

 

 

 

 

 

길영이 다시금 동생을 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였다.

 

 

 

 

 

치직.

 

 

 

 

 

전기 소리가 나고 불이 들어왔다.

 

 

 

 

 

“허억!”

 

 

 

 

 

방안의 전경이 드러났다. 눈 안에 들어온 방안의 모습에 길영은 놀라 새파래진 얼굴로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우석이 가슴에 큰 상처를 입은 채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그 앞에는 검을 들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자였다.

 

그가 우석을 죽였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보였다.

 

 

 

 

 

“여.”

 

 

 

 

 

한데 그는 길영을 보고 반가운 듯이 한 손을 들며 인사했다.

 

마치 아는 사이처럼.

 

길영은 당혹스럽게 그에게 삿대질하며 외쳤다.

 

 

 

 

 

“네놈이 왜?!”

 

 

 

 

 

마치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그들은 실제로 아는 사이였다. 친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상당한 수준으로 이익을 공유하고 있는 사이였다.

 

그런데 그런 자가 왜?

 

 

 

 

 

그 남자는 눈으로 잔인하게 웃으며 답했다.

 

 

 

 

 

“내 여자를 죽이려던 놈들을 살려둘 수는 없지 않겠어?”

 

“그게 무슨 소리지?”

 

 

 

 

 

길영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귀가 썩었냐? 뻔한 소리를 못 알아듣게!”

 

“미친 새끼가! 희연을 죽이랍시고 우리에게 계획을 제공하고 심지어 마나 운용법까지 알려준 게 네놈 아니냐!”

 

 

 

 

 

길영이 악을 쓰듯 외쳤다.

 

심지어 이번에 희연을 죽이기 위해 형제가 움직인 것도 바로 저 남자 때문이었다. 얼마 전에 두 사람이 있는 장소에 나타나서는 그들에게 희연의 움직임을 보고하고 기회를 보아 죽여 버리라고 계획을 제안한 것이다.

 

 

 

 

 

알파메일 11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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