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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26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6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26화

26화 아티팩트 보관소(1)

 

 

 

 

 

아주 넓은 부지였다.

 

부지는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어서 정원은 넓었고 깨끗하고 잘 지어진 건물이 곳곳에 있었다. 그 부지를 오다니는 여러 젊은 남녀들도 보였다.

 

특징이라면 젊은이 특유의 발랄함보다는 남녀를 불문하고 오만함과 강인함 같은 것들이 강하게 느껴졌다.

 

여기가 어딘지 알면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수호대 내부 부지였으니까.

 

 

 

 

 

부우웅.

 

 

 

 

 

그 넓은 부지를 달리는 차가 한 대 있었다.

 

수호대 내부에서 사용되는 이동용 차량이었다. 수호대의 학생 수는 많지 않으나 연계된 다른 시설이나 학교, 내부 연구 인력 등으로 인해 사용 면적은 방대했고, 때문에 이동에는 이렇게 차량을 이용했다.

 

그 차를 운전하고 있는 것은 정형구였다.

 

그의 뒷좌석에는 세 사람이 앉아 있었다. 이혜선, 성남경, 강성태 순서였다. 이들은 수호대 쪽으로 돌아온 다음 약속했던 포상을 위해 수호대 안쪽으로 들어와 이동하고 있는 중이었다.

 

 

 

 

 

정형구가 먼저 말을 걸었다.

 

 

 

 

 

“강성태.”

 

“네.”

 

“검은 어디서 배웠지?”

 

“물론 학교에서 배웠습니다.”

 

“기본식이 아니던데. 그렇다고 내가 본적이 있는 것도 아니야.”

 

 

 

 

 

모든 헌터 후보생은 기본 교과 과정에서 여러 무기를 배운다. 그리고 그 무기 가운데 가장 적성에 맞는 것을 골라 전문화를 한다. 이런 무술들은 모두 철저하게 기본을 단련하고, 다른 종류의 검식과 연결될 수 있도록 대가들이 수십 년에 걸쳐 고안한 것이라 완성도가 지극히 높다.

 

하지만 역시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다.

 

 

 

 

 

기초다지기에 치중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걸로 다진 기초를 기반으로 헌터후보생은 꾸역꾸역 올라서야 한다.

 

 

 

 

 

사실 고급영역으로 갈수록 개개인의 자질이나 소유스킬, 사용 환경, 무기의 특성 같은 것들이 같이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에 가성비로 따져 만능의 검술 같은 건 나올 수 없다.

 

 

 

 

 

성태는 얼버무리듯 답했다.

 

 

 

 

 

“아하하, 운이 좀 좋았습니다.”

 

“그러면 역시 ‘지경의 구슬’을 먹었나.”

 

 

 

 

 

운이 좋았다는 말에서 짐작한 듯이 정형구가 말했다.

 

 

 

 

 

“맞습니다.”

 

 

 

 

 

성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에 이혜선이 흠칫 놀란 표정이 됐다.

 

사실 놀란 것은 성남경과 정형구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지경知經의 구슬이라니.

 

 

 

 

 

“미친 짓을 했군.”

 

“저는 아시겠지만 흙수저니까요.”

 

 

 

 

 

성태는 그들의 놀라워하는 모습에 어깨를 으쓱이며 응수했다.

 

지경의 구슬.

 

그것은 던전에서 적을 쓰러뜨리면 간간이 얻게 되는 보상의 하나다.

 

마나와 그 특성은 거의 비슷하다.

 

마나와의 차이는 마나의 경우 몬스터를 쓰러뜨린 이가 강제적으로 흡수하는 데 반해 이 지경의 구슬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지경의 구슬은 매우 낮은 확률로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떠오르거나 보물상자에서 보상으로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허공에 둥실 떠올라 먹을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 외부로 반출은 불가능하며 던전이 닫히면 같이 사라진다.

 

 

 

 

 

이 구슬을 발견하면 얻게 되는 것은 간단하다.

 

지식과 경험이다.

 

그래서 지경의 구슬이라 불린다.

 

 

 

 

 

지식과 경험을 얻게 되는 만큼 이를 통해 취하게 되는 이득은 막대하다. 모르던 것을 알게 되고, 할 수 없던 것을 할 수 있게 된다. 많은 전설적인 헌터들이 바로 이 지경의 구슬을 통해 그 힘을 쌓아올렸다고 이야기 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그 지경의 구슬을 발견하게 된다 해도 먹는 이들은 거의 없다.

 

 

 

 

 

왜?

 

그야 위험하기 때문이다.

 

 

 

 

 

일단 지경의 구슬은 마나와 달리 반드시 쓰러뜨린 몬스터의 경험과 지식을 흡수하는 게 아니다. 사실 그렇다면 오히려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인간이 사용할 수 없는 지식과 경험일 가능성이 높으니까. 그 지경의 구슬에 스며든 지식의 주체는 다양하며, 어떤 주체랄 것이 없는 무미건조한 정보 그 자체인 경우도 있다.

 

그리고 여기까진 좋다.

 

그러나 이 다음이 문젠데...

 

 

 

 

 

지경의 구슬이다.

 

지식과 경험.

 

그리고 인간은 바로 그 지식과 경험으로 아이덴티티를 구성한다. 내가 어떤 존재라는 근본이 바로 지식과 경험이다. 지경의 구슬은 자칫 그것을 일거에 오염시킨다. 어떤 강력한 존재로 탈바꿈 할 수 있다 해도 지금 이 순간의 ‘내’가 아니라면 그건 의미가 없다. 내가 죽고 다른 무언가가 되는 것뿐이다.

 

심지어 그 지경의 구슬에 먹혀 광기에 휩쓸려서 마인화 하여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한 자들 역시 많이 있었다.

 

정말 운이 좋다면야 강한 힘을 얻고 자기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강한 힘은 많은 정보이자 경험이기 마련이다. 약한 자의 자아는 강한 정보를 감당할 수 없다. 반대로 강한 자라면 자기가 소멸되거나 오염될 위험을 각오하고 그런 모험을 해가며 강해질 필요가 없다.

 

 

 

 

 

이런 것들이 점점 알려지면서 지경의 구슬은 초반의 열광적인 호응과 달리 금세 금기가 됐다. 물론 그래도 도전하는 이들은 꾸준히 나왔고, 성공하는 이들도 간혹 있었으나... 대부분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것을 먹었다니.

 

 

 

 

 

“흙수저라 해도 목숨은 아까웠을 텐데.”

 

“헌터로 사는 건 목숨을 거는 것 아니겠습니까. 목숨을 건 로또 한 장이었던 셈이죠.”

 

 

 

 

 

성태는 태연히 답했다.

 

 

 

 

 

“괜한 것을 물었군.”

 

 

 

 

 

정형구도 그제야 이제는 좀 알겠다는 표정이 되었다.

 

지경의 구슬이라면 이런 특이한 변화가 설명된다.

 

물론 여전히 이상한 점이 여럿 있긴 하지만 큰 건 아니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성태는 빙그레 웃으면서 답했다.

 

물론 그는 지경의 구슬을 흡수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가장 편리한 설명이었다.

 

이 정도 설명이 아니고서는 아무리 운이 개입했다고 해도 갑작스럽게 수호대 차석을 한다는 결과는 인정받기 어렵다. 너무 드러내서 시기와 경계의 대상이 될 필요도 없지만 너무 감추다 비웃음과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것도 좋진 않은 법이다.

 

 

 

 

 

“혹시 그 지경을 정리해서 학교에 제출할 생각은 없나?”

 

 

 

 

 

초기 마나 운용법을 비롯해서 각종 무술 등, 현재의 헌터 시스템이 자리 잡는 데 지경의 구슬은 많은 도움이 됐다.

 

생각해 보면 선조들의 핏값이었던 셈이다.

 

 

 

 

 

“아직 그 정도로 이해가 된 건 아니라서요. 학교에 신세를 진 것도 아니고 말이죠.”

 

“언제든 생각 있으면 얘기하게. 제법 괜찮게 대접 받을 거야.”

 

 

 

 

 

강해지는 방법은 세 가지다.

 

한 가지는 마나에 관련된 것.

 

두 번째는 스킬에 관련된 것.

 

세 번째는 기법에 관련된 것.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기법이다.

 

마나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한 것이 모두 여기 속하기 때문이다. 마나를 어떻게 스텟으로 전환하는가, 혹은 마나를 기법이나 효과로 전환해 사용하는가에 대한 지식이다. 각 길드의 독자적인 마나 운용법이나 무술, 오의 같은 것도 모두 포함된다.

 

그러니 당장 강해진다 이런 건 아니라 해도 장기적으로는 가장 가치 있는 지식일 수밖에 없다. 이씨 세가만 해도 그들의 진수라 할 수 있는 수호무비가 바로 이 기법에 관련된 것이다.

 

 

 

 

 

그러니 기법에 대한 새로운 탐구가 가능한 지식이라면 비싼 가격에 거래할 수 있는 법이다.

 

 

 

 

 

“그건 기대하겠습니다.”

 

 

 

 

 

약간 냉소적으로 성태는 정형구의 말에 답했다.

 

그리고 차안은 조용해졌다.

 

 

 

 

 

“......”

 

 

 

 

 

이혜선은 성태를 바라봤다.

 

파이어 자이언트를 절단한 성태의 검격이 그녀의 뇌리 가운데서 다시금 재생됐다. 퇴색되지 않은 아찔함이 동시에 그녀의 뇌리를 엄습했다.

 

그가 얻었다는 지식과 경험은 대체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

 

 

 

 

 

******

 

 

 

 

 

차는 곧 한 건물 앞에 도착했다.

 

무장한 병력이 지키고 있는 견고한 철문 앞이었다. 두터운 철문일뿐더러 특이하게도 창문이 없는 건물이기도 했다.

 

 

 

 

 

“자, 여기네.”

 

 

 

 

 

정형구가 먼저 차에서 내려 학생들을 안내했다.

 

 

 

 

 

“여기군요. 아티팩트 창고.”

 

“생각보다 첨단 건물인 모양인데요. 창문이 없는 걸 보면 환기를 비롯해서 필요한 작업은 안에서 기계로 다 해결하고 있다는 말이니까.”

 

 

 

 

 

건물 입구에 서서 각자 한마디씩 했다.

 

이혜선은 무신경한 모습이었다.

 

이 곳이 대단한 보물이 보관되어 있는 곳이란 건 알겠지만 이씨 가문 출신인 그녀 입장에서 보자면야 별 의미 없을 수밖에.

 

 

 

 

 

“최고의 보물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니 마법과 과학, 그리고 마력으로 보호하는 것이 당연하지.”

 

“하긴 그렇겠지요.”

 

 

 

 

 

정형구의 무던한 설명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아티팩트는 국가적인 보물이다. 그걸 이만큼이나 모아놓고 있다면 그걸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들어가자.”

 

 

 

 

 

정형구를 선두로 해서 그들은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내부는 깨끗했고 조용했다. 무장한 병력들이 곳곳을 지켜 삼엄한 분위기라는 정도 외에는 특이할 점은 없었다.

 

그 조용한 복도길을 따라 잠시 걸으니 그들은 한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엘리베이터에 정형구는 지니고 있던 카드를 집어넣었다. 인증키인 모양이었다. 띵 소리가 나며 엘리베이터가 움직였고 곧 도착해 열렸다.

 

 

 

 

 

모두들 그 안에 들어갔다.

 

문이 닫힌 엘리베이터는 지하로 들어갔다.

 

잠시 지하 몇 층인지 나오는가 싶더니 곧 표시가 끊어졌고, 한참을 들어가는 것 같은데 멈추지 않았다. 아마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는 지하 깊은 곳에 아이템이 보관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성남경이 약간 답답함을 느꼈을 때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문이 열리고 또 다른 복도가 그들 앞에 나타났다.

 

 

 

 

 

“어서 따라와라.”

 

 

 

 

 

짧게 말하고 정형구가 앞을 걸었다.

 

셋은 그의 뒤를 따랐다.

 

분위기가 확 바뀌어 있었다. 바쁘게 우왕좌왕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았고, 길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연구소에 온 것 같았다. 사실 맞았다. 이 보관소는 아티팩트를 보관하지만 동시에 연구를 위한 장소이기도 했다.

 

복도를 따라 잠시 더 걸었다. 족히 열 단계는 되어 보이는 보안 시설을 거치고서 한 방에 도착했다. 그 방에서 다시 지하로 이어지는 통로가 여럿 있는 방이었다. 이곳이 진짜 아티팩트 보관실이었다.

 

 

 

 

 

그곳의 데스크에서 서류를 작성한 다음 정형구는 근처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여기서 기다릴 테니 원하는 게 있으면 하나씩 골라 와라.”

 

“뭐든 됩니까?”

 

 

 

 

 

성남경이 두근거리는 표정으로 물었다.

 

정형구는 지루하단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룰 능력만 있다면 뭐든 된다.”

 

 

 

 

 

성남경은 양 주먹을 쥐면서 기뻐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상식적인 반응이다. 이곳에서 제한 없이 아티팩트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어마어마한 특권이다. 오히려 이혜선이나 성태처럼 큰 흥미가 없어 보이는 모습이 이상하다.

 

 

 

 

 

‘흠.’

 

 

 

 

 

성태를 슬쩍 바라보며 정형구가 눈을 좁혔다. 진짜 특이한 새끼야. 그는 속으로 그리 생각했다. 사실 이혜선이야 집안이 집안인 만큼 무덤덤한 모습인 게 이해가 안 가는 바도 아니지만 성태의 경우는 본인이 말했듯 흙수저 출신이다. 운이 좋아서 강해졌다 해도 장비 면에서 큰 부족함을 느꼈을 텐데 별반 기뻐하는 기색이 없다.

 

이때 성태가 손을 들어 이상한 걸 물었다.

 

 

 

 

 

“구경만 하는 건 어떻습니까?”

 

“구경만?”

 

“여기까지 왔는데 유명한 것들이 있지 않습니까? 한번 보고 싶어서 말이죠.”

 

 

 

 

 

싱긋 웃으며 성태가 말했다.

 

특이한 새끼의 특이한 요구였다.

 

최하층의 그 유명한 것들은 하나같이 처치곤란한 것들인데... 남들은 접근도 두려워하는 걸 일부러 들어가서 구경하겠다니.

 

어차피 구경밖에는 못할 물건들이니까 못 들어줄 이유도 없었다.

 

 

 

 

 

“...내가 얘기해 두지. 알아서 해라.”

 

“감사합니다.”

 

 

 

 

 

성태는 정형구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런 다음 세 사람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관소는 둘로 나뉘어져 있었다. 하나는 장비, 하나는 소모품이다. 장비 쪽에는 말 그대로 던전에서 사용할 무기나 갑옷, 장갑 같은 아이템들이 있었고, 소모품 쪽에는 스킬 아이템이나 마나중석 같은 것들이 있었다.

 

 

 

 

 

가장 먼저 이혜선이 장비 쪽으로 서슴없이 움직였다. 성태는 양쪽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성태에게 갑자기 성남경이 말을 걸어왔다.

 

 

 

 

 

알파메일 26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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