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5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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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55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56화
56화 천재, 아마츠키 카에데!(2)
-이것은!
-천둥떨구기입니다!
신민석과 장진호가 흥분해 외쳤다.
관람석에서도 마찬가지로 흥분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 흥분한 외침들이 끝나지도 전에, 천둥떨구기의 강한 힘이 중간에서 끊어지며, 불을 살라먹는 용처럼 화염같은 기운이 치솟아 오르며 천둥떨구기의 강한 힘에 저항했다.
꽈르릉!
쾅!
두 힘이 서로 충돌해 겨루다가 폭발하듯이 서로의 힘이 튕겨나갔다.
그리고 환한 빛이 저물었다.
빛이 저물고 난 대회장 위에는 이혜선과 카에데가 각자의 무기를 들고서 대치해 서 있었다. 그러나 이혜선 쪽이 낭패한 기색이 역력했다.
방금 완벽하게 이혜선의 함정에 걸리고서도 카에데는 대처해 냈고, 이는 마나를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능력에 있어서 카에데가 이혜선의 위라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슬슬 마무리할 때지?”
카에데는 그 자신감을 만면으로 드러내면서 이혜선을 향해 몸을 던졌다.
“큭!”
이제까지 단 한 차례도 표정이 무너지지 않던 이혜선이 최초로 당황한 기색을 보이면서 카에데의 공세를 막았다.
쾅!
콰과광!
채앵!
검과 검이 현란하게 충돌하면서 빛살이 부서졌고, 불꽃이 튀었다. 평범한 헌터라면 저 싸움에 사용되고 있는 초식의 하나조차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 지경!
하지만 그런 높은 수준의 싸움이라 하나 결국은 승패가 갈리고 있었다.
카앙!
수십 차례 검과 검의 공방 끝에 이혜선의 검을 쳐내 그녀의 방어 일각을 파괴하는 데 성공한 카에데가 이혜선의 품 안으로 파고 들어가며 외쳤다.
“흥, 어울리지 않은 옷을 껴입고 있는 꼴이군!”
이 짧은 격전 가운데 그녀는 간파한 것이다.
이혜선의 초식이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임을!
체중 이동, 초식의 리치 구성, 각 초식의 연동에 따른 공방의 각도 구성! 이 모든 것이 이혜선의 현재 체격 조건과는 맞지 않았다.
물론 미세한 부족함이나 과함이다.
그러나 미세하다지만, 이혜선급의 싸움에서 그것은 결코 작은 게 아니다.
만일 그런 부족함이 채워져 있었다면, 힘든 싸움이, 아니 졌을 가능성조차 높았을 거란 점을 카에데는 느끼고 있었다.
파팡!
쾅!
검과 검이 충돌하고 서로 피하는 가운데 파공성이 일었다.
그리고 그 소리가 길어지고 충격음이 겹치면서 이혜선의 동작이 눈에 띄게 흔들리고 있었다.
한차례 그녀의 방어가 무너진 이후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며 이혜선의 전체적인 공방 밸런스 자체를 카에데는 파괴하고 있었다.
실로 영리한 공방이었다.
카에데가 단순히 기술이나 힘에만 기대는 얼치기가 아니라는 증명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가진 것을 적에 맞춰 섬세하게 쏟아부을 줄 아는 전략가다!
“윽!”
두 번째로 이혜선의 자세가 무너졌다.
그녀의 무너진 자리에 카에데의 검날이 스쳤다. 아슬아슬하게 이혜선은 그 공격을 피해냈지만 옷 끝이 베였고, 그녀의 허벅지로 피가 배어 나왔다.
카에게는 검 끝을 잡아 튕기면서 이혜선에게 권했다.
“항복하시지?”
이혜선은 단단한 얼굴로 카에데를 향해 공격을 날렸다.
“흥, 역시 춍인가. 머리가 나쁘군.”
카에데는 자신을 향해 공격해 들어오는 이혜선을 보면서 지루한 듯이 고개를 저었다. 이혜선과의 공방은 짧지 않았고 그 가운데 그녀의 한계는 이미 카에데에게 파악되었다.
그걸 무작정 덤벼든다고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여긴다니, 멍청한 정신론자들이나 저지를 만한 짓이다!
카에데는 선불 맞은 산돼지처럼 덤벼드는 이혜선의 거칠고 강맹한 공격을 우아하게 받아넘기면서 그녀의 허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낸 그 허점에다가 용서 없이 발을 쳐 넣었다.
퍼억!
“쿨럭!”
뼈가 박살 날 듯한 큰 충격과 함께 튕겨나간 이혜선은 기침을 하며 자세를 정돈했다. 하지만 이미 두 사람 사이의 승패는 확실해 보였다.
지루한 싸움을 끝내기 위해서인 듯 카에데가 이혜선을 향해 역공해 들어갔다.
이혜선은 그녀의 공세를 앞에 두고 이를 악물었다.
*******
한국 측 관객석에서 그 광경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이씨세가의 원로 한 명이 이석훈에게 권했다.
“항복시키시는 게?”
“아니, 좀 더 지켜보지.”
이석훈은 고개를 저었다.
원로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싸움은 이미 결판난 것과 다름없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전투를 지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괜히 이혜선을 큰 부상을 입게 될 위험에 노출시키는 꼴이었다.
사실 원로는 이석훈의 이러한 태도가 그녀에 대한 이석훈의 오래된 홀대와도 관계가 있다고 여겼다. 사실 이석훈의 이혜선에 대한 태도는 유명하고, 이건 일종의 학대가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많다.
가문 내에서는 이혜선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그녀의 성장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그것은 외부의 많은 이들이 이미 지적한 것과 같은 지점들 때문이다. 원로들 중에 이혜선이그 재능에 걸맞지 않은 힘을 가지게 된 데는 이석훈의 탓이 크다고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석훈은 원로의 그런 마음을 꿰뚫어 본 것처럼 고개를 저었다.
“괜찮다. 이건 심술이 아니니까.”
“심술이 아니라고요?”
“내가 보기엔 저 아이에게 무언가 생각이 있는 것 같군.”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석훈은 흥미롭게 이혜선을 바라봤다.
원로 역시 시선을 이혜선에게로 돌렸다.
그러나 원로의 표정은 의아했다. 그가 보기엔 역시 그냥 일방적으로 몰리고 있을 뿐인데 저기서 어떤 심모원려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당황스러운 분위기는 고위 관람석 외에도 마찬가지였다.
수호대의 학생들도 당황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혜선이 지는 건가……?”
“설마!”
“하지만 저런 꼴로 당하기만…….”
“이혜선이 지면 그것도 충격이지만…….”
“왜놈들에게 완패…….”
“으으, 그런 악몽이…….”
이혜선에 대한 기대나 평가가 너무 높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녀는 학교에 입학한 후 금세 남익철을 넘어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건 그녀의 재능과 출신을 생각해도 이상할 정도의 강함이다.
그녀의 강함을 아는 사람들은 누구라도 기대하게 된다.
섣부른 이들은 그녀가 자기 오빠의 전설을 모조리 계승하는 게 아닌가 이야기할 정도였으니까! 바로 그 ‘오빠’ 말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혜선에 대한 현장의 기대가 지나치게 높았던 것은 그 ‘오빠’ 때문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마츠키 카에데가 너무 강했다.
단지 그뿐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그뿐’이기도 했다.
희연 역시 답답하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이혜선이 정말로 질까?”
“지금으로 봐선…….”
성남경도 걱정스럽지만 그렇게 볼 수밖에 없어 보였다.
“…….”
그러나 성태는 아무 발언도 하지 않았다.
겉으로 보이는 상황은 물론 이혜선이 매우 불리하다.
그렇지만 이혜선을, 카에데를, 그리고 이 대결 전부를 명확하게 파악한 시선으로 본다면 그 우열의 확고함이 의외로 무른 기반 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성태는 검을 휘둘러 자신을 방어하기에 급급한 이혜선에게 시선을 보내면서 속으로 말했다.
‘자 이혜선, 이쯤 몰렸으면 오빠를 뛰어넘을 그릇이 되는지 정도는 보여줘야겠지?’
그녀에게 이미 재료는 있다.
성태는 그녀를 손아귀에 넣기 위한 포석으로 그것을 알려줬다.
이제 남은 것은 이혜선 스스로가 자신을 증명하는 것이다!
******
채채챙!
채챙!
검이 난다.
현란하게 나는 검을 어렵사리 받아넘긴다.
“…….”
피하고 쳐내고 반격의 기회를 노린다.
그러나 적은 철벽이며 자신은 종잇장 같다.
힘들었다.
한순간, 한순간을 버텨내는 게 너무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이혜선의 시선은 지루한 듯 자신을 향하는 카에데를 바라보면서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은 오늘 출전 전에 있었던 한 만남을 돌이키고 있었다.
이혜선이 출전자 대기실로 향하는 길이었다.
막 그 출입구로 걸어 들어가려던 이혜선은 우뚝 멈추고 말았다.
그보다 먼저 거기 도착해 서서 손을 들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 때문이다.
성태였다.
한숨을 쉬고서 혜선은 그를 무시하고 통로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혜선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 성태가 한 말이 그녀를 우뚝 멈추게 했다.
“이대로는 별로 안 좋다는 거 너도 알고 있지?”
“상관하지 마.”
무뚝뚝하게 답했지만 그녀 스스로도 감정을 절제하지 못해 말에 가시가 돋쳐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기야 정말 신경 쓰지 않았다면 이혜선은 아예 그의 말을 무시하고 지나쳐 버렸을 것이다.
“상관 안 할 수가 있나. 그래도 우리 대표가 되실 분인데.”
“뭘 말하고 싶은 거야?”
이혜선이 성태를 노려봤다.
사실 뭘 말하고 싶은지는 알고 있다.
그녀는 다른 학생들과 달리 자신이 싸워야 할 아마츠키 카에데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 그녀가 어느 정도의 천재인지 그래서 안다.
그녀의 힘과 속도, 그리고 숙련도와 마나. 가령 카에데의 현재 마나량은 일만에 가깝다. 오천에 불과한 이혜선의 두 배다.
사실 카에데는 이미 학생의 범주를 뛰어넘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녀와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면 혜선은 어쩔 수 없이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이혜선은 자신의 천재성에 대해 그것이 가면이나 허울에 불과하다고 항상 느껴 왔다.
그래서 이혜선은 이 싸움에 나서는 자신을 벌거숭이 임금님이 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거짓이 탄로 나고만.
운이 좋다면 카에데와 싸우기 전 선배들이 그녀를 처리해 줄 수도 있겠지만, 그런 행운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 이혜선도 잘 안다.
굳이 그것을 지적하기 위해 여기까지 나와 있단 말인가.
한데 성태는 빙긋 웃으며 혜선이 생각지도 못했던 말을 했다.
“최소한 너는 이미 지금 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재료는 전부 가지고 있다는 거지.”
“전부 가지고 있다고?”
혜선은 당황했다.
지금 상황을 깨부수기 위한 것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성태는 당연하지 않냐는 태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깨닫게 된다면 뭐 적어도 지금 상태 정도는 깨부술 수 있지 않을까?”
“…….”
혜선은 입술을 잘근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성태가 한 말의 진의를 해석하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럼 나는 가지. 건투를 빈다.”
그런 혜선의 모습에 만족한 듯이 한차례 손을 더 흔들어 보이고는 사라졌다.
그리고 혜선의 의식은 지금 바로 이곳, 싸움터로 돌아왔다.
“시시해, 시시해!”
방어에 집중하고 있는 혜선을 향해 카에데는 짜증을 부리듯이 경멸 어린 말을 토하면서 연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소낙비처럼 현란하고 빠른 검광이 이혜선의 사방을 후려치며 이어졌다.
챙!
채챙!
이혜선은 이를 악물고 방어를 굳혔다.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되새겼다.
천둥번개처럼 떠오르는 영상이 있었다.
입학시험 때 보았던 거꾸로 치솟는 벼락이었다.
첫 수업 때 보았던 강철을 끊어내는 검이었다.
되새김 가운데 알았다.
그의 말이 맞았다!
이미 모두 가지고 있었다!
“쓸데없어!”
위태로운 와중에 단단하게 방어를 굳히고 기회를 노리는 이혜선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듯 카에데가 코웃음 쳤다.
그녀는 승부를 결정짓기로 했다. 발로 땅을 강하게 내리밟았다. 큰 소리가 나며 주변이 흔들렸고 그녀의 양손을 중심으로 막대한 마나가 모였다.
알파메일 5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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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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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