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4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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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89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45화
45화 보물사냥꾼 도플갱어(2)
“크아악!”
“컥!”
곳곳에서 필사적으로 방어선을 지키는 헌터들의 비명 소리가 이어졌다.
“제기랄, 이러다간…….”
“지원은 언제!”
조장과 팀장들은 부하들이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 발을 동동 구르며 이를 갈았다. 이 갑작스러운 공격에 곳곳에 연락이 갔고 지금쯤 각지에서 지원 병력이 움직이고 있겠지만 그들이 도착하기까지 도저히 지금 병력으로 버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때였다.
퍼억!
“크악!”
한 헌터가 도플갱어의 주먹에 얻어맞고 뒤로 튕겨나갔다. 비명을 지르며 날아간 그는 뒤편의 벽에 충돌했고 그 벽을 박살 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배에 구멍이 뻥 뚫린 그 모습은 틀림없는 즉사로 보였다.
도플갱어는 피에 물든 자신의 주먹을 다시 들면서 눈을 황금빛으로 번뜩였다.
포위망을 구성하고 있던 헌터들이 다급하게 대응하려 했지만 그들의 얼굴색은 금세 새파랗게 변하고 말았다.
몸을 부풀리며 덤벼드는 적의 기세에 자기들이 도저히 상대가 될 수 없을 거란 걸 본능적으로 눈치챈 것이다.
근처에 이씨세가의 지원 팀이 있었다면 가세해서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겠지만, 그 이씨세가의 지원팀도 지금은 피해가 누적되어 휘청이고 있는 상태였다.
후왁!
도플갱어의 주먹이 벼락처럼 가까운 헌터에게 들이닥쳤다.
헌터는 반사적으로 자신의 무기를 휘둘러 그 공격을 방어하려 했다.
콰직!
“케엑!”
하지만 소용없었다.
도플갱어의 주먹에 무기가 박살 나며 헌터의 머리가 그 주먹을 받았다.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르며 헌터는 머리는 수박처럼 깨져 절명했다.
그것이 학살의 시작이었다.
도플갱어는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남은 두 헌터를 향해 사냥꾼처럼 덮쳤다.
피 흘리는 주먹을 휘두르며 날렵하게 덤벼드는 도플갱어의 그 기세는 짐승 같았지만 사용하는 기술의 정묘함과 위력은 일류 헌터에 버금갔다.
퍼억!
퍽!
비명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헌터들이 시체가 됐다.
포위의 일각이 그렇게 무너졌다.
방어선의 흔들림이 터졌다. 다른 도플갱어들이 그것을 눈치채지 못할 리 없었다. 기회를 포착한 도플갱어들은 눈을 빛내면서 더욱 거칠게 공격을 시작했다.
으악!
악!
크아악!
비명 소리가 이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어졌다.
화염이 사물을 태우는 매캐한 냄새 대신에 피비린내가 강렬하게 현장을 덮기 시작할 정도였다.
현장을 지휘하던 헌터들의 얼굴색도 시퍼레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들 역시도 죽는 건 시간문제다.
아니, 죽는 게 문제가 아니라 지원이 도착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런 놈들이 기숙사 곳곳으로 퍼져나가게 된다면…….
그 결과는 상상만 해도 참혹했다.
크아악!
팀장이 그렇게 걱정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의 앞이 폭발했다.
아니, 정확히는 그의 앞에 펼쳐져 있던 헌터들의 방위선이 도플갱어에 의해 파괴되며 헌터들의 몸이 허공에 찢겨져 떠오른 것이다. 산산조각 난 헌터들의 시신이 주변에 피와 내장을 흘리며 흩어지는 모습은 참혹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러나 그것보다 위험하고 중대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포위망을 파괴한 도플갱어가 눈을 황금색으로 번뜩이며 다음에 노리고 있는 것이 다름 아닌 팀장 자신이라는 것!
“이놈……!”
도플갱어의 살기를 정면으로 받아 전신이 저릿거리는 것을 느끼면서 그는 자신의 검을 잡았다.
마나를 끌어올려 순식간에 스텟에 배분하고, 그 마나를 다시 운용하면서 길드에서 훈련받은 대로 대 몬스터 용의 검술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류를 조금 넘어선 그의 실력은 대단한 것이라, 그 전투태세는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강렬했다.
강철이라도 단번에 베어버릴 듯한 섬뜩한 검기가 금세 그의 검에 서릴 정도!
하지만 그렇게 한다 해도 과연 저놈을 상대할 수 있을까?
이제까지 보아온 바에 따르면, 그리고 지금 전신으로 느끼는 저 괴물의 힘을 보자면 답은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순순히 목숨을 내어 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도플갱어가 느긋하게 걸어 팀장에게 다가섰다. 팀장은 저도 모르게 몸이 주춤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도플갱어가 팀장의 두려움을 즐기는 것처럼 비웃었다.
클클클클.
“이놈!”
팀장이 반은 공포, 반은 분노 때문에 바닥을 박차고 도플갱어에게 몸을 날렸다.
거리가 좁혀지자 그는 마나를 끌어 모아 검신을 감싸면서 휘둘렀다. 강신은 마나의 힘을 머금어 적을 멸하는 강한 예기로 번뜩였다.
한데 도플갱어는 팀장과의 거리가 지척에 이르러서도 반격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팀장은 도플갱어를 밸 수 있다는 확신을 그 순간 얻었다.
퍼억!
그러나 이어진 것은 어마어마한 배의 충격이었다.
도플갱어는 그림자처럼 팀장의 검을 피하더니 주먹으로 팀장의 배를 후려친 것이다.
“커윽!”
뒤로 튕겨나간 팀장은 우웩 거리며 토했고,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지금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도 도플갱어는 음흉스럽게 눈을 뜨고 팀장에게 접근했다.
“으으으…….”
팀장은 몸을 움직이지 못한 채 죽음이 다가서는 것을 무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도플갱어가 팀장의 앞에 섰다.
팀장은 죽음을 각오하고 눈을 감았다. 도플갱어가 발을 휘둘렀다. 팀장이 바로 그 앞에 있었다. 도플갱어의 힘을 볼 때 거기 걷어차이면 피륙으로 된 팀장의 육신은 종잇장처럼 찢겨질 게 분명했다.
“이놈!”
갑자기 폭발 같은 외침이 터졌다.
놀라 팀장이 눈을 떴다.
그리고 그는 봤다.
하늘에서 천둥이 내리꽂히며 자신을 걷어차려는 도플갱어를 후려치는 광경을!
퍼어어억!
-!!!!!!
이제까지 압도적인 힘을 보이며 헌터들을 농락해 오던 도플갱어조차 그것은 피하지 못했고 고통스럽게 일그러진 표정으로 뒤로 튕겨나갔다.
그 앞에 당당한 그림자를 만들면서 한 명의 남성이 서 있었다.
“도플갱어 따위가!”
일갈하며 자신의 주먹이 얻어맞은 도플갱어를 향해 그 남자는 외쳤다.
등장 당시의 박력도 그렇고 지금의 외침도 그렇고 가히 불꽃, 폭풍을 연상하게 하는 당당하고 파괴적인 기세의 헌터였다.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과연’이라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장진호!
동세대에 비길 자가 없다는 강자인 그가 드디어 현장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팀장은 감격에 그를 불렀다.
“장진호 교수님…….”
“간지러우니 교수 소린 집어치워! 너는 어서 살아남은 놈들 다 수습해서 물러나!”
장진호는 짜증을 내며 그에게 명령했다.
“하지만 그래선…….”
팀장이 다급한 표정이 됐다.
지금 그의 말은 혼자서 이들 도플갱어를 상대하겠다는 건데, 아무리 장진호라고 해도 그건 무리다 싶었던 것이다.
“잔소리 마라! 저놈들은 내가 맡는다!”
장진호는 뒷말을 막아버리기 위해 그 점을 확실히 해 버렸다.
팀장이 한층 급한 표정이 됐다. 직접 도플갱어와 싸운 그의 입장에서 보자면 장진호의 지금 말은 미친 소리나 다름없었다. 겉모습만 보고 적을 얕잡아 보고 있는!
“도플갱어라고 무시하지 마십시오! 저것들 엄청나게 셉니다!”
“이 꼴을 보고 내가 무시할 것 같나!”
장진호가 코웃음 치며 답했다.
“음…….”
팀장의 말문이 막혔다.
그렇긴 했다. 지금 현장은 헌터들의 시체와 피로 가득했다. 지옥의 어딘가를 현실로 불러낸 듯이 끔찍한 모습이다.
이걸 눈앞에서 보면서 적을 얕본다니. 그런 자는 헌터의 자격이 없다. 상황에 대한 냉철한 판단력이야 말로 헌터가 갖추어야 할 제일 덕목이고, 장진호는 그 점에서 가장 뛰어난 헌터 중 하나다.
장진호가 다시금 외쳤다.
“어서 물러가! 너희가 있는 게 더 피곤하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무운을……!”
팀장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추슬러 일어섰다. 온몸이 완전히 무너진 것 같은 상황이었지만 마나를 체력에 전부 돌림으로써 어느 정도 몸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는 회복한 상황이었다.
그에게 장진호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래!”
그리고 장진호의 두 눈이 도플갱어들이 도사리는 정면으로 향했다.
그가 도플갱어들을 보듯 도플갱어들 역시 장진호를 보면서 새롭게 전의를 가다듬고 한 자리에 모이고 있었다.
저 평범하지 않은 도플갱어들은 전신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저곳에 서 있는 자가 이제까지 상대했던 허수아비 같은 인간들과는 격이 다른 존재라는 것을!
“자, 간다! 내가 염화열권 장진호다!”
장진호가 양손에 마나를 끌어 모았다. 그의 양손이 뜨겁게 불타올랐다. 그는 그 열기로 현장의 화염을 압도하며 네 마리 도플갱어를 향해 날았다.
그를 맞이해 네 도플갱어의 눈 역시 황금빛으로 빛나며 전의를 불태웠다.
*******
아티팩트 창고 앞이었다.
그 문이 열리더니 한 무리의 무장한 헌터들이 바쁘게 밖으로 빠져나갔다. 기숙사 쪽의 몬스터 습격으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서 지원군을 보낸 것이다.
이곳의 주둔 경비 병력이 외부로 빠져나간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곳 아티팩트의 경비는 수호대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로 취급되기 때문에 이곳의 병력을 차출하는 것은 그만큼 수호대에 지금 닥친 위기가 크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병력을 절반 이상 차출할 수는 없도록 규정으로 막아두고 있기 때문에 그 헌터들이 빠져나간 다음에도 이곳의 경비는 크게 약화되진 않은 상태였다.
부스럭.
그런데 헌터들이 빠져나가고 나서 문 근처의 수풀이 흔들렸다.
흔들린 수풀 위로 일어난 것은 형체가 없는 그림자였다.
도플갱어였다.
그 도플갱어는 손에 들고 있던 뭔가를 던졌다. 소리도 없이 날아간 것이 금세 쨍강 소리를 내며 주변의 뭔가를 부셨다. 근처에 있던 감시 카메라 전부였다.
문을 지키던 경비헌터들이 그걸 알아채고 당황했다.
그사이 도플갱어는 변이를 시작했다. 금세 카멜레온이 몸의 색을 바꾸는 것처럼 도플갱어의 피부가 출렁이더니 인간의 모습을 갖추었다.
변이가 끝나고 도플갱어는 평범한 남성의 모습이 되어 있었다.
바로 이곳에 들어올 때 가장했던 배달원의 모습이었다.
도플갱어는 수풀 밖으로 나섰다.
“누구냐!”
그를 보자마자 들고 있던 총구를 돌리면서 창고문을 지키던 경비병들이 외쳤다.
일반무기는 본래 몬스터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지만 던전 밖에서야 몬스터보다는 다른 인간 범죄자를 상대할 일이 훨씬 많은 만큼 화약 무기도 여전히 유용한 무기다.
“아, 아이고, 쏘지 마십시오!”
도플갱어는 도저히 연기라고 생각되지 않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벌벌 떨면서 외쳤다. 경비 헌터들은 서로를 한 차례 바라봤다가 물었다.
“손 들어. 여긴 어떻게 온 거지?”
“식품배달을 왔다가 몬스터의 공격에 휘말려서 그만…….”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는데?”
“정신없이 도망치다 보니 여기까지 온 상태였습니다.”
헌터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의견을 교환했다. 의구심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인간 같았다. 어쨌든 일단 확인을 해 봐야 했다. 경비 헌터는 턱짓 하면서 말했다.
“흠, 일단 이리 와 봐.”
주춤 거리면서 도플갱어는 그들에게 접근했다.
그가 접근하자 헌터는 손을 내밀며 요구했다.
“신분증.”
“예, 옛.”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모습으로 도플갱어는 지갑을 꺼내려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다음 순간, 억 하는 소리가 났다. 낮은 신음 소리였다. 옆의 헌터가 지루하게 결과를 기다리다가 일초 뒤에야 이변을 눈치챘다.
“뭐야?”
놀라며 그가 총구를 향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이미 무표정한 얼굴의 남자가 그를 덮치고 있었다. 빠르고 강한 그 공격 앞에 헌터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채 파악할 겨를조차 없었다.
퍼억!
그의 입으로 도플갱어의 주먹이 꽂혔고, 그 주먹은 입을 관통해 목 뒤로 빠져나왔다. 비명조차 내지 못하고 헌터는 바닥으로 쓰러졌다.
순식간에 두 사람의 인간을 죽인 도플갱어는 이어 모습을 변화시켰다.
첫 번째로 죽인 경비 헌터의 모습이었다. 첫 공격으로 도플갱어는 그 경비헌터를 죽였을 뿐 아니라 뇌를 흡수해 버렸기 때문에 그 행동거지는 극히 자연스러웠다.
도플갱어는 이어 금세 현장을 정리했고, 자신이 처음으로 죽인 경비헌터의 품을 뒤져 품에서 id카드를 비롯해 창고 안으로 파고들기 위한 물품들을 챙겼다.
작업이 끝난 다음 도플갱어는 문 앞에 서서 무전기를 사용해 내부와 연락했다.
“긴급사항이다.”
-무슨 일인가?
“도플갱어가 습격했다!”
-도플갱어가?
“동료를 죽이고 지금은 모습을 감췄다. 혼자서는 방어할 수 없다!”
-알겠다. 하지만 지금은 지원을 보낼 수 없으니 일단 건물 안으로 들어와서 상황을 지켜보도록 해라.
“알았다.”
완벽한 도플갱어의 연기에 속아 넘어간 건물 내부의 경비팀은 건물 안으로 물러설 것을 명령했고 도플갱어는 거기 응했다.
도플갱어가 문 앞에 서자 곧 문이 열렸다. 헌터의 모습을 한 도플갱어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알파메일 4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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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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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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