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8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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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09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84화
84화 신위神威!
“어떻게 된 거지?!”
“무슨 짓을 한 거냐!”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세이콘과 쿄우가 동시에 외쳤다.
성태는 어깨를 으쓱이며 치식 웃었다.
“말 했지 않나. 전부 연극이라고!”
“연극이라니!”
“이제까지의 싸움이 어떻게...!”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 처참하고 강렬했던 싸움이...
그리고 만일 이놈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녀석의 힘은 대체 어느 정도나 된단 말인가!
-개소리 작작해라!
바틸라가 발악하듯 외치면서 양손을 뻗었다.
그의 손에 이미 모여들어 있던 막대한 마나가 순간적으로 전격으로 전환되어 성태를 향해 번적였다.
그러나 그 순간에 이미 성태는 방어 동작을 취한 상태였다. 그의 휘두르는 칼날이 날아드는 전격을 후려쳤고, 하늘의 일부가 하얘졌다. 뒤이어서 우르릉 하는 굉음이 여기까지 들려왔다. 바틸라는 입을 벌렸다.
-너는 대체...!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다.
자신의 주술을 파훼한 근원이 눈앞의 인간이라는 점에서 이미 범상치 않다는 건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보이고 있는 실력은 그걸 고려해서도 상리에 어긋나 있다. 성태는 그들의 당황한 모습을 즐거운 듯이 보면서 웃었다.
“믿기지 않나?”
성태가 성큼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섰다.
그가 나선 만큼 셋은 뒤로 물러섰다.
저도 모르게. 마치 보이지 않는 위압감과 두려움의 벽에 밀린 듯이.
“그야 믿기지 않겠지!”
그 말과 동시에 성태가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퉁, 하는 소리가 그의 발 아래서 나더니 성태의 모습은 아예 사라지듯 했다. 반사적으로 셋은 세 갈래로 갈라지면서 성태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자세와 포메이션을 취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생각한 것은 지금 성태의 움직임이 도저히 마나 수준 일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적어도 이만 수준. 한데 어떻게 그렇게 급격하게? 이 역시도 이제까지 숨기고 있던 것이란 말인가?
턱!
쿄우가 바닥에 착지한 순간이었다.
그가 재빠르게 성태의 위치를 확인하며 다음 동작으로 전환하려 할 때였다. 놀란 쿄우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성태가 그를 향해 독수리처럼 덮쳐오고 있었다.
즐거운 듯이, 사냥꾼의 눈을 하고서!
“그리고 언제나 말 보다 빠른 것은 주먹이었으니 말이야!”
외침과 함께 성태의 검이 쿄우를 향해 별가처럼 들이닥쳤다.
쿄우는 이를 악물고 츠쿠요미를 움직였다.
그의 몸이 양옆으로 갈라지듯 움직이며 주변에 무수한 분신이 생겼다. 츠쿠요미의 힘을 사용한 극한의 기동술식이다. 공간 자체가 이 운동에 따라 요동치며 적의 공격을 빗나가게 하는 궁극의 회피기!
텅!
퍼걱!
성태가 착지하며 땅을 치는 소리와 동시에 그의 검이 번뜩였다.
그의 앞에는 쿄우의 모습이 없었다. 피한데 성공한 것일까.
“흥.”
성태는 코웃음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몸을 일어나는 순간 등 뒤로 턱 쇠와 함께 무언가가 떨어졌다. 피를 점점이 땅에 뿌리며 떨어진 그것은 바로 한 사람의 팔이었다. 바로 쿄우의. 한 발짝 늦게, 성태의 앞쪽에 흩어졌던 암흑이 모여들 듯 움직이며 한 사람의 형상이 나타났다.
쿄우였다.
“크윽...!”
모습이 드러난 그는 금세 오른쪽 팔을 부여잡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목숨은 건졌지만 방금 성태의 일격은 완전히 피해내질 못해 한쪽 팔을 잃게 된 모양새였다.
성태는 조롱하듯 웃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윙크했다.
“역시 츠쿠요미의 주인이군. 제법이야.”
“네놈...”
쿄우는 격통과 분노 사이에서 이를 악물고 성태를 노려봤지만 지금 상황에서 섣불리 덤벼들 수도 없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이제까지 생각하던 성태의 힘과 지금 보여주고 있는 힘 사이의 간극이 너무 컸다.
본래도 강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이신관이 협공한다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라 여겼거늘 이건 마치... 이석훈, 연상케 하는 기도가 아닌가.
성태는 춤추듯 움직이면서 주변을 둘러봤다.
“후후, 갑자기 강해진 것 같아서 놀랐나? 하지만 당신들 같은 능구렁이를 상대하는 일이다. 나도 나 나름의 준비를 하지 않을 순 없었단 말이지.”
일본으로 건너올 때 성태의 마나는 아직 일만을 넘기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일본으로 건너오고 나서 그는 미토로서 활동하며 삼차 탈태환골을 시도했다. 이미 갔던 길이기 때문에 시간만 있다면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물론 무난하게 성공했고 성태의 마나 총 용량은 삼만까지 늘어났다.
이후는 미토로서 활동하면서 마나를 모았다. 이것은 같이 활동한 카에데 조차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 성태가 그만큼 은밀하게 이 일을 진행했었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적들에게 자신의 전력을 오판하게 하고 한곳에 모아 적들을 모은 상태에서 그들 전부를 단번에 처리하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렇게 성공했다!
성태의 마나에 대한 이해력이 상식을 초월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보통은 강해지면 강해지는 만큼 그것이 기세나 운동에서 드러나기 때문에 자기 수준을 완벽히 감추기 어렵다. 강자에게 더욱 그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한데 성태는 그게 가능했다.
삼신관 클래스의 고수 조차 철저하게 속이고 자신을 약자로 위장하는 것이!
‘카에데까지 속인 건 다른 이유에서지만.’
빙긋 웃으면서 성태는 고개를 한 차례 돌렸다.
우두둑, 하고 유쾌한 소리가 났다.
바로 그 카에데를 속인 목적을 위해서 슬슬 이 싸움을 정리해야 할 때가 됐다.
“자, 그러면 정리하도록 하지!”
성태가 전투 자세를 잡으며 말했다.
성태의 전신에서 강렬한 오라가 피어오르면서 그의 기운이 주변을 휘어잡았다.
“무모한!”
-네놈이 뭔진 몰라도!
“네 뜻대로 될 거라 착각하지 마라!”
쿄우와 세이콘, 바틸라가 동시에 반발했다.
이대로는 어차피 승산이 없었다. 서둘러 힘을 합쳐 성태를 동시에 치는 수밖에 없다고 그들은 합의한 것이다.
“하아아!”
“파앗!”
먼저 성태를 향해 급습한 것은 세이콘과 쿄우였다.
한 팔이 잘렸다고는 하나 어차피 쿄우의 진짜 힘은 츠쿠요미. 두 발이 잘리기 전의 그는 무력한 존재가 아니다.
현란하고 몽롱한 보법이 성태의 전면을 채우며 세계를 혼란하게 만들었다. 흔들리는 세계 가운데서 제 아무리 강한 자라 해도 목표를 맞추어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뒤에 성태를 노리고 날아드는 것은 태양처럼 번득이는 예리한 한 자루의 검!
바로 아르테미스!
세상을 비추는 신 아르테미스에서 온 이 검은 사용자의 마나를 받아들여 철저한 예기로 정련해 내는데 탁월하다.
SF에서나 이야기되는 단분자 블레이가 이 검을 통해서라면 일시적이나마 현실이 될 수 있다고 평가될 정도! 그 절대예도가 지금 세이콘의 속도와 힘을 담고 성태를 향해 날고 있었다.
츠쿠요미가 만든 흔들리는 공간 가운데 완벽한 검로를 따라서!
성태의 목을 노리고!
-지옥의 힘을 맛 봐라!
그 치명적인 세계에 또 다른 마법과 힘이 들이닥쳤다.
그것은 바틸라가 쏟아부은 저주와 공격 마법이었다.
아우성치는 귀공성이 성태의 사방을 포섭했고, 안개와 같은 독의 운무가 그 주변을 덮었다. 가만히 그곳에 있기만 해도 평범한 사람이라면 곧장 죽어 뼈가 되고 말 극악의 독연무.
그게 아니라 해도 극도로 마나의 활성도를 낮춰 그 안에 들어선 적의 힘을 약화시키는 바틸라 특유의 악마적인 공격이었다.
우르르르!
흐아아아아!
키이이이잉!
공간이 흔들리고 귀곡성이 들리고, 검날의 예리한 파공성이 들리는 그 공간의 중심에 성태는 서 있었다. 그것은 지옥에 우뚝 서 있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이 완벽하다 할 삼연격의 앞에서 제아무리 강한 자라 해도 그것이 인간이라면 탈출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성태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심지어 그는 눈을 감고 있었다.
아니, 눈을 감고 있었기에.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뻔하군.’
감은 눈 안에서 마나의 흐름은 손아귀에 잡고 있는 듯이 선명했다.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며 적들의 의도가 무엇인지도 알 수 있었다.
그것이 얼마나 교묘한 마법이든, 움직임이든 상관 없었다. 마나를 사용하는 이상 그 마나의 농도에 따라 의도가 움직이고, 그 의도에 맞춰 움직이면 그 뿐이다.
성태가 움직였다.
한 걸음.
그리고 그 걸음의 끝에 검을 휘둘렀다.
츠아앙!
성태의 검 끝에 막대한 마나를 품은 무언가가 걸렸다. 아르테미스였다. 극도로 예리함을 단련해 분자간의 결집조차 그 예리함만으로 파괴하는 단계에 이르러, 만물을 베어버리는 검이었다.
하지만 아르테미스가 자랑하는 그 천단지단의 절대예인銳刃은 불꽃을 요란하게 뿜으면서 성태의 검 뒤로 넘어갈 뿐이었다.
만물을 끊어 낸다는 그 명성에 허무하게도 그 검은 성태의 목을 끊어 내는 것은커녕, 그의 방어조차도, 심지어 검날에 손상을 주는 것 조차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아르테미스를,
세이콘을,
그 때문에 비웃는 것은 가혹하다.
그 명검도 주인도 다만 운이 없었을 뿐이다.
세이콘이 그 명검과 평생을 갈고 닦은 기술로 겨우 구현하는 마나의 집적과 활용을 성태는 뭉툭한 강철 검으로도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헉?!”
그러니 일생일대의 예검을 휘둘렀던 세이콘의 얼굴이 경악에 일그러지는 것은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성태는 그의 놀라움과 좌절을 도리어 즐거워하며 품으로 파고 들었고, 팔을 한 차례 짧게 퉁겼다.
텅!
고무줄이 튕기는 듯한 강한 소리가 나면 서성태의 눈앞에 있던 세이콘의 몸이 휘청였다. 성태의 팔에 휘말려 도리어 세이콘의 팔이 튕겨 나간 것이다.
세이콘의 얼굴 표정이 한층 일그러졌다.
그리고 성태는 처음 머릿속에 그렸던 대로 한 줄기 선을 그었다.
세이콘의 머리와 몸통 사이에.
세이콘은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그 검날을 보면서 두 눈을 부릅떴다. 그것은 절망을 앞에 둔 탄식 같기도 했고, 완성을 앞에 둔 희열 같기도 했다.
스윽.
아무런 소리조차 나지 않는 아름다운 선이 이어 그의 목에 그려졌다.
단지 그뿐.
하지만 그것으로 세이콘은 무너졌다. 무너지면서 그의 목은 몸과 분리됐다. 성태는 몸을 빙글 돌렸다. 그의 등 뒤에 어느 사인가 쿄우가 나타나 있었다. 어둠 속에서, 환상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듯한 그는 성태의 등 뒤에서 그의 척수를 노리고 단도를 내리치고 있었다.
그러나 성태가 몸을 돌리며 그린 반원의 검날 안에 그 단도는 갇혔다.
챙!
불꽃이 일고 단도를 쥐었던 쿄우의 팔이 튕겼다.
쿄우의 표정이 흔들렸다.
두려움에 굳어가는 그의 표정을 보면서 성태는 빙긋 웃었다.
이어, 그는 반원을 그렸던 검으로 회수하듯 당긴 다음 내 찔렀다. 전혀 화려하지 않은 담백한 찌르기였다. 쿄우는 그것을 피할 수 없었다.
푸욱!
그의 심장이 있던 곳에 성태의 검이 파고들었다.
“커억...!”
쿄우는 단말마의 비명을 흘리면서 뒤로 넘어갔다. 온갖 정확하고 현란한 공격들을 츠쿠요미의 힘으로 안개처럼 피해오면서 적의 목숨을 노려 온 환상의 헌터 쿄우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너무도 허망한 최후였다.
성태는 피 묻은 검을 한 차례 허공에 털었다.
땅 위에 선명한 혈선이 생겼다. 그러고서도 남은 핏방울이 검 끝에 맺혔다가 떨어졌다.
성태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몸을 돌렸다.
그의 시선에 걸린 것은 이제 홀로 남은 악마, 바틸라였다.
“남은 것은 바틸라 너 혼자 뿐이군.”
-너, 너는 대체...
허공에 둥실 떠오른 채 여전히 요악한 마기를 흩뿌리는 악마가 어울리지 않게도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되물었다.
성태는 지루하단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그 소리, 지겹지도 않나?”
그리고 성큼 바틸라를 향해 움직였다.
움직일 때마다 성태가 쥔 검에서는 강한 빛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 빛과 위세는 절정에 달한 아르테미스에 전혀 모자람이 없어서 바틸라는 저 검에 직격당한다면 제아무리 아크 데몬인 자신이라 해도 살아날 도리가 없음을 본능적으로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바틸라는 성태가 접근할 때마다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는 상태가 됐다.
아크 데몬이라는 그의 지위와 힘을 생각하면 너무도 황당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성태의 접근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표정이 변하며 당황하던 바틸라가 갑자기 팔을 내밀며 서둘러 외쳤다.
-거, 거래를 하자!
“거래?”
성태의 걸음이 우뚝 멈췄다.
성태가 자신의 말에 흥미를 보이자 바틸라는 고개를 얼른 끄덕이면서 외치듯이 말했다.
-원하는 게 뭐지? 뭐든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그러니...
“하하하하! 네까짓 게 나를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나?”
성태는 성대히 웃으며 바틸라를 비웃었다.
하긴 그렇다.
성태는 이신관 둘과 바틸라를 상대해 농락하다시피 이기는 힘을 보여줬다. 그런데 바틸라가 성태의 소망을 들어준다고? 차라리 이시관이었다면 가능하다. 그들은 성태보다 약할지언정 세력이란 것을 가지고 있으니까.
물론 바틸라도 바보는 아니다.
약자인 자신의 말이 성태에게 얼마나 우습게 들릴지는 잘 알고 있었다.
-내, 내게는 불가능할지도 모르지. 그러나 내 위에 계신 분이라면야...!“
“아, 칠흑 말이군.”
성태는 그제서야 눈을 반짝이며 흥미를 보였다.
칠흑.
바틸라의 뒤에 있는 데몬 프린스의 이름이다.
강대하고, 교활한 악마. 아마도 현재 이 세계를 노리고 있는 데몬 프린스들 가운데서는 가장 지명도가 있는 놈 중 하나일 것이다.
성태가 칠흑을 아는 것 같자 바틸라는 기뻐하며 말했다.
-그렇다! 데몬 프린스이신 그분이라면 네 요망이 무엇이든 이뤄주실 수 있는 권능을 지녔다!
“흠, 그러고 보면 칠흑에게도 용건이 있었지.”
-그, 그래! 역시 너는 내 주인을 아는구나!
성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바틸라는 안도하는 표정이 됐다.
이 인간이 자신의 세계와 아마도 무언가 접점이 있고 그것을 통해 칠흑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고 추측한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인간이 이런 힘을 가지는 것이 가능할 리가 없지!
“뭐 약간은 그렇지. 그러니 그 용건을 너를 통해 전달하도록 할까.”
그리 말하면서 성태는 바틸라에게 접근했다.
바틸라는 안도한 표정이 되어 그를 맞이했다. 일이 다 틀어져 공을 세우긴커녕 목숨이 위태로울지 모를 지경이었는데, 잘만하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악마의 입장에서도 강력한 인간 프락치를 얻어내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그리고 눈앞의 이 인간은, 과거 그 악몽 같던 인간, 대종사 이건에 비견해서도 별로 딸리지 않을 것 같은 괴물이다. 그만한 실력자를 포섭해 냈다고 평가받게 된다면 그의 입지가 칠흑내 파벌에서 최정상에 오르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뭐든 말해봐라. 인간세계의 새로운 지배자가 될 헌터의 등장을 축하하며 기꺼이 그 가교가 되어주도록 하지!
“말은 별로 필요 없어.”
기세등등하게 말하는 바틸라에게 성태는 고개를 저었다.
바틸라는 지금 성태의 말에 무슨 뜻인가 싶어 의아한 표정이 됐다. 성태는 입을 열어 설명하는 대신에 몸을 움직였다.
그가 자세를 잡는 순간 그곳에서 모습이 사라졌다. 너무나 신속한 동작에 그렇게 보인 것이다. 바틸라가 이변을 느끼고 표정이 굳었다.
-무슨...!
당황하면서 바탈라가 양손을 흔들었다.
교활한 악마인 그는 언제나 최악의 때를 대비한다. 지금도 마찬가지. 때문에 지금도 바틸라는 많은 마나를 모아두고 만에 하나 일이 틀어질 때 성태에게 역공하기 위한 마력찬을 양손에 가지고 있던 상태였다.
그것을 사용한 강력한 결계를 몸 주변에 펼쳐 지금 자기를 보호한 것이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와장창!
마력의 결계가 유리창처럼 산산이 조각나면서 그 마련의 파편이 바틸라의 머리 위에서 쏟아졌고, 그 파편들 사이에서 검을 양손으로 쥔 성태가 들이닥쳤다.
두려움에 가득한 바틸라의 눈이 성태와 마주했다.
윙크를 하면서 성태는 그에게 말했다.
“여기서 너를 처단하는 것이 충분한 의사표현이 될 테니까.”
말과 동시에 성태는 검을 휘둘렀다.
바틸라가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그가 가진 모든 마력을 총동원해서 지금 공격을 막아내고 이 곳을 탈출하기 위한! 인간이 상상할 수 없고, 상상해본 적도 없을 고도의 마법이 순식간에 응어리지며 바틸라의 몸 주변을 덮어갔다.
그러나 늦었다.
성태가 휘두른 검날은 빛살이 되어 바틸라의 몸을 갈랐다.
-크아아악!
성태의 검이 만든 궤적에 따라 두 쪽 난 바틸라는 비명을 내질렀다. 그의 몸을 구성하고 있던 막대한 마나가 순식간에 용해되면서 세상에 풀려나갔다. 그것은 마치 바다에 어마어마한 열원을 갑자기 던져 넣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콰앙!
스스로의 압력을 이기지 못한 마나가 뿜어져 나오면서 폭발을 일으켰다. 마나와 열이 만들어 내는 충격파가 일대를 휩쓸었다. 토리이가 박살 났고, 금줄이 타올랐다. 나무들이 부서져 날아올랐다. 케다카기 산의 전역이 떨었다.
우르르.
우릉...
결국 그 폭발은 마치 강력한 미사일이라도 떨어졌던 듯한 높은 먼지구름을 만들어 내고서야 멈췄다. 그 폭발의 중심에서 연기가 거두어지고 중심이 드러났다.
공터는 완전히 파괴되어 땅거죽이 뒤집어진 형상이었고 주변 산세 역시 파괴되어 무수한 나무가 무참히 쓰러져 있었다. 이글거리는 열기가 바닥에서부터 멀리까지 퍼져나갔다. 적지 않은 나무들은 타오르고 있기까지 했다.
정갈함과 조용함으로 지켜지던 성스런 산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처참한 모습.
그런 땅 위에서 성태가 연기를 헤치며 모습을 드러냈다.
“자, 여기까진 끝났고...”
주변의 모습을 둘러보고 만족한 그는 이어 근처를 뒤졌다. 곧 충격파에 휩쓸려 나갔지만 그래도 아직 형상을 유지하고 있는 두 구의 시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세이콘과 쿄우였다. 성태는 그들에게서 검과 신발을 회수했다.
미토로서 저 반역자들을 처단하는 것이 의무라면, 그들에게서 이렇게 신물을 회수해 정당한 계승자에게 넘겨주는 것 역시 의무였다.
탁탁 먼지를 털어 그것들을 품에 챙긴 성태는 시선을 돌렸다.
“그러면 그 아가씨를 접수하러 가 보실까.”
이제 이 신물들의 진짜 계승자를 찾아갈 시간이다.
그리고 이 싸움의 보상을 받을 때가 됐기도 하고.
알파메일 8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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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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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