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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77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84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77화

77화 미토 고몬 납시오!(2)

 

 

 

 

 

“후우.”

 

가운을 입고 거실로 나온 산시로는 맥주를 한 캔 따서 마셨다.

 

맥주의 시원함이 몸으로 스며드는 것이 유쾌했다.

 

“괜찮은 계집이군.”

 

근처 의자에 앉으면서 산시로는 방금 품었던 여자에 대한 감상을 입에 담았다.

 

그녀는 최근 인기를 얻기 시작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 가운데 하나다. 어린 인상이지만 성숙한 몸매가 매력적인 미인이다.

 

우연히 그녀를 보게 된 산시로는 그녀가 꽤 마음에 든다 여겼고, 그녀가 소속된 회사에 연락을 넣었다. 그쪽에서는 이렇게 즉각 청에 응해서 여자를 보냈다.

 

이런 일은 아주 오래됐다.

 

족히 이십 년 이상.

 

그런 만큼 산시로의 품에 안겼던 아이돌이나 여배우의 숫자 역시 아주 많다.

 

어떤 회사나 여성도 그의 요구를 거절한 적은 없었다.

 

그의 말을 거절하면 즉각 파멸하게 될 테니까.

 

“후후후…….”

 

그렇기에 마음에 드는 여자를 안는 것은 산시로에게 있어 쾌락을 얻기 위한 일이었지만 단순히 그것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산시로에게 자신이 성공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의식 같은 것이기도 했다.

 

곧 캔이 다 비워졌다.

 

강력한 헌터에게 나이는 노쇠의 이유가 될 수 없다. 잠깐의 휴식으로 다시금 욕망이 끓어오르기 시작한 것을 느낀 산시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그러면…….”

 

용모도, 몸매도 최근 품에 안았던 것들 가운데 상품이었다.

 

손에 다 쥐었다 놓친 것이나 마찬가지인 카에데에 대한 대용품으로 꽤 적절했다. 앞으로 최소한 세 번은 더 안을 생각이었다.

 

그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첫 정사의 후끈한 열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 방 안에서 산시로는 침상으로 다가갔다. 희뿌여니 아름다운 지체가 피로에 누워 있기를 기대하면서.

 

하지만 침대에는 아무도 없었다.

 

불길한 예감이 그의 등골을 훑었다.

 

“흠?!”

 

당장 마나를 끌어 올리면서 주변을 살폈다.

 

감각에 당장 걸리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묘한 예감이 자꾸 전신을 따끔거리게 찌르는 것은 멈추지 않았다.

 

“나이 먹고 참 주책이시군.”

 

갑자기 등 뒤에서 인기척과 함께 말이 들려왔다.

 

산시로는 깜짝 놀랐지만 놀라는 것보다도 빠르고 정확하게 그의 양손은 이미 모아뒀던 마력을 스킬로 변환해 쏘아냈다.

 

“놈!”

 

꽈르릉!

 

넓은 방 안이 좁게 느껴지는 강렬한 푸른 번뜩임이 일어나고 그가 인기척을 느낀 쪽으로 천둥번개가 내리쳤다. 굉음이 터지면서 천둥 번개가 날아간 곳이 처참하게 파괴됐다.

 

마법을 사용해 구현되는 번개는 단순히 전격이 아니라 물리력을 가진 공격이기 때문에 위력에 따라서면 전차의 장갑조차 종잇장처럼 우그러뜨린다.

 

그리고 산시로는 그런 것이 가능한 헌터다!

 

우릉!

 

우르릉!

 

산시로가 쏘아낸 마력의 여운이 남아 용트림했다.

 

산시로는 시건방진 침입자가 가수가 됐으리라 생각하고 손을 내렸다.

 

한데, 바로 그 옆의 어둠에서 불쑥 무언가가 일어났다.

 

“어우, 정정하신데. 하긴 뭐 그러니 젊은 애들도 매일 밤 갈아가며 안는 거 아니겠어?”

 

바로 그 침입자였다.

 

“이 새끼…….”

 

산시로는 흠칫 놀라면서도 이번에는 쉽사리 공격하지 못했다.

 

그가 전사형 헌터가 아니라 마법사라곤 해도 세계 최상위의 헌터 중 하나다. 그런 그에게 이렇게 쉽게 접근해서 기습공격에도 쉽게 몸을 뺀다는 것은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상대라는 뜻이다.

 

 

 

 

 

빙긋 웃으면서 빛 가운데 침입자가 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성태였다.

 

그는 들고 있는 검끝으로 산시로의 아랫도리를 가리키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 일단 아래부터 좀 가리시지? 내꺼 빼고 그쪽을 보는 건 영 기분이 좋지 않아서 말이야.”

 

“큭…….”

 

치부를 드러내 놓고 있는 상황이라 약간 당황하면서 산시로는 옷을 묶어 치부를 가렸다. 그런 다음 양손에 마력을 뭉쳐 이글거리도록 떠올려 보이면서 성태에게 외쳐 물었다.

 

“뭐 하는 놈이냐!”

 

“이런 분이시다.”

 

성태는 대답과 동시에 품에서 뭔가를 꺼내 내밀었다.

 

황금으로 된 넓적한 함 같은 것. 바로 미토의 인장이었다.

 

과연 미토의 인장 앞에서는 삼신관의 하나인 산시로도 놀랄 수밖에 없던지 얼굴 표정이 굳고 말았다.

 

“미토……! 천황의 이름을 함부로 사칭하다니!”

 

산시로는 이를 갈면서 성태를 비난했다.

 

미토의 인장을 누군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그는 납득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성태는 산시로를 비웃으며 말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내가 보기엔 당신, 천황의 이름으로 처단될 짓을 꽤 많이 해 온 것 같은데.”

 

성태가 하는 말에 산시로는 아무 말도 못 하다가 독한 각오로 눈을 번뜩이면서 입을 열었다.

 

“……이미 이 일은 천황의 의지 정도하고는 아무 상관 없는 것이 됐다.”

 

“뭐 그러시겠지.”

 

어차피 성태도 산시로가 제대로 된 변명이나 설명 따위를 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 그런 걸 한다면 그쪽이 더 곤란하다. 어차피 삼신관은 누구 하나 빼놓을 것 없이 모조리 죽어줘야 하는 자들에 불과했으니까.

 

그래서 성태는 즐겁게 낄낄 웃으면서 산시로의 지금 말을 비웃었다.

 

“항상 사악한 반역자들은, 그딴 소리를 지껄이며 자기 욕망을 채우려고 온갖 더러운 짓을 다 해 왔으니 말이야.”

 

“이 새끼가!”

 

노한 산시로가 외쳤다.

 

그의 분노 앞에서 몸을 한 발 뒤로 물리면서 성태는 달래듯이 말했다.

 

“아, 오해하지 마. 나는 당신의 그런 욕망에 솔직한 태도는 굉장히 높이 사니까.”

 

하지만 이어서 그는 검을 높게 빼 들며 전투자세를 취했고, 산시로를 향해 날카롭게 몸을 날리면서 전투를 시작했다.

 

“하지만 욕망에 대한 태도를 높이 산다는 건, 동시에 그에 대한 책임도 얼마든지 져야 할 거란 뜻이기도 하지! 그게 바로 ‘남자답다’는 거 아니겠어!”

 

“같잖은! 내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꽈르릉!

 

산시로가 번개처럼 성태의 접근에 반응해서 손을 휘둘렀다.

 

그의 손에 맺힌 마력이 번개로 전환되어 성태를 후려쳤다.

 

성태는 검을 휘둘러 이를 막아냈다.

 

“병신 새끼!”

 

지금 번개를 튕겨내는 성태의 감촉이 어이가 없어서 산시로의 표정이 무너졌다. 미토의 인장을 받고 자신을 암살하기 위해 여기까지 다가왔을 정도의 실력자이기에 적잖게 긴장했는데 너무나 방어가 가벼웠다.

 

방어의 무게감은 마나량에 완전히 좌우된다.

 

이 정도라면 많이 잡아봐야 저 놈의 마나력은 일만 아래!

 

잘 봐줘야 초일류 초입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 놈이 어떻게 감히 삼신관의 하나를 상대하겠다고 덤벼든단 말인가!

 

“천황이 미쳤군!”

 

어처구니없다는 감정을 전혀 숨기지 않고 산시로는 마력을 완전히 개방했다. 그러자 그의 등 뒤에 새하얗게 음양도의 문장이 떠올랐다. 후루키요미모노가 깨어나면서 온갖 주문이 가동될 준비를 끝마친 것이다.

 

“죽어라!”

 

산시로는 무모하게도 자신을 향해 돌진해 오는 성태를 비웃으면서 양손을 휘둘렀다.

 

우르릉!

 

그러자 후루키요미모노에 잠재되어 있던 스킬이 연이서 발동되면서 성태를 엄습했다. 음양의 이치에 따라 자연의 온갖 섭리를 조종해 적을 격멸한다는 오래된 책의 기술이다.

 

화염과 추위가, 현혹과 광기가, 공포와 미망이, 전격과 독이 성태의 가냘픈 목숨을 노리고 날았다.

 

그 기술이야말로 후루키요미모노의 최종기 제 일식, 삼라일식!

 

삼리십식까지 이어지는 이 공격은 일식만으로 어지간한 고위 악마는 그 자리에서 지워버리고 십식에 이르면 아크 데몬마저도 위협한다고 하는 종합 술식이다.

 

이 앞에서 마나량 일만조차 되지 않은 천황의 사찰관 따위는 먼지나 하나 다를 것이 없었다!

 

그때 성태가 몰려드는 마나의 폭풍 앞에서 눈을 번뜩였다.

 

그리고 걸음마다 검을 휘둘렀다.

 

느린 검격이었다. 어쩔 수 없다. 그의 마나량은 산시로가 측량한 것처럼 아직 만에도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정확한 검격이었다. 바람의 사이를 가르고, 한 가닥 머리카락을 가로로 쪼개고, 분자의 틈새를 갈라 낼 것 같은.

 

그 느리고 정확한 검격이 산시로의 마력을 맞았다.

 

하나. 해체했다.

 

하나. 해체했다.

 

하나. 해체했다.

 

검의 흐름은 물과 같았다.

 

한데 검의 흐름은 불과 같았다.

 

그 검의 부드러운 흐름에 닿는 산시로의 모든 마력은 붕괴되고 무너져서, 마력이 마력으로서의 모습조차 갖추지 못한 채 산산조각으로 흩어졌다.

 

파악!

 

파아아악!

 

무너진 마력의 덩어리들이 비명을 지르듯 성태의 주변에서 빛을 내며 사라지는 모습만이 연이어졌다. 산시로는 당황했다. 이런 경우는 겪어본 적이 없었다.

 

마나가 마법으로 형성되기도 전에 검격을 얻어맞고 붕괴된다고? 그런 게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이론적인 가능성이라면 세이콘에게 들은 적이 있다.

 

마나의 질서를 마나의 검으로 끊어 마법을 봉쇄하는 기술!

 

공수납백인이 맨손으로 검을 상대하는 환상의 기술이라면, 마나의 구성을 순식간에 간파해 검격으로 그 결집을 해체, 디스펠을 해내는 것은 검으로 마나에 대처할 수 있는 궁극의 기술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그것은 초극의 경지에 도달한 검사에게나 가능한 것!

 

세이콘 조차 어디까지나 이론이라 말했던 기술이다.

 

그런 것을 마나량이 일만도 되지 않는 애송이가 한다고!

 

“말도 안 돼!”

 

산시로는 믿어지지 않아 반사적으로 외쳤다.

 

동시에 그의 양손은 저 애송이를 후려치기 위한 다른 마법을 쏘아내려는 준비 동작에 들어가 있었다. 그 위력은 장엄하고 커다란 이 저택 전부를 날려버리기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렇지만 그 마법을 쏘아내기 전 먼저 도착한 것은 성태였다.

 

산시로의 마법을 갈가리 찢어발기고 그의 눈앞까지 도래한 성태가 검을 휘둘렀다. 산시로는 두 눈을 부릅뜨고 그 검을 바라봤다. 그는 최대한 빨리 손을 돌려 거기 모인 마력으로 성태를 후려쳐 위기에서 벗어나려 했으나 소용없었다.

 

‘늦었어.’

 

입 모양만으로 성태는 다급한 산시로에게 말했다.

 

비웃음을 가득 담아.

 

푸확!

 

성태의 검은 산시로의 목을 베었다.

 

마나에 감긴 성태의 검이 목젖을 긋고 지나간 순간 산시로의 목에서 붉은 피가 크게 쏟아졌다.

 

“크억……!”

 

버틸 수 없었던 산시로가 그 자리에서 쓰러져 무릎 꿇었다.

 

그는 한 손으로 절단된 목 부분을 부여잡고 성태를 노려봤다. 목을 베여 죽어가고 있음에도 그의 눈빛에는 살고자 하는 의지와 성태에 대한 적의와 살의가 가득했다.

 

“꿀럭, 꿀럭…….”

 

그가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피가 입 안으로 넘쳐 아무런 말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생명이 경각에 달했다.

 

증오에 생명을 불태워 생명을 유지하던 산시로는 결국 앞으로 꼬꾸라졌다. 쓰러진 그의 몸에서 급속도로 생기가 빠져나갔고, 시체가 됐다.

 

“그러면 보자.”

 

성태는 바닥에 쓰러진 산시로의 시체를 이리저리 뒤졌다.

 

“오, 여기 있다.”

 

 

 

 

 

알파메일 77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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