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7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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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67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71화
71화 울부짖어라!(3) & 계약(1)
하나를 먹고, 그 힘으로 자기와 혈맥으로 연결되어 있던 그 데몬 프린스까지 잡아먹었던 것일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당시 어떻게 박수천이 그토록 월등하게 강했던가, 그리고 성태가 박수천의 조상 악마를 모르는가가 설명이 된다.
“이름을 물어볼 걸 잘못했어. 괴롭히는 데 치중하다 보니 기회를 놓치고 말았군. 아무래도 ‘그놈’의 아래에 있는 것 중 하나인 것 같았는데…….”
아쉬운 것은 그 악마를 괴롭히다 보니 정보를 거의 얻지 못했다는 것.
이름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알게 되면 이쪽에서 그 악마와 연결할 수도 있는 법이고, 그러면 그 악마를 이용할 방법도 찾을 수 있을 테니까.
‘뭐 운이 좋다면 이용할 기회를 만날 수도 있겠지. 나를 거역할 생각은 결코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뒀으니까.’
악마보다 사악하게 웃으면서 성태는 일단의 아쉬움을 달랬다.
성태가 이제 한숨 잘까 하고 하품을 하는 때였다.
“응?”
밖에 기척이 느껴졌다.
익숙한 기척이었다.
희연이었다.
똑똑.
노크 소리.
“들어오세요.”
성태가 몸을 일으키며 답하자 달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조심스럽게 아름다운 여성이 안으로 들어왔다. 희연이었다. 그녀는 성태를 보더니 웃으면서 말을 걸었다.
“성태, 목욕하고 왔네?”
“응, 조금 전까지 훈련장에 좀 있었거든.”
“그래.”
희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성태 옆자리에 앉았다.
희연의 태도에서 심심해서 찾아왔다기보다는 무언가 할 말이 있어 온 거란 점이 읽혔기 때문에 성태는 시간 낭비도 줄일 겸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왜?”
“부산에서 연락이 왔는데. 너한테.”
“부산에서, 나한테?”
부산에서 온 연락이라는 말에 성태는 잠이 확 달아나는 것을 느꼈다.
벌써 때가 된 모양이었다.
성태의 반응을 민감하게 느끼면서 희연이 말을 이었다.
“그래. 전에 네가 이야기해서 부서 하나 만들어 줬잖아.”
“그랬었지.”
성태는 희연에게 부탁해서 자기 재량으로 움직일 수 있는 조직 하나와 상당량의 자금을 지원 받았다. 운영을 희연에게 어느 정도 맡겨야 한 만큼 완전한 자기 조직이라긴 힘들지만 희연에게도 말하지 않은 부분이 많은 은밀한 조직이긴 했다.
오늘 희연에게 바로 그 조직에서 연락이 들어왔다.
“그쪽으로 연락이 들어온 모양이야.”
“음, 알겠어.”
성태는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서 연락이 올 이유는 한 가지뿐이다. 원래 그걸 목적으로 만들어 둔 조직이기도 했다.
살짝 삐진 표정으로 희연이 성태를 바라보고 물었다.
“기분이 좋아 보인다?”
“일이 계획한 대로 움직이고 있다 싶으니까 말이지.”
“어디서 연락 온 거야?”
답답하게 말을 꼬아봐야 성태가 알아들어 줄 것 같지 않아서 희연은 직설적으로 물었다. 성태를 못 믿는 건 아니지만 자신에게 큰 비밀이 있어 보인다는 게 좀 섭섭했다.
하지만 성태는 그녀의 마음을 몰라주고 답을 회피했다.
“후후, 별건 아냐.”
“돈하고 인원도 내가 댔는데 뭘 그렇게 비밀로 하는 거야. 치사하게.”
희연은 성태를 흘겨봤다.
그제야 성태도 왜 희연이 좀 이상하다 싶은 태도를 취하는 것인지 눈치챘다. 아무래도 자기에게 비밀로 하고 꽤나 큰 건수를 진행시키고 있는 것 같으니 소외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여자는 손에 넣는 데 성공해도 이런 면에서 피곤한 면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성태는 희연을 달랬다.
“미안.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하기 좀 그렇고……. 끝나고 나면 이야기할게.”
“미리 이야기해 주면 안 돼?”
희연은 많이 섭섭한 모양이었다.
하긴 그녀 입장에선 그럴 만하다. 희연은 헌터로서도 제 몫을 할 만한 강자고 현재 성태의 조직이란 것도 희연의 재력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파트너인 자신에게 너무 비밀로 하니 섭섭하게 여기는 것도 별수 없다.
물론 성태도 괜히 그러는 것은 아니다.
“그럼 위험해질 수도 있거든. 너를 위험하게 하고 싶지 않아.”
그렇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지금 성태의 말에 희연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되물었다.
“내가 괜찮다고 해도, 허락하지 않을 거지?”
“남자가 자기 여자를 지키는 건 의무지. 일부러 위험한 곳에 가도록 놔두는 놈은 개새끼인 법 아니겠어?”
당연한 것 아니겠냐는 태도를 보이면서 성태는 강하게 말했다.
가족과 친구를 지키고, 적을 격멸한다. 가능하면 위험을 홀로 떠맡으면서 권력과 쾌락을 향유한다. 그것이 세상에 대한 성태의 태도다.
희연은 한숨을 포옥 쉬면서 일단 포기했다.
“알겠어. 그러면 꼭 이야기해 줘야 해.”
“물론이야.”
희연은 성태의 대답을 듣고 쓰게 웃었다. 성태의 이런 태도는 조금 답답하기도 하지만 믿음직스럽고 또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미묘한 심정이었다.
겨우 희연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 성태는 안도하며 말했다.
“그러면 내일부터 한동안은 수업에 못 나가겠군. 대신 결석계 좀 내줘.”
“응. 부산에 내려가?”
“그래. 내가 없는 동안 잘 부탁해.”
희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따르겠다는 태도였다.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성태는 피로도 잊고 침을 꼴깍 삼켰다. 여체의 향이 달콤했다. 성태는 부드럽게 몸을 돌려 희연의 손을 잡으면서 속삭였다.
“그리고 그 전에…….”
희연은 얼굴을 붉히면서 그 손길을 거절하지 않았다.
풀썩.
희연의 몸이 침대 위로 쓰러졌다.
성태가 그녀의 몸을 덮었다. 그의 손길이 부드럽게 그녀의 옷 위를 쓸었고, 한 꺼풀씩 옷이 벗겨지며 이내 희연의 아름다움 몸이 다시금 성태의 눈앞에 공개됐다.
성태는 잠시 그녀의 몸을 감상했고, 충분히 희연의 곡선을 음미한 다음 그녀와 입을 맞췄다. 희연은 거기 적극적으로 응했다. 두 사람의 혀가 서로 격렬히 섞였다.
성태의 손이 이어 희연의 가슴을 쓰다듬었다. 모양이 좋고 탄력이 훌륭한 희연의 가슴이 그의 손안에서 이리저리 이지러졌다. 성태가 양손으로 그 돌기를 강하게 자극할 때마다 희연의 등줄기가 휘며 그녀의 양 발끝이 춤췄다.
성태가 희연의 입에서 입술을 떼어내며 몸을 세웠다. 그리고 그녀의 늘씬한 양다리를 넓게 벌렸다. 그리고 그 사이로 강하게 진입했다. 그가 진입한 순간 다시금 희연은 입을 크게 벌리면서 몸을 크게 휘었다.
성태는 그녀의 반응에 만족하며 한층 힘차게 율동해갔다.
그때마다 두 사람의 쾌락이 함께 계속 깊어져 갔다.
*******
계약
수십의 토리이가 길게 늘어선 숲 속의 길 너머 넓은 공터였다.
금줄로 사방을 격리한 그곳은 본래라면 청정한 기운에 가득해야 했지만 지금은 요사한 마기로 가득 차 있었다.
공간을 찢어발기고 초고위의 악마가 현현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바틸라. 데몬 프린스 칠흑의 부하 중 하나인 아크 데몬이었다.
그 악마 앞에 선 세 사람은 그의 소환자이자 일본의 수호자이며 최강자인 삼신관이었다. 삼신관은 최근 한 가지 이유로 바틸라를 다시 재소환했고, 막 그 이야기를 끝낸 참이었다.
그 이야기를 다 들은 바틸라가 악마답지 않게 표정에 당혹감을 드러내며 말했다.
-놓쳤다?
“그래.”
세이콘이 삼신관을 대표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바틸라가 한층 어이없다는 표정이 됐다.
-대체 얼마나 멍청하면 놓칠 수 있는 거지?
그들이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된 이유는 간단하지만 중대하다.
바로 카에데가 감금 장소에서 탈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탈출 초반 삼신관이 금세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카에데는 잡히지 않았고, 심지어 구명보트 하나를 훔쳐 바다로 나가 버렸다.
바다는 현재 지정된 항로 외에는 사실상 그런 항로조차도 완벽한 안전을 보장하기 힘들기 때문에 카에데에 대한 추적과 포획은 실패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바틸라를 소환해 대면하고 있는 삼신관의 분위기는 매우 험악했다.
“그건 이쪽에서 하고 싶은 말이군. 대체 얼마나 일을 엉성하게 처리하면 이런 개 같은 꼴이 되는지 말이다.”
츠쿠요미의 주인이 이를 갈면서 앞으로 나섰다.
-마치 이쪽에 책임이 있다는 듯한 말인데.
“그렇지 않으면 백치가 된 계집이 멀쩡한 사람들을 속이면서 일본 국내를 떠난다는 기상천외한 짓을 했다고 주장하고 싶은 건가?”
-흠…….
바틸라는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이 인간들이 자신을 속이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했다.
바틸라의 말을 막듯이 후루키요미모노의 주인이 나섰다.
“악마답게 개소리를 지껄이고 싶은 생각이라면 그만둬라. 여기 영상이 있다.”
이어 그는 준비한 영상을 허공에 레이저로 틀었다. 그것은 감금소에서 촬영된 영상이었다. 연달아 촬영 카메라가 파괴되어 영상이 사라지더니 마지막 부분만 명확하게 찍었다.
열 명 정도의 헌터를 상대로 한 여성 헌터가 싸우는 영상이었다. 열 명이나 되는 헌터 측의 실력도 낮은 것은 아니었지만 상대 여성 헌터는 아름답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동작으로 자신의 앞을 막는 헌터들을 빠르게 정리하고 감금소의 대문을 빠져나갔다.
-…….
바틸라도 그 영상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위를 간파하는 스킬을 지닌 그의 강력한 마법안 앞에서 저 영상은 어떤 허점도 드러내 보이지 않았다.
그 영상이 진짜라는 뜻이다.
후루키요미모노의 주인이 비웃듯 말했다.
“네가 아무리 악마라 해도 증거 앞에서는 할 말이 없는 모양이군.”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바틸라는 도발에 반응하지 않고 진지하게 응대했다.
하지만 그 진지한 응대로 도리어 삼신관을 분노케 했다.
“있을 수 없어? 눈앞에서 보고도 그런 소리를 하나!”
“이건 명백히 네 실수 아닌가!”
-물론 그건 모르는 것은 아니다. 저 계집, 실은 데몬 프린스의 혈족이라거나……. 어마어마한 아티팩트를 착용하고 있다거나 한 것 아니냐?
바틸라는 진지하게 물었다.
자신의 마법에 저 정도로 완벽하게 대응한다는 것은 자신이 사용한 마법과 같은 종류의 마력계통을 이어받고 있는 존재이면서 바틸라보다 상위의 존재여야 가능하다.
그게 아니라면 그의 마법을 무효화 할 정도로 강력한 안티매직, 혹은 정본보호 아티팩트를 가지고 있거나.
“말도 안 되는 소릴. 더러운 피를 잇고 있으나 틀림없는 인간이다. 아티팩트라면 여럿 가지고 있지만 당시에는 모두 해체한 상태였지.”
“애당초 그런 게 있었다면 네가 먼저 느낄 수 있던 것이 아니냐?”
-그건 그렇다만…….
삼신관의 말에 바틸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실 저들 이유 때문에 바틸라는 직접 물어보면서도 그런 일이 있을 리 없다는 답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굳이 물어봤을 정도로 카에데의 저러한 멀쩡한 모습은 어처구니없는 것이었다. 대체 어떻게?
“네놈의 실수라는 걸 인정하긴 인정하는 모양이군.”
-실수라기보다……. 이건 뭔가 잘못된 것이다.
“허, 곧 죽어도 실수는 아니라는 건가.”
츠쿠요미의 주인이 비웃는데 바틸라는 당당하게 고개를 저었다.
-단순한 사실이다. 나는 그 작업을 하면서 실수 따윈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실패했다. 그렇다면 그에 상응하는 이유가 있는 법이지. 그런데 혈통도 아티팩트도 아니라면…….
바틸라의 말꼬리가 흐려졌다.
이것도 실은 거의 불가능이나 마찬가지인 가능성이라서다.
하지만 다른 것들은 아예 완전히 제로다.
그렇다면 역시 남은 건 이것뿐이었다.
세이콘이 재촉해 물었다.
“그럼 뭐가 있단 건가?”
-한 가지 가능성이 있다.
알파메일 7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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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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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