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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65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1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65화

65화 배신의 수확(3)

 

 

 

 

 

그는 단지 호지로가 금세 카에데에게 질릴 거란 걸 알고 있을 뿐이다. 그의 취향은 매우 특이하다. 아무리 아름답더라도 오래가기 어렵다. 그때가 되면 자연히 자신들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다.

 

“카에데…….”

 

격리 공간 저편에서 아마츠키 료마가 안타깝게 카에데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그녀를 향한 유일한 아군의 시선이었다.

 

“아아아악!”

 

카에데는 울면서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다. 그녀의 정신을 파괴하기 위한 마력의 공격은 한순간도 쉬지 않았다.

 

그때마다 따르는 것이 격통! 격통!

 

정신을 태워버리는 격통.

 

부들부들 떨면서 순간을 버티는 것이 그녀에게는 겨우였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었다.

 

마음이 그 고통마다 모조리 파괴되는 것 같은 순간이 오자, 도리어 마음의 핵심이라 할 만한 것에서 청령한 것이 번져 나가며 그녀의 정신이 지켜주고 있었다.

 

그녀도 알지 못하는 힘이었다.

 

‘이건…….’

 

반복되는 그 힘의 보호에 이내 카에데는 그것이 뭔지 알 수 있었다.

 

‘그래, 이거였구나……!’

 

그 수수께끼의 남자가 그녀에게 건넸던 마력 운용식!

 

바로 그것이었다!

 

단순히 외워두기만 했었을 뿐인 그것이 이 휘몰아치는 악마의 공격 속에서 어느샌가 덩어리를 만들어 단단한 껍질처럼 그녀의 마음을 지키고 있었다.

 

‘이제는 여기에 걸어보는 수밖에 없어!’

 

카에데는 이를 악물고 지금 자신의 마음을 지켜주고 있는 마력 운용식을 반복해서 외웠다. 그러자 신묘하게도 해제되었던 그녀의 마나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그녀의 내면으로 스며들었고 그것들이 운용식에 맞춰 운동하면서 그녀의 정신을 보호했다.

 

마치 처음부터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던 것처럼!

 

그리고 그 마음의 막은 어느 정도 완성되자 마치 컴퓨터가 셧다운 되는 것처럼 그녀의 마음을 외부와 단절시켜 버렸다. 그대는 정확히 바틸라가 자신의 작업을 끝낼 시점이기도 했다. 지금 카에데는 바틸라의 마력에 휘감겨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웅, 웅!

 

우우우웅!

 

투웅!

 

그녀의 몸 위에서 빛나던 바틸라의 강대한 마력이 임무를 끝마쳤다는 듯 마지막으로 찬란하게 빛나고는 완전히 흩어졌다. 그러고 난 다음에 카에데는 잠든 것처럼 바닥에 쓰러져 가만히 있었다.

 

세이콘이 그것을 보고 물었다.

 

“끝났나?”

 

-그렇다. 저 계집아이는 이제 완전한 인형이 됐다.

 

“수고했다.”

 

“이것으로 계약은 끝났군.”

 

-웃기는 소리를 하는군. 우리의 거래는 이것이 끝이 아닐 텐데.

 

바틸라가 삼신관의 말에 코웃음 쳤다.

 

그는 아직 받아야 할 것을 받지 못했다.

 

“물론 알고 있다.”

 

세이콘이 후루키요미모노의 주인에게 눈짓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바틸라에게 건넸다.

 

“여기 있다.”

 

-이것인가.

 

바틸라는 흥미롭다는 듯이 그것을 받았다.

 

바틸라가 후루키요미모노의 주인에게 받은 것, 그것은 다름 아닌 한 자루의 세검이었다. 핏자국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은 그 검은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히 고급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아는 사람에게는 그런 것보다도 그 검의 주인이 야마모토 호지로라는 것, 그리고 그 검이 이혜선과 그가 지난 친선대결에 사용했던 물건이라는 점에 더욱 주목할 것이다.

 

“그렇다. 아직 완전히 조건이 충족되진 않았지만……. 너희라면 아무 문제없겠지.”

 

세이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바틸라는 건네받은 검을 감상하듯 바라봤다.

 

검날에 선명히 묻은 혈흔과 검신에 세공된 마력이 손끝으로 느껴졌다. 그것은 그가 알고 있는 어떤 데몬 프린스의 본질과도 닮아 있었다.

 

바틸라의 얼굴에 흡족한 미소가 만들어졌다.

 

그는 그 검을 받아 챙기고는 말했다.

 

-좋다. 재밌는 거래였다. 다시 보지.

 

바틸라의 몸 주변에서 강렬한 마기가 새로이 피어났다.

 

공간을 비틀며 이 자리에 나타난 아크 데몬이 다시 공간을 비틀어 자신의 거처로 돌아가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강렬한 마나의 바람이 주변을 뒤흔들었다.

 

그 바람을 쐬면서 삼신관이 바틸라에게 적의를 담아 말했다.

 

“그때는 네 목을 취하도록 하지.”

 

“삼신기의 힘은 무적이다!”

 

“너희 악마 따위가 감히 범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바틸라는 삼신관의 도발에 껄껄 웃었다.

 

-크하하, 그건 이쪽에서 할 말이로군. 이 하찮은 섬나라 따위가 언제까지 안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데몬 프린스들의 시선은 언제나 세계 전체를 향하고 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의 모습이 비틀린 공간 사이로 스며들 듯이 사라졌다. 이후 주변을 장악하던 아크 데몬의 강대한 마력 역시도 씻은 듯이 사라졌다.

 

조용하게 저문 공간 가운데 남은 것은 헐떡이며 스러진 아마츠키 가문의 일족들과 그들을 이미 포위, 포획하고 있는 일본 중추부의 권력자들이었다.

 

삼신관은 공터의 중앙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카에데에게 다가가며 이야기를 나눴다.

 

“흥, 개소리를 하는군.”

 

“데몬 프린스에 대해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물론 그렇긴 하지. 그것들은 정말로 강하니까.”

 

데몬 프린스.

 

헌터의 시대가 열리고 인류가 확인한 최고최강의 적이다.

 

그들 하나하나가 국가의 존망을 위협할 수 있을 만한 강대한 몬스터. 사실 몬스터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그들은 인류의 상위종.

 

인류를 훨씬 능가하는 힘과 지혜를 갖춘 존재들이니까. 현재 일대일로 데몬 프린스를 상대해 이길 수 있는 인간은 사실상 없다.

 

게다가 그들은 단순히 강한 개체가 아니라 그 휘하에 막대한 군세를 부리고 있다. 방금 이곳을 장악하던 마력의 주인인 바틸라 같은 아크 데몬도 그 휘하의 하나다.

 

그들의 목적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적지 않은 데몬 프린스들은 이 세계에 그들의 영지를 만들고자 하며, 이를 위해 끊임없이 침공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그 강대한 힘에도 아직 유럽 쪽을 제외하면 그들의 영지 형성은 실패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랄까.

 

이번 ‘칠흑’의 노림수도 아마 이 부분과 연계되어 있으리란 게 그들의 생각이었다.

 

덕분에 한국이 망가지면 그 기회를 틈타 진출의 발판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 현재 일본의 계획이었다.

 

그들이 그런 대화를 나누며 카에데 앞에 선 사이 호지로 역시 그들 곁으로 다가왔다.

 

“다 끝난 겁니까?”

 

“일단은 그렇다.”

 

“흐음. 간단하군요.”

 

호지로는 어깨를 으쓱이면서 시시하다는 표정을 했다.

 

긴장했던 것에 비하면 손쉽게 끝난 모양이다.

 

“그간 해온 준비를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지.”

 

“하기는 족히 이십 년은 걸렸다 할 만한 일이니 말입니다.”

 

호지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짓했다

 

공터 외곽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들이 다가와서는 카에데를 운반대에 실었다.

 

“그래. 일단 카에데는 눕혀 둬라. 깨어나면 본격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그렇겠지요. 한데 식은 언제?”

 

호지로가 운반대에 누운 카에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면서 기대에 찬 얼굴로 물었다. 독 오른 꽃처럼 가증스럽게 굴던 계집을 드디어 꺾을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하니 손이 벌벌 떨릴 지경이었다.

 

세이콘이 말했다.

 

“언제든 상관없겠지만 밖에서 보기에도 이상해 보이지 않을 정도는 되어야겠지.”

 

“흠, 그건 그렇겠습니다.”

 

입술을 혀로 핥으면서 호지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이콘은 호지로를 눈을 좁히면서 바라보면서 충고했다.

 

“성급하게 굴지 마라. 어차피 네 것이 될 계집이다.”

 

“후후, 그걸 안다고 해도 이런 상등품을 보고 있자면 쉽게 참을 수 없는 법이지요. 게다가 아무도 손대지 못한 고령의 꽃이었으니까.”

 

어깨를 으쓱이면서 호지로가 변명했다.

 

그의 말처럼 지금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카에데의 아름다움은 비길 데 없이 찬란했다. 그 혈통의 더러움을 잊게 만들 정도로.

 

“흥, 그래 봐야 자이니치의 더러운 피일 뿐이다.”

 

“아름다움에는 혈통 따위 소용없는 법입니다. 계집의 이용 가치란 특히 고작 그 정도인 법이니까 말이지요.”

 

“그런 건 알아서 해라.”

 

“네.”

 

세이콘이 이 문제로 더 이야기를 나누기 귀찮다는 듯이 손짓했다. 호지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세이콘이 지시했다.

 

이후 호지로는 부하들에게 턱짓해서 일단 카에데를 옮겨뒀다.

 

다음 호지로가 시선을 돌린 쪽은 아마츠키 일족이 있는 쪽이었다.

 

“저들은 어떻게 합니까?”

 

그쪽도 이미 작업이 끝나서 아마츠키 료마를 비롯한 모든 인원이 구속되어 있었다. 대부분이 첫 격리 공간 발생 때 그 내부에서 형성된 마기의 효과에 의해 무력화됐지만 아직도 버티고 있는 이가 있었다.

 

바로 료마였다. 그는 사지가 구속된 지금도 형형한 눈빛으로 삼신관과 호지로를 노려보면서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우선 가둬두고, 설득해서 사업권을 이양 받는다. 그다음은 때가 되면 생각하도록 하지.”

 

“그게 좋겠습니다.”

 

호지로도 동의했다.

 

일단 아마츠키 일족을 제압한 다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사업을 빼앗는 것이다. 물론 자산도 욕심이 나지만 그건 서두를 필요가 없다. 밖에서 보기도 좋지 않을 테고, 카에데가 호지로의 것이 되면 자연히 야마모토가에 흡수될 것이다.

 

아마츠키 가문의 이송에는 츠쿠요미의 주인이 선두에 섰다.

 

그가 료마의 구속구를 한 손에 쥐고 끌면서 차갑게 명령했다.

 

“자, 가자.”

 

“큭, 네놈들…….”

 

늙은 료마는 쉽사리 그 손길에 끌려가면서도 이를 갈며 그를 노려봤다.

 

그의 상태가 멀쩡했을 때는 호랑이나 범의 안광이라고 평가받던 료마의 눈길이다.

 

저 눈길을 정면으로 받고서 그대로 주저앉아 바지에 지려버린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할 정도. 하지만 묶은 맹수 따위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는 법.

 

게다가 그 맹수를 이끄는 것은 삼신기의 주인이다.

 

도리어 세이콘이 코웃음 치며 료마를 내려다봤다.

 

“왜 그런 눈빛을 하는지 모를 일이군.”

 

“더러운 수작이 중간에 간파되긴 했으나……. 어쨌든 그 천한 피가 제국의 핵심에 남을 수 있게 된 것은 틀림없지 않나?”

 

“이런 방식이라도 꿈이 실현된 셈이니 기뻐해야 하겠지.”

 

강렬한 조롱이었다.

 

료마는 이를 갈면서 그들을 노려봤다.

 

“세상이 네놈들 뜻대로 될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그건 내가 아니라 당신이야말로 들어야 하는 말이 아닌가?”

 

“하긴 그렇지. 자이니치 주제에 이 일본이 다 제 것인 양 함부로 굴다가 이런 꼴을 당하게 된 것이니 말이야.”

 

삼신관은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미 대세는 결정됐다.

 

츠쿠요미의 주인이 구속구를 끌었다. 휘청이면서 료마가 거기 끌려갔다. 질질 그의 손길에 이끌리면서 료마는 맞은편에 또 한 무리의 남성들에게 이송되어 가는 카에데의 모습을 봤다.

 

‘카에데…….’

 

료마의 표정이 처음으로 미안함과 슬픔에 변모됐다. 지나친 욕심으로 저 아이의 인생을 완전히 망쳐버리고 말았다는 후회가 뒤늦게 마음을 후려쳤다.

 

사실상 오늘이 아마츠키 가문의 마지막 날이다.

 

 

 

 

 

알파메일 65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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