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1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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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56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103화
103화 데몬 프린스 강림(2) & 부자대결(1)
어린 시절부터 오빠는 그녀의 우상이었다. 엄하기만 한 아버지와 달리 자상하면서도 출중한 능력을 보인 그녀의 오빠는 모든 면에서 완벽했고, 혜선은 언제나 자신이 오빠처럼 되기를 바랐다.
과거의 그 소망이 쌓여 지금의 이혜선을 만들었고, 때문에 이혜선은 스스로의 재능으로 만든 어울리지 않는 옷에 갇혀 아등바등 했을 정도다.
지금이라도 저 손을 잡으면, 그 사랑하던 오빠와 과거와 같이 지낼 수 있는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현혹되지 마라!”
느릿하게 들리던 이혜선의 손이 화들짝 멈췄다. 잠에서 깬 것처럼 그녀는 손을 거뒀다. 아쉬워하면서 이영빈은 말했다.
-강해지기 위해서 뭐든 할 수 있어야 했지. 너도 마찬가지 아니더냐? 그렇다면 그 목적을 위해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은, 바로 인간이라는 거추장스런 틀을 버리는 것이다. 내 말이 틀렸느냐?
“......”
틀리지 않았다.
이혜선은 그녀의 오빠가 어떻게 망가졌던가를 봤다.
결국에는 강해지기 위해서였다. 강해지라고 독촉했기 때문이다. 그 독촉과 부담이 자상하고 완벽하던 그녀의 오빠를 조금씩 조금씩 허물어 뜨렸고...
그리고 이런 결말로 이어졌다.
-나는 그 목적에 매진했지. 그리고 힘과 자유를 손에 넣었다.
정말로 기쁜 듯이 이영빈은 양손을 펼쳤다.
그의 감정에 반응하는 것처럼 마기가 환호하며 주변에 폭풍우를 만들었다.
“악마로 타락하고서 헛소리를!”
-후후, 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르시는군요. 악마라던가, 인간이라던가 하는 구분은 진정한 힘과 자유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입니다.
“자신의 자유? 개소리 마라! 타락해 악의 주구가 되어 살육을 즐기는 주제에 그것이 어디 너의 의지라는 거지!”
-아, 오해하시는군요. 나는 단지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되었을 뿐입니다. 타락 같은 것 과는 전혀 상관이 없지요.
이영빈은 고개를 저으며 측은하게 자신의 아버지를 바라봤다.
오래되어 고루해진 수구적인 노인 세대를 바라보는 젊은이의 모습 같았다.
“모든 미치광이는 자신이 미치지 않았다 주장하지.”
-어쩔 수 없군요. 어차피 인류는 우리에게 굴복해야 하니, 제가 얻은 힘을 직접 경험해 보십시오.
이영빈은 대화를 포기하며 손을 들었다.
그의 손에 마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덩어리가 됐다.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뿐인데도 주위를 포위하고 있는 헌터들이 모두 전신에 돋는 소름을 느꼈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마기가 어느 정도의 크기가 됐을 때!
“온다! 준비해라!”
이석훈이 외쳤다.
그 외침에 대한 화답처럼 이영빈은 손을 휘둘러 그 마력의 덩어리를 헌터들을 향해 쏘았다. 투웅! 하는 장엄한 소리가 나면서 파멸을 부르는 상징처럼 검은 마력이 쇄도했다. 도로 거죽이 뒤집어지며 세상이 폭발했다.
******
마력이 폭발하며 불기둥이 솟아오르는 것이 멀찍이서 보이는 서울의 한 건물 옥상이었다. 멀리서 불어온 바람이 그곳의 사물들을 미친듯이 흔들었다.
그곳에 갑자기 슉, 하는 파공음과 함께 한 사람이 나타났다.
성태였다.
“오오, 늦진 않았군.”
그는 그곳에서 눈을 좁히고 멀리서 보이는 전투를 자세히 살폈다. 막 폭발한 마력을 헤치고 이석훈이 영빈을 향해 선을 그으며 달려갔다. 정형구 역시 다른 헌터들을 이끌고 영빈을 구속하며 공격하기 위해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금세 데몬 프린스와 최강의 헌터가 어우러지며 그 중심에서 번개가 연달아 치는 듯한 싸움이 벌어졌다.
성태는 그 격렬한 전투 중에서도 이영빈을 주목해 바라보면서 휘파람을 불었다.
“저게 바로 이영빈이란 말이지. 음, 역시 굉장하군. 하기야 그렇지 않다면 저놈 때문에 과거 한국이 당했던 피해가 설명이 안 되긴 하지.”
이석훈은 물론 정형구와 장진호, 그리고 이곳에 있던 헌터들 전부가 동원돼서 싸우고 있다. 하지만 싸움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나 전세는 금세 이영빈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럴 만도 하다.
헌터들이 접근하면 파리를 쳐내듯 손을 휘둘러 떨쳐내고, 석훈과의 거리를 좁혀 무기를 맨몸으로 받아내다시피 하며 허점을 공략한다. 가볍게 툭툭 치는 것 같은 동작이고 움직임인데도 어찌나 빠르고 적절한지 제대로 막거나 피해내는 이가 없을 정도였다.
“자, 그러면 천재 중의 천재가 얼마나 잘 싸우는가 잠시 구경해 볼까.”
성태는 흥미진진하게 그 전투를 바라보면서 옥상에 걸터앉아 본격적인 관람 자세를 취했다.
“내 몸값도 적당히 올라야 하니까, 제대로 싸워줬으면 하는군. 역시 위기만큼 몸값을 올리기 적절한 ”
*******
꾸웅!
무거운 진동이 주변을 흔들었다.
이영빈의 진각 때문이다. 그의 진각은 마력을 통해 무게를 분산, 일대를 흔들기 때문에 체중의 한계를 아득히 넘어 힘이 허용하는 한 무한히 강력한 진각을 할 수가 있다.
그 진각을 통해 중력의 한계를 넘어 체중을 늘리고 에너지를 이동시킨 이영빈의 손이 부드러운 나선을 그리며 옆으로 움직였다.
마치 아름다운 무용의 한 동작 같은 모습.
그리고 그 손등이 노리는 것은 지금 그를 노리는 장진호였다.
그는 열화염권의 이름에 걸맞은 뜨거운 에너지를 담은 주먹으로 막 영빈의 등을 노리고 있던 찰나였다. 하지만 부드러운 바람처럼 나선을 그리며 영빈이 휘두른 손등에 그의 주먹이 충돌했다.
퍽!
쾅!
에너지가 서로 마주하며 폭발이 일어났다.
불꽃이 퍼지듯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며 영빈의 손등 뒤로 장진호가 튕겨 나갔다. 자신의 힘으로 상대의 힘을 감싸 돌려 타격을 주는 극치의 이화접목법!
그 힘에 타격받은 장진호는 뒤쪽 건물 벽을 부수고 안쪽 깊숙이 처박히고서야 멈췄다. 이어 영빈은 몸을 돌리면서 손을 들었다.
쩡!
강철을 후려치는 소리가 그때 났다.
그의 팔목을 막 다가온 정형구가 휘두른 검이 후려친 것이다. 강력한 오라에 휘감긴 검이었지만 데몬 프린스가 마력을 휘감아 보호하고 있는 팔목을 절단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정형구는 서둘러 검을 떼어내며 몸을 물리려 했다.
늦었다!
마치 달라붙은 것처럼 영빈이 정형구에게 따라붙었다. 그가 주먹을 쥐었고, 주먹 쥔 손에 마기가 소용돌이처럼 몰려들었다. 그걸 보는 순간 정형구는 전신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전신의 마나를 저 주먹의 타격점에 모아 방어하더라도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자신하기 어려울 정도의 강대한 힘이었기 때문이다.
영빈의 손이 움직였다.
죽는다!
정형구는 반사적으로 그리 느꼈다. 아찔함이 눈 앞을 가리는 것 같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무력할 것을 알면서 몸을 웅크리고 주먹이 칠 것이라 예상되는 지점을 향해 마나를 모았다. 그의 복부에 영빈의 주먹이 닿으려는 찰나였다.
그림자 하나가 둘의 옆을 급습했다.
꽈앙!
폭음이 터졌고, 충격파가 번졌다.
그리고 정형구의 눈앞에서 영빈의 모습이 사라졌다. 놀란 정형구가 반듯하게 착지하며 충격파의 소리를 쫓아 고개를 돌렸다. 이석훈이 영빈과 싸우고 있었다. 방금 습격은 이석훈이었던 모양이다.
하기야 데몬 프린스를 상대로 그런 습격을 성립시킬 수 있는 건 세상이 넓다하나 이석훈 정도 뿐이다.
정형구는 검을 가다듬고 이석훈을 돕기 위한 타이밍을 재었다.
한편 정형구에게서 영빈을 떼어낸 이석훈은,
현란하면서도 강력한 검을 휘두르며 영빈을 몰아붙이고 있었다. 그의 검세가 만들어 내는 찬란한 빛 때문에 주변이 새하얗게 밝았다.
하지만 그 강한 빛 가운데서 시커먼 마기는 여전히 강렬하게 도사린 채였다.
아니, 그 빛무리의 공격을 하나하나 받아내면서 도리어 여유를 부리고 있을 정도였다.
-여전히 강하시군요.
“말 안 듣는 자식새끼를 후려팰 정도는 된다!”
-하지만 모든 자식은 아버지를 넘어서게 되는 법이지요.
“할 수 있다면 해 봐라!”
-기꺼이.
이영빈은 양 눈을 사이하게 빛내면서 자세를 잡았다.
그 자세를 보고 이석훈의 얼굴이 한층 일그러졌다.
이영빈이 취한 자세, 그것은 수호비무의 기수식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이석훈 그 자신이라고 해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
부자대결
성태는 여전히 옥상에 걸터앉은 채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다.
“장렬한 부자싸움이군.”
이석훈과 이영빈의 싸움. 그것은 걸음마다 도로가 파열되고, 그들의 공격이 만들어 낸 충격의 여파에 얻어맞을 때마다 건물은 뭉개졌다.
사람의 싸움이라기 보다 신의 싸움 같은 광경이었다.
걸어 다니는 자연재해라는 표현도 괜찮을 것 같았다.
하기야 부자싸움이라는 표현은 너무 약하다. 데몬 프린스 대 세계 최강 헌터의 대결이라 보는 게 더 옳다. 부자싸움이긴 한데 그 부자가 세계최강 클래스란 게 문제랄까.
우르르
쾅!
지금 막 그들의 싸움에 휘말린 건물 하나가 산산조각으로 붕괴했다.
“아이고 아까워라. 저거 시가 오백은 될 것 같은데.”
그걸 보고 성태는 안타까운 표정이 되어 혀를 찼다.
지금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이 서울의 상당히 좋은 상권 중 하나라 그곳의 건물이면 작든 크든 수백억은 족히 하는 것이다. 물론 보험에 들어뒀겠지만 몬스터가 횡횡하고 나서는 보험이라 해도 백 프로 배상해 주는 건 거의 없게 됐다.
성태가 그런 경제적인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두 사람의 전투는 이어졌다. 지금 막 이석훈의 검을 영빈이 피하면서 그의 복부를 주먹으로 후려쳤다. 공간이 흔들리는 듯한 굉음이 성태가 있는 곳까지 들렸다.
그러나 서너 걸음 주춤 뒤로 물러섰다 싶었을 뿐 이석훈은 재차 대지를 디디고 영빈을 향해 돌격했다. 금세 두 사람은 다시 어우러지며 주변 사물을 파괴하는 일종의 자연재해로 화했다.
“생각했던 것 보다 영빈이라는 놈은 약하고, 오히려 가주 쪽이 센 것 같은데...”
그걸 보면서 성태는 간단히 평가했다.
이영빈, 타락해 데몬 프린스가 된 천재.
그는 성태가 아는 미래에서 인류 최대의 적중 하나다. 그로 인해 일어난 비참하고 참혹한 사건은 수를 세기 힘들 정도다. 그걸 알고 있는 성태의 입장에서 보자면 지금 영빈이 보이는 전투력은 생각했던 데 좀 못 미친다.
“역시 경험의 차이인가. 하지만 추세를 보아하니, 바뀌는 건 없겠군. 뭐 바뀌면 나로서는 매우 곤란하지만 말이야.”
성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록 적이 예상보다 약하다 해도 그로 인해 일어날 결과에 차이가 없다면 바뀌는 것은 없다. 그러니 이제 슬슬 움직여야 할 때가 된 듯했다.
*******
쩡!
쩌정!
쾅!
고막이 터질 듯한 굉음이 연달아 이어졌다.
우르르!
건물의 벽이 붕괴하고 기둥이 파괴되고, 결국 하중을 버티지 못한 건물 전체가 무너졌다. 파편화된 건물은 산산조각이 나며 모래처럼 흘러내렸다. 그 파편들 사이를 동시에 두 빛이 박차고 튀어나왔다.
이영빈과 이석훈이었다.
붕괴하는 건물조차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툭툭 떨치고 나온 그들을 동시에 파편을 짓밟으면 서로를 향해 돌격했다.
한쪽은 데몬 프린스.
한쪽은 세계 최강의 헌터.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부자지간.
그들이 대결은 치열하고 현란했다.
알파메일 1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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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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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