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1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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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51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120화
120화 납치사건(3) & 반전(1)
끼익.
“히익...!”
문이 열렸고, 공포에 질린 웨이링은 반사적으로 양팔로 자신의 몸을 감싸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한데 이어진 것은 초조한 듯한, 반가운 듯한, 들어본 적이 있는 목소리였다.
“웨이링?”
“응?”
놀라 웨이링이 고개를 들었다.
상대의 얼굴이 보였다. 반가워하는 남자의 얼굴이었다. 그의 뒤로 두 여성의 모습도 보였다. 아름다움에 자신이 있던 웨이링으로서도 초조감을 느낄 정도의 미인들이었다. 세 사람은 모두 웨이링에게는 익숙한 얼굴이었다.
“웨이링이야?”
“너, 너는?”
한데 순간 상대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웨이링은 덜덜 떨면서 반문했다.
상대는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강성태. 너도 내 이름 정도는 외우고 알고 있지 않아? 어쨌든 그런 사건이 있었던 사이니 말이지.”
“어, 어떻게?”
웨이링이 구원자를 보듯 성태를 보면서 물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자기를 구하러 올 수 있었냐는 것이다. 성태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여유롭고 자상하게 답했다.
“아, 학교 밖에서 우연찮게 네가 납치되는 걸 봤으니까. 팀을 짜서 구출에 나선 거야. 겨우 구출할 수 있어서 다행이군.”
“으...”
성태의 말을 듣는 순간 웨이링은 스스로도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왈칵 눈물이 흘렀다. 성태는 자상하게 웨이링의 몸을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위로했다.
“이런 여기서 심하게 당한 모양인데. 자, 어서 돌아가자.”
“으윽...”
“괜찮아, 괜찮아.”
성태의 그 말에 모든 긴장이 풀린 듯이 웨이링은 성태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성태는 그녀를 가볍게 안아주면서 위로했다. 웨이링은 지금 이 순간 성태가 너무나 고마웠다. 자신이 그에게 악감정을 잠시나마 품었던 적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잠시 그렇게 웨이링이 성태의 품 안에서 울면서 긴장을 완화했다. 그 모습을 뒤에서 눈꼴시게 바라보던 카에데게 헛기침을 하면서 나섰다.
“여기서 그럴 시간은 없을 텐데.”
“그래. 어서 나가야지.”
혜선도 무뚝뚝한 얼굴로 동의했다.
성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이 옳군.”
이어 성태는 웨이링을 구속하고 있던 케이블 타이를 절단하고 그녀의 마나를 막던 차단기를 파괴했다. 하지만 마나가 돌아온 바로 그 순간에 웨이링은 자신의 힘을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휘청였다.
마나의 반동이다.
하지만 타이가 끊어지고 마나의 흐름을 회복했다고 해서 당장 그녀가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마나가 천천히 다 회복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웨이링은 여전히 무력했다. 이어 세 사람은 함께 밖을 향했다.
방을 나서면서 웨이링은 잠깐 바닥에 쓰러진 두 남자를 바라봤다.
성태를 비롯한 세 사람의 힘에 처참히 얻어맞고 바닥에 누운 그들은 웨이링의 몸에 계속해서 탐심을 드러내 보이던 자들이다.
“크윽...”
증오가 가득한 얼굴로 그들을 노려보면서 그녀는 주먹을 쥐었다.
그녀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당장이라고 죽이고 싶은 듯이. 아마 실제 그녀의 심경만 따지자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자들을 도륙해 버리고 싶을 것이다.
성태가 말렸다.
“놔둬. 어차피 쓰러진 자식들 처리하느라 시간 들여 봐야 의미 없으니까.”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알겠어.”
분했지만 웨이링은 성태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것이 옳은 말이라서가 아니라 성태의 말이기 때문이다.
넷이 밖으로 나섰다.
그곳은 북경 외곽의 한 낡은 지역이었다. 웨이링을 가두고 있던 집은 버려진 곳인 듯 낡았고, 밖의 다른 건물도 듬성듬성한게 사람이 사는 지역 같지 않았다. 하지만 어두운 그곳 넓은 지역에는 이미 어릿어릿한 그림자가 주변 가득히 보였다.
사람인 것 같진 않았다. 정령계의 몬스터 같은 것들로 보였다.
“이런 벌써 포위됐군. 몬스터를 소환했나. 흑마술을 다루는 놈들인 모양인데.”
“흥,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 줄 알고 저런 것들 정도로.”
“떠들 시간이 있으면 저것들을 상대해.”
성태가 혜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검을 뽑았다.
그의 검이 곧장 푸른 빛을 띄었다. 먼저 카에데와 혜선이 적들을 향해 달려갔다. 성태가 이어 주변을 한차례 쭉 훑은 뒤 가장 근처의 적을 향해 달려가려 했다.
“흥.”
한데 성태는 그곳으로 몸을 날리지 못했다. 그의 옷깃을 잡는 손길이 있었기 때문이다. 뒤를 돌아보니 웨이링이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 가지마.”
“괜찮아. 조금만 기다려.”
성태는 자상하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웨이링은 그 손길에 위안을 느끼면서 애써 끓어오르는 불안을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성태는 몸을 앞으로 날렸다.
곧장 거대한 에너지의 덩어리 같은 것이 성태를 노리고 주먹을 휘둘렀다.
성태는 그 주먹을 향해 정면으로 검을 휘둘렀다. 주먹과 검날이 충돌했다.
그 순간 허망하리만큼 쉽게 몬스터의 주먹이 성태의 날에 절단났다.
“핫!”
이어 기합성을 내지르며 성태는 땅을 딛고 한 발 더 깊숙이 적의 품속을 파고 들어갔다. 몬스터는 성태를 떨쳐내기 위해서인 듯 위협적인 포효성을 내지르며 마력을 주변에 뿌렸지만 소용없었다.
성태는 그 마력의 운무를 안개처럼 간단히 해치고 몬스터의 심부로 파고 들어가 그 목을 베어냈다.
그어어!
목이 절단 당하는 순간 몬스터는 처절한 단말마의 비명성을 내질렀다.
우오오!
동료의 죽음을 옆에서 보고 또 다른 몬스터가 발광하며 성태를 후려치기 위해 덤벼들었다. 성태는 그 몬스터를 침착하게 눈 안에 넣고 검을 휘둘렀다.
그의 검이 허공에 현란한 빛을 남겼다.
그리고 끄어억! 하는 몬스터의 비명성이 울려 퍼졌다.
같은 광경이 몇 번이나 반복되었고, 불안하게 웨이링의 눈앞에 펼쳐져 몬스터의 포위망은 와해되어 스산한 변두리 마을의 모습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적을 모두 쓰러뜨린 성태가 카에데, 혜선과 함께 웨이링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웨이링은 그들을 어린 아이가 어른을 보듯이 숭앙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본래라면 그녀에게도 지금 저들이 한 정도의 일은 할 수 있을 텐데, 어째선지 지금은 신의 사자와 대면이라도 한 것처럼 대단한 것을 만난 기분이었다.
성태가 자상한 미소와 함게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 돌아가자.”
“응...”
살짝 붉혀진 얼굴로 웨이링은 그의 내민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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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붉고 화려한 방이었다.
그 방의 기품 있는 의자에 앉은 노인이 지금 막 들어온 보좌관에게 한 가지 보고를 들었다. 처음에는 평온하던 그의 표정이 이내 놀라움에 흠칫 굳었다.
“그 계집애가 납치를 당했었다고?”
“그렇습니다. 지금 전력으로 조사하고 있는데 어디서 움직인 것인지는 도통...”
난처하게 보좌관은 말했다.
웨이링의 행적이나 상황에 대한 파악은 그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였다. 그런데 그걸 제대로 하지 못해 납치되었다가 돌아온 지금에서야 보고할 수 있었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다. 그러나 일단 노인은 그 부분을 따지지 않았다.
북경은 그들의 땅이 아니라서 충분한 눈과 귀를 배치하기 힘들었다.
실제로 웨이링이 지금 북경에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던가.
“어디서 움직였든 수월한 놈들은 아닐터. 흔적을 찾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단 공산당 측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공산당 파벌 쪽이라... 확실히 놈들이 의심스럽긴 하지.”
북경은 공산당의 본거지다.
중화그룹의 현재 행보에 가장 적대적인 자들이기도 하다.
웨이링을 납치한다면 가장 그럴 이유가 있는 자들이기도 하다. 웨이링이란 존재로 인해 상업적인 목적으로 해안 동시간 간의 딜이 이루어지면 중국 전역이 무역 개방이란 목적을 위해 통합되는 형국이 되니까.
“적어도 우리쪽은 이런 식으로 무모하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래. 날짜가 되기까지 움직이지 마라. 괜스레 지금 처리했다가 말만 뒤에 남으면 분란이 일 수 있다. 명백히 그 계집애에게 자격이 없다는 것이 증명된 다음 지워도 늦지 않다.”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웨이링을 지우고 싶은 생각만이라면 그들도 굴뚝같다.
그러나 그러지 않는 것은 단순히 그 계집아이를 지운다고 해서 지금 추진되고 있는 일들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웨이링.
그 계집아이는 상징에 불과하다.
그 계집아이가 사라진다고 해도 어디선가 언제 선대가 뿌렸는지 모를 씨가 성장한 것들이 나타날 것이다. 방탕한 그 자는 숨겨진 자식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했다.
그러니 깨끗하게, 지금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그런 시도가 쓸모없다는 것을 의례에 따라 명확하게 해 둘 필요가 있다.
보좌관은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말을 이었다.
“다만...”
“그 자격이 증명되면 어쩌냐 하는 것이지?”
노인이 웃으며 물었고, 보좌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후후, 그것 때문에 백억 위안에 달하는 자산을 마음껏 쓰도록 놓아둔게 아니냐. 이번에 이런 사단이 난 것도 낭비벽을 고치지 못해서인 모양이던데...”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보좌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의 말대로다.
이번에 웨이링이 납치되는 사단이 일어난 것도 따지고 보면 그녀가 주말의 여흥을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경비 병력을 충분히 대동하지 않고 밖으로 나갔던 것이 기원이다.
하지만 백억 위안에 달하는 자산을 마음껏 웨이링이 사용하도록 놓아뒀던 노인의 생각은 그런 것을 한참 뛰어넘는 것이었다.
“사람을 파괴하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은 언제나 욕망을 채워주는 것이다. 주변이 끝없이 떠받들어 주는 것 말이야. 웨이링 그 계집애는 바로 그런 생활에 너무 오래 적응해 살아왔다. 이제 와서 그게 바뀔 리도 없고 설령 바뀌었다 해도 이제와서 자격을 갖출 정도의 실력을 쌓기에는 너무 늦었다.”
웨이링은 천재다.
하지만 그녀가 해내야 하는 것은, 중화신경의 진정한 이해를 얻어 실력을 증명한다는 것은 그 천재성에다가 노력마저 겸비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을 마음대로 살아왔고, 자기 좋은 것만을 해 오면서 끈기를 길러 본 적이 없는 웨이링은 그런 실력을 갖추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긴 합니다만 이석훈이라면...”
이석훈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보좌관은 걱정을 드러냈다.
수호비무라면, 고난과 노력이라는 그 필수적인 조건 없이도 웨이링을 필요한 단계에 도달시켜 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이다.
노인도 그 점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이석훈이라는 이름은 우리가 주의해야 하겠지. 그러나 그는 아직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하지 않았나?”
“그렇습니다.”
보좌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에 보내 둔 그들의 눈과 귀는 지금 총력을 다해 이석훈을 감시하고 있지만 그가 움직일 기색은 없었다.
“그렇다면 문제없다. 그가 아무리 천재라도 해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필요한 시간이란 것이 있기 마련이고... 내가 보기에 그것은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는 것 같군.”
“포기한 것일까요? 선발대까지 보내 놓고...?”
보좌관이 의아하게 물었다.
사실 지금 이석훈이 이 정도로 움직임이 없다는 것은 그도 이상하게 여기고 있었다. 정말 현재의 통합계획을 포기하지 않고서야 생각하기 어려운 행보라서다.
“그렇겠지. 선발대와 갈등이 있다지 않았더냐.”
“네. 그렇게는 들었습니다만...”
보좌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웨이링이 성질대로 굴다가 교환학생으로 온 한국 측 인사들과 갈등을 일으켰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 가운데는 카에데와 이혜선까지 있었다. 그런 선발대와 그 안하무인의 계집이 갈등을 일으켰으니 계획 전체가 스톱된다 해도 별반 놀라울 건 없지.”
카에데는 아마츠키 가문의 다음 대 총수가 될 사람이고 이혜선은 이씨가문의 다음 대 주인 될 이다. 양자 모두 웨이링 보다 더 신분이 높으면 높지 낮진 않다. 그런 이들을 상대로 무례를 범했다는 것은 장기계획이 파토났다는 뜻이다.
어쩌면 그들 두 사람을 이번에 보낸 것은 웨이링이 파트너로 적합한지 알아보기 위한 시험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들은 웨이링을 이번에 구한 주역이라고 합니다.”
“애당초 그게 그들의 목적일 테니까. 그리고... 이건 우리에 대한 신호일 수도 있지.”
“우리에 대해서 말입니까?”
노인이 하는 말에 보좌관이 의아한 표정이 되어 되물었다.
알파메일 1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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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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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