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1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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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2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106화
106화 개입(2)
쾅!
콰아앙!
쾅!
폭발. 그리고 폭발. 영빈을 중심으로 한 주변 일대가 마기의 폭발로 인한 검은 벽이 세워지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 그 폭발의 중심에서 인간이 살아남는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성태는 그 폭발력 가운데서, 아직도 버티고 있었다.
당연히 너덜너덜한 상태다.
기교의 대결이라면 저 데몬 프린스라 해도 이길 자신이 있지만 역시 이 정도로 철저하게 물량, 파워 대결로 나오게 되면 성태에게도 속수무책이다. 하지만 이대로 싸움이 흐르게 된다면 상황은 제법 위태로워진다.
부상이 겹치고 체력이 부족하게 된다.
‘으으음... 벌써 여기서 써야 하나.’
성태는 고민했다.
그는 바보가 아니다.
데몬 프린스와 지금 정면 대결을 한다면 이런 결과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비상의 한 수를 미리 마련해 뒀었는데... 별로 사용하고 싶은 수단은 아니다. 이 싸움은 어디까지나 입지를 위한 것. 입지란 은혜를 팔고 실력을 보여줌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한 마디로 설명한다면 이용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것.
그러나 이 수법까지 사용하게 되면 이용 가치가 있다는 정도를 넘어서 ‘위험하다’고 인식될 수가 있다.
그러나 고민은 짧았다.
‘그래도 여기서 물러날 수야 없으니까 말이야.’
성태는 결심했다.
그리고 결단에 맞추어서 내부의 힘을 끌어모았다. 상대에 비해서는 초라하지만 초일류라 부르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힘이 성태의 몸속에서 하나의 덩어리를 만들었다. 성태는 그 덩어리 된 힘을 차츰차츰 이동시켜 오른쪽 팔로 옮겼다.
그리고 그 힘을 미리 구조화해 둔 마나 운용식에 맞춰 변용한 뒤 검날에 덧씌웠다. 마나를 머금은 검날이 새하얗게 빛났다.
성태가 그 작업을 끝냈을 때, 데몬 프린스가 그를 향해 쏘아낸 마력탄이 눈앞에서 쇄도해 있었다. 성태가 서늘한 눈동자로 그것을 눈 안에 담으며 검을 강하게 쥐었다.
‘일단 저것부터.’
그런데 성태가 자신에게 날아드는 거대한 마력 덩어리를 상대하려던 찰나였다.
그의 눈앞을 한 사람의 그림자가 막아섰다.
“돕도록 하지!”
성태가 그가 누구인지를 판단하기도 전에 그 그림자는 검을 휘둘러 날아드는 마력탄을 후려쳤다. 그 마력탄은 배트에 맞은 공처럼 휘어지더니 허공으로 날아올라 그곳에서 장렬하게 폭발했다.
쿵!
그 폭발의 빛이 주변을 덮었다.
그 빛이 성태에게 강하게 지금 나타나 그를 도운 이의 얼굴을 드러냈다. 바로 이석훈이었다. 심한 부상을 입은 상태일 텐데도 단단한 강철 덩어리 같은 기백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역시 거인이라 생각하며 성태는 그에게 일단 감사했다.
“어, 감사합니다.”
“그건 이쪽이 할 말이지.”
피식 웃으면서 이석훈은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그들의 앞에는 여전히 절망과 힘의 상징, 데몬 프린스가 오만하게 서 있다. 그 손끝에 모여 있는 힘은 여전히 소름 돋도록 막대했다.
이석훈은 단단하게 수호비무에 맞춘 자세를 잡고 성태에게 말을 건냈다.
“여러가지로 묻고 싶은 말이 있지만... 일단은 모조리 치워두도록 하고 묻지. 쓰러뜨릴 방법이 있나?”
“한 가지 있습니다.”
성태에게도 이 조력은 생각 이상으로 행운이다. 거절할 이유가 없다. 당연한 것처럼 이석훈의 참여를 받아들이고 말을 꺼냈다.
“설명해 보게.”
“데몬 프린스는 불사의 존재입니다만 상처 입지 않는 것은 아니죠. 그리고 특히 크게 피해를 입는 부분도 있습니다.”
“코어를 말하나.”
“그렇습니다.”
코어.
마력의 핵심되는 부분.
인간으로 치면 단전 부위다. 하지만 데몬 프린스쯤 되면 그 자체로 마력 덩어리나 마찬가지인 존재라서 코어가 되는 부위는 인간과 현저히 다르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위치는 데몬 프린스의 입장에서도 위험한 정보인 만큼 철저하게 비밀을 사수하기 마련이다.
“각 데몬 프린스의 코어는 알려진 바가 없네만. 알려져 있다고 해도 그걸 공략하는 건 제법 어려운 일이지.”
“적어도 첫 번째 문제에 대해서는 좋은 대답이 있지요.”
성태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놀라움에 이석훈의 굵은 눈썹이 꿈틀 움직였다.
“안단 말인가?”
“데몬 프린스 영빈의 경우 그의 오른쪽 귀에 코어가 있습니다.”
성태가 말했다. 본래 역사에서는 초일급으로 분류되는 헌터들 목숨이 삼백 이상 희생되고서 겨우 알아낸 것이다.
한데 성태가 말하는 순간 이석훈의 표정이 흠칫 굳었다.
두 번째 놀라움이 첫 번째를 완전히 압도한 모양이었다.
“...오른쪽 귀라고?”
“왜 그러시는지?”
“아니, 아무것도 아니네.”
고개를 저으며 무마하려 들었지만 무마될 수 없는 감정이 그의 몸에 흘렀다는 것을 성태는 알아챌 수 있었다. 하지만 묻지 않았다. 지금은 그런 것을 물어서 좋을 때가 아니다.
이석훈은 거인 다운 침착함으로 금세 침착함을 되찾고 이어 물었다.
“하지만 저 방어는 어떻게 뚫지?”
“이제부터 제가 그의 주의를 끌고 힘을 분산시키겠습니다. 적절한 때가 오면 가주께선 전력을 다한 한 방으로 그의 귀를 후려쳐 주십시오. 그러면 이 세상에 머물 힘을 그는 유지할 수 없게 될 겁니다.”
“해 보지.”
달리 방법은 없는 것 같았다.
이석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먼저 갑니다!”
답을 듣자마자 성태가 달려 나갔다.
이석훈은 그의 뒤를 따라 움직였다. 두 사람을 향해 연달아 데몬 프린스가 쏘아대는 마력 덩어리가 날아들었다. 하지만 성태는 놀라운 안목으로, 이석훈은 본신의 안목과 신체 능력으로 그것들을 피해냈다.
그들이 달리는 길 뒤의 길이 연달아 파괴되며 둥글게 패이는 기묘한 패턴을 자아냈다. 그러는 사이 이석훈과 성태, 둘은 데몬 프린스에게까지 가까워졌다. 데몬 프린스 영빈은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 어리석으시군요. 겨우 그런 자와 협공하는 정도로 저를 상대할 수 있다고 여기신다니.
“그건, 두고 볼 일이다!”
“그렇고 말고!”
기세 좋게 대답하며 성태가 먼저 급습했다.
영빈은 오만하게 성태를 바라보면서 손을 휘둘렀다. 그 동작에 맞춰 기다렸다는 듯 대기 중에 분포해 있던 마기가 일제히 폭발했다. 강렬한 충격이 성태를 쓸었다. 하지만 폭발의 운무가 쓸리고 드러난 광경은 그렇지 않았다.
성태가 손을 앞으로 내민 채 계속 달려오고 있었다.
폭발의 충격파를 일점돌파의 힘으로 도리어 꿰뚫어 버리고 도리어 달려든 것이다. 그로써, 성태와 영빈은 지근거리에 자리하게 됐다.
검과 검이 서로 마주하기 충분한 거리였다.
성태의 검이 흐르듯이 데몬 프린스의 목을 향했다. 데몬 프린스의 마검이 거기 응했다. 양 검이 충돌하며 굉음이 일었다.
파직, 파직. 검과 검 사이에서 마력이 번뜩이면서 둘의 움직임이 거기서 멈췄다. 본래라면 막을 필요도 없는 공격이었을 것이다. 성태는 실제 이제까지 몇 차례인가 데몬 프린스의 몸에 직접 공격을 성공시켰지만 만족스러운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틀렸다.
성태의 검 끝이 희미하게 닿은 영빈의 얼굴은 베였고, 베인 상처로부터 피가 흐르고 있었다. 붉은 피였다. 그 상처를 의식하고서 영빈은 웃었다.
-집에서 정말 재밌는 물건을 키웠다. 하지만...
영빈은 강하게 칼을 잡았다.
그 잡은 힘에 반응하는 것처럼 검날을 구성하고 있던 검은 날에서 마기의 운무가 일었다. 오오오오오오! 검의 주변에 몰려드는 마기는 마치 폭풍 같은 소리를 냈다. 얼마나 많은 힘이 거기 압축되고 있는지 가늠조차 하기 힘들 정도였다.
성태가 흠칫, 놀라면서 대응할 준비를 했다. 영빈은 그럴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듯, 검을 휘둘렀다.
-역시 그 뿐이야.
성태의 검이 허망하게 밀렸다.
데몬 프린스 영빈의 검이 성태의 검과 목을 함께 베어버릴 것 같았다. 그 정도로 지금 영빈의 검이 담긴 힘은 거대했다.
검이 성태의 목으로 쇄도해 갔다. 성태의 표정이 검날이 가까워질수록 굳어갔다. 그리고 검날이 거의 목 끝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성태의 표정이 변했다.
오만하고 자신만만하게!
“개소리를!”
성태는 밀리던 검날을 흘리면서 움직였다.
마치 약속한 서커스의 동작을 행하는 것처럼 어려운 동작으로 성태는 영빈의 검을 흘려냈고, 도리어 품으로 파고 들어가면서 그의 가슴팍을 검 끝으로 찔렀다.
데몬 프린스의 지위에 오른 영빈조차 지금 기습에는 경악했을 정도였다.
-뭣?
쩡!
성태의 검 끝이 정확하게 영빈의 가슴을 찔렀다. 하지만 이전 그랬던 것처럼 성태의 공격은 막히고 말았다.
지난번과 달리 지금 성태의 검에는 막대한 힘이 들어 있어 데몬 프린스조차도 직격당한다면 큰 피해를 입을 법 했으나 검 끝이 날아오는 방향을 미리 읽은 영빈이 그에 대비해서 마력을 모아 방어해 버렸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가슴팍에서 막힌 성태의 검 끝을 보며 영빈은 비웃었다.
-하지만 힘이 부족한 건 어쩔 수가 없군.
“그야 그렇지!”
하지만 도리어 성태가 그를 비웃었다.
“-힘을 쓰는 건 다른 쪽이었거든!”
성태가 선언했다.
그 순간 영빈이 흠칫 놀랐다.
성태의 말 때문이 아니다. 등 뒤로 무언가 접근했다는 것을 이제야 눈치챘기 때문이다. 그는 데몬 프린스 다운 반사신경으로 몸을 돌리며 적의 모습을 확인했다. 참격을 날리기 바로 직전 자세로 떠오른 이석훈의 모습이었다.
영빈은 이를 악물고 외쳤다.
-아버지!
“늦었다.”
무덤덤한 철혈처럼 답하며 이석훈이 검을 휘둘렀다.
섬전이 공간에 흘렀다.
서걱!
반사적으로 영빈은 몸을 뒤틀어 그 검격을 피하려 했으나 이석훈이 말한 것처럼 때는 이미 늦었다. 이석훈의 의지에 따라 갑자기 세상에 나타난 칼날의 섬광은 정확한 직선을 만들어 그의 오른쪽 귀를 베었다.
-크윽...!
조각난 귀를 감싸 쥐고, 영빈은 일그러진 얼굴로 뒤로 물러섰다.
이석훈은 믿어지지 않는지 얼떨떨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정말 베었군.”
“후후, 이 정도는 할 수 있어야 데몬 프린스를 정면에서 상대할 생각을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부정할 수 없는 말이군.”
쓴웃음을 지으며 이석훈은 성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자신과 같이 싸우고 있는 헌터가 누구인지 그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 정도를 해낼 자신이 없었다면 데몬 프린스 앞을 가로막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제기랄... 제기랄!
그러는 사이 코어가 있는 부위가 파괴된 데몬 프린스는 그곳으로부터 분류처럼 쏟아지는 마력을 어떻게든 틀어막으려고 애쓰면서 발광하고 있었다. 하지만 워낙에 많은 마나가 그 상처로부터 흘러넘치고 있었기 때문에 역부족이었다.
성태는 그에게 강한 목소리로 외쳐 요구했다.
“데몬 프린스, 돌아가라!”
-이럴 순 없어! 이럴 순...!
이미 너무 많은 마나를 잃어 그 형체가 뒤틀리기 시작하면서도 데몬 프린스는 포기하지 않은 듯 이를 악물고 현세에 그 존재를 유지하려 들었다.
그리고 이석훈을 바라보며 이를 갈았다.
-이제 내가 당신보다 더 강해졌다고 증명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그걸 진정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 그 기회를 이런 꼴로...!
“......”
이석훈은 자신을 향한 데몬 프린스의 분노 앞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알파메일 1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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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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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