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14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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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9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140화
140화 악의 처단!(2)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방 중앙에는 의식에 쓰인 것 같은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는데, 마법진의 내부에 그려진 펜타그램의 각 꼭짓점에는 잘린 사람의 머리가 얹혀 있었다.
그리고 각 머리의 위에는 그 머리의 주인으로 보이는 머리 잃은 동체가 놓여 있었다. 한데 그 동체의 상태가 끔찍했다. 가죽을 다 벗겨 놓은 데다가 내장을 눌러 놓은 것이 심한 고문을 당한 상태였다. 성태가 보기에 산 채로 저 짓을 하다가 죽은 게 틀림없었다.
고통이 심할수록 좋은 제물이 되기 때문이다.
구역질이 나는 종자들이었다.
“뭐냐!”
피에 젖은 모습으로 놀란 왕 첸수가 성태를 바라봤다.
성태는 분노를 억누르고 손을 흔들었다.
“여, 안녕하신가.”
“뭐하는 새끼가 감히…….”
“엇.”
핏발 선 눈으로 왕 첸수가 말하는데 왕 롱샹이 놀란 목소리를 냈다.
“아느냐?”
“웨이링을 감시하면서 본 적이 있습니다.”
“뭐, 그러면……?”
“그렇수다. 내가 교환 학생 중 하나지!”
성태는 히죽 웃으면서 답했다.
왕 첸수는 성태를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시시한 가오리빵쯔의 학생 따위가 어찌 감히 여기 들어온 거지? 경비병 놈들은 대체 뭘 했단 말인가!”
“당연히 그 새끼들은 내가 다 재웠지.”
피식 웃으면서 성태가 돌린 답에 왕 첸수와 왕 롱샹이 함께 흠칫 놀랐다.
이곳까지 오는 통로를 지키고 있던 것은 그들이 심혈을 기울여 키운 헌터 부대다. 수준은 매우 높아서 초일류 헌터라 해도 단독으로 돌파하긴 어렵다.
그런데 저런 애송이가 혼자서?
“재웠다고?”
“뒈진 새끼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뭐 그것까지 내가 신경 쓸 필요야 없는 거 아니겠냐. 이런 걸 돕던 새끼들인데 시체를 온전히 남기면 그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해야지.”
“개소리를!”
“개소린지 아닌지는 나중에 알게 되겠지.”
성태는 격렬히 반발하는 왕 첸수에게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한데 그다음 순간 성태의 눈이 악마와 같이 잔인해졌다.
“아, 실수했군. 이제 당신들에게는 그런 기회가 없을 거야.”
“뭣!”
왕 첸수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성태는 바닥을 박찼다.
그의 몸이 탄환이 되어 날았다.
왕 롱샹이 다급하게 외쳤다.
“노사!”
“뒈질 거니까!”
성태의 외침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주먹이 왕 첸수를 급습했다.
쾅!
왕 첸수가 있던 자리가 폭발했다.
방 전체가 크게 흔들렸고 파편이 주변에 무섭게 튀었다. 우르릉 하는 소리가 쉽게 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높게 치솟은 연기 가운데 왕 첸수는 무사했다. 아니, 겨우 무사하다 해야 할 것이다. 그의 전신은 식은땀에 젖어 있었다.
회피가 약간이라도 늦었다면 그는 그 공격을 받아 어찌 됐을지…….
“이 새끼……!”
“뭐야, 제법 재빠른데. 그 나이치고는 특히 말이지.”
연기가 사그라지면서 성태의 모습이, 그리고 그가 후려친 자리의 모습이 나타났다. 왕 첸수가 있던 자리에는 깊이가 반 미터는 될 듯한 커다란 크레이터가 생긴 상태였다. 어지간한 군용 무기로도 저만한 위력을 만들어내기는 힘들다.
“이놈……!”
성태는 왕 첸수의 분노에 반응하지 않았다.
단지 비웃으며 다시 몸을 날렸다.
“네놈 따위가 감히!”
노한 왕 첸수가 이번에는 피하지 않았다.
쾅!
둘의 주먹이 허공에서 충돌했다.
그것은 본격적인 대결의 시작이었다. 왕 첸수는 전신으로 강대한 힘을 끌어올려 현란하게 성태의 공격을 막고 반격하면서 외쳤다.
“여기서 어리석은 네놈에게 중화신경의 오의를 맛보게 해 주마!”
“오오, 역시 나이에 걸맞지 않은 기세야.”
성태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자신과 지금 공방을 할 수 있다니.
왕 첸수라는 인간이 보기 드문 쓰레기라는 것과는 별개로 그의 힘은 실로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일절이었다.
그때 왕 롱샹이 성태의 옆을 점하며 외쳤다.
“저도 돕겠습니다!”
“아니다. 너는 서둘러 밖으로 가 서기를 도와라!”
왕 첸수가 성태와 손을 섞으면서 외쳤다.
“서기를?”
“그를 도와 잡아둘 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구분하는 작업은 중요하다! 향후 우리가 다시 중화 그룹을 공산당의 아래에서 빼오기 위해서라도!”
“알겠습니다!”
왕 첸수의 말에 잠시 고민하는 기색이었지만 왕 롱샹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뚫린 문을 향해 밖으로 나섰다.
성태는 감탄하며 왕 첸수에게 말했다.
“이야, 이런 상황에서도 미래를 생각한단 말이지? 만만디라고 중국인들 근성에 감탄하는 얘기가 있던데 그걸 다 눈앞에서 보게 되는군.”
“이놈! 감히 알량한 실력을 믿고 까분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왕 첸수의 자세가 그 순간 바뀌었다. 지극한 원을 제 속에 품고 그 자신이 원이 된 것 같은 모습이었다. 일원이 태극이 되고, 태극이 사괘가 되는 변화가 그 동작에 포함되어 있었다.
모든 것을 흘려보내고, 받아들이면서 세상과 마주하며 융합하는 중화신경의 묘리가 거기 드러나 있었다.
성태의 주먹이 그 태극의 원리를 향해 날았다.
왕 첸수는 춤을 추듯 부드러운 손동작으로 그 주먹을 걷어냈다.
아니, 걷어내려 했다.
텅!
터덩!
하지만 손과 손이 얽히는 순간 왕 첸수의 동작은 직선이 되고 말았다. 그가 구사한 곡선의 흐름과 정확히 상체되는 곡선의 흐름이 성태의 손동작을 통해, 그리고 마나를 통해 구현되면서 왕 첸수의 동작이 가지던 묘리를 무효화해 버린 것이다.
단숨에 왕 첸수의 동작은 평범한 것이 되어 버렸고 그 허점을 파고 들어가며 성태는 팔꿈치로 왕 첸수의 복부를 쳤다.
“커억!”
피를 토하며 왕 첸수의 몸이 날았다.
그의 노구가 벽에 충돌하여 거대한 소리를 내며 균열을 만들었다.
입으로 피를 흘리면서 왕 첸수는 부릅뜬 눈으로 중얼거렸다.
“어, 어떻게…….”
“놀랐나 보군.”
성태는 씨익 웃었다.
그 순간 왕 첸수는 진짜 이번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깨달았다.
“그, 그렇구나…… 네놈이 이석훈을 대신해서 여기 온 것이었나……!”
“후후, 이제야 알았나.”
성태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분노에 전신의 털을 빳빳이 세우면서 왕 첸수가 성태를 향해 달려들었다. 텅! 쾅! 둘의 손과 주먹이 충돌할 때마다 요란한 소리가 났다.
공방을 지속하면서 악귀와 같은 눈으로 성태를 노려보면서 왕 첸수가 외쳤다.
“네놈이 우리 일을 망쳤군!”
“일만 망치는 정도에서 끝낼 거라고 생각해?”
성태가 그의 주먹을 잡고 품안으로 파고들어 히죽 웃으며 말했다.
왕 첸수는 그 순간 등골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성태는 그 공포에 답해 왕 첸수의 명치를 후려치며 외쳤다.
“나는 늙은이의 목숨을 끝장내기 위해 왔다!”
퍼억!
“커억!”
우두둑 하는 감촉과 함께 왕 첸수의 몸이 뒤로 날았다.
왕 첸수는 허공에서 낙법을 하며 겨우 착지했지만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무릎 꿇고 말았다. 해쓱해진 얼굴로 그는 전신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 이럴 수가…….”
지금 성태의 맞대응은 완벽히 중화신경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중화신경에 대해 자기보다 더 정통한 해석을 저런 어린놈이 해내다니…….
아무리 이석훈을 대신해 왔다 해도 이건 믿을 수가 없다.
“중화신경은 괜찮은 무경이지만 늙은이의 고루한 머리로 딱딱하게 굳어선 먹기 좋은 사냥감으로 전락할 뿐이지!”
성태는 더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듯 그를 비웃으며 몸을 날렸다.
다급하게 성태를 피하려 했지만 이미 부상이 심했던 왕 첸수는 성태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었다.
성태의 주먹이 그의 배를 후려갈겼다.
퍽!
“컥!”
피를 토하는 그의 몸을 붙잡아 날아가지 못하도록 하고 다른 손으로 얼굴을 후려쳤다. 우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이가 여러 개 박살 나 피와 함께 옆으로 날았다.
왕 첸수는 마력을 힘으로 전환해 성태가 자신을 잡고 있는 옷 부분을 찢어 그의 공격권에서 벗어났다.
“이럴 수 없다!”
소용없었다.
성태는 성큼 큰 걸음으로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고는 주저 없이 왕 첸수를 두들겼다. 때리고 때리고 때렸다. 퍽퍽 소리가 나며 그의 노구가 헝겊처럼 꺽지고 찢어졌다. 피가 주변에 튀었다.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왕 첸수는 신음했다.
“이럴 수는……!”
그는 부들부들 떨면서 손을 뻗었다.
살아나야 했다.
살아나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릴 수 없었다.
후왁!
무거운 소리가 나면서 그곳을 덮고 있던 마기가 강렬해졌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사람의 정신을 파괴하고 영혼을 타락시키는…… 그런 마기였다.
그리고 왕 첸수의 주변을 그것이 덮더니 성태를 향해 뻗어 나왔다. 성태는 훌쩍 몸을 뒤로 날려 그 검은 힘과 거리를 두고는 웃었다.
“오, 드디어 나왔나.”
왕 첸수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하지만 그는 지금 자신의 주인이 아니었다. 그의 몸에서 뻗어 나온 엄청난 마기가 형상을 이루더니 불분명한 어떤 괴물의 얼굴 같은 것을 이루었다.
다만 확실한 것은 그것에게서 어마어마한 힘이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그 검은 것이 성태를 향해 말했다.
-네놈, 누구지?
“글쎄, 누굴까?”
씨익 웃으면서 성태는 그의 말을 받아넘겼다.
검은 마기의 주인이 눈을 좁혔다.
거대한 분노가 느껴지는 형태였다.
-감히 네가 누구와 말장난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느냐?
왕 첸수의 몸을 뒤덮고 있던 마기가 한층 거대하고 짙어졌다.
밤을 침범하는 밤을 만들듯.
어둠을 범하는 어둠을 만들듯!
그 엄청난 힘의 파편에 성태는 저도 모르게 전신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약해졌다고 하나 그에게 이 정도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존재는 극소하다!
“탐욕이 나오셨군!”
데몬 프린스 탐욕!
그것의 힘이 인간을 촉매로 이 세상에 일부나마 나타난 것이다!
“으, 으으 데몬 프린스시여…….”
왕 첸수는 감격한 듯이 말했다.
거대한 힘이 왕 첸수의 몸을 덮으면서 조종했다.
-이 세상에서 내가 쓰려 준비해둔 인형을 여기까지 잘도 손상시켰군!
“기왕에 인형을 쓸 거면 좀 좋은 인형으로 할 것이지, 뭐 저런 다 늙어빠진 걸로 했니?”
-기세 좋은 인간이로군. 하지만 저 인간의 몸은 겉으로 보기에 늙었으되 많은 금기를 범해 쌓은 강대한 힘이 내부에 축적되어 있기에 내가 사용하기에 더없이 적합하다.
“허, 늙은이가 좋은 걸 많이 처먹었던 모양이군.”
탐욕의 말에 혀를 차면서 왕 첸수를 노려봤다.
하기야 세상의 욕망을 해소할 수 있을 만한 권력과 부를 지니고 있던 인간이다. 막대한 돈을 들여서 자기를 강화하기 위해 무던히 애썼으리라.
성태의 말에 킬킬 웃고서 탐욕은 말했다.
-재밌는 인간이지만 너와 더 이상 놀아줄 생각은 없다. 자, 몸을 내놓아라!
“명하시는 대로!”
복수심에 이글거리는 태도로 왕 첸수는 응했다.
동시에 그의 몸 주변에 떠돌던 막대한 마나가 전부 그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동시에 왕 첸수의 눈이 시뻘겋게 변하며 붉은빛을 갈기갈기 뿌렸다.
이미 그 분위기만으로도 왕 첸수는 인간이라기보다 세상에 강림한 악마의 형상이었다.
알파메일 14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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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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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