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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152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04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152화

152화 인류연합군(1)

 

 

 

 

 

남자는 눈을 좁히고 도시를 바라보고 있었다.

 

도시의 모습은 아릿하고 멀었다.

 

하지만 그 아릿함 가운데서도 처참히 파괴된 모습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파괴된 모습을 무심한 채 그 남자가 바라보고 있는 도시의 중심에는 작은 성 같은 것이 있었다.

 

높은 담장에 둘러싸인 어떤 건축물들의 모습이다.

 

한데 그 모습이 특이했다. 주변이 무언가 아릿한 것으로 덮여 있는 것 같았다. 때때로 반짝이면서 주변으로 공명하듯 퍼져나가는 것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저기군.”

 

 

 

 

 

그 모습을 뚜렷하게 확인한 남자가 중얼거렸다.

 

 

 

 

 

“그렇죠.”

 

 

 

 

 

옆에서 그 말을 받았다.

 

정형구와 장진호였다.

 

정형구는 마땅치 않다는 듯이 찌푸린 표정이 되어 말했다.

 

 

 

 

 

“벌써부터... 무시무시한데.”

 

“어쩔 수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데몬 프린세스인데.”

 

 

 

 

 

장진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 말을 받았다.

 

지금 그들이 함께 바라보고 있는 도시는 바로 로마, 그 로마 중에서도 바티칸의 모습이었다. 단순히 모습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 어차피 공성전을 하려는 것은 아니니까.

 

지금 정형구가 확인한 것은 그 바티칸을 중심으로 펼쳐진 마력장의 모습이었다.

 

던전이 그 내부 대기에 들어찬 마나의 양을 통해 수준을 가늠할 수 있듯이 악마에게 지배된 땅 역시 그 일대의 마나가 어떤 흐름을, 어떤 농도로 이루고 있는지 가늠함으로써 그곳을 배회하는 악마들의 힘을 가늠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끔찍했다.

 

 

 

 

 

“그렇긴 하지. 그래도 끔찍할 정도군.”

 

“네. 저도 처음 보고 어처구니가 없던걸요.”

 

“마나가 열섬현상처럼 모여들어 이상 현상을 일으킨다는 건 알려져 있지만 저 정도로 뚜렷한건 처음 보내.”

 

“저도 마찬가집니다.”

 

“정말 엄청난 괴물이군.”

 

“그렇지만 뭐 이쪽도 제법 볼만하지 않습니까.”

 

 

 

 

 

장진호가 시선을 뒤로 돌리면서 말했다.

 

정형구의 시선 역시 그에 따라 이동했다.

 

그들이 시선이 가 닿는 곳에는 엄청난 규모의 군대가 펼쳐져 있었다.

 

전차의 숫자만 수백대는 될 것 같았고 그에 수반되는 다양한 병기들이 늘어서 있었다. 잘 훈련된 특수 병력 역시 곳곳에서 열을 맞춘채 걷고 있었다. 기실 보이는 것만 저 정도일 뿐이다. 언제든 하늘에서는 폭격을 위한 병력 역시 근해에 대기하는 중이었다.

 

본래 이런 재래식 병기는 몬스터들에게 전혀 타격을 입힐 수 없지만 오늘 여기 동원된 이들 병기에 쓰이고 있는 모든 무기는 세례받은 은을 박아 넣은데다 마력을 주입하고 있어서 꽤 강력한 몬스터에게도 효과가 있다.

 

유럽에서 대악마용으로 개조된 재래식 병기의 3할은 모두 여기 모아놓은 셈이다.

 

 

 

 

 

하지만 저런 대규모 병력 조차 사실 이번 싸움의 진짜 핵심은 아니다.

 

둘의 시선이 또 한 차례 움직였다.

 

그들의 시선이 가 멈춘 곳은 한 막사였다.

 

꽤 크지만 이곳에 주둔에 있는 병력을 생각하면 오히려 작은 막사다. 그러나 그 막사 주변은 마나의 기류가 달랐다. 바티칸 주변의 마나의 기류가 달라 주변과는 다르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바로 저기 각국에서 파견된 최고의 헌터들이 모여 있었다.

 

데몬 프린세스를 상대하기 위한!

 

 

 

 

 

물론 정형구와 장진호 역시 바로 그 일 때문에 이곳에 와 있다.

 

 

 

 

 

“흠, 진용은 갖춰지긴 했지.”

 

 

 

 

 

저 막사 내부에 있는 이들의 면면을 되새기며 정형구도 고개를 끄덕였다.

 

면식이 있는 이도 있고 이름만 들어본 이도 있다. 하지만 단 한 사람도 정형구가 모르는 이는 없었다.

 

그만큼 강자들이 여기 모였다는 말이다.

 

 

 

 

 

“단순히 진용이 잘 갖춰졌다는 정도가 문제가 아니라... 이거 세계가 연합하는 진짜 오랜만의 대전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그렇지.”

 

 

 

 

 

한중일 삼국 정도처럼 근처에 있는 국가가 아니고서는 사실상 어지간해서는 던전에 대한 공동 대응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하지만 이번 일에는 미국과 러시아, 한국과 일본까지 참여했다.

 

과장 없이 세계 연합이라 할 만하다.

 

 

 

 

 

“그러니 제대로 성과를 내 봐야지요.”

 

 

 

 

 

장진호가 주먹을 탁 치면서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

 

거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정형구는 이어 묘한 말을 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이상한 점이요?”

 

“우리가 왜 여기 있는 거지?”

 

“그야 작전을 도우려고...”

 

 

 

 

 

무슨 뻔한 말을 하려는 거냐는 태도로 장진호가 답했다.

 

정형구는 자신의 질문이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고개를 저으며 다시 물었다.

 

 

 

 

 

“아니, 그런게 아니야. 왜 한국이 이 자리에 있냐는 거지.”

 

“가주는 늘상 고립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고립주의의 타파를 통한 무역과 방위의 공조체계!

 

그것이 이석훈이 오래도록 주장하는 바였다.

 

이번 임무도 바로 그 대전략의 한 일환이다.

 

그건 알지만, 그건 알지만 정형구는 묘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긴 하지. 하지만... 그것도 차근차근 단계가 있지 않나? 이제 겨우 중국과 일본에 대해 어느 정도 성과를 냈을 뿐인데 벌써 유럽이라는 건... 다소 의문이군.”

 

“미래의 지분을 확보하려는 것이?”

 

 

 

 

 

이번 일이 성공하게 되면 한국은 향후 세계적인 발언권은 물론이고 유럽에서 각종 사업에 대한 지분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이탈리아 복구 사업에서 적어도 20%는 먹을 수 있을 텐데 파괴가 큰 만큼 복구 사업의 규모도 클 테고 이득은 막대하다.

 

하지만 정형구는 그리 여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발언권은 다소 얻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전부 아니겠나? 미래에 있을 이득은 어디까지 미래일 뿐이라 벌써 계산하는 건 어리석지. 하지만 이번 작전에 들어간 비용은... 너무 커. 적게 잡아도 20조 이상이지. 국내 사정이 그리 좋지도 않은데 성공이 확실하지 않은 작전에 들이는 것 치곤 너무 크다는 생각을 지우기가 힘들군.”

 

“으음... 그러고보면...”

 

 

 

 

 

정형구의 지적에 장진호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발언권은 한국이 아직 유럽에 나서 활동할 것도 아닌데 별 의미가 없고 복구 사업은 결정된 것이 없다. 유럽 각국의 상황을 생각하면 섣불리 뛰어들기 힘들 것이다. 각국은 어느곳이나 방위비만으로도 허덕대고 있다.

 

 

 

 

 

‘그렇다면 가주는 대체 무슨 생각을...’

 

 

 

 

 

정형구는 미간을 좁혔다.

 

그의 생각이 읽히지 않았다.

 

아마도 그들에게 밝히지 않은 여러 가지 사정이 더 있는 것 같았다. 그건 로마쪽에 침투시켜 뒀다는 그 묘한 녀석과 관련이 있는 걸까?

 

알 수 없었다.

 

 

 

 

 

-삐이이.

 

 

 

 

 

막사 전체로 울려 퍼지는 스피커 소리가 났다.

 

장진호가 정형구에게 권했다.

 

 

 

 

 

“집합신홉니다. 가시죠.”

 

“그러지.”

 

“어쨌거나 오늘 제대로 한 번 저것들에게 엿 먹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나도 바라마지 않는 것이군.”

 

 

 

 

 

함께 곧 있을 전투를 위해 이동하면서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었다.

 

가벼워 보이는 대화지만 그 아래에는 감추기 힘든 긴장이 뚜렷하게 깔려 있었다.

 

 

 

 

 

********

 

 

 

 

 

커다란 방에 이석훈은 앉아 있었다.

 

그가 보고 있는 화면의 맞은 편에는 매우 거대한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석훈은 시계를 힐끗 바라본 다음 화면을 켰다.

 

켜자마자 맞은편에는 큰 체격의 금발 남성이 환한 미소와 함께 그를 맞았다.

 

 

 

 

 

-이야. 이거 오랜만이군. 미스터 이.

 

“이쪽이야 말로. 미스터 로드.”

 

 

 

 

 

이석훈은 목례하며 의례적인 태도로 그를 맞았다.

 

지금 이석훈의 맞은편에서 껄껄 웃으며 말하고 있는 남성이야 말로 미스터 로드. 미국을 현재 지배하다시피하고 있는 거대 재벌의 주인이자 최강의 헌터다.

 

마나의 양만 따진다면 틀림없는 세계 최강.

 

그렇다고 해서 기술 부분에서도 부족한 것은 아니다. 미식축구 선수와 같은 강렬하고 파워 있는 기술이 주류를 이루지만 필요하다면 거품 위를 걸아가는 소금쟁이처럼 섬세한 움직임도 능란하게 보여준다.

 

 

 

 

 

그의 힘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것이 과거 있었던 아크 데몬의 뉴욕 침공사태였다.

 

당시 던전의 공략에 실패해 나타난 것은 두 개의 머리에 여섯 개의 팔을 가진 거대한 오거였다. 키는 6m가 넘었고, 향후 체중을 재보니 20톤에 육박했다.

 

그리고 그 체중의 대부분이 마나를 가득 머금은 근육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율스런 괴물.

 

그야말로 만물을 멸하기 위한 파괴의 화신 같은 것이었다.

 

 

 

 

 

슈퍼 오거라는 이름이 붙은 그것은 미주 지역을 관장하는 데몬 프린스 휘하에서 영지와 군대를 가지던 악마의 귀족이었는데, 오크의 부대와 함께 뉴욕을 쓸어버릴 듯한 기세로 나섰다.

 

보통 오크가 아니었다.

 

정예중의 정예라고 할까.

 

 

 

 

 

엄청난 내구력과 전투력을 지녀서 중급 헌터로서는 혼자서 상대하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오크였다. 그런 것들이 물경 일만은 그 던전에서 흘러나왔다. 거기다 그 선두에 선 것은 슈퍼 오거 였다.

 

 

 

 

 

탱크조차 한 손에 든 묵직한 몽둥이로 후려쳐 고철로 만들어 버리고 상급 헌터들 조차 잡는 족족 찢어발겨 육편으로 만들며 진격해 오는 그 위용은 그야말로 멸망의 괴물이라 부르기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뉴욕은 함락 직전에까지 몰렸다.

 

그런 형편에 나타난 것이 바로 미스터 로드였다.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밝은 미소와 함께 사람들에게 안심하도록 말하면서 그 거대한 괴물 앞에 홀로 섰다.

 

 

 

 

 

그 광경을 본 모든 이들이 전율했다.

 

비록 그가 강하다는 것은 알지만 저 근육으로만 뭉쳐진 듯한 압도적인 괴물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는... 뉴욕이 피로 덮이는 과정 가운데서 모두가 뼈저리게 알았으니까.

 

슈퍼 오거 역시 미스터 로드를 비웃었다.

 

일개 인간이 감히 자신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면서.

 

그리고 미스터 로드를 향해 탱크조차 일격에 뭉개버렸던 그 거대한 몽둥이를 휘둘렀다.

 

 

 

 

 

그러나 다음 순간 세계는 경악하고. 또한 환희하게 된다.

 

한 손으로 그 거대한 몽둥이를 받아내 버린 미스터 로드는 다음 순간 오거의 복부를 주먹으로 후려쳤는데. 구멍이 뻥 뚫리면서 안의 것들이 뒤로 총탄처럼 터져 나갔을 정도였다.

 

심지어 오거의 뒤에 서 있던 오크들의 상당수는 그 육편이 만들어낸 산탄을 얻어맞고 곤죽이 되다시피 해서 죽었을 정도...!

 

 

 

 

 

미스터 로드의 힘과 권위를 반석에 올린 전공이며, 당시 그가 보여줬던 펀치는 뉴클리어 펀치라 불리며 지금도 칭송받고 있다.

 

 

 

 

 

-이야기는 들었네. 일본과 중국을 집어 삼켰다면서.

 

 

 

 

 

약간 멈춘 듯이 반응이 없다가 미스터 로드가 말했다.

 

아무래도 거리가 멀다보니 서로간의 소통에 약간의 딜레이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블록화로 인해 이런 부분을 개선할만한 인프라 투자는 거의 정지상태다.

 

피식 웃으며 이석훈은 고개를 저었다.

 

 

 

 

 

“집어 삼켰다니. 남 듣기 안 좋은 소리를 하는군. 좋은 외교관계를 맺는데 성공했을 뿐이네.”

 

-그게 집어삼킨 거지 뭐겠나. 폐쇄 정책을 시행하던 두 국가가 한국의 주도에 따라서 새로 경제권을 개방하고 협력체계를 갖춘다니 말이야. 이건 정말 경천동지할만한 일이 아닌가?

 

“다소간 운이 따랐지.”

 

-운만으로 될 일은 아닐텐데...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미스터 로드가 말했다. 이석훈은 이 주제로 길게 이야기를 끌어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실없는 소리는 그쯤하지. 그런 이야길 하려고 내게 연락한 것은 아니지 않나.”

 

-그렇긴 하지.

 

 

 

 

 

고개를 끄덕인 다음 미스터 로드는 진중한 표정이 됐다.

 

항상 웃는 얼굴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인 미스터 로드치고는 매우 보기 드문 표정이었다. 하지만 주제가 주제인 만큼 당연한 일이었다.

 

 

 

 

 

-대탐색이 시작됐네.

 

“그런가.”

 

 

 

 

 

이석훈은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도리어 미스터 로드가 놀란 눈치였다.

 

 

 

 

 

-기뻐하는 기색이 아니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니까.”

 

-흐음, 어지간히 자신있는 모양이군. 하긴 이쪽에서도 믿지 않다가 자네 말이 사실로 증명됐을 때는 정말 놀랬네만.

 

 

 

 

 

고개를 내저으며 미스터 로드는 쓴웃음과 함께 말했다.

 

대탐색.

 

그것은 현재 세계를 이루고 있는 근원을 탐구하는 작업이다.

 

과학적이지만 일반적인 의미의 과학과는 좀 더 다르다. 그것은 지금 세계를 형성하고 있는 변혁이 대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가를 탐구하는 것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본래는 어쩔 수 없이 주어진 것이라 여겨졌을 뿐인 그 문제는... 이석훈의 주장과 한 가지 아이템으로 인해 사정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이석훈은 여전히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곧 유럽쪽에서 작전이 시작될 걸세.”

 

-두 번째로 자네 말이 맞는가를 증명할 때가 오는군.

 

 

 

 

 

바티칸을 회복하는 것은 인류의 숙원이다.

 

하지만 적어도 미스터 로드의 눈앞에 있는 이 사내에게는 그런 인류의 숙원이 중요하지 않다. 그는 좀 더 깊은 곳을 노리고 있다.

 

 

 

 

 

“틀림없이 맞네.”

 

-허, 역시 놀라운 자신감이군. 하지만 그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특별히 손쓸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정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건 잘 알고 있네.”

 

 

 

 

 

놀리듯 미스터 로드가 하는 말에 서늘한 눈빛을 보내며 이석훈이 답했다.

 

손들었다는 표정으로 미스터 로드는 고개를 저었다.

 

 

 

 

 

-거참. 무서운 사내군.

 

 

 

 

 

이석훈의 말이 맞다.

 

적어도 이석훈의 말이 증명되면...

 

뭘 해야 하는지가 드러나게 된다.

 

그것만 해도 커다란 변화다.

 

 

 

 

 

“웃으면서 온갖 모략을 펼쳐오는 자네만은 못하네만.”

 

-아니지. 나는 적어도 혈육을 바쳐서까지 이런 일을 하려고 들 수 있을 정도의 깜냥은 없단 말이야.

 

“......”

 

 

 

 

 

지금 미스터 로드의 말에는 이석훈은 흠칫 굳은 표정이 됐다.

 

하지만 잠시일 뿐이었다.

 

그런 이석훈의 동요를 즐기는 것처럼 잔인하게 웃는 눈빛으로 히죽 웃은 다음에 미스터 로드는 원래의 쾌활한 사내로 돌아와 말했다.

 

 

 

 

 

-그러면 결과가 밝혀지만 다시 연락 주겠네.

 

“부탁하지.”

 

 

 

 

 

화면이 꺼졌다.

 

이석훈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

 

 

 

 

 

그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쓰라린 생각에 잠겼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

 

 

 

 

 

성 베드로 대성당의 미사당 안이었다.

 

고통받는 예수의 형상이 걸려 있는 앞에는 화려한 미사당의 모습이 온존되어 있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오래도록 악마의 손아귀에 방치되고도 이곳의 모습이 이토록 장엄하게 유지된다는 것은.

 

하지만 이곳의 화려하고 장엄한 모습이 지금도 멀쩡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기적이 아니다.

 

단순히 이곳의 주인이 그 화려웅장함을 좋아하기 때문일 뿐이었다.

 

 

 

 

 

바로 데몬 프린세스 ‘정숙’이 말이다.

 

 

 

 

 

알파메일 152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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