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메일 18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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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0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알파메일 180화
180화 최강 대 최강(2)
-아하하! 재밌군!
그 패기에 촉발된 듯이 영빈의 마기 역시 폭발하며 그의 등 뒤로 거대한 날개처럼 펼쳐졌다. 이어 영빈은 한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
그러자 영빈의 손에 쥐어져 있던 검은 덩어리가 하늘 높이 올라가더니 그곳에서 폭발했다.
하지만 폭발은 작았고, 이후에도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폭발 지점을 중심으로 마치 하늘의 공간이 염색이라도 한 것처럼 색의 변형이 일어났을 뿐이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불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흠, 마법인가? 상관없지. 발동되기 전에 파괴하면 그뿐이다.”
미스터 로드가 혀를 차며 주먹을 쥐었다.
그에 응해 영빈도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자연히 그 자세에 맞춰서 마기의 검이 형성되어 쥐어졌다.
저주와 광기가 마나에 응축되어 형성된 것 같은 그 검은 비명 같은 꿈틀거림을 보이면서 세상을 향해 검게 이글거리는 칼날을 들이밀었다.
데몬 프린스의 힘과 의지를 이 세상에 선포하듯이!
하지만 미스터 로드에게는 그 검보다는 검을 쥔 데몬 프린스의 자세와 기세가 더 인상 깊었다. 어디서 본 것 같았고, 완성된 예술품처럼 훌륭했다.
데몬 프린스급의 악마라면 그도 여러 차례 상대해 본 적이 있건만 강대하다던 그들 가운데서도 어느 누구 하나 이 악마에 비길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렇기에 미스터 로드는 상대의 정체를 알아챘다.
“……어디서 봤다 했더니…… 그렇군. 네가 그-.”
-닥쳐라.
영빈은 마기를 분출하며 그의 입을 막았다.
미스터 로드는 혀를 찼다.
“아직 수치를 아는가. 그렇다면 늦지 않았다. 다시 돌아와라.”
-인류라는 틀이 의미 없음을 깨달았을 뿐이다. 돌아갈 생각 따위는 없다!
영빈은 단호히 답하면서 미스터 로드를 향해 바닥을 박찼다.
그의 몸이 검은 선이 되었다.
쾅!
“역시 타락했나!”
미스터 로드는 마기의 검을 단숨에 받아내면서 미간을 좁혔다. 검과 주먹이 마주해 마나와 마기가 서로 충돌해 용접 불꽃 같은 번뜩임을 이어 갔다.
그 빛 너머로 둘은 서로의 눈을 마주했다.
“돌아온 탕아는 환영받을 수 있으나…… 그럴 수 있는 것은 제 아비에 한정된 것이지. 나는 자네의 자질을 아깝게 여기지만, 여기서 그걸 아쉬워해 힘 조절을 할 수는 없을 것 같군!”
-당신은 당신이 누구를 상대하고 있는지 모르는 모양이군!
미스터 로드의 말에 응대하면서 영빈은 몸을 한 발짝 뒤로 물렸다.
그러나 물러났던 그 동작이 꿈결인 양 영빈은 단숨에 바닥을 밟으면서 검을 휘둘렀다.
일촌펀치의 원리를 담아 순간 가속을 하고, 수호비무의 원리를 담아 검을 휘두르는 무학의 극치! 그것이 마기와 함께 인류의 영웅을 가격한다는 기막힌 상황이었다.
“너야말로!”
미스터 로드는 단호한 목소리로 이에 응답하며 기둥처럼 우뚝 서서 허리를 회전시키며 주먹을 크게 휘둘렀다.
상대에게 공격한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는 것 같다 해서 텔레폰 펀치라 부르는 큰 동작의 공격이었지만 그것이 미스터 로드의 의한 것이라면 상관없다.
그의 텔레폰 펀치는 초일류 헌터의 무박자 공격보다도 빠르고, 그래서 예측이 불가능하다.
쾅!
검격과 펀치가 마주하며 마나와 마기가 주변에 비산했다.
충돌점이 크게 파괴됐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됐다.
검이 뒤로 휘청인다 싶더니 부드러운 버들처럼 휘었다. 그 또한 수호비무에 있는 검격의 원리였다. 바로 상선약수의 이념을 적용한!
휘청이며 휘영청 다가선 검은 이어서는 바람이 되고 태풍이 되면서 미스터 로드를 휘감고, 후려치고, 찌르고, 내갈겼다.
콰과과광!
때론 부드럽고, 때론 강력하고, 때론 재빠르지만 그 검에 담긴 진실하고 명료한 사실은 단 한 가지, 끔찍하게 강하다는 것.
만물이 그 검 앞에 베이고 파괴되어 패배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있다는 듯이.
금세 그 검격의 권역에 있는 모든 것이,
정말 모든 것이 파괴되어 모래 먼지로 화해 갔다.
그 속에서 형체를 유지한 채 움직이고 있는 것은 단 하나!
바로 미스터 로드였다.
“좋군!”
전신을 휘갈기는 듯한 마나의 폭풍 가운데서도 그는 멀쩡했다.
강건한 자신의 마나로, 바로 그 세계 최강을 이야기하는 마나로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설령 데몬 프린스의 힘이라 해도 쉽사리 파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거기다 미스터 로드는 성실하다 할 만한 자세로 그 공격에 대응했다.
“흡!”
쾅!
쾅!
쾅!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공격을 일일이 모조리 주먹으로 후려쳐 튕겨 내기 시작한 것이다.
어처구니없지만 그 단순한 방어이자 공격이 너무도 완벽해서 영빈의 공격은 완벽히 막히고 말았다.
‘이 남자……!’
현란한 에너지의 폭풍 가운데서 검과 주먹의 공방이 사물을 파괴하며 지속되는 가운데, 영빈의 얼굴이 당혹감으로 찌푸려졌다.
단순하다고 생각했다.
너무도.
이런 자가 아버지와 비견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러나 이자를 상대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영빈은 그런 평가가 잘못됐다는 것을 정확히 이해했다.
이자는 아버지와 동격이 맞았다. 아니, 단순명료하기에 전투력으로만 따지면 그 이상이라고 봐야 할지도 모른다.
너무도 완벽한 공격과 방어의 단순 명료한 결집이다. 여기에는 기교가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이쪽의 그 어떤 기교도 통하지 않는다!
텅!
결국 영빈의 검이 미스터 로드의 철권에 얻어맞고 뒤로 튕겼다.
아주 짧은 순간 영빈의 가슴팍이 비었다.
미스터 로드의 눈이 번뜩였고, 그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하앗!”
포효성과 동시에 그의 다른 손이 회전하며 거칠게 들어섰다.
주변의 대기를, 그리고 마나를 모조리 휘말면서 하나의 힘의 덩어리가 되어.
그리고 영빈의 가슴팍에 미스터 로드의 주먹이 들이닥쳤다.
퍼억! 쾅!
-크읏!
가슴팍에 구멍이 뚫리는 듯한 충격과 함께 영빈의 몸이 뒤로 날아갔다. 그는 여러 개의 건물을 붕괴시키고, 바닥에 마치 불도저로 길게 밀어 놓은 것 같은 긴 선을 만들고서야 멈춰 섰다.
벽에 처박힌 영빈이 막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찰나였다.
어느샌가 추격한 미스터 로드가 그의 눈앞에 와 있었다.
“자, 좀 더 힘내 보실까.”
정확하게 영빈을 내리치기 위한 자세를 취한 미스터 로드가 그의 앞에 있었다.
영빈은 다급하게 몸을 굴렸다.
그가 있던 장소로 미스터 로드의 주먹이 들이닥쳤다.
콰아아앙!
폭발처럼 땅거죽이 뒤집어지며 일대 전체가 내려앉았다. 뭉개지는 지면 사이에 선 영빈이 유연하게 자세를 잡으며 검을 잡았다.
그러나 격통에 몸속의 마기가 흔들려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힘들 지경이었다.
미스터 로드는 파편 사이를 꿰뚫고 다시금 영빈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영빈은 검을 휘둘렀다.
검과 주먹이 충돌했다.
쾅!
*
그 광경을 멀찍이서 바라보면서 언제든 개입할 준비를 하고 있던 성태의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
“음?!”
“왜 그래?”
희연이 의아하게 물었다.
성태는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면서 답했다.
“아니…… 잠시 자리를 비워야 할 것 같군.”
“안 보고?”
지금도 미스터 로드와 데몬 프린스 영빈의 싸움은 한창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된다고 할 만한 처절하고도 수준 높은 싸움이었다.
이런 싸움을 관전할 기회를 놓친다는 것은 아깝다.
그러나 성태는 고개를 저었다.
“아쉽지만 할 일이 생긴 것 같아서 말이야.”
“중요한 일인 모양이지?”
“그래.”
성태는 자세한 사정을 밝힐 수는 없지만 중대성은 드러날 수 있도록 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알겠어.”
“네가 그렇게 말하면 별수 없지.”
“무리는 하지 말고.”
모두 성태가 그렇게 말하자 별수 없다는 태도로 받아들였다.
성태가 이유 없이 갑작스러운 독자 행동을 결단할 리 없다는 것은 모두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성태는 동료와 연인들의 신뢰에 빙긋 웃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너희도 저기에 끼어들 생각은 말고!”
이어 그는 몸을 돌려 한쪽 방향으로 달려 나갔다.
‘미스터 로드가 걱정이긴 하지만…… 저 정도면 내가 개입할 필요도 없겠군. 로드 가문이 이씨 가문을 상대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던 모양이야. 약속을 지키려면 오히려 보호를 위해 나서야 할 것 같은 지경이니.’
데몬 프린스 영빈의 실력은 이미 싸워 본 바가 있는 만큼 잘 안다. 이석훈을 상대로 상당한 우세를 점했던 그 실력을 볼 때, 미스터 로드를 보호하기 위해 남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상황을 보니 그럴 필요가 없어 보였다.
‘물론 미스터 로드가 당하고 있었다 해도 지금 내가 나서긴 어려운 상황이지만!’
성태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속도를 올렸다.
그가 향하는 곳은 바로 입자가속기가 있는 연구실 쪽이었다.
‘뭘 작당하고 있는 거지?’
성태는 지금 파장에서 헤븐즈 도어가 열린 것을 분명히 느꼈다.
그런데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정도로 이것은 은밀했다.
미국이든, 아니면 천국이든 뭔가 수작을 부리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니 성태로서는 서둘러 현장으로 달려가 진상을 파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콰과광!
쾅!
데몬 프린스 영빈과 미스터 로드는 자신들의 충돌이 만들어 내는 파괴 사이를 뛰어다니며 전투를 계속했다. 그때마다 건물이 파괴되고 지면은 내려앉고 마나가 미쳐 날뛰었다.
아무도 여기에 끼어들지 못했다. 그럴 만한 힘과 자격을 가진 자는 여기에 존재하지 않았다.
-정말로 강하군.
몸을 뒤흔드는 충격 가운데 영빈은 인정했다.
눈앞의 인간이 영지를 가지지 않은 채 상대하기엔 데몬 프린스인 자신이라도 다소간 힘들지 모른다고.
그러나 이 싸움에서 질 수는 없는 일이다. 아니, 애당초 질 것은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에게는 이런 순간을 위한 카드가 마련되어 있었다.
미스터 로드의 주먹이 그를 향해 날아들고 있었다.
영빈은 한층 강하게 힘을 모아 검을 휘둘렀다.
충돌이 충격이 되고 둘은 그 힘에 서로에게서 거리를 뒀다.
그리고 땅을 밟으며 다시 접근해 공방을 나누는 것이 이제까지의 흐름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아니었다.
검을 쥐지 않은 영빈의 다른 손이 움직였다.
“음?!”
미스터 로드의 미간이 좁혀졌다.
지금 영빈의 동작에서 불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이내 고개를 갸우뚱 움직이며 의혹을 지웠다. 이어서 데몬 프린스에게서 아무런 동작도 없었다. 특별한 기척이나 힘이 느껴진 것도 아니었다.
‘예민했나?’
데몬 프린스와의 싸움이다. 예민해서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데몬 프린스와의 싸움이다. 지나친 신중함이 때로 절호의 기회를 무위로 돌리고 말 수도 있다.
적어도 우세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 우세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것이 미스터 로드의 생각이었다.
아니, 로드 가문의 기본적인 전략이다.
그는 다시금 몸을 던졌다.
이 데몬 프린스를 완벽히 제압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
그리고 둘의 거리가 좁아졌다.
미스터 로드는 검이 날아오리라 생각했다.
영빈의 눈이 번뜩였다.
예리한 빛이 번쩍였다.
퍼걱!
“컥!”
대각선으로 번뜩인 빛의 궤적에 미스터 로드가 베였다.
미스터 로드의 피가 사방으로 터지듯 퍼졌고, 그는 뒤로 넘어졌다.
그의 상체에는 방금 빛의 궤적을 따라 깊은 상처가 나 있었고, 그 베인 상처를 따라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전함의 주포를 맨몸으로 맞는다 하더라도 멀쩡할 거라 평가되는 미스터 로드의 강인한 육체가 이토록 간단히!
***
전황을 살피던 혜선의 몸이 휘청였다.
“아……?!”
“왜 그래?”
“몸이 안 좋아?”
미스터 로드와 데몬 프린스의 싸움을 긴장된 표정으로 보던 동료들이 걱정하면서 혜선을 부축했다.
혜선은 그녀답지 않게 냉정하던 표정이 무너진 모습으로 손끝을 떨며 중얼거렸다.
“저건…….”
혜선이 새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데몬 프린스의 손안에 올려진 묘한 마력의 덩어리였다.
***
쓰러진 미스터 로드를 향해 데몬 프린스 영빈이 걸어갔다.
쓰러진 상태로 한 손으로 부여잡기에는 너무 큰 상처를 억지로 누르면서 미스터 로드는 영빈을 올려다봤다.
문득 그의 시선에 검을 쥐지 않은 영빈의 손 위에 올려진 마력의 덩어리가 보였다. 그것을 보는 순간 헐떡이던 미스터 로드의 시선이 굳고 말았다.
“너, 설마 그것은…….”
-역시 알아보는군.
영빈은 다소 씁쓸하게 웃었다.
그럴 만도 하다. 본래 이것은 그 자신의 힘으로 오롯이 구현되었어야 하는 것인데 칠흑의 도움으로 ‘마법’이라는 수단으로 구현해 자신의 손안에 있는 것이니까.
알파메일 18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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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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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