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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메일 179화

무료소설 알파 메일: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1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알파메일 179화

179화 최강 대 최강(1)

 

 

 

 

 

그 장면을 멀지 않은 대학 건물 옥상에서 바라보는 무리가 있었다.

 

성태 일행이었다.

 

약간 상기된 표정이 그들이 이곳까지 오기 위해 꽤나 무리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전장에 도착하는 것보다 약간 더 일찍 미스터 로드가 도착했다. 굳이 싸움에 참여할 필요는 없게 된 셈이다.

 

“괜히 서두른 셈이 됐군.”

 

“그러게. 미스터 로드가 개입했으면 이제 끝난 거지.”

 

“그래도 혹시 모르는 거였으니 서둘러서 나쁠 건 없었지, 뭘.”

 

“그렇긴 해.”

 

“그러면 다른 곳으로 갈까?”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이는걸. 당장은 이곳을 제외하면 일단 다 진정된 걸로 보이니까. 혹시 문제가 생기면 즉각 달려가기에도 좋은 위치이고.”

 

성태가 그렇게 말하자 다들 긴장이 풀린 얼굴로 근처의 적당한 곳을 찾아 각자 걸터앉았다. 성남경이 창을 옆에 세워 두며 흥미진진하게 말했다.

 

“그러면 지구 최강이라는 사나이의 힘을 구경해 보도록 할까?”

 

“여기 이혜선이 있는데 그건 좀 실례 아냐?”

 

카에데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성남경이 머쓱한 표정이 됐다.

 

“그, 그런가.”

 

“상관없어. 호사가들의 평가 따위 의미 없으니까.”

 

“흥! 자기 아버지의 힘에 어지간히 자신이 있는 모양이군.”

 

무신경하게 들리는 혜선의 답이 도리어 카에데의 신경을 건드린 모양이다. 적잖이 날이 선 어조로 카에데가 말했다.

 

그러나 혜선은 여전히 무미건조한 태도로 답했다.

 

“별로 그렇진 않아.”

 

“이게-.”

 

카에데가 짜증 난다는 표정으로 혜선을 홱 노려봤다.

 

이대로 놔두면 싸우겠다 싶어서 얼른 성태가 개입했다.

 

“자자, 싸우지 말고. 누가 더 세든가에 상관없이 이게 좋은 기회란 건 틀림없잖아? 이런 기회 아니면 어디서 미스터 로드의 전투를 구경하겠어.”

 

“뭐,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

 

성태의 말에 진정된 듯이 두 사람은 시선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성태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다시금 전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막 미스터 로드가 합체한 도깨비와 싸우려는 시점이었다.

 

‘흠, 내가 개입할 필요가 없다는 건 다행이긴 하네.’

 

성태는 자신의 검을 매만지며 내심 그렇게 생각했다.

 

로드 주니어를 별로 아끼진 않지만 나쁘진 않은 놈이다. 전력이 풍족한 것도 아닌데 죽도록 내버려 둘 이유는 없었다.

 

다만 개입하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이미 시선을 많이 끈 입장이라 거기에 또 주목하는 이들이 여럿 더 생긴다는 게 피곤한 일이었는데, 미스터 로드의 개입으로 그런 부담은 덜었다.

 

‘여기서 끝날 것 같진 않지만…… 미스터 로드라면 사태가 어지간히 황당한 방향으로 굴러가지 않는 한에야 무슨 일이 있으려고.’

 

미스터 로드의 힘은 성태도 잘 알고 있다.

 

그가 알고 있던 미래에서 미스터 로드의 미래는 밝은 것이 못 되지만 적어도 그것은 그의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전투력이라는 부분에서, 그리고 헌터의 역량이라는 면에서 그는 전설로 살았고 전설로 죽었던 사내였다.

 

그러니 역사가 이미 크게 바뀌기 시작했다곤 해도 지금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아마도.

 

 

 

 

 

***

 

 

 

 

 

거리가 좁혀졌다.

 

“흡!”

 

짧은 기합성과 함께 미스터 로드는 주먹을 내질렀다.

 

단순한 정권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정권일지라도 그 주먹을 내지르는 자가 미스터 로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탱크가 아니라 전함의 주포나 마찬가지인 위력이 저 주먹에 담겨 있으니까!

 

그 막대한 위력에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낀 것인지 도깨비는 그 공격을 막기 위해 팔을 들고 자세를 취했다. 거대하게 펼쳐진 그 손바닥은 마치 방패 같았다.

 

미스터 로드의 주먹과 그 손바닥이 충돌했다.

 

쾅!

 

그 순간 도깨비의 손이 폭발했다.

 

손만이 아니다.

 

아예 팔목 전체가 날아갔다.

 

“제법이군!”

 

그러나 쏟아지는 육편을 보면서 미스터 로드는 도리어 적을 칭찬했다.

 

자신의 주먹을 저 정도 피해로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은 저 괴물의 육체가 어지간한 강철 덩어리 이상으로 단단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미스터 로드는 거기서 스치지 않았다.

 

그는 뒤로 튕겨 나갔다가 착지하는 순간 곧장 한 줄기 선이 되어 도깨비를 향해 대각선으로 날았다.

 

그 순간, 미스터 로드의 몸 전체에 마나가 서리며 푸른빛을 냈다.

 

지상에서 솟아나는 벼락같은 모습이었다.

 

우워어어어어!

 

그 미스터 로드의 모습에서 위기감을 느낀 듯이 도깨비는 다급하게 남은 팔 전부를 사용해서 힘의 그물망을 짜 그를 덮어 버렸다.

 

단순한 체격과 기세만을 본다면 도깨비가 압도적!

 

콰앙!

 

크어어어어어!

 

그러나 두 힘이 충돌하는 순간, 마치 거대한 폭발처럼 마나의 분출이 일어났고 그 마나의 폭발에 휘말리자마자 도깨비의 육체는 마치 모래로 만든 것처럼 산산조각이 나서 주변으로 흩어졌다.

 

고통스러운 비명과, 마치 비처럼 일대에 쏟아지는 그 괴물의 육편과 피만이 그것이 남긴 마지막 흔적이었다.

 

“후우.”

 

미스터 로드는 짧게 한숨을 쉬면서 그 타격점 앞에 섰다.

 

상처 하나 없는 모습으로.

 

심지어 지치지도 않은 듯한 모습으로.

 

가히 지상 최강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모습이었다.

 

적을 처리한 미스터 로드는 몸을 돌려 쓰러져 있는 아들에게 다가갔다.

 

“많이 다쳤군.”

 

“죄송합니다.”

 

로드 주니어는 심한 부상을 입은 몸을 어렵사리 일으키면서 고개를 숙였다.

 

미스터 로드는 그의 머리에 커다란 손을 올리면서 말했다.

 

“아니다. 해야 할 일을 하다 다친 상처는 명예이지. 어서 가서 치료받아라.”

 

“하지만 아직은…….”

 

로드 주니어는 피를 뚝뚝 흘리는 모습으로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 전투가 끝난 게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 차원 경계면의 약화가 끝나기 전까지는 언제든 다시 위험이 들이닥칠 가능성이 있다.

 

미스터 로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쳐 허덕이는 학생을 일부러 끌어내서 싸움터에 세워야 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서둘러 치료해 빨리 멀쩡한 모습이 되는 게 모든 이를 위한 것이겠지.”

 

“……알겠습니다.”

 

로드 주니어는 아버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렸다.

 

서둘러 주변의 헌터들이 다가와 그를 부축하면서 의료진이 있는 곳까지 안내했다.

 

로드 주니어는 그제야 전투의 긴장을 던 것인지 실 끊어진 인형처럼 휘청이면서 그들에게 편안히 몸을 기댔다.

 

그들이 이동하는 길을 따라 남은 진한 혈선이 지금 로드 주니어가 입은 부상이 얼마나 심한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미스터 로드가 걱정스럽게 떠나는 아들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때였다.

 

그가 귀에 붙여 둔 수신기를 통해 연락 신호가 들어왔다.

 

“음? 무슨 일인가?”

 

-갑자기 이제까지 없던 규모의 차원 간섭이 일어났습니다!

 

수신기 너머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스터 로드가 당혹한 표정이 됐다.

 

“설마 또 어딘지 모를 곳에서 이제까지보다 더한 괴물이 온다는 건가?”

 

-그런 건 아닙니다. 지금 현장에 나타난 괴물보다 더할지 어떨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지금 연결되고 있는 차원은 이미 알려진 곳입니다.

 

“알려졌다면…….”

 

-던전과 연결되어 있는 이차원계, 코드명 ‘헬’입니다!

 

“놈들이……!”

 

미스터 로드가 표정을 찌푸렸다.

 

하지만 놀랄 이유는 없었다. 도리어 올 것이 왔을 뿐이다.

 

오이겐으로 인해 천국의 문이 진정으로 열리게 되면 가장 곤란한 것은 다름 아닌 악마들이다.

 

잠시 후 미스터 로드가 있는 현장에서 멀지 않은 공간이 크게 출렁였다.

 

우웅!

 

“왔나.”

 

마치 조용하던 연못의 표면이 돌에 맞아 파도친 것처럼.

 

그 파장은 점점 더 커지더니 이내 그 공간 안에 있던 모든 것이 일그러지면서 외곽으로 밀려 나갔고, 중앙부터 공간 그 자체에 시커멓게 균열이 발생하더니 쩍 하고 벌어졌다.

 

그 벌어진 공간의 틈으로부터 뭉클뭉클, 어마어마한 마기가 이 세상으로 쏟아져 나왔다.

 

미스터 로드의 표정이 살짝 찌푸려졌다. 지옥의 침공은 상정했지만 상상했던 것 이상의 규모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였다.

 

미스터 로드의 표정이 한층 심각해진 때였다.

 

“음?! 이건…….”

 

그렇지 않아도 강렬하던 마기가 갑자기 훨씬 더 강렬해졌다.

 

마치 이 세상 전부를 저주하고 오염시키듯이!

 

이건 미스터 로드의, 아니 지금 뉴욕대를 지키고 있는 모든 이의 상상을 넘어섰다고 해도 좋을 만한 힘과 농도였다.

 

“엇…… 설마?”

 

“말도 안 돼!”

 

이변을 눈치챈 듯이 현장의 다른 헌터들도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강렬하고도 짙은 마기가 의미하는 바는 한 가지밖에 없다!

 

 

 

 

 

***

 

 

 

 

 

공간에 변화가 생기고 마가기 흘러나오는 것은 성태 일행 역시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은 놈들이 움직였나?”

 

“으음…… 움직일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마기를 보니 생각 이상인데.”

 

“설마 데몬 프린스는 아니겠지?”

 

박수천이 우려스럽게 말했다.

 

유럽에서 데몬 프린세스 정숙의 전투력을 접하고 보니 그 힘에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여긴 미스터 로드도 있고 성태와 오이겐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정형구 수준의 헌터들을 가지고 놀다시피 하던 그 힘은 공포로 마음에 깊이 각인될 수밖에 없었다.

 

“오이겐을 노리고 데몬 프린스가 여기에?”

 

“충분히 가능하잖아?”

 

“헤븐즈 도어가 열리면 자기들한테도 안 좋으니까 말이지.”

 

박수천의 말에 동감한다는 듯 웨이링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카에데는 부정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가능은 하지만…… 인류가 호구도 아니고.”

 

“맞아. 데몬 프린스의 강림까지는 무리일 거야. 정숙처럼 영지를 만드는 데에 성공한 경우라면 몰라도, 이런 전력이 모인 장소라면 아무리 데몬 프린스라 해도 무리지.”

 

희연 역시 카에데와 같은 생각이었다.

 

아직 저 악마들조차도 던전이라는 형식 외에 적절한 통로를 개발하지 못했다.

 

강력한 존재는 튼튼하고 큰 문이 필요하고, 그런 면에서 비록 차원 경계면이 약해졌다곤 해도 데몬 프린스급의 존재라면 힘겨운 일이다.

 

어떻게든 겨우 나온다 해도 충분한 세력을 대동하지 못할 텐데, 그러면 자칫 인류 측의 세력에 합공당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그런데 성태가 갑자기 다른 이들을 불렀다.

 

“아, 여러분.”

 

모두 왜 그러냐는 시선으로 성태를 바라봤다. 성태가 곤란한 표정이 되어 손가락으로 마기가 흘러나오던 곳을 가리키며 쓴웃음을 짓고 말했다.

 

“그 당연한 상식이 아무래도 깨진 모양입니다.”

 

모두 흠칫 놀라며 그곳을 바라봤다.

 

깨진 공간에서는 처음부터 농밀하고 강력한 마기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예 초기의 그 마나가 개천에 불과했던 것처럼 강한 마나가 물컹물컹 쏟아지고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저곳을 접하는 순간 미쳐 버릴 수밖에 없다고 여겨질 만큼!

 

저 정도의 마기라면 데몬 프린스급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설마…….”

 

“저놈들도 자살 원망이 있나?”

 

“우리로선 좋은 거 아냐? 이 기회에 데몬 프린스급을 하나라도 줄일 수 있다면야.”

 

“그렇긴 하지.”

 

카에데가 코웃음 치며 검을 바로잡는 모습에 다들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무기를 쥐었다.

 

데몬 프린스급의 적이라면 위험한 적이지만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

 

거기다가 지금 상황은 데몬 프린스가 적진에 뛰어드는 꼴이다. 아무리 데몬 프린스라지만 죽으려고 환장했냐는 말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이런 유리한 싸움은 피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놈들도 그걸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왜 이런 무모한 짓을?”

 

“그러게 말이야.”

 

다들 이 점을 궁금하게 여겼다.

 

뭔가 틀림없이 목적이 있을 텐데 대체 뭘 어떻게 하려고 데몬 프린스가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오이겐을 치러 온단 말인가.

 

일행이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그 짙은 마기로부터 어떤 존재가 이 세상으로 흘러나왔다.

 

걸음걸음마다 이 세상을 저주하고, 존재 자체가 파멸을 부르는 것같이 끔찍하고 강대한 존재였다.

 

바로 데몬 프린스!

 

“……!”

 

하지만 나타난 데몬 프린스를 보면서 이혜선이 유독 놀란 표정이 되고 말았다.

 

마치 데몬 프린스가 나올 것을 전혀 몰랐다는 듯이.

 

‘이거, 상대가 곤란한걸.’

 

성태 역시 곤혹스러운 표정이 되고 말았다.

 

데몬 프린스가 나설 것은 알았지만 저 데몬 프린스일 줄이야.

 

타락한 불세출의 천재, 이영빈이었다.

 

 

 

 

 

***

 

 

 

 

 

강렬한 마기를 두르고 다시금 세상에 나선 영빈은 지금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사내를 흥미롭다는 시선으로 바라봤다.

 

-흐음, 당신이 미스터 로드인가.

 

미스터 로드는 영빈이 멀쩡한 인간으로 스스로를 단련하던 시절부터 세계의 정상에 있던 강자였다.

 

아버지인 이석훈과 함께 최강의 하나로 거론되던 그에 대해 언제나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는데, 인간이라는 틀을 벗어나고서야 이렇게 만나게 됐다.

 

얄궂다면 얄궂은 일이다.

 

“이거 놀라운데. 범상치 않은 놈이 올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설마 데몬 프린스급이라. 지옥에서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그것은 마치 이 정도 오합지졸로 나를 잡을 수 있다고 여기기라도 한 것 같은 말투로군.

 

“못 할 이유가 있나?”

 

미스터 로드는 코웃음 치면서 영빈의 말을 받았다.

 

세계 최강을 자처하는 자다운 패기가 그의 전신에서 흘러넘쳤다.

 

 

 

 

 

알파메일 179화

 

 

 

* * *

 

 

 

전자책 출간일 | 2021.01.15

 

 

 

지은이 | 정희웅

 

펴낸이 | 박지현

 

펴낸곳 | 에필로그

 

 

 

주 소 | [14052]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학의로 146, 207-1505

 

전 화 | 070-8861-6444

 

이메일| [email protected]

 

 

 

 

 

ⓒ 정희웅, 2021

 

 

 

이 전자책은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며 무단전재 또는 무단복제 할 경우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ISBN 979-11-6600-245-8

 

정가: 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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