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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라이프 39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4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39화

“사람에게 죽은 것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곰이나 늑대 같은 것에 당한 것도 아니군. 몬스터일 가능성이 높겠어.”

“그리즐리 베어나 다이어 울프 같은 대형 몬스터도 아니군요. 그것들은 먹잇감을 뼈째 씹어 먹으니까요.”

“맞아. 살점만 뜯어 먹은 것으로 보아 고블린이나 코볼트 같은 소형 몬스터일 것 같군. 그런데 이상한걸……, 이 근처가 몬스터 출몰 안전 구역인

것은 아니지만 숲 속도 아니고 이런 들판에 몬스터가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슐츠 씨의 말대로 숲은 습격 장소로부터 꽤나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마차가 이동하는 길을 제외하고 주변은 넓은 들판이다.

몬스터가 숨을 장소도 마땅히 없을뿐더러, 애당초 이런 곳에는 몬스터가 어슬렁거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들판엔 그들이 먹을 만한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몬스터가 사람을 보면 습격을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일부러 찾아다니지는 않는다. 그리고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도 잘 다가오지

않는다.

그들의 본능은 야생 동물과도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에 일정 구역을 자신의 영역으로 삼고 그 안에 들어오는 침입자나 동식물을 먹이로 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숲 속에서 사람이 몬스터의 습격을 받는 이유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의 영역을 침범했기 때문이다.

물이나 식량, 혹은 약초 등을 구하기 위해 숲 속을 돌아다니다가 영역을 침범하거나, 혹은 몬스터들이 우연히 영역 밖을 돌아다니다 길을 지나는

인간을 발견하고 습격하게 되는 구조이다.

반대로 말하면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면 몬스터들은 직접 마주치지 않는 한, 굳이 사람들을 쫓지 않는다.

때문에 그들이 마을을 습격하거나 도시를 습격하는 경우가 상당히 예외에 속하는 것이다.

보통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영역보다 개체 수가 훨씬 많이 늘어났을 때, 기존 영역을 버리고 개체 수를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위해 대규모로

이동하다 마을이나 도시와 마주치게 되는 경우이다.

그렇다면 이 행상인들은 그렇게 대규모 이동을 하는 몬스터들을 우연히 마주쳐 변을 당하게 된 것일까?

그런데 주변을 살펴보니 그런 경우는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숲이 저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몬스터가 숲을 벗어나 들판에서 야영을 하고 있는

이들을 습격했다는 점이 이상하다고 슐츠 씨는 지적했다.

“숫자를 보니 한두 마리도 아니야. 성인 세 명에 나귀 한 마리까지 전부 뜯어 먹을 정도면 최소 다섯 마리 이상, 아니지 일곱 마리 이상은

되겠군. 영역 밖을 우연히 돌아다닐 만한 정도가 아니지. 최근에 이런 일이 부쩍 늘어났어. 몬스터들이 이상 행동을 하는 경우 말이야.”

“최근이라 하면, 다른 사건들도 있었나요?”

“그렇지. 몬스터가 사람을 습격하는 거야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에 마부들이나 여행자들에게 들은 말에 의하면 몬스터의 행동 범위가

불규칙해졌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려. 영역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수준이 아니라, 그 이상의 범위까지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고 말이야. 때론 영역을

버리고 아예 단체로 이동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더군. 영역 내의 먹이가 떨어지거나 개체 수가 늘어난 것도 아닌데 말이지.”

야생 동물보다는 똑똑하다고 하지만 그래 봤자 몬스터다.

기본적인 행동 패턴은 야생 동물과 거의 흡사해서 영역에 다른 침입자가 쳐들어와 영역을 뺐기거나, 먹이가 바닥난 경우가 아니라면 몬스터는

어지간해서 자신의 영역 주변을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엔 그런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몬스터가 단체로 영역을 옮기며 숲이 아닌 들판이나 마을에도 몬스터의 습격이 발생하고 있다며 슐츠

씨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이상해지고 있어. 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지.”

세룬 도시 근방에서 수도 라티움으로 향하는 길은 이것 하나뿐이다. 그만큼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길을 이용하고, 수도에서도 일 년에 한두 번씩

정규적으로 길 주변의 몬스터를 토벌한다.

물론 완벽이란 없기 때문에 간간이 몬스터나 야생 동물에 의해 희생되는 사람들이 발생하기는 했다지만 최근 몇 년 새에 이런 식으로 몬스터의 이상

행동 때문에 목숨을 잃은 여행자의 숫자가 제법 되는 모양인지라 더 안타깝다고 말하며, 슐츠 씨는 마차에서 삽을 꺼내 와 시신들을 땅에 묻어

주었다.

가능한 그들의 유품을 챙기고, 그들의 짐도 마차에 실었다.

딱히 노획을 하려는 목적은 아니다.

죽은 자의 물건은 소유권이 없기에 발견한 사람이 가져도 문제는 없다는 모양이지만, 슐츠 씨는 돈을 목적으로 짐을 챙긴 것이 아니라, 짐 속에

있을지 모르는 죽은 이와 관련된 유품 때문에 짐을 챙겼다.

조금만 더 가면 라티움으로 향하는 중간 마을 중 첫 번째 마을인 루톤 마을이 있으니, 그곳에서 행상인들에게 관련된 정보를 모아 보고, 만약

그들을 아는 자가 있다면 그에게 유품을 전달해 줄 생각인 것이었다.

죽은 이들에게 짧게 명복을 빌고, 우리는 그 자리를 떠나 마차로 이동했다.

혹시라도 주변에 고블린이나 코볼트들이 있어 우리를 습격하는 것이 아닐까 주변을 경계했지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이미 이 근방을 떠난

것인지 우리는 별다른 습격을 받지 않고 무사히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을에서도 이상한 분위기를 느낀 것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여관에 들어갔을 때의 일이었다.

 

 

***

 

 

3일이라는 시간을 이동하여, 우리는 수도를 향하면서 들를 세 개의 마을 중, 첫 번째 마을인 루톤 마을에 간신히 도착할 수 있었다.

마을에 도착한 시점에서는 이미 해가 저물어 있었기에 주변에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그런데 마을의 모습에서 조금 이상한 기분 같은 것을 느낀 것인지 루시안이 고개를 갸웃했다.

“뭔가 분위기가 조금 이상하지 않아요?”

“응? 뭐가 이상한데?”

내 질문에 루시안은 마을 주변을 둘러보더니 천천히 말을 이었다.

“어쩐지, 마을에 생기가 없어.”

루시안의 말에 동의하면서, 슐츠 씨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그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뭔가 이상하군. 루톤 마을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여행자들이 자주 들르는 마을이라 저녁때도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 그런데 오늘은 늦은 시간도 아닌데 장사를 하는 가게도 별로 없고, 마을 자체도 이상하게 조용한걸?”

늦은 시간이라고는 했지만 기껏해야 이제 오후 6에서 7시 정도가 되었을 뿐이었다.

해가 져서 어둠이 내려앉았다고 하더라도 마을에는 몇 개의 마법등이 설치되어 있어서 거리를 밝히고 있었기에 이동에 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 정도라면 장사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마을 사람들이 어느 정도 거리를 돌아다닐 법한데도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허겁지겁 급히 뛰어다닐 뿐 이쪽에 관심을 주는 사람은 없었다.

슐츠 씨가 했던 말대로 마을에 들르는 여행자들을 위한 노점포도 몇 채인가 설치되어 있는 모양이었지만 오늘은 장사를 하지 않는 모양이다.

결국 우리는 묘한 느낌과 함께 여관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방을 빌려 간단하게 몸을 씻고 나서 저녁을 먹기 위해 내려온 다음에야 여관 주인으로부터

마을의 상태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최근 마을 근처에서 몬스터에 의해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늘어났지.”

60대 초중반쯤 되는 여관 주인 할아버지는, 안타깝다는 듯이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3개월 전까지만 해도 평상시와 똑같이 생기가 넘치는 마을이었지만, 어느 날을 기점으로 해서 몬스터에게 습격을 받은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단 3개월이란 시간 동안 몬스터에 의해 목숨을 잃은 마을 사람만 10명이 넘고, 마을을 찾아오는 여행자들이 당한 피해까지 합치면 총합 20명이

넘는 인원들이 몬스터에 의해 사망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정작 사람을 해친 몬스터는 잡지도 못한 상황이라, 언제 또 추가적인 피해자가 발생할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마을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마을에 몬스터가 들이닥친 적이 없지만, 이대로 가면 야밤을 틈타 몬스터가 마을에까지 침입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주민들은 낮에도

필요한 일이 아니면 가급적 거리로 나오지 않고, 조금만 어두워지면 곧장 집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생기 없는 마을로 변했다고 주인

할아버지는 이야기하셨다.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심각하네요.”

“……톰슨 아저씨, 영주에게 몬스터에 대한 소식은 전달했습니까?”

어릴 때부터 수도를 오가면서 자주 들른 마을이었기 때문에 슐츠 씨는 이 마을 사람들과도 꽤 면식이 있는 모양이고, 여관 주인인 톰슨 할아버지와

슐츠 씨의 아버지는 서로 친구 사이였다고 한다.

마을의 상태가 이렇게까지 심각하다는 사실을 몰랐었는지 톰슨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슐츠 씨의 얼굴 표정도 어두워졌다.

“물론이지. 지금도 마을엔 영주님께서 보내 준 병사 20명이 머물고 있다네. 10명씩 교대로 한 조가 마을을 지키고, 나머지 한 조가 마을

주변을 순찰하고 있어. 그러나 아직까지도 몬스터를 잡기는커녕 희생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야. 그들을 이끌고 온 조장은 영주님에게 추가 병력

파견을 요청했을 정도이지.”

“……사실, 이곳으로 오는 길에서 행상인으로 보이는 3명이 습격받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뭐라고? 또, 또 죽었단 말인가?”

“……네, 셋 다 안타깝게도 몬스터에게 습격당한 이후 살점을 전부 뜯어 먹혔습니다. 적어도 야생 동물의 짓으로 보이진 않더군요.”

“아아, 그들에게 에레나 여신님의 자비가 있기를……. 이 사실이 내일 마을에 알려졌다간 또 한바탕 난리가 나겠군. ……혹시 그 행상인들의 이름을

아는가?”

“아뇨, 그래서 유품으로 생각되는 것들을 마차에 실어 왔습니다. 나중에 아저씨가 한번 봐 주세요.”

“그러지. 부디 내가 아는 녀석들이 아니길 바랄 뿐이야. 모른다고 하더라도 유품을 보관했다가 행상인들이 지날 때마다 알아봐 주지.”

“네,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그들도 희생자야. 마을의 일원으로서 희생자를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오히려 그들의 유품을 실어 와 준 네게 고마울

따름이다.”

“어서 빨리 원흉이 되는 몬스터들이 잡히길 바랄 뿐입니다.”

침울해하는 톰슨 할아버지를 위로하던 슐츠 씨에게로 한 명의 남성이 다가온 것은 그때의 일이었다.

“……미안한데, 방금 그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되어서. 혹시 내게도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줄 수 있겠소?”

“음?”

눈을 가릴 정도로 치렁치렁한 금발 머리에, 덩치가 큰 사내였다.

특이점이 하나 있다면, 왼쪽 허리춤에 검을 착용하고 있다는 것. 그 외에는 상당히 편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나이는 얼추 30대 후반, 혹은

40대 정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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