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타트 라이프 66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60회 작성일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66화
“다녀오신 일은 잘되었나요?”
“그래, 이번에도 역시나 문제를 일으킨 녀석은 이상 현상 몬스터였다.”
참고로 내가 펠튼 아저씨와 함께 소고기 스테이크를 썰어 먹고 있는 것은 수련을 땡땡이치고 사치를 부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전에 셀린의 폭주 문제를 해결하기 전, 그녀와 대련을 해 주면서 펠튼 아저씨가 약속했던 ‘맛있는 식사’ 보답을 이제 받고 있는 것뿐이다.
내가 루시안과 같이 셀린의 힘의 제어를 돕기 시작한 바로 얼마 후, 펠튼 아저씨는 또 다른 의뢰를 받게 되어 길드를 잠시 떠나게 되었고, 바로
어제 이곳에 복귀했기 때문에 나에게 그때의 식사 약속으로 인근 식당에서 스테이크를 사 주는 것이었다.
스테이크 한 점과 함께 샐러드를 한 입 먹으며, 나는 펠튼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최근에 계속 늘어나고 있네요. 에밀리 누나에게 들었지만 이번에도 바로 의뢰를 받으셨다면서요?”
“그래, 사실 네게 셀린의 상태를 물어본 것도 그 문제 때문이란다.”
“네? 문제라뇨?”
고개를 갸웃하며 물어보자, 펠튼 아저씨는 으적으적 스테이크를 씹으셨다.
“조금 이르다고 생각되기는 한다만, 너와 루시안에게 슬슬 첫 의뢰를 맡겨 보면 어떻겠느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셀린도 함께
말이다.”
“……첫 의뢰에, 셀린을요?”
나와 루시안에게 드디어 첫 의뢰가 주어질지도 모른다는 기대보다, 셀린에게도 의뢰가 갈지도 모른다는 말에 먼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첫 의뢰라고는 하지만, 너희끼리 의뢰를 행하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아직 너희는 초보 모험자라고 하기에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니 말이지. 이번
의뢰의 목적은 베테랑 모험자를 보조하며 실제 의뢰 경험을 쌓아 보라고 보내는 의미다. 셀린의 경우에는 본인의 희망이라고 들었다. 실전을 통해
힘을 제어해 보겠다고 마스터에게 말했다고 하던걸.”
“셀린이 그런 말을…….”
나와 루시안하고는 달리, 셀린은 아직까지 실전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상태다. 이전에 끔찍한 일을 겪었었다고는 하지만 그런 기억과 몬스터를 실제로
베는 경험은 매우 다르다.
셀린의 실력이 나쁘지 않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셀린에게 몬스터 퇴치 의뢰를 맡기는 것은 아무래도 이르지 않나 싶은데.
무엇보다 셀린은 모험자 길드에서 자란 만큼 몬스터에 대한 위험을 잘 알고 있는 아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의뢰를 달라고 부탁했다는 점이
의외였다.
“솔직히 꺼리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셀린은 아직 열한 살의 여자아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마스터는 이번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이야.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지 정확하겐 잘 모르겠지만, 마스터 역시 셀린이 힘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확실히, 셀린의 힘은 일반적인 대련으로 제어하기는 힘들어요.”
일단 셀린 본인부터가 최근에는 상대방이 자신의 일격 때문에 다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검을 휘두르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나와 루시안이 오러와 마나를 끌어 올린다고 해도, 셀린의 일격을 정면으로 막아내긴 힘들다.
때문에 여러 가지 편법으로 셀린의 대련 상대를 하고 있는 판국이다.
하지만 그런 요령들은 검술을 단련하는 것에는 도움이 되더라도, 셀린이 검술을 펼치면서 힘을 제어하는 방법을 익히기엔 부적절하다. 셀린에게는 보다
확실히 검을 휘두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셀린을 제대로 상대할 수 있는 본부의 실력 있는 모험자들은 전부 의뢰로 빠진 상황에서 길드마스터가 셀린의 상대를 매일 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니
현재의 셀린에게는 실전 경험이 우리의 어설픈 대련보다도 더 도움이 되는 것이 맞는 것이다.
“어쨌든, 셀린에 대한 문제는 마스터께서 알아서 하시겠지. 그리고 너희 두 명에게는 가까운 시일 내에 각각 의뢰가 주어질 게다. 그러니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으려무나.”
“각자인가요?”
“이번 의뢰에는 너희 두 사람이 그간 길드에 대한 지식을 얼마나 받아들였는지, 또한 의뢰를 수행하는 능력과 그에 따른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점이니까 말이다. 같이 붙어 다녀서야 각자의 능력을 체크하기가 어렵지. 그래도 걱정하지 말거라. 만약 의뢰에서
그다지 좋은 평가가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너희를 책망하기 위해서 의뢰를 주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오히려 너희라면 조금 더 잘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에 무리해서 의뢰를 시키는 것이 맞는 표현이겠지.”
“아니에요. 언제까지고 길드에서 밥만 먹으며 놀 수는 없으니까요. 할 수 있는 의뢰가 있다면 한번 해 보고 싶습니다.”
“음, 알았다. 길드마스터께는 그렇게 전하마.”
“네.”
식사를 마치고 난 뒤, 나와 펠튼 아저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길드로 돌아갔다.
루시안에게는 펠튼 아저씨에게서 들은 의뢰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주면서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의뢰가 오게 될지를 함께 고민해 보았다.
그리고 우리에게 각각 의뢰가 전달된 것은 그로부터 일주일 뒤였다.
제30장 첫 의뢰
“탐색 의뢰인가요?”
“그래, 너와 루시안에게 주어진 의뢰의 내용이야.”
에밀리 누나는 나와 루시안에게 의뢰 내용이 적힌 서류를 한 장씩 나누어 주었다.
내 쪽 서류에 적혀 있는 내용은 세르피안 왕국 남서쪽에 위치해 있는 ‘오르덴’이라고 하는 마을에 가서 주변을 탐색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최근 그 마을 주변에서 알 수 없는(아마도 몬스터의 것으로 추정되는) 울음소리와 함께 마을 사람 한두 명이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하나 마을 사람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고, 몬스터에 의한 피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 이것이 정확히 몬스터에 의한 피해인지, 아니면
일반적인 사고인지를 파악하라는 것이었다.
참고로 이런 ‘탐색’ 의뢰는 이상 현상 몬스터에 대한 정책 중 하나인데 이상 현상 몬스터가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는지 정확하게 모르는
이상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으면 마을 주민이나 또는 인근 모험가가 길드로 신고를 하게 되어 있다는 모양이다.
그중 해당 길드 지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건수들은 걸러지고, 인력이 부족해 해결이 난해하거나 이상 현상 몬스터라고 의심이 갈 만한 사항들은
본부에 전해지게 되는데 아마 이것도 그중의 일부인 모양이었다.
“만약 이것이 이상 현상 몬스터, 혹은 몬스터에 의한 피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동행하는 길드원과 상의해서, 상황에 맞게 행동하면 돼. 하지만 만약이라도 이상 현상 몬스터와 관련되어 있으면 즉시 인근 도시 모험자 길드
지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영주에게 지원을 요청해야겠지. 최근에는 C, B급의 베테랑 모험자들도 피해를 입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어. 그 때문에 더
주의가 요구되고 있으니까.”
“그런가요……? 루시안, 너는 어때?”
“나는 북동쪽에 있는 힐텐 마을 근방에 몬스터의 소굴이 있는지 탐색하고 오라는 의뢰야.”
“그래? 나랑 비슷하네.”
어쩐지, 이제 겨우 길드에 들어온 지 반년밖에 되지 않은 우리에게 첫 의뢰를 주는 것이 의아하다 싶긴 했는데 일부러 이런 의뢰를 준 것 같았다.
탐색 의뢰는 그다지 어려운 의뢰에 속하는 편이 아니다.
말 그대로 해당 마을로 찾아가서 주변을 한번 둘러보고 몬스터가 있는지 없는지 흔적들을 조사해 그 사실 여부를 파악하면 종료되는 의뢰인 것이다.
물론 탐색하는 와중에 몬스터와 마주칠 수도 있고, 운이 안 좋은 경우엔 그대로 전투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럴 확률은 적고 높은 등급의
몬스터와 마주칠 확률 또한 적다.
만약에 몬스터가 있다고 판단되어도 퇴치하는 의뢰가 아닌 것이다.
나와 루시안만 하더라도 이제는 고블린 서너 마리 정도는 무리 없이 상대할 수 있고, 동행하는 모험자까지 있으니까 사실상 위험은 없을 것이다.
“경험을 쌓으라는 의미겠네요.”
“그렇지, 몬스터를 퇴치하는 것만이 의뢰의 전부는 아니니까. 목적지까지 경로를 설정해 효율적으로 이동하고, 머물 장소를 찾고, 의뢰 해결에
충분한 정보를 모으는 것까지 다양한 경험을 직접 해 보라는 의미야. 겸사겸사 길드의 일도 돕고 말이지.”
에밀리 누나는 나와 루시안에게 지도를 건네주었다.
우리는 에밀리 누나에게서 받은 지도를 통해 우리가 향해야 할 마을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목적지인 오르덴과 힐텐 마을은 생각했던 것처럼 상당히 변방에 위치해 있는 마을이었다. 도시와도 꽤나 멀고, 사람의 발길이 뜸해 보이는 장소다.
‘하긴, 변방 마을이니까 탐색 의뢰가 들어왔겠지.’
일반적으로 이렇게 변방에 있는 마을들은 여러모로 경계가 약하다.
마을 주민으로 구성된 자경단을 제외하면 제대로 된 병사가 없고, 모험자들도 길드 지부가 있는 도시를 거점으로 활동하지, 마을을 거점으로 삼고
활동하는 경우가 드물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계가 약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만큼 몬스터가 출현하거나, 혹은 출현할 낌새가 느껴지면 마을은 신속하게 반응해야 한다. 자칫 반응이 늦었다가는 몬스터에 의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대응이라는 것이 지금의 탐색 의뢰나 영주에게 몬스터 토벌을 요청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의뢰 내용처럼 몬스터가 나타났다고 확실하게 밝혀진 상황이 아니라면 영주들은 어지간해서 병력을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마을 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모험자밖에 없는 것이다.
거기다 본부에까지 의뢰가 올라왔을 정도면 인근 모험자 길드 지부도 여유는 없다는 거겠지.
지도를 살펴보던 루시안은 해당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와 라티움의 거리를 재어 보고 다시 도시에서 마을까지 이어지는 거리를 재어 보더니 끙
하고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마차를 이용해서 간다고 하더라도 이동하는 데만 20일 이상은 걸리겠는걸.”
“내 쪽도 마찬가지야.”
아무래도 변방 마을이다 보니 거리가 생각보다 멀었다. 그나마도 이곳에서 세룬 도시까지의 거리를 기준으로 어림짐작해 계산한 것이다 보니 더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또 그 지루한 마차 여행을 계속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으로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우리보고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듯한 에밀리 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20일이라니? 이곳에서 아무리 늦어도 15일밖에 걸리지 않을 텐데? 그리고 마차라니?”
“네? 그, 걸어갈 수는 없으니까 그나마 빨리 이동하려면 마차를 이용해야 하잖아요? 그리고 이 두 곳은 저희가 왔던 세룬 도시보다 훨씬 먼 곳에
있는데요?”
“……어머, 그러고 보니 너희 두 사람, 아직 승마를 안 배웠었구나?”
“승마요?”
그때서야 우리에게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에밀리 누나는 ‘아차…….’하며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