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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라이프 56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2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56화

“아아, 미안하구나. 검술 연습 중이었니?”

“아뇨, 오전 수련은 거의 끝났으니까 괜찮아요. 그런데 이 애들은……?”

마스터의 집무실에 자신 또래의 어린아이 두 명이 있는 것이 의아했는지, 여자아이는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은 경계 반, 흥미 반이 섞인 눈빛이었다.

마스터는 후후, 하고 웃으며 그녀에게 나와 루시안을 소개해 주었다.

“저번에 아빠가 말했던 적이 있지? 어쩌면 네 또래의 친구들이 길드에 찾아올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은발의 남자아이가 아넬,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아이가 루시안이란다. 서로 인사하렴.”

“……아넬 프로스트입니다.”

“루시안 지어스야. 반가워.”

“셀린 이그니스. 나이는 열 살이야. 너희는?”

“아, 우리도 열 살이야. 동갑이네.”

마스터의 소개 덕분에 어떨결에 이름을 교환하게 되었지만 셀린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 여자아이는 우리가 열 살이라는 말에 눈을 반짝이면서 말을

이었다.

“반가워, 아넬, 루시안!”

“그래, 잘 부탁해!”

역시나 붙임성 좋은 루시안은 단번에 셀린과 말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물론 루시안과 비교했을 때(사실 일반 아이들과 비교해도 마찬가지이지만) 상당히 붙임성이 떨어지는 나는 어색하게 둘의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지만 말이다.

길드마스터는 순식간에 말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우리의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 특유의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음음.’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하지만 셀린, 보다시피 아빠랑 칼린은 길드 업무 때문에 상당히 바쁘거든. 다른 직원에게 안내를 부탁하고 싶어도 다들 밀려드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그런데 아넬과 루시안의 안내를 네게 부탁하고 싶구나. 괜찮겠니?”

“안내요?”

“그래, 곧 점심시간이잖니? 아넬과 루시안을 방으로 안내해 주고 함께 점심을 먹어 주지 않을래?”

“네, 그 정도라면요.”

마스터의 말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 셀린은 나와 루시안을 돌아보았다.

“자, 가자.”

“참고로, 아넬과 루시안에게 해당된 방은 2층 맨 끝에 있는 방이란다. 어딘지 알겠지?”

“네,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 부탁하마. 그리고 아넬, 루시안. 오늘 제대로 상대해 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아, 아닙니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시면 불러 주세요.”

“이곳에 찾아오느라 고생이 많았다. 오늘 하루는 푹 쉬도록 하렴. 다시 한 번, 우리 길드에 온 것을 환영한다.”

‘나중에 보자.’하고 손을 흔들어 주는 길드마스터와, 짧게 고개를 숙이는 칼린 씨와 인사를 나눈 우리는 셀린을 따라 마스터의 집무실을 나왔다.

“자, 그럼 먼저 방으로 가자. 어딘지 안내해 줄게. 나를 따라와.”

집무실 밖으로 나온 셀린은 마스터의 말대로 우리를 먼저 방으로 안내해 주었다.

2층으로 내려가 바닥에 내버려 두었던 우리의 짐을 챙기고, 나와 루시안은 셀린을 따라 2층의 복도를 쭉 걸었다.

걷다 보니 좌우로 방들이 꽤 많았기에 안내받는 김에 셀린에게 방의 용도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셀린은 우리에게서 질문을 받더니 잠깐 고민하다가 ‘아하.’하는 표정으로 우리를 돌아보았다.

“길드의 구조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구나.”

“응, 오자마자 마스터를 먼저 만나게 되어서 길드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어. 혹시 괜찮으면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려 줄 수 있을까?”

붙임성 담당인 루시안이 작게 미소 지으며 물어보자, 셀린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잠깐 멈춰 서더니 우리에게 길드의 구조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우선 1층의 절반은 로비야.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의뢰를 받거나, 모험자에게 의뢰를 요청하는 등 전체적인 길드 업무를 처리하는 곳이지. 그곳을

통해 이곳으로 들어왔을 테니까 어떤 곳인지는 알고 있지?”

활기차게 말하는 셀린에게 ‘응.’하고 대답했다. 고양이 상이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까칠하고 냉랭하기보단, 상당히 활기차고 밝은 이미지의

아이였다.

거기에 밝게 미소 지으니 한층 더 귀엽게 느껴졌다.

“로비 뒤에는 길드 식구들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있어. 아침, 점심, 저녁 모두 그곳에서 먹을 수 있지. 그 외에도 1층 뒤편에는 뒤뜰과

연무장이 있어서 길드 식구들은 그곳에서 검술이나 마법을 연습할 수 있어. 그에 맞는 도구들도 준비되어 있고.”

“그렇구나. 역시 길드라고 해야 할까, 그런 시설이 전부 준비되어 있구나.”

연무장이라는 말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루시안이었다.

그간 마차 여행을 하면서 제대로 된 검술 수련을 통 하지 못한 탓에 검술 욕구(?)가 꽤나 쌓여 있는 터라, 셀린의 말을 듣자마자 반응한

것이었다.

셀린 역시 우리 두 사람이 모두 검사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연무장이 있다는 것에 반응하는 우리의 모습을 어쩐지 즐겁고 흥미로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2층은 길드의 식구들이 머무는 방이 있는 장소야.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어서 동쪽은 여자들이 쓰는 방, 서쪽은 남자들이 쓰는 방이지. 그 중간은

쉼터야. 총 40여 명 정도의 사람들이 함께 지내고 있어. 물론 아저씨들이나 언니들은 의뢰 때문에 자주 방을 비우기 때문에 실질적으론 20명

정도만 지내고 있지만 말이야.”

즉, 1층은 로비 역할을 하며 식당, 그리고 연무장이 위치해 있고, 2층은 거주구라는 것이다.

단순 면적으로만 보면 우리 집보다도 20배 이상은 넓을 것 같다.

루시안이 영주의 저택 같다고 한 것도 이해가 갔다.

“3층은?”

“3층은 우리 아빠의 집무실. 그리고 길드의 중요 자료들을 보관하는 창고들이 있어. 아빠의 집무실도 마찬가지이지만 기본적으로 3층은 허락받은

인원을 제외하곤 출입 금지 구역이야. 실수로 올라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

아, 어쩐지 마스터의 집무실로 향하면서 3층에 유난히 사람의 인기척이 없다고 느꼈었는데 그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나.

하긴, 본부 정도 되면 우리 집에서 처리하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업무를 처리할 것이고, 그중에는 상당한 보안을 요구하는 수준의 업무들도 있을

것이었다.

로비에 그런 서류들을 보관하는 방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고, 그것은 거주 용도로 사용되는 2층도 마찬가지겠지.

3층은 전체적인 접근 금지 구역이라는 말을 기억하며, 우리는 셀린의 안내를 받아 다시 걷기 시작하여 복도 끝에 위치해 있는 방에 도착하였다.

방으로 향하는 나무문 앞에서 서서, 셀린은 나와 루시안을 돌아보았다.

“이곳이야, 앞으로 아넬과 루시안이 생활하게 될 방은.”

그렇게 말한 셀린은 우리를 대신해 방의 문을 열어 주었다.

방은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되어 있었던 것인지, 방문에 이미 열쇠가 꽂혀 있었다.

때문에 문을 여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끼익하는 흔한 효과음과 함께 방문이 열렸다. 그리고 우리의 눈앞으로 밝은 느낌을 가진 방의 모습이 보였다.

“넓다.”

방 안의 모습을 확인한 우리 두 사람은 솔직히 감탄하였다.

길드에서 준비해 준 곳은 우리 두 사람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좋은 곳이었다.

10평쯤 되어 보이는 방에, 나와 루시안이 사용할 수 있는 두 개의 침대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각자의 옷을 넣을 수 있는 옷장이 두 개에,

테이블이 하나, 그리고 의자 두 개가 배치되어 있는, 상당히 심플한 구조의 방이었다.

방 안쪽에는 아마도 욕실로 쓰는 것이 아닐까 싶은 작은 방이 하나 더 있었다.

그곳에 들어가 보니 놀랍게도 욕실 중앙, 약 허리 높이 정도 되는 곳에 긴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꽤 뻑뻑한 뚜껑으로 입구를 세게 막아 놨는데, 뚜껑을 열어 보니 그곳으로부터 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도관이잖아?’

현대의 수도꼭지라고 생각하기엔 다소 어려운 디자인이었지만, 이 세계에서 몸을 씻기 위해서는 욕실까지 물을 길어 날라(물론 뜨거운 물을 사용하고

싶으면 끓여야 한다.) 통 안에 물을 담고 몸을 씻어야 한다.

하지만 이곳은 굳이 물을 길어 나를 필요 없이 수도관을 통해 물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었다.

셀린은 놀라는 우리 두 명을 보고 후후, 하고 웃으며 방에 대한 설명을 추가로 해 주었다.

“화장실은 복도에 공용 화장실이 있으니 그곳을 사용하면 돼. 그리고 땀을 흘려 씻고 싶다면 욕실을 이용하면 되고. 파이프는 지하수에서부터 길드

전체에 연결되어 있어. 정확한 원리는 잘 모르겠지만, 바람을 내뿜는 마법이 인첸트 되어 있는 도구로 물을 밀어 올리는 거라던데 어쨌든 덕분에 방

안에서도 쉽게 물을 사용할 수 있지. 식수로도 사용할 수 있어. 다만, 뚜껑을 열어 놓고 있으면 물이 계속 흘러나오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때는

뚜껑을 이용해 구멍을 제대로 막아 놔야 해.”

일국의 수도쯤 되면 기술력도 시골 도시와는 다르구나.

솔직히 감탄했다.

설마 이곳에서 수도꼭지와 비슷한 용도의 수도관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 현대 건축 기술력과는 비교할 수 없어서 수도관 파이프가 천장이나 벽 안에 감춰지지 않고 욕실에 연결되어 있는 파이프가 방을

관통해서 옆방으로도 이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길드 전체에 이렇게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겠지.

미관상으로는 상당히 떨어지지만 확실히 편리한 시스템이라는 점은 변함없었기에 이런 시설이 있는 것에 솔직히 감사했다.

방의 상태도 깔끔하고, 침대도 푹신하다.

필요한 물품이 있다면 나중에 추가적으로 구입하면 될 테니, 나와 루시안은 우리에게 배정된 방에 상당히 만족했다.

가져온 짐을 정리하기 위해 짐 가방에서 옷가지를 비롯한 짐을 꺼내고 있자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셀린은 방 안에 마련되어 있는 시계를

보면서 아차, 하고는 나와 루시안에게 말을 이었다.

“1시부터 점심시간이야. 점심시간엔 길드도 약 1시간 정도 쉬어. 그 시간에 맞춰서 1층 식당으로 가면 점심을 먹을 수 있어. 단, 식당

아주머니가 1시부터 2시 30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만 식당을 유지하고 그 이후엔 음식을 전부 폐기 처리하기 때문에 시간을 놓치면 저녁

시간까지 기다려야 해. 그러니 늦지 말고 내려와.”

“그래, 알았어. 친절하게 설명해 줘서 고마워.”

“고마워, 셀린!”

길드 생활에 필요한 내용을 간략하게나마 친절히 설명해 준 셀린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자, 그녀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점심 식사 이후에 짐 정리까지 마치면 연무장을 구경시켜 줄게. 관심 있지?”

“응.”

안 그래도 나중에 찾아가 볼 생각이었기 때문에 루시안은 셀린의 말에 재빨리 대답했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셀린은 ‘하핫.’하고 웃으며 우리에게 식당에서 보자고 손을 흔들고는 방을 나섰다.

애당초 가져온 짐이 여분의 옷가지를 제외하곤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었기에 옷들을 옷장에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짐 정리는 쉽게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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