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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라이프 47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80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47화

우리는 조시아 누나가 펼친 라이트 마법의 빛에 의지해 흩어진 코볼트들의 사체를 수거하였다.

이대로 방치하면 모양새도 그다지 좋지 않을뿐더러, 이상 현상 몬스터와 관련이 있는 만큼 어떠한 변수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확실히

처리하는 것이 좋다고 펠튼 아저씨가 이야기했기 때문이었다.

코볼트들의 사체를 수거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가 상대하고 있던 다섯 마리의 코볼트를 제외하고도 리더 근처에 두 마리의 코볼트가 추가적으로

있었던 모양이다.

리더 개체의 검은 코볼트를 포함하여 총 여덟 마리의 무리였던 셈이다.

펠튼 아저씨가 검은 코볼트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마차에서 나오는 것과 동시에, 조시아 누나가 미리 준비해 놓은 마법으로 리더 개체의 뒤를 따르고

있던 두 마리의 코볼트들을 처리한 것 같았다.

어쨌든, 총 여덟 마리의 코볼트 사체를 한 곳에 모아 두니 꽤나 어마무시했다.

“싸울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놓고 보니까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크네요.”

“이 검은 코볼트의 영향인지, 아니면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어서 리더 개체를 포함한 이 녀석들 모두가 영향을 받은 것인지는…… 현재로써는 알 수

없겠군.”

코볼트를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레아 누나의 말로는 정상적인 코볼트들은 그 크기가 고블린들하고 그다지 많이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는

모양이다.

그것을 감안하여 생각해 봤을 때 이 코볼트들의 크기는 확실히 비정상적이었다.

여덟 살 때의 내 키와 고블린들이 동일한 키를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바닥에 쓰러져 있는 코볼트들 중 일부는 내 키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큰

체구를 가지고 있는 놈들도 있었다.

2년의 시간 동안 내가 성장한 것까지 감안하면 적어도 고블린과 비교했을 때 1.5배 이상이 더 큰 것이다.

특히 리더 개체였던 검은 코볼트의 크기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더 이상 개라고 보긴 힘들고, 커다란 늑대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신체를 쭈욱 뻗으면 레아 누나와 거의 비슷한 크기 정도가 된다.

검은 코볼트를 직접 처리한 펠튼 아저씨의 말로는 단순 신체 스펙만으로도 C급에 해당되는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터무니없는 녀석인지 실감이

났다.

참고로 C등급이면, 모험자 기준으로는 오러 유저 중상급 이상에 해당되는 실력이고, 몬스터로 따지면 트롤, 그리즐리 베어, 하피, 다이어 울프의

리더급과 비견되는 클래스이다.

한 마리, 한 마리가 어지간한 소규모 마을 하나를 전멸시킬 수 있을 정도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생각했을 때 E급에 해당되는 코볼트가 두

랭크 이상을 뛰어넘는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니, 그야말로 이상 현상이라고밖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

정말로 다행인 것은, 이 검은 코볼트가 정말로 마을을 습격했다면 루톤 마을은 이미 전멸했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이상 현상 몬스터로 진화하기 전에는 일반 코볼트였기에 그 행동이 남아 있는 탓이었을까?

인간 마을과 병사들을 경계하느라 마을을 직접적으로 습격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며 슐츠 씨를 비롯한 우리는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능하면 모든 개체를 가지고 돌아가 마법사들로 하여금 이 녀석들을 연구할 수 있게 해 주고 싶지만, 수도까지 가야 할 거리를 생각하면 여덟

마리 전부를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겠군. 아쉬운 대로 리더 개체와 부하 중에 가장 큰 놈만 가지고 돌아가고, 나머지는 이곳에서 태워야겠어.”

“하지만 지금부터 수도까지 이동하려면, 아무리 못해도 10일에서 12일 정도가 걸립니다. 이 날씨라면 도착하기도 전에 부패가 일어날 텐데요?”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보존 마법을 지속적으로 걸어 준다면 최대 한 달까지도 부패를 막을 수 있고, 냄새 역시 마법으로 지울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해서 시체들을 어떻게 처리할까에 대한 문제까지 결정된 이후, 검은 코볼트와 그 부하였던 코볼트 중 가장 몸집이 큰 개체를 제외한 나머지는

조시아 누나의 마법으로 소각되었다.

여섯 구나 되는 코볼트들의 시체를 한 번에 소각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불을 피우려면 장작이 상당히 많이 필요할 텐데도 불구하고 역시 마법이라고

해야 할까.

파이어볼이라고 하는 마법을 한 번 사용하는 것으로 코볼트들의 시체를 소각하는 작업은 생각보다 쉽게 마무리되었다.

역시 편리하구나, 마법이라는 것!

이후, 소각된 코볼트의 뼈는 땅에 묻고 나머지 두 마리의 코볼트 시체는 보존 마법과 냄새 제거 마법을 건 뒤에 마차의 짐칸으로 옮겼다.

이곳으로 오기 전에 여관에 미리 짐들을 맡겨 놔서 다행이지, 짐들을 전부 보관한 상태로 이곳에 왔다면 코볼트들의 시체를 싣느라 우리가 마차를

두고 직접 걸어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을 것 같았다.

우리는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여유 있게 루톤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고, 영주의 명령으로 마을에 파견된 병사들과 마을 주민들에게 코볼트 우두머리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으로 3개월 동안 루톤 마을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몬스터 습격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우리가 영웅 대접을 받게 된 것도 순식간의 일이었고 말이다.

 

 

***

 

 

루톤 마을에 있었던 사건을 해결한 것으로 우리는 마을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다양한 사례를 받았다.

처음엔 펠튼 아저씨도 딱히 마을 사람들에게서 대가를 받아 낼 생각으로 코볼트를 퇴치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례를 거절했지만, 영주와 병사들도

마땅히 사건을 해결하지 못해 불안으로 떨어야 했던 마을 사람들은 이제야 안심하고 지낼 수 있다는 그 사실이 매우 기뻤던 모양이라 우리에게 꼭

사례를 받아 달라고 주민 전체가 고개를 숙여 왔다.

그 모습 하나만으로도 마을 사람들이 그간 얼마나 공포에 시달렸는지를 알 수 있었기에 펠튼 아저씨도 그쯤 되니 고개를 끄덕이며 마을 사람들의

성의를 받기로 하셨다.

사례라고 해서 엄청난 금전이라든지, 보물 같은 것은 아니었다.

여행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들과 질 좋은 식재료, 그리고 과일이나 향신료 같은 것들이다.

물론 마을 사람들 일부가 한두 푼씩 모아 우리에게 금전을 건넸었지만, 펠튼 아저씨는 금전만큼은 받지 않았다.

어차피 검은 코볼트가 이상 현상 몬스터인 것은 확실하니, 시체를 그대로 왕국에 전달하기만 하면 왕국 쪽으로부터 보상은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여행 물품들과 식재료를 받은 것만으로도 사례는 충분하다며 펠튼 아저씨는 금전만큼은 단호하게 거절하였고, 우리는 날이 밝자마자 수도를 향해

다시 여행을 시작했다.

“이럇!”

슐츠 씨와 펠튼 아저씨의 소리에 두 마리의 말이 힘차게 울음소리를 터트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앞에는 슐츠 씨의 마차, 뒤에는 펠튼 아저씨가 새로 구입한 말과 마차가 뒤따르는 형식이다.

받은 물품의 양이 꽤 되고, 거기에 코볼트들의 시체까지 실으려니 슐츠 씨의 마차로는 감당이 되지 않아 펠튼 아저씨가 새로 마차를 구입한

것이었다.

물론 슐츠 씨의 마차처럼 손님을 태우는 용도의 마차가 아니라 짐을 운반하는 용도의 단순한 마차였기에 구입에 어려움은 없었다.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또다시 시작된 지루한 마차 여행에 나는 크게 하품을 했다.

수도까지는 앞으로 12일도 넘게 이동해야 한다.

그 시간 동안 또다시 허공만을 응시해야 하니 하품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잠이라도 잘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마차 벽에 등을 기대어 눈을 감으려고 할 때, 펠튼 아저씨와 같이 마부석에 타고 있던 조시아 누나가 마차 문을 열고

들어왔다(그다지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충분히 옮겨 탈 정도의 여유는 된다.).

“어머, 피곤하니, 아넬?”

내가 벽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는 모습에 조시아 누나가 조용히 물었다.

“아뇨, 그다지 피곤한 것은 아닌데…… 딱히 검술을 단련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내 대답을 들은 조시아 누나가 빙그레 웃었다.

“그럼 누나에게 마법에 대해 배워 보지 않을래?”

“마법이요?”

“그래, 저번에 텔레파시 마법을 사용했을 때 느낀 건데, 네게는 마법사에게 있어서 꼭 필요한 능력이 갖춰져 있는 것 같아서 말이야.”

마법사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라.

조시아 누나의 말을 들은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마법사가 마법을 펼치기 위해선 오러의 반대 개념인 마나라는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가 이미 오러를 발현한 검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조시아 누나가 내게 마나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 테고, 뭔가 다른 요소가

추가적으로 있다는 소리일 것이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조금 고민해 보았지만, 텔레파시 때 내가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전생의 기억을 통한, 남다른 상식이 있었기 때문으로, 딱히

이렇다 할 대답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내가 고민하면서 마땅한 대답을 하지 못하자, 조시아 누나는 후후, 하고 웃으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마법사에게 마나 이상으로 중요한 능력은 바로 상상력이란다.”

“……상상력이요?”

“그래, 보통 사람들은 마법사의 힘의 근원이 마나라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소리지. 강력한 마법을 사용하는 데 그만한

마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마나만 많다고 해서 무조건 마법을 잘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 마나가 제대로, 또한 효과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뛰어난 상상력을 필요로 해.”

처음으로 듣는 마법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에 나는 귀를 쫑긋 세우고 졸음 때문에 감기던 눈을 치켜떠서 경청의 자세로 앉는 자세를 바꾸었다.

몇 번인가 아버지를 통해, 또는 책을 통해 마법에 대한 설명을 듣기는 했었지만 아무래도 아버지는 검사이고, 또한 마법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설명하는 책은 상당한 고가의 물품이었기 때문에 구하기가 어려운지라 제대로 된 마법 이론은 들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실제로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를 만나고, 또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여부는 둘째 치더라도 마법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자로서 이런 기회를 놓친다면 그야말로 바보겠지.

내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마음에 들었는지, 조시아 누나는 흐뭇한 미소와 함께 내게 마법에 대한 지식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조시아 누나의 강의엔 루시안도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검술 일편단심인 루시안이 마법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할 줄은 몰랐기에 조금 의외였지만, 루시안은 오러와 전혀 다른 힘인 만큼, 훗날을 위해 마법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정도는 알고 싶다며 수업에 참여했다.

조시아 누나는 루시안의 말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마법에 대한 수업을 진행해 주었다.

“마법에 대한 재능이 없더라도, 또한 마법을 쓰지 못한다고 해도 알고 있는 것과 전혀 모르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어. 조금이라도 마법을

사용하는 원리를 알고 있다면 혹시라도 나중에 마법사를 상대할 일이 있을 때 모르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게 싸움을 이끌어 갈 수 있겠지. 또한

마도구들을 사용할 때도 더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을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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