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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지존기 7화

무료소설 대륙지존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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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대륙지존기 7화

제3장 준비 1 (2)

 

“살…아야 돼!”

타지르는 여기서 죽을 수 없었다. 복수를 위해서는 우선 살아야 한다. 놈들에게 당한 한의 깊이를 메우지 못하고 허무하게 죽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뜻이 하늘에 통했음인가! 떨어진 곳에 급류가 있어 죽지는 않았다.

계곡의 거센 급류 속에서 정신을 놓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다 썼다. 한순간이라도 방심을 하는 날에는 바위에 부딪쳐 박살날 수도 있었다.

다른 아이들도 타지르와 마찬가지로 최선을 다했다. 여기서 허망하게 죽는다면 복수조차 하지 못하게 된다. 위험을 무릅쓰고 탈출을 시도한 것도 복수를 위해서였다.

“이야얍!”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팔과 다리에 힘이 차올랐다. 삶을 초월한 독한 의지는 믿을 수 없는 힘을 아이들에게 주었다. 거센 물길을 뚫고, 간신히 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아이들은 지쳐서 대(大)자로 누워 버렸다.

“하아아! 하아아아!”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체력소모가 너무 컸다. 살기 위해 본신의 힘을 모두 소모했으니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하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한동안 몸을 뉘어 쉬며, 호흡을 가다듬은 타지르는 아이들에게 일어나라고 했다.

“일어나! 놈들은 포기하지 않을 거야!”

“알…았어.”

타지르와 아이들이 지친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고, 노예사냥꾼들로부터 도망치려 할 때였다. 아이들은 발걸음 소리를 들었다.

대기가 사방으로 요동쳤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 강력한 기운이라는 것을 아이들도 느꼈다. 몸이 경직된 것처럼 움직여지지 않았다. 이제까지 느껴본 어떤 기운보다 광폭하며, 패도무비했다. 생소하기까지 한 기운이었다.

저벅! 저벅!

휘익! 타탁!

발걸음 소리를 낸 청년이 무언가를 아이들 앞에 던졌다. 던져진 것은 아직까지 살아 있다는 듯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건!”

날아온 것은 타지르를 비롯한 아이들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바로 귀살도 최상락이었다. 전신의 껍질이 생으로 벗겨진 채 핏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이 신기할 지경이었다.

“…죽…여…줘! 너…무 아…파!”

크아아아아악!

최상락은 죽고 싶었다. 전신의 피부가 생으로 벗겨진 채 억겁의 고통을 받고 있었다. 타지르와 아이들은 껍질이 벗겨진 최상락을 보고, 통쾌한 표정을 지었다. 이놈은 마땅히 받아야만 하는 죄를 받은 것이다.

청년이 아이들에게 걸어왔다.

“복수는 해 주었다.”

간단한 말 한마디에 모든 뜻을 함축하고 있었다. 타지르는 그가 노예사냥꾼을 전부 죽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청년의 전신에서 흘러나오는 기도는 지배자의 광폭한 속성 그 자체였다.

“나는 너희들에게 힘을 줄 수 있다. 따라오겠느냐?”

본능적으로 반항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타지르와 아이들은 그 즉시 무릎을 꿇었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거절한다면 청년은 절대 자신들을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또한 부모님의 복수를 해준 인물이었다. 아이들은 청년에게 은혜를 입었다. 목숨을 준다 한들 아깝지 않았다.

“저희들을 받아주십시오.”

“좋군.”

청년은 이름을 밝혔다.

“새로운 세상의 주인이 될 강무진이라고 한다.”

무진은 거침없고, 당당했다.

무진은 이제까지 때를 기다리며 사람을 모으고 있었다. 낡은 구시대적인 발상에 사로잡혀 있는 존재들은 필요 없다. 새로운 세상에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무진은 신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존재들을 직접 가르쳐 탄생시킬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한 의지와 독기를 지닌 녀석들이 필요했다. 어중간한 놈들은 쓰레기에 불과했다.

사실 절벽에서 떨어지기 전에 아이들을 구할 수도 있었다. 무진은 녀석들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를 시험한 것이다. 만약 절벽에서 떨어져서 죽었다면 돌아보지 않을 생각이었다. 삶에 대한 의지가 약한 녀석도 가치가 없었다.

“지금부터 지옥이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다. 지옥을 통과했을 때 너희들은 약자가 아닌 강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약자는 비참하다. 강자만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 이제부터 너희들은 나의 명을 충실히 이행하는 밀영(密影)이 될 것이다.”

무진은 여기에 모인 아이들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까지 30명을 선별하여 모았다. 그 아이들의 재능보다는 가지고 있는 강렬한 의지와 욕망을 보았다. 무진은 아이들을 철저히 강자지존, 약육강식으로 가르칠 것이다.

 

무진은 냉정했다.

수련을 버티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냉정한 손속을 과시했다. 그러나 모든 아이들은 다 생사의 경계를 넘어 살아난 지독한 녀석들이었다. 독기로 무장한 아이들은 더 이상 아이들이라고 하기에 부족할 정도로 치열했다.

삶의 치열함을 몸소 느낀 아이들은 뒤처지면 죽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체득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죽음을 초월한 정렬과 열정, 욕망을 불태웠다.

“뛰어라!”

4장을 좌우 폭으로 시작하여 쉼 없는 반복 달리기를 한다. 순발력과, 끈기, 지구력을 요하는 수련이다. 무진의 말 한마디에 일사불란하고 신속하게 움직이는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이름이 사라졌다. 부모님이 주신 이름 대신에 무진이 숫자를 부여했다.

밀영단(密影團)이라고 붙여진 아이들은 밀영이라는 이름 안에 숫자가 붙여졌다. 숫자는 유동적이다. 강자만이 앞 서열의 번호를 가질 수 있으며, 권한을 부여받을 수 있다.

약자에게는 참혹한 응징을, 강자에게는 그에 대한 보답을 해주는 무진이었다. 아이들의 괜한 투정 따위는 받아주지도 않았다.

무진은 자신이 받은 수련을 개조하여 아이들에게 가르쳤다. 스승인 마혁의 수련법은 무진이 아닌 이상 받아들일 수 없는 지옥 수련이었다. 보통의 아이들에게 그런 무지막지한 수련을 했다가는 수련이 끝나기도 전에 죽어 버릴 것이다.

무진은 아이들의 수련을 위해 심공을 개발해 내었다. 투선문의 독문심법은 무진의 것이다. 후일 제자를 기를 때나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새로운 심법이 필요했다. 700년 전 오절(五絶)에 속하는 암천자(暗天者)와 천극신객(天極新客)의 독문내공심법인 암천파황공(暗天破皇功)과 천극무적신공(天極無敵神功)의 오의를 재해석하여, 수라혼원공으로 녹여냈다.

무진은 새로 개발한 심공을 천무파황공(天無破皇功)이라고 이름 붙였다. 하늘을 부숴버리라는 뜻을 담아 만들어 낸 심공이다. 여타의 심법보다 족히 서너 배의 효과를 더 볼 수 있는 심공이었다.

더군다나 천외지경(天外之境)의 경지에 오른 무진이었다. 무진의 심득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심공을 보통의 심법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새로운 무공을 만들어 내려면 최소한 문파를 세울 수 있는 대종사의 반열에 들어야 한다. 무진의 경우 이미 대종사를 넘어 초인의 반열에 들어서 있었다.

천무파황공도 천무공(天武功)과 파황공(破皇功)으로 나누어 가르쳤다. 투선문의 혼원공과 수라공의 이점을 분석하여 수련시킨 것이다. 신공은 하나로 익히는 것보다 두 가지로 나누어서 배우는 것이 수련의 효과가 크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서 움직여라! 뒤처지는 녀석은 죽는다.”

무진은 결코 허언을 하지 않았다. 아이들도 무진의 성격을 알기에 알아서 신속하게 움직였다. 망설였다가는 개죽음 당하기 십상이었다.

또한 아이들은 절대 무진을 배신할 수 없었다. 모진 시련을 버틸 수 있는 것은 무진이 은인이기 때문이었다. 과정이야 어찌 되었던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무진은 항상 같은 자리에서 아이들을 보았다.

밀영단의 실력이 확보되어야 했다. 무진이 스승과는 다르게 수하를 양성하는 것은 천기를 예측했기 때문이다. 무진의 경우 지금도 적수가 거의 없다.

그런데 천기를 보니 3개의 별이 뚜렷하게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닌가! 마음을 관하여 세상을 볼 수 있는 통천심의 경지에 이르자 천기를 약간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적수가 있다는 것은 무진에 필적할 만한 놈들이 등장한다는 뜻이 되었다. 그렇기에 무진은 수하들을 길렀다.

세상은 강자만의 세상. 쓰러지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약자에 불과하다. 가타부타한 이유는 헛소리에 불과했다. 패자는 약자며, 논할 가치도 없다.

언젠가 나타날 적을 맞이하기 위해 무진은 철저한 준비와 자기 수양을 하며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 * *

 

1년, 2년, 3년, 7년의 세월이 흘렀다.

시간이 흘러가며, 28번이나 계절이 변했다. 그러나 무진에게는 과거와 현재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았다. 언제나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 앞에 놓인 아이들은 이제 아이들이 아닌 청년으로 자라났다.

무진은 여전히 밀영들을 다그쳤다. 요령을 피우는 녀석에게는 태어난 것이 후회스럽도록 만들어 주었다. 죽는 밀영들은 없어도 공포를 경험한 밀영들은 존재했다. 밀영단에게 무진은 복종해야만 하는 주인이자 가장 무서운 존재였다.

“틀을 깨라! 안주하는 녀석은 필요 없다!”

무진은 천무파황공의 수련이 일정 수준 이상 궤도에 오르자 본격적으로 무공을 가르쳤다.

무공은 천뢰검법(天雷劍法)과 파천검법(破天劍法)이었다. 뇌(雷)는 세상에서 다루기 가장 까다로운 성질을 지닌다. 반면에 패도적이며, 강력하다. 틀을 깨고 뇌(雷)를 받아들이면 지금과는 다른 경지에 다다를 것이다.

천뢰검법과 파천검법은 무인들이 눈에 불을 켜고 찾으려고 애쓰는 무서운 검법이라고 할 수 있다. 제대로만 배운다면 일검(一劍)으로 바위산을 쪼개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밀영들은 천무파황공이 6성에 달해 있었다. 완성이라고 할 수 없는 미숙한 경지임에도 불구하고 밀영들의 검에는 검기가 형성되어 3자 이상 뻗어 나왔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성취였다. 무인으로 말하면 절정의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 있었다.

만약 천무파황공을 대성한다면 초절정을 넘어 입신의 경지에 이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막 소년 티를 벗어난 청년들임을 감안하면 놀랍도록 빠른 성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진은 만족하지 않았다. 더 강해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강해지는 것은 밀영뿐만 아니었다. 무진 역시도 7년 전에 비교하면 천양지차였다. 장부의 발전은 하루가 다르다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무진은 확고한 신념과 목표가 있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현재 누구보다 치열한 사람은 바로 무진이었다. 무진이야말로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니 밀영의 성취에 만족할 리 없었다.

무진은 밀영들을 가르치면서 다음 계획을 수립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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