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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타트 라이프 119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93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119화

“왜 그래, 리나?”

“아니야. 그냥 오빠랑 이렇게 누워 있으니까 어쩐지 포근한 느낌이 들어서.”

“포근한 느낌?”

“으음, 뭐라고 해야 할까? 따뜻하다고 해야 할까, 다정하다고 해야 할까, 뭔가 나를 꼬옥 지켜 줄 것 같은 그런 느낌이야.”

“아버지한테서 느끼는 것처럼?”

“으음, 아빠랑은 조금 달라. 엄마랑 아빠랑 조금씩 섞은 듯한 그런 느낌이야.”

“뭐야, 그게. 오빠는 엄마도 아빠도 아닌데.”

“그렇지? 오빠는 오빠인데, 왜 이런 느낌이 드는 걸까…….”

리나는 조금 어눌해진 말투로 내게 그렇게 대답했다.

“리나?”

리나를 돌아보니, 어느새 리나의 눈은 조금씩 꾸벅꾸벅 감기고 있었다.

하기야 이미 잘 시간이 훨씬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내 방에 찾아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으니 슬슬 졸리기도 하겠지.

하지만 아직 하고 싶은 이야기가 조금 더 남아 있었던 모양인지, 리나는 조금씩 잠에 빠져들면서도 천천히 이야기를 계속했다.

“오빠는, 다른…… 남자들이랑 달라. 오빠는, 나를 지켜 준 ……이니까.”

“…….”

리나는 그 말을 끝으로 두 눈을 감고 새액새액 조용히 숨을 내쉰다.

꼬옥 잡고 있던 손이 느슨해지는 것으로 보아, 완전히 잠든 것 같았다.

마지막에 리나가 했었던 말을 되새기며, 나는 손을 조심스럽게 뻗어, 리나의 머리카락이 수면에 방해되지 않게 조심스럽게 뒤로 쓸어 넘겨 주었다.

“그런가…….”

리나가 어째서 오랜만에 만난 내게, 남성으로서 거부감을 느끼지 않은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처음엔 단순히 가족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리 가족이라 하더라도 6년 이상 떨어져 있으면 조금이라도 어색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리나는 오랜만에 다시 만난 오늘 내내 어렸을 때보다도 훨씬 친근감 있게 나를 대해 주었었다.

그 원동력이 과연 무엇일까 궁금했었는데 조금 전 리나의 말로 그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고블린인가…….’

아마도 이전에 고블린들로부터 리나를 지켜 주었을 때, 그것이 리나의 마음속에서 트라우마가 된 것과 동시에 나에 대한 강한 인상으로 남게 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조금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

그 당시에 힘이 부족한 탓에 어린 동생을 제대로 지켜 주지 못했던 그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잊고 지냈었던 기억인데, 리나는 아무래도 그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는 것 같으니 절로 쓴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 트라우마에, 이번에 들은 남성공포증 사건까지.

솔직히 이렇게 밝고 명량한 모습의 아이로 자라 준 것만 해도 고마웠다. 그리고 그 옆에 제대로 있어 주지 못한 것에도 미안함을 느꼈다.

‘나중에 부모님과 레아 누나에겐 감사해야겠는걸.’

세 명의 보호자가 있었기에 이렇게 리나가 올바르게 자라고, 또한 나를 웃으면서 맞이해 줄 수 있었으니 감사해야겠지. 그리고 그런 트라우마들과

맞서 싸워 올바르게 자라 준 리나에게도 감사했다.

그녀의 이마에 살짝 입맞춤을 해 주고, 나는 리나가 덮은 이불을 제대로 고쳐 주었다.

 

 

 

 

리자드맨 토벌(1)

 

 

 

 

다음 날 오후, 우리 전원은 다 같이 길드의 로비로 모였다.

나와 루시안 그리고 셀린, 거기에 6학년 A반 학생들까지 전원 진지한 모습으로 맥스 교관님을 응시한다.

맥스 교관님은 길드 로비에 있는 테이블에 착석한 채로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학생들에게 아버지로부터 받은 토벌 자료들을 하나씩 나누어 주면서 설명을 시작했다.

“그럼, 지금부터 세르피안 검술학교 6학년 A반 세룬 도시 팀의 몬스터 토벌 계획에 대해서 설명하겠다.”

지금부터 우리 전원에게 설명하는 것은, 리자드맨 토벌을 하루 앞두고 내일 있을 토벌에 대한 구체적인 시간 계획과 상황 대처 방법 등에 대한 것들이었다.

기존처럼 ‘이렇게 저렇게 해서 대강 이렇게 몬스터 토벌이 이루어진다’는 형식으로 단순하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각 상황 발생 시 학생들이 취해야 할 행동 요령과 상황 발생에 따른 대처 방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숙지하는 시간인 것이다.

맥스 교관님은 어제 하루 종일 우리 아버지와 길드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리한 토벌 계획에 대해서 학생들에게 차분히 설명을 진행했다.

우선 시간 계획에 대해서다.

리자드맨이 서식하고 있는 산맥과 세룬 도시 사이의 이동 거리를 감안하여 기상시간은 오전 6시로 결정되었다.

오전 6시에 기상하여 아침식사를 든든히 하고, 출발 준비를 마친다.

오전 7시 30분에 세룬 도시를 출발한다.

목적지는 리자드맨 부락이 위치해 있는 산맥의 입구다.

오전 10시 이전에 산맥 입구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10시 30분 전까지 산을 오를 준비를 갖춘 뒤 리자드맨 부락으로 향한다.

오전 11시 30분, 리자드맨 부락에 도착한 이후에 학생들이 토벌 준비를 마침과 동시에 토벌을 시작한다. 전투시간은 어림잡아 1시간 정도쯤이다.

점심식사는 최대한 아침식사를 든든히 먹는 것으로 버티고, 중간에 배가 고픈 인원은 육포를 통해 허기를 면하는 수준에서 간단하게 해결하는 것으로 정했다.

격렬한 전투 중에는 가능한 빈속이 좋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해서 이상적인 토벌 완료 시간은 오후 1시쯤이었다.

하지만 중간에 여러 돌발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여유를 잡아 오후 2시까지로 토벌 시간을 계획하고, 이후에는 토벌이 완료된 리자드맨 부락을 정리한다.

리자드맨을 퇴치하였다는 증거로 그들의 꼬리 끝부분을 잘라 챙긴 뒤에, 추가적인 몬스터의 발생을 저지하기 위해 리자드맨의 시체는 루시안의 마법으로 불태우고 산을 내려온다.

산을 내려오면 예상 시간은 오후 3시. 산맥 입구에 묶어 둔 말들을 타고 세룬 도시로 무사 귀환하면 오후 5시다.

맥스 교관님이 설명한 토벌 계획 시간표 내용이었다.

참고로 리자드맨의 시체를 그 자리에서 불태우는 이유는, 리자드맨의 시체도 도시로 가져와서 팔면 어느 정도 돈이 되기는 하지만 20여 마리에 달하는 리자드맨의 시체를 도시로 옮기려고 하면 시간도 많이 들고, 노동력도 많이 필요하다.

그 노동력에 비하면 리자드맨 시체의 값어치는 그다지 높지 않다.

리자드맨 시체로 만들 수 있는 무구는 기껏해야 그들의 가죽으로 만든 레더아머 정도가 전부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산에 그들의 시체를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다른 몬스터를 꼬이게 만들 수도 있으니 불태우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토벌 계획은 방금 설명한 바와 같이 진행될 것이다. 이에 대해 묻고 싶은 것이 있거나 이의가 있는 사람이 있나?”

맥스 교관님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맥스 교관님은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 갔다.

“좋다. 시간 계획에 관해서는 다들 숙지했을 거라 생각하겠다. 이어서 너희에게 알려 줄 것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에 대한 대처 방법과 행동 요령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 함은, 어떤 상황을 말씀하시는 건지요?”

교관님의 말에 학생 한 명이 손을 들고 질문했다.

맥스 교관님은 손을 들고 질문한 학생을 바라보면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 주었다.

“현재 너희들의 전력은 리자드맨 무리들과 엇비슷하거나 조금 더 유리한 상태다. 아마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나와 아넬 군 들의 도움이 없어도 너희들끼리 스스로 토벌을 완수할 수 있을 것이다. 단, 토벌에는 항상 기존 계획에는 없던 다양한 돌발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다. 보통의 경우엔 몬스터의 전력을 얕잡아 보고 방심하거나 또는 과도한 긴장 탓으로 몬스터의 접근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급습 등으로 인해 부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있지. 갑작스럽게 전력이 하나 줄어든 만큼, 그 빈자리를 다른 동료가 대신하여 메워야 하기 때문에 전력 분배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실제로 토벌 작전은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다 같이 준비를 철저히 해서 ‘와아!’ 하고 우르르 몰려 들어가 검을 휘두르고 싸우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세상만사가 계획대로만 흘러가면 좋겠지만, 현실이라는 것은 때론 냉혹하기 짝이 없어서 아무리 훌륭한 계획이라 해도 순식간에 발생한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단번에 백지화, 혹은 그 이상의 쓰레기로 바뀌어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맥스 교관님이 설명하는 것은 그 예상치 못한 경우 중에서도 가장 안 좋은 상황을 예시로 든 것이다.

방심하거나 혹은 과도한 긴장으로 인해 몬스터의 공격을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고 큰 부상을 입어 생각지도 못한 전력 손실이 일어나 계획이 틀어지는 경우다.

“동료가 쓰러지게 되면, 그 급박한 상황에서는 동료의 생사 여부를 제대로 확인할 수가 없게 된다. 때문에 쓰러진 인원도 동료에게 보호받는 것이 힘들고 특히나 이번 토벌 계획처럼 몬스터와 토벌팀의 전력이 엇비슷한 경우엔 한 명의 전력 손실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큰 위기가 되어 다가오게 되지. 부족해진 전력만큼 몬스터의 압박이 더 심해질 것이고, 또한 동료가 쓰러진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다른 동료가 생기면서 이쪽 전력 유지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맥스 교관님은 그렇게 말하면서, 리자드맨을 토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우선적으로 중요시해야 하는 것은 자신과 같은 동료의 안전이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가능하면 몬스터에게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해라. 스치거나 팔다리 등을 한두 대 얻어맞는 것 정도는 상관없지만 전투에 지장이 생길 만한 부상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 역시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리자드맨의 경우엔 너희들의 실력이면 충분히 두세 마리 정도는 상대할 수 있으니 방심하거나 너무 긴장하지만 않는다면 큰 피해가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자기 자신의 실수로 다른 친구들 역시 피해를 입거나 혹은 똑같이 위험해질 수 있음을 학생들은 머릿속에 되새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이번 토벌에는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맥스 교관님과 우리가 있는 것이지만 해당 사항에 대해 학생들에게 경고하는 것은 몇 번을 하더라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그다음 돌발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겠다. 모험자들이 드물게 겪는 경우 중 하나로, 토벌 도중에 다른 몬스터가 난입하게 되는 경우다. 보통은 하위 몬스터의 울음소리나 피 냄새를 맡고 찾아온 상위 몬스터가 전투에 난입하게 되는 일이 대부분이다.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엔 최대한 빨리 주변 사람들에게 다른 몬스터가 전투에 난입한 사실을 알리고 그에 맞는 대처를 할 필요성이 있다. 대처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방법들이 있습니까?”

“몬스터에게는 피아 구분이 없다. 즉, 같은 동족 개체를 제외하고는 난입한 몬스터와 기존에 토벌을 진행하던 몬스터는 서로를 적으로 구분하지. 최악의 경우에는 두 몬스터에게 동시 공격을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상황 대처를 빠르게 한다면 이쪽은 그다지 피해를 입지 않고 몬스터끼리 서로를 공격하게 만들 수도 있다. 외부에서 다른 몬스터가 전투에 난입한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선적으로 전투를 지속하기보다는 빠르게 전투를 끝내거나 이탈하여 한 곳에 뭉칠 필요성이 있지. 그 뒤엔 방어라인을 구축하여 몬스터들의 공격을 수비한다는 느낌으로 방어를 진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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