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타트 라이프 115화
무료소설 리스타트 라이프: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958회 작성일소설 읽기 : 리스타트 라이프 115화
<div class="viewer_text" style="font-size: 18px; line-height: 28px; color: rgb(0, 0, 0); font-family: Gothic;"><p> </p><p>“네, 그렇게 하겠습니다.”</p><p>“그럼, 안쪽에서 편하게 이야기하도록 하지.”</p><p>맥스 교관님과 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레아 누나는 자료를 정리하여 창고로 걸어갔다.</p><p>그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레아 누나와 이야기해 볼까도 싶었지만, 자리를 벗어나면서 이쪽을 복잡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레아 누나의 모습을 </p><p>다시 떠올리면서 일단은 레아 누나에게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 생각하고 자리에 앉았다.</p><p>“그럼 이제 남는 시간 동안 뭐 할 거야?”</p><p>우리의 모습을 돌아본 루시안이 물었다.</p><p>“글쎄, 일단 루시안은 부모님께 가 봐야 하지 않겠어?”</p><p>내 질문에 루시안은 미묘한 웃음을 지었다.</p><p>“그렇기는 하지. 그 전에 뭘 할 건지는 물어보고 싶어서.”</p><p>“그러네. 일단은 나와 엘리시아, 그리고 릭은 토벌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 도시를 구경할 생각이었는데.”</p><p>셀린의 말에 릭과 엘리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p><p>“그래? 하지만 세룬 도시는 그다지 구경할 것은 없는 편이야.”</p><p>“규모가 작으니까 그럴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어. 그래도 어느 도시든 그 도시만의 특색이 조금씩은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보러 돌아다니는 거지. </p><p>그보다 이렇게 시간을 낭비해도 되는 거야? 아넬이야 이미 부모님께 인사드렸다지만, 너는 아직이잖아? 여유 부릴 시간은 없다고. 자유 시간은 </p><p>기껏해야 오늘하고 내일 오후 전까지니까 말이야.”</p><p>셀린의 말에 루시안은 작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p><p>아까 전, 여관에 함께 따라가겠다는 나를 밀쳐 낼 때는 그다지 내색하지 않았지만 내심으로는 집에 찾아가는 것이 기대되는 듯한 모습이었다.</p><p>하기야 6년 만에 찾아온 세룬 도시니 나만큼이나 루시안도 가족들을 그리워하고 있었을 것이다.</p><p>아니, 그리워하는 것만으로 따지면 나보다도 훨씬 더했겠지.</p><p>나야 전생의 기억이 있으니까 그렇다 쳐도, 루시안은 정말 열 살의 나이로 가족들과 떨어져 6년의 시간을 수도에서 보낸 것이니 말이다.</p><p>지금은 우리의 눈치를 조금씩 보면서 타이밍을 보고 있는 것이겠지만, 그런 루시안의 모습에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p><p>친구한테는 ‘이번에야말로 레아 누나에게 고백해라.’ ‘내가 안내할 테니까 너는 이곳에 남아 있어라.’ 하며 잘도 배려해 주는 녀석인데 자신한테는 </p><p>그다지 배려가 없다.</p><p>검술 수련도 마찬가지고, 마법 수련도 마찬가지고 이런 점에서도 말이다.</p><p>결국 내 등 뒤를 밀어 주는 것은 루시안이고, 루시안의 등 뒤를 밀어 주는 것은 내가 된다.</p><p>‘뭐, 그런 관계가 친구라는 것이겠지만.’</p><p>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루시안의 등을 붙잡고 그를 쭈욱 밀었다. 루시안은 내게 밀려 얼떨결에 길드 문 앞까지 밀려났다.</p><p>“자, 잠깐, 아넬?”</p><p>“잠깐이고 뭐고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 눈치를 볼 필요는 없잖아? 그렇게 눈치 볼 것 같았으면 나도 아까 전에 여관에 따라갔어야 했고 말이야. </p><p>그러니까 어서 다녀와. 6년 만에 돌아가는 집이니까, 조금이라도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야지.”</p><p>“아넬…….”</p><p>“그래, 아넬의 말이 맞아. 우리는 알아서 시간을 보낼 테니까, 오늘 하루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고 부모님과 지내도록 해.”</p><p>셀린까지 그렇게 말하니, 루시안은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p><p>고민 같은 것은 하지 않고 그냥 달려 나간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을 텐데 말이다.</p><p>“그래, 알았어. 그럼 다녀올게. 내일 보자.”</p><p>“부모님께 선물 잘 드리고, 그동안 찾아오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꼭 사과드리고.”</p><p>“응. 꼭 그럴게.”</p><p>루시안은 셀린의 말에 피식 웃더니, 우리에게 손을 흔들고는 길드를 떠났다.</p><p>“6년 만에 돌아가는 집이라…….”</p><p>릭은 루시안이 떠난 길드의 문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p><p>그 모습에 셀린은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릭을 돌아보았다.</p><p>“그러고 보면 검술학교 학생들은 학교에 다니는 동안 집에 전혀 돌아가지 못하는 거야?”</p><p>“그건 아니에요. 학년 일정이 끝나는 연말에 약 3개월 정도의 방학기간이 주어져요. 3개월 내로 집을 방문할 수 있는 학생들은 이 기간에 집에 </p><p>들렀다가, 주어진 기간 안에 학교에 다시 돌아오면 되는 구조죠.”</p><p>셀린의 질문에는 엘리시아가 대신 대답을 해 주었다.</p><p>“그럼, 만약 다른 왕국에 집이 있어서 3개월 내로 왕복이 불가능한 경우엔?”</p><p>“그때는 따로 학교에 이야기를 전달하고, 허락을 받으면 집에 다녀올 수 있어요. 보통 다른 왕국의 학생들이 세르피안 검술학교에 입학한다고 </p><p>하더라도 왕복이 반년 이상 걸리는 장소에서 오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엔 연장신청으로 최대 반년까지는 기간을 연장할 수 </p><p>있어요.”</p><p>“반년이라, 하지만 그렇게 되면 학교 수업에 지장이 생기잖아?”</p><p>“물론 학기 초반 수업엔 참가하지 못하겠지만 검술이라는 것이 하루 이틀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실력에 큰 지장을 끼치는 그런 것은 아니니까요. </p><p>제대로 학기 시험이 치러지기 전에만 돌아와서 시험을 치르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요. 다만, 시험이 치러지기 전까지 복귀하지 못해서 시험을 </p><p>보지 못하면 최하 점수가 주어지고 그에 따른 문제도 학생이 감당해야 하죠.”</p><p>나는 엘리시아의 말을 들으면서 릭을 바라보았다.</p><p>“릭은 고향이 어디야?”</p><p>“내 고향?”</p><p>엘리시아야 이 나라의 공주님이니 사는 곳을 딱히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p><p>하지만 릭의 고향에 대해서는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물어보니, 릭은 잠시 주변을 돌아보다 길드에 마련되어 있는 어설픈 품질의 대륙 지도 한 </p><p>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p><p>릭의 손가락이 가리키고 있는 곳은 ‘모르덴’이라는 이름이 붙은 도시였다.</p><p>위치는 세르피안 왕국 남서쪽 부근. 규모로 봤을 때 그다지 큰 규모를 가진 대도시는 아니었다.</p><p>얼추 세룬 도시와 엇비슷한 정도의 크기다.</p><p>“이곳이 내 고향이야. 아버지가 이곳에서 병사장으로 일하고 계셔서 어렸을 때 검술을 배울 수 있었거든.”</p><p>“그렇구나.”</p><p>하긴, 일반 평민 출신의 아이가 세르피안 검술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선 어릴 때부터 검술과 관련된 접점이 있어야 할 것이다.</p><p>그렇게 릭의 고향에 대해서 이것저것 간단한 질문들을 하고 있으려니 2층에서 누군가가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p><p>계단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백금발의 머리카락을 찰랑찰랑 흩날리며 리나가 내려왔다.</p><p>리나의 등장에 ‘크흑.’ 하고 방금 내 옆에 있던 누군가가 심장 부근을 붙잡고 쓰러졌지만 일단 무시하기로 했다.</p><p>“오빠, 일은 다 끝났어?”</p><p>“조금 전에. 심심해서 내려온 거니?”</p><p>“응. 엄마가 오빠만 괜찮다면 저녁 먹기 전까지 밖에서 오빠랑 놀고 와도 된다고 하셨어. 혹시 시간 괜찮아?”</p><p>리나의 말에 나는 고개를 돌려 시계를 확인해 보았다. 현재 시간은 오후 3시 30분 정도다.</p><p>지금이야 잘 모르겠지만, 이전에 우리 가족이 늘 6시쯤에 저녁식사를 했던 것을 감안하면 얼추 2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p><p>나는 고개를 돌려 릭과 엘리시아, 그리고 셀린을 바라보았다.</p><p>셋 모두 자유 시간에 도시를 구경한다고 했었지.</p><p>“괜찮으면 도시를 안내해 줄게. 같이 구경이라도 할래?”</p><p>“우리야 네가 안내해 주면 좋기야 하지만…… 여동생이랑 시간 보내지 않아도 괜찮겠어?”</p><p>웬일로 셀린은 단번에 승낙하는 일 없이 리나를 슬쩍 곁눈질로 살피면서 말했다. 아무래도 얼마 안 되는 자유 시간 동안 가족과 시간을 보내도록 </p><p>배려해 주고 싶은 모양이었다.</p><p>하지만 내가 뭐라고 이야기하기 전에 셀린에게 먼저 다가가는 사람이 있었다.</p><p>“언니가 셀린 언니죠?”</p><p>“응? 내 이름을 알고 있니?”</p><p>“그야 오빠의 편지에서 자주 이름을 들었으니까요. 붉은 눈동자가 예쁜 언니라고 말이에요. 실제로 보니까 정말 예쁜 언니시네요.”</p><p>“예쁜 걸로 치자면 리나가 더 예쁜걸?”</p><p>셀린이 그렇게 말하자, 리나는 빙그레 웃으며 셀린에게 미소 지었다.</p><p>“언니도 예뻐요.”</p><p>순간 셀린의 눈이 크게 떠지며 뭔가 ‘두근!’ 하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셀린의 표정을 바라보니 리나가 귀여워 죽겠다는 얼굴 </p><p>표정을 하고 있었다.</p><p>그야 저렇게 귀여운 외모의 여동생이 ‘언니도 예뻐요!’ 하면서 방그레 웃는데 심쿵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셀린은 아무래도 제대로 </p><p>심장을 저격당한 듯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고 리나를 ‘와락!’ 껴안았다.</p><p>“꺄아! 귀여워라!”</p><p>“헤헷, 리나 프로스트예요. 잘 부탁드려요, 언니!”</p><p>셀린에게 강하게 껴안긴 상태로도 위를 바라보며 미소 짓자, 셀린은 연신 리나의 뺨에 자신의 뺨을 문지르면서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p><p>생각해 보니 셀린도 제법 귀여운 것을 좋아했었지, 참.</p><p>셀린에게 꽉 껴안아져서 제법 괴로울 텐데도 리나는 방글방글 웃을 뿐, 그다지 불쾌감을 호소하지는 않았다.</p><p>하지만 옆에서 그 모습을 보다 못한 엘리시아가 셀린을 제지하고 나섰다.</p><p>“셀린, 아무리 귀여워도 처음 만나는 아이에게 그런 행동은 실례예요.”</p><p>“와아, 예쁜 언니다! 언니, 이름이 뭐예요?”</p><p>“네? 아…… 저, 저는 엘리시아라고 해요.”</p><p>“저는 리나 프로스트예요. 오빠의 친구이신가요?”</p><p>리나의 질문에 엘리시아는 어째서인지 내 쪽을 힐끔힐끔 바라보더니 내 시선을 살짝 피하면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p><p>친구라고 말하는 데서 왜 내 눈치를 보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리나는 셀린에게 안겨 있는 상태로도 엘리시아를 향해 방긋 미소 지으면서 말을 </p><p>이었다.</p><p>“잘 부탁해요, 언니!”</p><p>리나의 웃음에 이번에는 엘리시아 쪽에서 뭔가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리나의 저 미소엔 마성의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다.</p><p>엘리시아의 심장도 단숨에 저격해 버린 우리의 리나는 자신이 지금 어떤 미소를 짓고 있는지 알고 있는 건지, 모르는 건지. 셀린과 엘리시아에게 </p><p>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연신 물어보기 시작한다.</p><p>그런데 어쩐지 그 내용이라는 것이 내가 평상시에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들 같았지만 리나에게 푹 빠진 두 여성은 그 점을 깨닫지 </p><p>못하고 연신 리나를 쓰다듬고, 대화를 나누기에 바빴다.</p><p>그 모습을 어쩐지 부러워 보이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릭이었다.</p><p>리나가 자신에게는 인사를 해 주지 않는 것에 대해 조금 불만스러운 표정이다.</p><p>하지만 대강 표정을 보니 ‘그래, 처음 보는 남자니까, 경계할 수도 있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애써 참고 있는 모양이었다.</p><p>그러나 그 참을성도 리나와 대화하는 동안 연신 ‘꺄아!’ ‘귀여워라…….’ 감탄하는 셀린, 엘리시아에게는 버틸 수 없었는지 결국 릭은 자신이 </p><p>먼저 리나에게 다가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p><p>“안녕, 리나. 내 이름은 릭……이야?”</p><p>순간 어디선가 채앵, 하는 검 소리가 길드 내에 울려 퍼졌다.</p><p></p></div>